제목 : 기계식 업계에 효자노릇 ‘톡톡’

부제목 : 제어기술로 고속 실현, 수직순환식 아성 불식
            정부 지나친 규제, 주차대수 확보 한계성 느껴

게재년월 : 2005년 4월호

지속적인 불황의 여파로 건설경기가 극도로 위축된 상황에서 주차설비의 수요도 급감해 공급과잉 현상이 발생하고 있어 원자재의 지속적인 상승에도 불구하고 시장가격은 하락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시장 환경은 성능이나 안전성 및 편리성보다는 가격문제가 우선시되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으며, 결과적으로 저가의 질낮은 제품이 공급되어 기계식 주차설비에 대한 불신을 가중시키고 있다. 롯데기공의 김영만 팀장은 “현재 기계식 주차기는 기술력이 보편화되어 기계식 주차업체는 영세업체를 포함해 6백여 개를 넘어서고 있어, 향후 난립업체의 횡포가 점쳐진다”고 전망했다.
또 지난 1월 지방 자치단체별로 여건이나 실정에 따라 기계식 설치기준을 조례로 별도 적용할 수 있도록 주차장법 시행령 개정안까지 입법 예고되는 등 주차설비 시장 자체의 입지가 점차 줄어들 전망으로 앞으로의 발걸음이 무겁다.
이러한 난항 속에서 승강기식 주차기는 꾸준한 증가를 보이며 기계식 주차기 업계에 ‘효자노릇’을 단단히 하고 있다. 교통안전공단에서 집계한 자료([표 1 참조])에 의하면 지난 1998년~2004년까지 설치된 승강기식은 1천6백21기(5만8천5백13대)로, 1998년 당시 설치량이 2백11기(7천9백79대)에서 1999년과 2000년에 감소한 듯 했으나, 다시 2001년부터 증가하기 시작, 지난해에는 4백27기(1만5천8백29대)가 설치되어 1998년에 비해 2배가 넘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990년대 초반 본격적으로 시장에 등장한 승강기식은 기존 타워 방식의 대부분을 차지하던 수직순환식의 아성을 불식시키고 꾸준히 그 비중을 키워 현재는 타워 방식의 대부분을 잠식하고 있다. 이는 승강기식이 수직순환식의 단점이었던 소음·진동 문제를 해결했고, 제어기술이 발달하면서 고속화를 실현, 입출고 시간을 획기적으로 개선했기 때문이다. 또 가격면에서 수직순환식보다 30% 이상 저렴한 점도 커다란 요인이다.
현재 시장에 공급되고 있는 수직순환식은 종래의 타워 방식 주차설비가 아닌, 수용대수 5~10대 규모의 간이형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승강기식을 채용하기 어려운 특수한 토지형상에 국한되어 설치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현재 승강기식을 제조하는 업체들은 점차적인 주차상한제도 확대로 인한 주차설비 설치물량 축소와 지난 2003년 시행된 기계식 주차기 입출고 시간이 2시간 30분에서 2시간으로 감소해 속도문제로 인한 애로사항 등으로 주차대수 확보의 한계성을 절감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여기에 오는 2007년부터 도입되는 차고지 증명제까지 가세하면 더욱 난항을 겪을 것이다”면서 “향후 자주식 주차설비가 호황을 누릴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주차기 업계는 국내 승강기식이 지향해야 할 사항을 고속화를 통한 입출고 원활성, 안전성 증대 및 공간 효율성 증대로 요약하면서, 기계나 구조 등 하드웨어 분야의 기술이 성숙한 단계로 접어들면서 소프트웨어적인 제어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삼중테크 하해석 주차사업부 영업팀장은 “이러한 동향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제어기술의 고도화가 필수적이다”면서 “당사는 경쟁사에 비해 2~3배 정도의 제어 기술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제어기술 고도화에 전사적인 힘을 모으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룩하고 있는 중국은 2008년 올림픽이 열리는 북경 등을 중심으로 주차장 수요가 급증해 기계식 주차설비 시장이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다”며 “당사를 비롯한 대부분 업체들은 금맥지역인 중국시장 및 해외시장 활로개척에 힘을 쏟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업체 대부분이 국내 시장 파이의 점차적인 축소로 인해 긴축운영보다는 적극적인 수출망 모색과 지속적인 기술개발로 타사와의 차별화를 꾀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업계 발전의 활로 개척을 위해서는 보수업 등록기준 강화 및 비합리성, 관련인증 제도 개선, 주차설비 본질에 대한 인식전환 등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다음은 국내 승강기식 주차기 업계의 동향을 살펴본 것이다.■

롯데, 뉴 LV 시스템으로 원가절감
(주)롯데기공(대표이사 원계태, 이하 롯데)의 승강기식 주차기는 주력 상품인 LV시스템(모델명 : LV2, Lv4, LV6)으로 고객 니즈에 맞게 다양한 기종을 보유하고 있다. ‘Lotte Vertical’이라는 의미의 이 모델은 당시 이탈리아 인터파크와의 기술제휴를 통해 개발한 제품으로, 현재는 금액 문제로 대부분이 국산화로 바뀐 상태지만 아직까지 주요 구동부는 인터파크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롯데는 지난해 12월 기존 LV 시스템을 턴테이블 방식의 하부구동 일체형에서 모터를 정형화한 독립형으로 대체해 케이지 무게를 1톤(30%) 가량 경량화했으며, 평균 15.1%의 원가 절감을 가져오는 등 한층 업그레이드된 ‘뉴 LV 시스템’을 개발했다. 특히 이번 제품은 턴테이블을 분리할 수 있어 높은 공간활용률과 기계 소음 및 에러 발생률을 최소화한 주차 시스템이다.
롯데 김영만 주차사업부 팀장은 “현재 기계식 주차기는 각 사별 제품 특색이 없어지고 동일해지고 있다”면서 “고객 요구에 부응하는 속도 및 디자인, 안전성 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포커스를 맞출 방침이다”고 회사의 향방을 제시했다.
향후 롯데는 중국, 러시아 등 해외시장 개척 및 지속적인 신기술 및 신제품 개발, 그리고 인재육성에 총력을 가할 계획이며, 국내 영업망을 지방으로 30% 정도의 투자를 통해 활로를 개척할 계획이다.
김영만 팀장은 “지방같은 경우는 지방색이 짙어서 업체에서 과감한 투자 여부를 놓고 고민이 되는 부분이다”고 설명했다(문의 : (주)롯데기공 주차사업부 / 전화. 02-3270-0591 / 웹. www.lottelem.co.kr).

삼중, 저용량 모터로 타사와 차별화 꾀해
냉동공조설비 및 주차설비 사업 전문업체 삼중테크(주)(대표이사 이형석, 이하 삼중)는 전신인 삼성중공업에서 지난 2000년도에 분사해, 보유하고 있던 영업력, 경영 노하우, 우수한 인력 및 기술력을 승계했고, 주차설비 분야만 2백여 건의 특허와 실용신안 등의 지적재산권을 보유하고 있어 기계식 주차기 전문기업의 입지를 다져 나가고 있다.
삼중은 지난 1980년대 말부터 기계식 주차설비 분야에서 당시 세계 최고의 시장과 기술력을 가진 일본 업체인 IHI, NIHON CONVEYOR 등에서 승강기식 주차설비 기술을 도입, 삼성그룹이 가진 전기·전자 분야 기술을 접목해 1994년에 독자적인 고유모델(모델명 : 엘레 파킹)을 확보해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하해석 주차사업부 팀장은 “운전자에게는 편안함과 쾌적함을, 설비 관리자에게는 편리함을, 자동차는 안전함을 주는 주차설비를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지속적인 기술개발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삼중의 승강기식 주차설비 특징은 자동차와 운전자를 위한 안전확보, 최적 설계를 통한 공간 효율성 증대 및 고속화를 통한 입출고의 원활성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안전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다중 안전장치를 구현하고 있는데, 안전에서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승강용 로프는 법적 안전율의 2배 이상으로 설계되어 로프 파단에 의한 사고를 원천적으로 방지하고 있고, 운행 중에 발생할 수 있는 돌발사고 및 에러발생에 대비해 각종 돌출감지 센서, 비상정지, 낙하방지 등 각종 안전장치로 차량의 안전을 확보했다.
하해석 팀장은 “안전뿐만 아니라 제어기술의 고도화로 동일한 모터용량의 타사 제품보다 승강속도가 고속이므로 저렴한 비용으로 원활한 입출고를 구현하고 있다”고 밝혔다. 예를 들면 삼중의 승강기식은 22KW 모터를 사용해 110~130m/min의 승강속도를 구현한 제품을 지난 1995년부터 공급해오고 있는데, 타사의 경우는 비슷한 속도를 구현하기 위해 한 단계 높은 30Kw의 모터를 사용한다는 것이 하해석 팀장의 주장이다.
또 그는 “저용량 모터로 고속운전을 구현한 차별된 기술력은 효율적이고 신속한 입출고와 함께 유지에 필요한 전력료도 절감함으로써 고객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고 덧붙혔다.
삼중은 향후 차량 입출고 상에서 신속성을 원하는 고객의 기술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승강속도 150~180m/min를 구현한 모델을 개발 중에 있으며, 운전자가 입출고 시 대하는 리프트와 파레트 색상 및 디자인을 미려하게 구현해 쾌적함을 느낄 수 있도록 세심한 배려까지 계획하고 있다.
현재 삼중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건설경기 위축에 대처하기 위해 해외진출을 추진해 왔으며 특히 중국시장은 현지업체와의 공동투자, 기술수출 등 다각적인 방법을 추진 중에 있다. 이외에도 아시아 지역 즉, 필리핀, 인도 및 대만 등에도 수출 상담을 진행하고 있으며 조만간 그 성과가 가시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인도지역은 지난해부터 주차설비의 일부 기종을 수출하고 있으며 올해는 수출기종의 다양화를 위한 노력이 한창이다(문의 : 삼중테크(주) 주차사업부 / 전화. 02-568-3941 / 웹. www.samjungtech.co.kr).

현대, 고객 니즈에 맞춰 선호도 높혀나가
현대엘리베이터(주)(대표이사 최용묵, 이하 현대)는 지난해 개발한 승강기식 주차기(모델명 : E 650)를 주력상품으로 전문 메이커로서 선호도를 높혀나갈 방침이다. 이 제품의 특징은 구동부와 격납고 간 높이를 획기적으로 줄임으로써 주차 용적률을 확보, 34대를 수용하는 주차기 규모부터 기존 높이에서 2대의 차량을 더 주차할 수 있어 약 5~10%의 경비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현대 관계자는 운행 속도가 종전보다 60m/min 빨라진 180m/min로 운행가능한 고속기종으로, 40대 수용 가능한 주차기가 분당 90m로 운행될 경우 입출고 시간이 대략 3분 정도 단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 650’은 벡터 인버터를 적용해 전력 소비를 최소화했으며, 최근 증가 추세인 RV, SUV 차량과의 혼용 탑재도 가능해 고객 니즈에 맞춘 제품이다.
현대 관계자는 “건물 형태나 현장 입지조건에 따라 출입구 방향을 다양하게 구성할 수 있으며, 진동과 소음이 적고 조작방법도 간편하다” 면서 “건축법 및 고도제한 등 관련 법률이 까다로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유연한 대처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는 앞으로 중소업체의 저가공세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하지만, 중장기적 시각으로 품질 차별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향후 국내뿐만 아니라 일본시장에도 제품 수출을 추진할 뜻을 밝혔다(문의 : 현대엘리베이터(주) 홍보팀 / 전화. 031-644-4937 / 웹. www.hyundaielevator.co.kr).

지금까지 국내 승강기식 주차기 업계의 동향을 살펴봤다. 대부분의 업체는 기술개발에 따른 타사와의 차별화를 꾀해 독자적인 브랜드 창출을 계획하고 있지만 지속적인 물량 감소와 정부의 지침으로 인해 존속 자체가 어렵다는 의견이다.
삼중 하해석 팀장은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들도 기계식 주차설비의 문제점만을 보고 규제를 통해 책임 회피만 할 것이 아니고, 국내처럼 좁은 국토 상황을 고려해 자주식에 비해 건설비용이 상대적으로 낮고 공간효율성이 높은 기계식 주차설비의 활성화를 위해 적극적인 정책을 추진해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으며, 업계 전문가 역시 “현재는 기계식 주차설비 업체가 공생의 길을 가기 위해 단합이 시급한 시점이며, 발주처에서도 가격보다는 성능과 품질이 검증되는 제품을 찾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혔다.
■글·이재현 기자 / jhlee@liftas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