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한시적 적용, 최선책? 미봉책?
부제목 : 2개사 이상 공동수급체 구성, 신인도 가점부여
           2006년부턴 중기청 관할…저가입찰 폐해 단속
게재년월 : 2005년 5월

지난 3월말 중소기업청과 조달청은 4월 1일부터 단체수의계약 지정에서 제외되는 11개 조합, 12개 물품을 대상으로 한시 적용되는 ‘중소기업간 경쟁 물품구매 적격심사 세부기준’을 마련, 발표했다. 이는 중소기업간 경쟁물품에만 적용되는 사항으로 제조입찰과 국내입찰을 포함하고 있다.
이번에 발표·적용되는 적격심사 기준은 단체수의계약 지정 제외대상에 대한 보완책으로, 올해 말까지 새로 규정된 이 기준을 바탕으로 중소기업간 경쟁물품이 적용된다.
법적 근거는 기존에 적용되고 있던 국가를당사자로하는계약에관한법률(이하 국가계약법)과 조달청 적격심사 규정이지만 제도 변경에 따른 중소기업들의 충격완화와 과열경쟁에 따른 가격덤핑 등의 현상 악화를 고려, 적격심사 규정의 일부를 수정·보완했다는게 정부의 입장이다.
이미 단체수의계약 폐지 및 중소기업간 경쟁물품 관리 강화 등을 주요 골자로 하는 중소기업진흥및제품구매촉진법(이하 구촉법)이 지난해 12월 31일자로 공포됐으나, 실제 적용시점은 중소기업간 경쟁물품은 내년 1월 1일부터, 단체수의계약 완전 폐지는 2007년 1월 1일부터여서 우선간 연말까지 시범적으로 운영한 후 나타나는 문제점들을 보완·개선해 본격적인 시행 시기에 대비키로 했다.
따라서 올해까지는 조달청 국가계약법에 법적 근거를 두고 적용되지만 내년 1월부터는 구촉법에 따라 중기청에서 중소기업간 경쟁물품에 대한 적격심사 기준이 제정돼 운영된다.

적격심사, 내년부턴 구촉법에 의거 적용
그러나 이미 지난달부터 중소기업간 경쟁물품제도가 적용되고 있는 승강기 업계나 내년 1월 1일자로 단체수계 지정 대상에서 제외되는 주차 업계는 이와같은 흐름에 탄력적인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3월 23, 25일 조달청과 중기청에서, 지난달 6일에는 국무회의 보고용으로 보완책 발표가 있었으나 승강기 업계는 마지막까지도 단체수의계약 연장건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따라서 업계는 향후 세부적인 내용이 포함되는 구촉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의 개정 시기에 발맞춰 업계에 유리한 방향으로 보완·개정될 수 있도록 중지를 모아 관련기관에 건의 및 협의를 도출해 내야 한다.
관련법규를 심층분석하고 대안을 수립함과 아울러 중소기업간 경쟁물품 지정을 위해 수요기관의 관리와 협조를 구하고 공동상표 등 공동 기술개발 및 공동사업을 적극 추진해야 할 것이다.

2.1억 입찰가부터 적격심사 기준 적용
적격심사는 조달청에서 집행하는 물품 제조 및 구매 입찰의 낙찰자 결정에 적용하는 심사기준으로 국가계약법 시행령 규정에 해당하는 물품계약 중 계약이행능력을 심사하는 것을 말한다.
입찰 추정가격 기준은 10억 이상, 10억 미만, 2.1억 이상, 2.1억 미만 총 4가지로 규정되어 있는데, 2.1억 이상부터 적격심사를 받을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고 있다. 2.1억 미만은 제도 개편 취지를 감안해 경쟁 시스템을 적용하기 위해 최저가 낙찰제가 적용된다.
정부는 기존의 적격심사 평가항목 및 배점기준을 다수의 중소기업에게 다양한 수주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납품실적, 기술능력, 재무상태, 입찰가격 등의 심사항목 배점을 변동시켜 적용하고 있다.
10억 이상 제조 입찰 시 납품실적과 기술능력 비율을 줄이고 입찰가격을 기존보다 10% 늘렸으며 10억 미만의 경우에는 납품실적과 기술능력을 배제한 재무상태와 입찰가격만으로 평가가 가능하다. 부채비율, 유동비율, 매출액 순이익률과 총자산 회전율 등을 심사하는 ‘재무상태’는 총 100점 중 30점으로 고정해 중요성을 높혔다.
납품실적 분야는 최근 3년내 납품실적을 기준으로 추정가격과 입찰수량으로 나눠 평점을 매긴 후 A~D등급을 분류하며, 기술능력과 재무상태 분야도 평점을 매긴다.
기술능력 평가는 기계장치 비율, 연구개발 비율 중 심사 대상자가 유리한 항목 1개만을 선택해 심사요청한 것에 대해 평가하면 되고 매출액은 손익계산서 상의 총매출액을 적용하면 된다.
만약 기술능력 분야 중 기계장치 비율(기계장치비 / 총 매출액)의 배점을 매기려면 업종평균율에 대한 당해업체 기계장치 비율을 A(100% 이상), B(60% 이상~100% 미만), C(30% 이상~60% 미만), D(5% 이상~30% 미만) 등급으로 심사해 15~12점 사이의 점수를 산출해내면 되는 것이다.

3개사 이상 컨소시엄 구성하면 1점 가점
여기서 말하는 업종평균율이란 부가율 또는 이익률을 의미하는 것으로 최근년도 한국은행이 발행한 ‘기업경영분석’ 통계자료에서 분류한 업종의 중분류(종합) 편을 적용해 산출되는 비율이다. 그러나 집계기관마다 약간씩의 비율 차이는 보이고 있다.
승강기 및 주차기 업계는 제조업 재무제표 상에서 D29(기타 기계 및 장비)으로 분류되어 제조업에 비해 부채비율과 유동비율, 총자산 회전율, 기술개발비 순이익률 등의 비율이 전반적으로 낮은 편이나 기계장치 비율만 높은 수치를 보이는 특이한 유형에 속한다.
이는 건설산업에서 나타날 수 밖에 없는 특징이며 기계보유와 매출과의 상관관계를 비율로 표현한 것으로 이 비율이 높다는 건 기계보유량이 적으면서 매출액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발표한 재무상태 업종 평균지수는 유동비율이 제조업 평균보다 다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인도에 따라서는 +6점에서 -5점까지 가감점이 매겨지는데 이는 기술 및 디자인 보유나 환경관리, 사후관리, 품질보증, 여성기업·장애인 고용기업, 모범 성실 납세자 등에 가점을, 납품지연 및 품질하자, 담합 등은 감점으로 채점된다.
특히 단체수의계약 지정에서 제외된 승강기 업계의 경우에는 승강기 및 휠체어 리프트 등이 이제 더 이상 단체수의계약 아이템이 아니므로 관련 NT, KS 등의 품질인증을 보유한 기업일 경우 우선구매 대상으로 적용되므로 이로 인한 수혜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그 전에는 단체수의계약 아이템으로 선정되면 우선구매 대상에서는 열외되는 등 중복 적용이 허용되지 않았었다.
이와함께 신인도 평가시 한 업체가 아닌 공동수급체를 구성하면 가점이 부여되는데, 각 업체들의 분담비율이 균등할 경우 분담비율이 20% 이상인 업체수가 2개면 0.5점을, 3개 이상이면 1점을 가점해주며, 공동수급체 중 소기업(소상공인) 분담비율이 5% 이상~10% 미만이면 0.25점을, 10% 이상이면 0.5점을 가점하고 있다. 승강기는 판재, 점토벽돌, 전산업무 개발 및 자료처리 업무, 지리정보 데이터베이스 구축과 함께 소기업 적용물품에 적용되고 있다.
이외에도 공동수급체 중 지역업체 분담비율이 5% 이상~10% 미만이면 0.25점을, 10% 이상이면 0.5점을 추가 가점함으로써 지방 중소기업의 참여를 확대하고 있다.
여기서 지역업체 기준은 현재 본사 및 공장의 위치가 아닌 사업자 등록증에 명시된 지역이다.
2점의 가산점은 전체 입찰건수 50% 이상의 당락을 좌우할 수 있는 수준이므로 입찰 참여업체들은 가산점을 최대한 받을 수 있도록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것이 유리하다. 공동수급체 구성시 재무제표 점수는 각사 점수에 분담비율을 곱하고 각사 점수를 합산하는 방식으로 계산하며 같은 등급업체가 참가하면 상호 득실이 적다. 또 경쟁입찰에 따른 지나친 가격하락 방지를 위해 12개 품목에 한해 2.1억 이상 계약시 적격심사에서 낙찰률 하한선을 예정가격의 80%에서 85%로 상향 조정했다.
조달청 관계자는 “이번에 적용되는 적격심사 기준은 입찰시 가격싸움이 일어날 수 있는 개연성을 완전히 배제시킨 것”이라며 “단체수의계약제도가 폐지되고 중소기업간 경쟁물품제로 전환될 예정임에 따라 대기업, 중소기업 구분없이 입찰가격만으로 분류되어 있던 적격심사 기준이 변경된 제도에 맞게 수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중소기업 특성상 납품실적이나 기술능력이 그리 높지 않으므로 입찰가격과 경영상태에 더 높은 점수를 부여함으로써 좀 더 많은 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고 덧붙혔다.

업체, 재무건전도 등 꾸준한 관리 필요
중소기업간 경쟁입찰시 적용할 새로운 적격심사 기준은 다수 중소기업에게 수주기회 제공을 위해 중소기업간 공동계약시 가산점을 부여해 우대함으로써 실질적으로 3개 이상의 업체와 공동 수급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공동수급체 구성에 대한 가점 부여는 급작스런 제도 변화로 영세업체들의 부도를 방지하기 위해 정부가 올 한해를 어떻게든 넘겨보겠다는 미봉책에 불과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2.1억 미만의 입찰일 경우에는 적격심사를 받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소액입찰로 인한 중소업체간 가격덤핑이 심심찮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 실제로 승강기 업계에서는 10억 이상의 대형 프로젝트 입찰은 드물고 2.1억 미만의 입찰이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인승용 승강기 1대당 3천만원으로 입찰된 현장의 경우 16개 업체가 참여해 2천3백만원 정도의 낮은 가격에 낙찰되는 등 이로 인한 문제점이 속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에서는 일부 완화, 보완, 보장해준다고 법적으론 명시했지만 현실적인 적용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2.1억 미만의 경우에는 적격심사 기준에도 포함되지 않으므로 중소기업간 경쟁입찰이라기 보다는 가격입찰적 성격이 강해 업계 난립이 우려되고 이로 인해 내년 이맘쯤이 되면 승강기 중소업체의 약 30%가 자멸되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이에 중기청은 내년부터 적용되는 중소기업간 경쟁물품 전체에 대해서는 금액 구분없이 별도의 적격심사 기준을 제정해, 소액의 입찰일지라도 해당 기업의 납품실적과 기술능력, 입찰가격 등을 검토해 저가입찰의 폐해를 줄여나갈 계획이다. 또 중소기업 우선구매제도를 강화해 적용기준을 확대하고, 중소기업 기술 연구원 신설 및 중소기업 기술혁신화 개발자금 지원 확대, 산학연 공동기술 개발, 벤처기업 지원 등 기술개발에 관한 자금지원을 강화해 중소기업의 R&D 향상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엘리베이터, 주차설비 컨설팅 전문업체 전이앤씨의 전귀동 대표는 “국내 중소기업 승강기 업체들은 입찰시 가장 중요한 부채비율, 유동비율, 매출액 순이익률, 총자산 회전율, 기술개발비 등의 재무 건전도를 꾸준히 개선해 나감과 동시에, 이익과 관리비에서 대기업과 유사한 원가경쟁력을 키워나가야 한다”며 “ISO, KS, KT, NT 등의 각종 인증서와 특허, 실용실안 등 기술개발과 품질을 증명할 수 있는 인증 획득과 실적관리를 게을리 하지 않아야 할 것”임을 강조했다.
■글 : 신영주 기자 / yjshin@liftas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