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목 : 자금·감정평가방식 등 불합리한 요소 많아
게재월 : 2002년 8월호
대담자 : 신영주 기자

최근 서초구청에서 기계식 주차장 건설요청을 받은 한국주차설비공업협동조합(대표이사 반원익, www.kparking.or.kr, 이하 주차조합)은 주사업인 서울시 협약사업을 자주식 주차장 위주에서 기계식 주차장으로 그 범위를 확장하면서 입지를 더욱 견고히 하고 있다.
더욱이 ‘주차문화를 위한 시민 음악회’라는 이색적인 행사를 개최함에 따라 심적으로도 ‘주차인’의 곁으로 한걸음 더 다가서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주차조합은 재원 발굴에도 힘써 올 1월에는 조달청에 30년 이상 근무한 경력이 있는 이상원 고문을 영입해 다양한 대외업무를 지원받고 있다. 기자는 햇볕이 뜨거운 한낮에 의욕적인 그를 만나보았다. 다음은 그와 나눈 일문일답의 내용이다.■

먼저 이상원 고문님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고려대 행정학과를 졸업한 후 은행에 잠시 근무한 것을 제외하고 30년간 조달청에 몸담아 왔습니다. 조달청 근무시 미국 GSA(General Service Administration)에 약 1년간 그리고 서독 함부르그 총영사관에서 약 4년 5개월간 근무한 것을 제외하면 대부분 구매계약 관련부서에서 일했으며, 주차조합과는 조달청과 단체수의계약을 하는 관계로 알게 되었습니다.
주차조합에 몸 담게 된 계기는 ‘환경친화성’과 ‘성장성’을 고려해 볼 때 주차사업은 정부와 관련도가 많아 그간의 저의 경력을 살릴 수 있는 자리라고 판단됐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 곳에서 성취감을 맛보고 싶습니다.

국내 주차시장에서 한국주차설비공업협동조합의 위상은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십니까?
업계에 몸 담은 지 얼마 안되고 관련 통계자료가 미미해 자세히 말씀드리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주차조합은 사업영역을 자주식 주차장, 기계식 주차장, 주차관제 세 분과로 구분, 각 분과별로 조합원들이 제품의 품질향상을 위해 연구하는 한편, 영업활동도 열심히 전개하여 괄목할만한 영업신장을 이루고 있습니다.
다만 기계식 주차장은 여러 사정으로 아직도 어려운 실정이나 가까운 장래에는 인식이 향상돼 좋은 방향으로 전개되리라 믿습니다.
현재 주차조합원사는 총 73개이며 올해 단체수의계약 실적(서울시 협약사업 포함)은 지난해 2백50억보다 더욱 향상된 약 3백억원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주차조합은 앞으로 유능한 인력을 좀 더 확충하여 관련 국내외 자료를 축적하고, 조사연구 및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사료됩니다. 또한 대외 관련기관과의 공동연구 등 활동범위를 넓히고 조합원에 대한 질적·양적 서비스를 개선 증대해 나갈 것입니다.

‘향후 주차시장은 기계식 주차설비 위주로 형성될 것’이라는 가안을 설정해 볼 때, 이를 실현하기 위한 과제는?
가용토지의 유한성으로 인해 기계식 주차장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할 경우에도 문제는 안전성, 편리성, 가격 경쟁력, 충분한 재정, 제도적 측면 등이 뒷받침되야 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주택가에 기계식 공동주차장을 건설하기 위해 주차빌딩을 지을 경우 일조권에 부딪히고 지하화할 경우 많은 건설비용이 소요됩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먼저 안전성과 편리성에 대해 품질면에서 신뢰를 회복해야 하며, 건설 및 유지관리비 절감 등 경제성 개선에도 유의하여 건물 소유주 또는 공공기관 등 건설 수요자와 이용자 모두가 만족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현재 국내 기계식 주차설비 제작기술은 세계시장에서 가장 선진국인 일본과 비교해봐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기술적인 면에서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이용자들이 기계식에 대한 거부감과 과거 기술력이 미흡할 때 설치한 기계식 주차장의 고장, 사고 등으로 수요자들이 신규 설치를 꺼려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주차조합에서 기계식 주차장에 대한 거부감과 좋지않은 인식을 해소해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왔습니다. 바로 최근 서초구청으로부터 기계식 주차장 건설요청을 받은 것입니다. 이는 지난 2000년 7월 서울시와 주택가 공동주차장 설치협약을 체결한 이후 기계식 주차장 건설은 최초입니다. 따라서 이번에 설치하는 기계식 주차장은 심혈을 기울여 제작, 진면목을 보여줌으로써 수요기관이나 이용자들의 인식을 전환시키는 계기로 만들 계획입니다.

PL법이 중소기업에 미치는 실제적인 영향과 주차조합이 가지고 있는 대책은?
소비자 보호와 제조물의 안전성 확보를 위한 PL법은 시행일자는 지난달 1일이었지만 1977년 1월 25일 경상사료 사건, 1992년 11월 24일 대판 변압변류기 폭발사건 등의 법원판결을 통해 이미 PL법의 무과실 책임논리는 실현되어 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소비자의 권리의식이 강화되고 PL소송 수행이 종전보다 쉬워, 기술수준이나 PL대책이 미비한 중소기업으로서는 최소한 PL보험 가입 등 사후대책을 강구하는 한편, 꾸준히 PLP(PL 사전예방), PLD(PL 사후대항) PL대응체제 구축을 서둘러야 합니다.
그러나 중소기업은 인력면이나 기술면, 자금면에서 취약하므로 대책강구에 어려움이 많습니다. 따라서 주차조합에서는 자주식, 기계식, 주차관제 세 분과가 함께 대책마련에 공동연구를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되리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기계식 주차장’, ‘내집 주차장’ 인식을 일반인들에게 빠르게 접근시킬 수 있는 고문님만의 방법이 있다면?
기계식 주차장이든 내집 주차장이든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는 것이 오히려 편리하고 경비가 적게 소요된다고 모든 사람이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제도와 시설이 갖추어져야 할 것입니다.
제도적으로는 우선 1가구 1주차장 확보, 신규차량 구매시 차고지 증명제의 실시가 속히 이루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기계식 주차장의 경우 기술수준 확보, 철저한 A/S로 고객불편이 없도록 하고 설치 경비 경감방안 등 특단의 대책이 마련되어 기계식 주차장에 대한 이미지가 쇄신되고 또한 기술력에 대해 구체적인 데이터에 입각한 설득력있는 홍보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주차문화를 위한 시민 음악회’는 주차업계에서는 상당히 이색적인 아이디어가 돋보인 행사라고 생각합니다. 향후에도 이와같은 행사로 주차조합과 연계성을 가질 계획이 있는지요.
주차문제의 해결은 관련된 모든 분들의 공동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주차음악회는 주차관련 법령과 제도, 주차질서, 주차장 설치에 주된 업무를 담당하시는 분과 관련업계 및 시민들을 한자리에 초청하여 음악발표에 앞서 잠시 국내 주차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알리고 문화시민으로서 함께 선진 주차문화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공감대를 굳게 하는데 의의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앞으로도 주차조합은 선진 주차문화 정착을 위해 시민단체, 관련기관과 협력하여 선진주차문화 캠페인을 전개하고 세미나 주최 및 음악회 개최 등을 확대해 나가도록 유도할 계획입니다.

주차조합과 서울시가 체결한 ‘주택가 공동주차장 설치협약’이 시행된 지 2년이 지났습니다. 그간 주택가 공동 주차장 건설확대로 주택가 주차난 해소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으나, 한편으로는 협약서 조건 중 개선할 점이 있다고 하던데, 고문님의 의견은 어떤지요.
협약서에 따르면 구청에서 지정한 구역, 일정규모의 토지에 적정규모의 주차장 건설을 요청하면 주차조합은 토지를 매입하여 주차장을 건설합니다. 준공이 되면 구청에서 한국감정평가협회에 의뢰하여 평가한 후 감정평가 가격으로 매매합니다.
구청으로서는 비교적 가격이 저렴하고 민원에 시달리지 않으며 공사기간이 단축되어 매우 편리한 제도입니다. 그러나 조합과 조합원사로서는 단체수의계약이나 건설공사계약 등의 다른 계약방법에 비해 선급금이라든가 기성급을 받지 못해 자금 부담면에서 매우 불리합니다.
가격면에 있어서도 감정평가 가격이 전문 원가계산기관에 의해 산정되는 것이 아니라 일반 감정평가방식으로 산정되기 때문에, 적정한 평가가격이 확보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해 매우 불평등한 협약으로 지적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현행 협약서에도 구청에서 자금융자는 할 수 있도록 되어 있으나 실제로는 이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민원 발생 또는 설계 변경 등으로 공사가 장기화되는 경우에는 금융비용 등을 감안할 때, 채산성 없는 실정으로 업계는 적절한 협약서의 개선보완을 강력히 요망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정부와 업계, 주차조합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말씀해주십시요.
예전에는 건설부와 교통부가 분리되어 있었지만 근래에 건설교통부로 통합되었습니다. 통합원인이 인력감축과 작은정부를 지향하는 구조조정에 근거한 것인지, 기능상 통합이 필요해서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사견으로는 국토개발이나 건설계획(종합 또는 지역, 도시 또는 주택)을 수립함에 있어 도로, 항만, 공항, 철도 등을 포함한 교통 인프라를 생각하기 이전에 건설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엄청난 과오라는 반성에서 기능상 통합이 이루어진 것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개발과 건설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지 않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주차문제와 관련해서는 문제가 심각한데도 이에 대한 대책이 아직 마련되지 않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다세대 및 다가구 주택의 경우 서울시 조례상 1가구 0.6대 및 0.7대 기준이 시의회 통과과정에서 보류되고 있으며, 선진국에서 이미 시행되고 있는 차고지 증명제는 차일피일 도입이 지연되고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점은 중앙행정기관에 주차문제 전담 담당부서가 없고 건설교통부 육상교통기획과 내에 담당자(6급)만 있는 실정으로, 중앙정부의 의지가 약해 주차문제 관련법령 및 제도에 대한 개선연구나 재·개정이 미미한 실정이라고 봅니다. 한 예로 주차장 관련 법규도 규제 일변도이며 주차장 설치를 조장하는 세제상, 금융상 또는 행정상의 지원에 관한 규정은 찾아 볼 수 없는 점이 아쉽습니다. 다만 서울시는 교통관리실 산하에 주차계획과가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각 자치구 교통관리과에 주차기획팀이 그런대로 활발히 주차문제를 다루고 있어 다행이라고 하겠습니다.
업계에서는 PL법 시행에 따른 대비와 국내외 시장개척을 위해 꾸준히 신기술 개발과 품질향상에 노력하며, 또한 중국 등 해외시장 개척에 분발해야 할 것입니다(문의 : 02-2631-18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