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목 : 지속성 유지와 고객요구 관철이 관건!
대담자 : 신영주 기자

1990년대 초 ‘주차기 시장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것이다’라는 건설전문가들의 예견 아래 사람들은 저마다 ‘곧 있으면 주차기 시장은 호황’이라는 환상적인 꿈을 안고 구름떼처럼 모여들기 시작했다. LG, 코오롱, 삼성, 롯데, 대우조선 등 대기업 위주로 신생되던 업계는 금새 중소기업들도 참여하기 시작해, 2, 3년 후에는 시장규모와 업체수가 기존의 3배를 육박하게 되었다. 그러나 곧이어 맞은 IMF로 모든 거품이 제거되어 업계의 몸집은 ‘강제적인 다이어트’로 줄어들었고 대기업들조차도 40억에서 많게는 1백억 가까이 손실을 입었다.
동양기전(주) 박달영 사장은 이 시기를 ‘비행기 타고 올라갔다가 바로 추락해 버리는 형상’이라고 묘사했다. 주차기 시장이 호황일 때인 1992년에 창립된 동양기전(주)은 앞서 언급한 1990년대를 묵묵히 거쳤다. 창립당시에 기술담당이사였던 박달영 사장은 주위사람들의 감언이설에 귀를 솔깃해하지도 않았고 ‘주차기 시장은 이제 끝났어’라는 자책어린 말들도 다 흘려버렸다. 오직 주차기 하나에만 꾸준히 매진한 것. 이러한 그의 ‘한 우물 파기’ 전략은 10년이 지난 지금 주차기 시장 선점이라는 ‘월척’을 낚았다. 실제로 건물규모와 용도에 따라 미니로터리, 평면왕복식, 주차타워, 다층순환식 등 다양한 주차기가 까다로운 건물주의 혀끝을 만족시키고 있다.
그는 최근 교통안전촉진대회에서 교통안전에 대한 공로자로 건설교통부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기자는 향후 동양기전(주)을 ‘끊임없이 투자하고 미래 씨앗을 뿌린 한 우물만을 파는 업체’로 거듭나기 위해 빛을 내고 있는 박달영 사장을 만나보았다. 다음은 본지 기자가 박달영 사장과 나눈 인터뷰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먼저 박달영 사장님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저는 인하대학교 공과대학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삼성SDI(주)와 포항종합제철(주)의 공무부에 근무하다가 이후 동아건설과 극동건설 기계부서에 약 10년간 몸담았습니다. 1992년에는 동양기전(주)의 기술담당이사로 재직하다가 지난 1999년부터 지금까지 동양기전(주) 대표이사를 맡고 있습니다.
저의 경영소신은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목표를 정확히 제시하되, 일이 하고 싶어지도록 직원들 마음 하나하나에 불을 지피도록 하는 것이지요. 스스로 리더라는 분위기를 조성해서 잘못은 지적해주고 맡은 일에 대해서는 확실한 책임을 지게 하는 것. 동양기전을 이끌어가고 있는 저의 소신입니다.
또한 서로간의 믿음을 심어주기 위해 투명경영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약 4년 전부터 ERP 시스템을 이용, 보고서류를 데이터베이스화하여 전직원에게 공개하고 있습니다.

현재 동양기전은 내로라 하는 선두업체 중에서도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견실한 기업입니다. 그러나 ‘성장’보다는 ‘유지’도 중요하다고 보는데요, 동양기전의 원동력은 무엇이며 타사와의 차별화 전략이 있다면?
동양기전은 창립멤버들의 모험정신이 물꼬를 터 꾸준한 양적·질적 성장이 가능했다고 여겨집니다. 동양기전에 오기 전 나름대로 산업기계나 주차기 분야에서 몸담았던 초기멤버들은 설립되자마자 평면왕복식 주차설비 ‘베스트 파킹’을 설계하고 카트 테스트만을 거친 후 바로 현장에 투입됐습니다. 일종의 모험을 감행한 것이지요. 그러나 우려했던 바와는 달리 이러한 전략은 대성공이었습니다.
당시 대기업의 사옥을 짓는 붐이 일고 있었던 시기도 맞아떨어졌던 것 같습니다. 1993년 보령제약에 2백94대의 평면왕복식 주차설비를 공급한 것을 필두로 한미약품 사옥에 1백40대, 한라건설 사옥과 대구 대성빌딩에 80대의 주차설비를 공급하여 설립초기에 약 30억 정도의 매출을 달성했습니다.
이후 1996년에는 광주광역시 대인동 소재 광주은행에 5백84대, 1998년에는 서울 도곡동 소재 대림아크로빌에 4백20대의 주차설비를 공급하는 등 국내 최대 규모급 프로젝트를 수행했습니다. 이로써 동양기전은 평면왕복식 주차설비 ‘베스트 파킹’에서만큼은 명실상부한 기계식 주차기 업체로 인정받게 되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소규모로는 7대형의 ‘패미리 파킹’을 공급하는 등 폭넓고 다양한 제품을 개발·공급함으로써 개발에서 서비스까지 독자적인 기술과 노하우를 축적할 수 있었습니다.
평면왕복식 주차설비 ‘베스트 파킹’은 각층별 카트와 리프트의 개별작동에 의해 이동하기 때문에 입출고가 빠른 편이며 대규모 시설에 용이하다는 강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점이 건물주에게 강하게 어필됐던 것 같습니다.
이와함께 컴퓨터나 터치스크린으로 통합관리되므로 작동상황을 한 눈에 볼 수 있고 조작이 매우 간편해서 관리자 입장에서는 합리적인 주차기라는 인상을 심어줬으며, 운전자 중심설계와 이중 삼중의 안전장치의 완비로 이용고객들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일종의 모험에서 시작된 동양기전의 성장은 단지 우연만은 아니였던 것 같습니다. 이는 멤버들이 기존에 가지고 있었던 경험 노하우가 국내의 건설 호황시기와 맞물려 초기의 동양기전을 낳지 않았나 싶습니다.

동양기전이 이제까지 일궈낸 실적과 강점, 그리고 사장님이 생각하시는 ‘주차기’의 개념은 어떤 것입니까?
동양기전은 기획관리 영업 공사 R&D A/S QA 총 58명의 인원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김포  인천 대구지역의 자체공장 4곳에서 철골, 기계 등 주차기 관련장비들을 생산해내고 있습니다.
주차수용대수 1백대 이상되는 대형 프로젝트는 평면왕복식 13곳을 비롯해 승강기식, 다층순환식 4곳입니다. 1백대 이하는 5백 여 곳에 이르고 있습니다.
당사의 강점은 ‘때리면 소리가 난다’라는 것입니다. 의사결정이 신속하고 소통채널이 가까이 있기 때문에 정확합니다. 또한 자체기술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자본금을 연구개발 분야에 투자한 결과, 일본에서 기술도입하는 국내기업과는 달리 동양기전은 자체특허를 취득함으로써 자체개발 기술을 지니고 있는 업체로 자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저는 주차기 시장도 마찬가지로 건축경기 유형 곡선을 따라 형성된다고 생각합니다. 과거에는 대형건물이 많았던 것에 비해 요즘에는 중소형이 많으며 여기에는 다층순환식이나 타워식 주차기가 효율면에서 인기가 좋습니다. IMF 시기에는 교회·성당 건축이 활발했었고 이후 경기가 풀리면서 숙박요식업이 발달했다는 것은 흥미롭습니다. 최근에는 주상복합식 건물과 중소형 다가구 주택의 건축이 활황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경기호황으로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2배로 매출이 올랐습니다.
주차기는 일종의 환경시설물로 고도로 집약된 기술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5만개 이상의 부품들이 모여서 기계, 전기, 프로그램, 구조기술, 건축, 토목기술로 엮어진 24시간 살아 움직이는 복합적 기계라는 것입니다. 과거에 가지고 있었던 사고방식으로 주차기는 오직 주차목적으로만 존재한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입니다. 이제 일반인들의 주차기에 대한 인식도 많이 달라졌습니다. 건물에 딸려있는 부속품이 아니라 건물 자체가 가지고 있는 기본기능이라고 여겨야 합니다.

현재 주차기 업계의 문제점과 불합리한 부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현재 주차기 업계는 IMF 이후 ‘올스톱과 버티기 작전’을 꾀하고 있습니다. 연구개발과 기술발전을 위해 투자를 한다거나 해외기술동향에 귀기울인다거나 하는 노력이 적습니다. 단지 지금의 상태를 유지하면서 더 악화되지 않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이래서는 고객이 바라는 수준으로의 질적 발전 가능성은 적어질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첨단시대인 요즘, 휴대폰이나 인터넷 하나로 안되는 것이 없을 정도입니다. 그것에 비하면 주차기는 이러한 시류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주차기는 단차가 5mm만 나도 덜컹거리고 잔고장을 일으키기 쉽다는 점을 감안해서 향후에는 고장률이나 쾌적성, 고객만족도 부분에 신경쓰는 여유를 업계는 지녔으면 합니다. 즉, 품질경영기법과 같은 질적 관리를 해야 할 시점입니다.
주차기 관련법 중 현실에 맞지 않거나 비합리적인 부분이 많으면 많을수록 업계발전의 장애물이 되기 쉽다고 생각합니다. 일례로 주차장법 기계식 주차장 관련조항 중 기계식 주차장 설치기준은 현실성이 떨어져 당사는 대형, 중소형 타입기준을 정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또 한 예로는 소방법의 샌드위치판넬의 내장재와 감지기 미규정이 그것입니다. 소방법에는 “20대 이상의 주차기는 소방시설이 들어가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외장재로는 샌드위치판넬이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판넬 안에 들어가는 내장재를 규정하지 않아 일반적으로는 스티로폼을 사용하나 경우에 따라서는 가격이 2배 비싼 유리섬유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감지기 또한 연기가 어느정도 나면 스프링쿨러가 작동되는 감연식을 일반적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이에 비해 50배 정도 고가인 불꽃 감지기를 설치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기껏 설치해놓으면 소방서 행정업무 검사를 받을 경우 교체를 요구할 때가 많습니다. 소방검사필증과 주차필증이 있어야 준공검사를 할 수 있는데 이렇듯 세부적인 요건들이 규정되어 있지 않아 난감할 때가 있습니다. 이 외에도 제가 느끼지 못한 불합리적인 관련법 조항이 많이 존재하리라 생각합니다.

향후 주차기 업계가 추진해야 할 발전방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대기업들도 그룹사를 떠나 잘게 쪼개져서 전문화되어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중소기업 또한 주차기에 집중투자함으로써 전문화된 형태로 가야 합니다. 현재 주차기 업계는 시장규모에 비해 공급자가 많기 때문에 가격이 하락되고 있습니다. 향후에는 주차라는 좁은 분야에서 전문화된 형태를 추구하면서 ‘한 우물만 파는’ 기업만이 살아남게 될 것이라 판단됩니다. 결과적으로는 끊임없이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기술과 품질을 우선시 여기면서 미래 씨앗을 뿌린 한 우물만 파는 업체가 빛을 보게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동양기전의 해외시장 공략방법과 향후계획 및 추진방향을 말씀하신다면?
아직까지는 해외시장에 진출하지 않았지만 미국, 중국과 연결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당장의 이익에 급급해 저가로 밀고 갔다가 실패하게 되면 기업 이미지와 직원들의 사기가 땅에 떨어지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미래의 제조기지가 되기위한 준비단계를 거쳐야 할 것입니다. 미국의 경우에는 품질수준은 높지만 경쟁수준은 낮기 때문에, 당사는 대도시 행정부서에서 설치하려는 움직임을 간파하고 내년쯤 시공가능하도록 계획 중에 있습니다. 먼저 미국에 좋은 제품을 선보이게 되면 차후 독일, 일본 및 중국에 진출할 경우에도 샘플을 제시할 수 있는 여건이 되리라 생각됩니다.
저는 주차기 사업은 누군가는 해야 할 필연적인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1mm라도 앞서가는 경쟁력을 확보하고 지속적인 자체 기술개발을 위해 꾸준한 노력을 한다면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발전 가능성은 있다고 봅니다.
최근에 읽은 책에서 ‘3ㄱ’이라는 단어는 기업을 경영하는 저의 입장에서는 ‘벌이 꿀을 찾은 듯’ 했습니다. 즉, 기술개발, 교육훈련, 광고홍보가 그것입니다. 기술개발은 효과가 서서히 드러나는 것이 보약을 먹는 것과 흡사하고, 광고홍보는 바로 효과가 나타나는 약과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인적자원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교육훈련입니다. 저는 개개인의 성향과 자질을 중시여기는 인간중심의 기업을 만들고 싶습니다.
그러나 이를 위한 궁극적인 목적은 고객의 요구에 맞게 주차기를 공급하는 것에 있습니다. 만약 회사 내부조직이 이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면 흔들어 깨뜨려서라도 고객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는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더 빠르게, 트러블 없이, 포인트 투 포인트의 이동’으로 주차기를 일종의 물류의 개념으로 이해하면서, 업그레이드와 개량의 차원으로 끌어올려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지속적 수익성 향상 ▲장기적 경쟁우위 확보 ▲고객만족 극대화라는 올해 경영방침대로 기업의 내부논리를 먼저 내세우기보다는 고객요구에 합당하게, ‘지속적으로 1mm씩이라도 앞서가는 사업’을 추진하는 국내에서 몇 안되는 기업으로 만들고 싶습니다(문의 ; 동양기전 / 전화. 02-326-0721 / 웹 www.dyp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