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목 ; 경사승강식(수동식)은 명확한 철거조항 필요
게재월 ; 2003년 6월호

현재 전국에 설치된 기계식 주차설비는 4만9천 여 기로 2만5천3백86개소, 설치면수는 39만4천8백50면에 이르고 있다. IMF 이전까지는 폭발적으로 증가했으나 99년에는 전년도와 대비해 거의 절반 정도의 규모로 줄어드는 약세를 보이다가, 이후 2000년에는 9백37기, 2001년 1천1백2기, 지난해에는 1천8백21기로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 중 2단식 설치율도 이와 같은 굴곡을 형성, 점차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2000년에는 3백94기, 2001년 4백56기, 2002년에는 6백19기가 설치돼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체적인 점유율도 개소로는 60.9%, 기수로는 75%의 높은 비율을 점하고 있다.
주차설비로는 가장 먼저 개발된 2단식은 일본은 1960년에, 국내에는 1970년대 중반부터 설치되기 시작해 좁은 부지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기여해 왔다. 그러나 비율 만큼의 주차난 해소 효과를 톡톡히 보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주변에서도 사용하지 않고 방치돼 있는 2단식 주차기를 쉽게 접할 수 있는 실정이다.
이는 제작업체의 난립으로 인한 부실시공, 해당 건축물에 부적합한 기종 선정 및 준공용 설치 오류, 건축주의 무관심한 사후관리 등을 요인으로 손꼽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방치돼 있는 2단식 주차기의 가장 큰 문제는 사용 불가능한 경사승강식(수동식)의 처리문제와 현행법 상 1대로만 인정되고 있는 단순승강식이다.
경사승강식(수동식)은 운반기가 경사지게 승강하고 차량이 실린 운반기를 수동으로 펌핑해 올려 사용하는 방식으로, 능숙한 사람도 사용하기 힘들다. 따라서 이 방식은 지난 93년 9월 5일 정부에서 기계식 주차설비에 대한 안전도 인정제도를 시행하면서부터 설치 허가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문제는 인정제도 실시 이전에 설치된 노후된 설비들이다.
현재 지난달 17일 기준으로 전국에 설치된 2단식은 총 14만6천4백93면, 3만7천8백14기로, 이 중 경사승강식(수동식)은 기수로 전체의 18%를 차지하고 있다.
이 방식은 인력으로 유압을 펌핑해야만 동작이 가능하고 운반기가 경사진 상태로 놓여 있기 때문에 상태가 양호하더라도 실제 사용하기는 어려운 구조로 되어 있으며, 낮은 효용성 때문에 처음부터 형식적이고 건축허가용으로 설치된 경우가 많다.
또한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주차난을 가중시키는 역효과를 낳고 있다. 사후관리도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고 있으며, 벌칙조항(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도 과중해 자치구에서도 고발 등의 행위를 회피하고 있는 실정이다.

2단식 문제, 정부·업계 현실적 대안 필요
기수로 전체의 38%를 차지하는 단순승강식은 지난 94년 12월 11일 이전 건축허가분까지는 1기당 2대로 인정했으나 건설교통부에서 각 시·도로 통보한 ‘기계식주차장 정부인정제도 운영지침’에 따라 94년 12월 12일 이후 건축허가분부터는 1기당 1대로 축소해 인정함으로써 사실상 설치를 제한하고 있어 그 이후의 설치율은 낮은 편이다.
건교부의 지침내용은 “2단식 중 상층의 주차차량 출고를 위하여 하층의 차량을 반드시 출고하여야 하는 단순2단식 형태의 기계식 주차장에 대하여는 이용자의 불편 및 미사용 사례 빈발로 인한 문제점 지적으로 인정대수를 2대에서 1대로 축소한다”라고 되어 있다. 이는 단순승강식뿐만 아니라 경사승강식(수동식), 경사승강식이 해당된다.
그러나 단순승강식은 운반기가 수평 상태이기 때문에 자동차의 입출고가 편리하고 안전해 소규모 주차장에서는 적합한 방식으로 과거에 설치된 것이 현재에도 많이 사용되고 있으며, 일본에서는 주거지 주차난 해소용으로 많이 이용되고 있다. 업계에서도 이와같은 제도상의 문제 개선안을 몇차례 건교부에 건의한 바 있지만 아직까지는 받아들여지지 않는 상태다. 협회와 조합 등 업계 관련단체에서 좀 더 강력한 하나된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요구다.
단순승강식이 대규모 주차장에는 적합하지 않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2대로 인정한 시기에 설치된 무수한 단순승강식의 사용률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법정주차대수가 8대 이하인 건축물에 설치할 경우 1기당 주차대수를 2대로 인정해 줘야 할 것이다. 이는 법적 형평성 논리에도 맞다. 현행법 상 자주식 주차장에서는 총 주차대수가 8대 이하인 경우 주차대수 5대 이하의 주차단위구획은 차로를 기준으로 2대까지 연접해 배치할 수 있도록 인정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주택이나 소규모 빌딩에 단순승강식을 설치해 주차난을 해결하고 향후 차고지 증명제를 대비하기 위해서도 인정대수는 빨리 환원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경사승강식(수동식) 문제는 다른 양호한 방식으로 대체해 설치할 수 있는 길을 빨리 열어줘야 할 것이다. 하나의 방안이 경사승강식(수동식)의 철거를 허용해 1대분의 자주식 주차공간을 확보하고 부족한 주차공간에 대해서는 일정비용을 지자체에 납부하거나 인근 부지에 주차공간을 확보하도록 하는 것이다.
철거조항은 지난 2000년 7월 29일부터 시행하도록 되어 있으나 관련업계의 의견을 좀 더 반영해 비용문제를 재검토 해야 할 것이다.
또 하나는 경사승강식(수동식)을 철거하고 단순승강식으로 대체 설치할 경우 정부차원에서 일정 정도의 융자금을 지원해주는 방안이다. 비실용적인 부분은 없애고 현실적인 대안을 정부와 업계에서 제시해야 할 때다.
■ 신영주 기자 / yjshin@liftas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