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압식 승강기 강세…MRL 하락세
노령인구 증가추세, 체어 리프트·홈 엘리베이터 선호
게재년월 : 2005년 11월호

지난달 18일부터 21일까지 나흘간 독일 아우구스부르그 박람회에서 엘리베이터 최대의 전시회라 일컫는 ‘인터리프트 2005(interlift 2005)’가 승강기 업계의 지대한 관심에 힘입어 성황리에 개최됐다.
AFAG Messen und Ausstellungen GmbH의 주최로 총 39개국, 4백60여 업체의 신제품 및 선진기술을 한 자리에 마련한 이번 전시회는 전시장 규모만 해도 2만6천 평방미터에 이르고, 총 5개 홀(1, 3, 5, 6, 7)과 학술대회장 등 약 1만7천여 명이 참가한 엘리베이터 최대 축제라는 평을 실감했다.
참가업체 수에 있어서도 지난 2003년 때보다 30여 업체가 늘어났다. 그동안 인터리프트 전시회는 독일, 이탈리아만을 위한 잔치로 불릴 만큼 두 나라의 전시회 참여도가 절대적이었지만 금년 전시회는 중국(34개 업체)과 터키(24개 업체) 등의 강세로 외국업체 비율이 64%로 증가했다는 점이 두드러진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
전시 관계자는 “예년보다 스페인, 터키, 그리스 등 남유럽 국가들의 참여도가 높아졌다”며 “아시아 시장에서는 특히 중국의 참여도가 높아 전시장 규모가 큰 제3홀에 부스를 마련했지만, 전시홀은 이미 자리가 없을 정도로 가득찬 상태다”라고 설명했다.
전시 품목들을 살펴보면 완제품 엘리베이터 설비를 비롯해 각종 권상시스템 및 기어류, 디스플레이, 도어 개폐장치, 가이드레일, 승강기 안전센서 및 비상 콜 시스템, 기술서적 등 승강기 관련 소프트웨어 시스템과 유지보수 관련 장비가 전반적인 범위에 걸쳐 다뤄졌다.
해마다 노령인구가 증가 추세에 접어드는 현재 유럽 승강기 시장을 대변이라도 하듯 전시회 역시 장애인용 승강기 품목인 체어 리프트, 홈 엘리베이터의 강세가 돋보였다. 이중 독일의 HIRO LIFT사, 북아일랜드의 Pollock사 등이 자사의 제품을 선보이며 많은 관람객들의 주목을 끌었다.
이처럼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을 위한 장애인용 승강기 품목이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은 지난 2003년을 ‘노약자 및 장애인을 위한 유럽의 해’로 지정하는 등 유럽 각국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은 당연한 결과라 할 수 있다.
이로 인해 가파른 상승세에 있었던 MRL 승강기는 지난 2003년 전시회와 비교해 하락세를 띄고 있고, 반면에 유압식 엘리베이터의 재도약을 전시장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었으며, 노약자가 승강기 버튼을 3~4미터에서도 볼 수 있도록 버튼 규격을 2인치로 표준화하는 EN 81-70도 도입하고 있는 추세다.
또한 신규시장에서 교체시장으로의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승강기 시장 동향에 걸맞게 도어, 카 리노베이션 그리고 리모트 컨트롤 메인터넌스 시스템 및 안전 제동장치, 도어 개폐장치 업체가 다수 출품되어 시대의 추세를 가늠할 수 있었다. 특히 독일의 PEPPERL+FUCHS사, 스위스의 Telco사, 뉴질랜드의 TL JONES사 등 도어 센서업체가 강세를 보였다.
이밖에 갈수록 슬림화 및 컴팩트화 되어가는 건물에 맞춰 권상기 부품 역시 기어드 방식보다 디자인과 세련미를 강조한 이탈리아의 기어리스 제품이 강세를 보이는 등 전세계 승강기 시장의 동향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의미있는 시간이었다는 국내 참관단의 평이다.
특히 Wittur에서는 EN 81-58에 부합한 방화도어를 선보여 전시장을 찾은 많은 관람객들의 이목을 한번에 집중시켰다. 이 제품은 E 120, EI 60, EW 60 등의 내화성 등급과 3201-HYDRA 시리즈의 모든 타입에 적용 가능하다.
또한 IP 54, IP 67 등급에 부합되며 ATEX 기준에 따른 Eex 시험을 거친 제품이기도 하다. 도어 피복은 스텐레인스 스틸, 브론즈, 알루미늄 등이 사용 가능하며, 씰의 너비와 등급에 따라 11/R-L, 01/C 등의 8가지 타입이 있다.
이와같이 유럽에서는 노약자를 위한 버튼 규격을 정형화 한다든지, 화재에 따른 도어 안전성을 확보하는 등의 노력을 법령에서 규정하고 있지만, 국내의 경우는 정부의 무관심으로 인해 몇몇 기업에서만 개별적으로 적용하는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어 글로벌 시대에 걸맞는 신속한 법령 개정과 정부의 미온적인 태도 개선이 시급한 실정이다.
전시회 기간 진행된 포럼은 VFA 아카데미의 지원 아래 독일, 이탈리아, 미국 등 국제적인 포럼 형식으로 진행됐으며, 화요일 ‘에너지 세이빙 전략’, 수요일 ‘품질과 안전’, 목요일 ‘엘리베이터 디자인의 트랜드’, 금요일 ‘기술혁신’ 등 요일별로 각각 주요 테마를 선보였다.
주요 발표내용으로는 ▲wittur의 ‘DC 모터를 채용한 엘리베이터의 모더니제이션’ ▲Meiller의 ‘엘리베이터 도어 품질의 특징’ ▲TUV SUD의 ‘엘리베이터 설치시 혁신적인 테스팅 시스템 적용의 품질 보증’ ▲Henning의 ‘현대적 엘리베이터 테스팅(기술적인 정확성과 편리함)’ ▲ELA의 ‘기존 승강기 안전 도입시 미치는 영향(SNEL)’ ▲엘리베이터 월드지의 ‘화재나 재난시 비상용 엘리베이터’ 등 다양한 주제로 전시기간 내내 진행됐다.
전시회에 참가한 국내 승강기 관계자는 “전시된 제품을 통해 국내에서 골치로 여기는 카 외부 디자인을 심플하게 축소할 수 있는 방법의 실마리를 찾은 것 같다”고 밝혔지만 “국내 인증기준은 순수한 유럽의 EN 코드 적용과는 달리 일본, 미국 코드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유럽 코드를 그대로 적용시키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또다른 관계자는 “유럽의 인증기관은 절대기준이 아닌 성능위주의 검사를 도입해 업계 기술 향상에 있어 장려하는 방식이 국내 인증기관과 사뭇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면서 “이러한 부분이 국내 승강기 업계 기술발전의 직·간접적 저해 요소가 되기도 한다”고 토로했다.
한편 본지에서는 한국승강기안전센타,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 등 검사기관 및 삼성에버랜드, 신원기전, 신우프론티어 등 관련업계 사장급 및 실무자 19명으로 구성된 전시 참관단을 모집, 인터리프트 전시회 견학 외에도 독일의 유압식 승강기 전문 중소업체인 BERCHTENBREITER GmbH와 독일 승강기 검사기관인 TUV SUD를 방문하는 등 6박 7일의 긴 여정을 마치고 귀국했다.
■글· 이재현 기자 / jhlee@liftas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