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합 또는 하락세, 자생력 키울 시기
한정적 사업권…자해적 수준 등 ‘밥그릇 싸움’ 극에 달할 듯
제작사·보수사·관할행정기관…제도개선·상호협력 이뤄야
게재년월 : 2006년 2월호

지난해 건설투자는 전년대비 증가율 1.1%보다 0.7% 하락하면서 그 여파가 고스란히 올해 건설시장에 적용되어 기상도 ‘흐림’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특히 올해 8.31 부동산 종합 대책으로 인해 건설투자는 더욱 위축될 전망이어서 자칫 건설경기 부진이 경제회복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국내 주차시장은 전년대비 보합 또는 하락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레 예측되고 있다.
특히 그동안 주차산업의 디딤돌 역할을 해왔던 단체수의계약제도가 지난해 12월 31일을 마지막으로 지정품목에서 제외되고, 중소기업간 경쟁 품목으로 대체됨에 따라 올해 국내 주차업계는 이른바 ‘업체 걸러내기’ 후폭풍이 불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국주차설비공업협동조합은 “지난해 3월 단체수의계약 물품지정에서 제외된 산업의 경우, 극심한 수익하락에 의해 문을 닫는 업체들이 속출했으며 업체 유지를 위해 온갖 편법이 난무했다”며 “올해 주차산업 전반에도 이런 아픔이 동반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또 “단체수의계약제도의 전반적 감사 이후 내년부터 제도 자체가 사라진다는 것은 유감이다”며 “아무리 중소기업지원제도를 보완, 발전시킨다고 해도 경쟁입찰인 경우 사업권 확보를 위한 치열한 경쟁으로 자칫 자해적 경쟁수준까지 이를 수도 있다”고 내비쳤다.

‘업체 걸러내기’ 후폭풍 분다
이에 서울시는 향후 주차사업 계획에 대해서 주택가에 40~50대 가량이 주차 가능한 소규모 자주식 공영주차장을 건설하는 등 차량등록대수에 비해 부족한 주차장 확보율 증가를 주력 사업으로 밝혀 주차업계의 살 길을 열어준 듯 하나, 이 역시 한정적 사업권을 두고 치열한 쟁탈전이 일어나 ‘밥그릇 싸움’이 극도에 달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서울시청 주차계획과 김덕영 주차계획팀장은 “지난 2003년부터 서울시는 공영주차장 건립, 그린파킹 등 주택가 주차공간 부족지역을 대상으로 주차공급 확대 정책을 펼치고 있다”며 “올해 역시 부족한 주차시설 확충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내비쳤다.
이에 대해 한국주차협회는 “지금까지 정부의 주차관련정책은 주차의 수요와 공급에만 초점을 맞춰 추진되어 왔다”며 “이로 인해 민·공영주차장 등 유료주차장의 이용률은 현저히 낮아 실제적인 주차장 확보율은 더욱 미흡하다”고 피력했다. 또 “국민의 편의성 증진이 있는 만큼 국민의 참여에 의한 정책시행이 반드시 필요한 절차로 자리잡아가야 한다”며 “이를 통해 시민의 공감대와 제도시행의 효율성을 증대시킬 수 있다”고 덧붙혔다.
실제로 서울시는 지난해 6월 기준 공영주차장 확보율이 97.5%에 달하고 있으나, 주차요금의 유료화, 미숙한 운영관리 등의 문제로 실질적 이용률은 매우 저조한 편이다. 기계식 주차기 업계는 이에 대한 대안책으로 기계식 주차기 공급 확대로 고효율의 운영 서비스 제공 등을 제시하고 있지만 기계식 주차 업계의 사정도 순탄하지 만은 않다.
지난해 건설경기 하강에 따른 건축 허가면적 감소 등으로 기계식주차기 설치는 2004년 사용검사 실적 2천47기에 비해 41.5% 감소한 1천1백98기에 불과했다. 이는 지난해 기계식주차장 신규설치 시장이 건설경기 하강 및 내수부진에 따른 상업용 시설의 공실상태 지속 등으로 관련 업체들이 어느해 보다 어려운 시기를 보냈음을 시사한다.

기계식 주차기 설치물량, 전년대비 41.5% 감소
최근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2005년 상업용 건축수주가 전년대비 26.5% 감소를 나타내고 있으므로 기계식주차장 설치가 건설공정상 6개월~1년 정도 늦는 점을 감안하면 건설경기의 완만한 회복세를 고려한다 하더라도 올해 기계식주차장 신규설치 시장은 작년수준의 보합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중국산 제품이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예상되는 오는 2008년 이후에는 영세한 국내 중소업체들은 현재 대다수 제조업체가 겪고 있는 고통 이상의 시련을 겪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이에 따라 최근 기계식 주차업계는 자동차의 지속적인 증가와 더불어 대형화, 레져용 자동차의 보급 확대 등 대형 기계식주차장치의 수요가 발생됨에 따라 이를 설치하기 위한 안전도인증 신청이 늘어나고 있으며, 최근 신규설치 물량 감소에 따른 기존 설치건물에 대한 유지·보수에 치중하는 등 업계의 시장 재편이 진행 중이다.
교통안전공단의 허필입 팀장은 “현재 국내 기계식 주차업계는 내수시장의 한계성을 극복하기 위해 중국 등 해외시장 확보에도 업체들의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는 교통량, 도로여건 등을 감안한 기계식주차장 설치를 조례로 정하는 제도변화에 수반해 신규설치의 위축 우려도 있으나 결국 건전한 방향으로 정착되는 과정으로 평가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현재는 기계식주차장의 과도한 운영비 및 잦은 민원, 별도의 인력 확보 등의 문제점들을 불식시켜 나아가야 할 때”라고 덧붙혔다.
지난해 주차업계는 건설경기의 악화, 단체수의계약제도 지정품목 제외 등 혼돈기를 거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부터 최저가 낙찰제가 폐지되고 중소기업간경쟁물품제도의 시행으로 인해 도태되는 업체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지금은 제작사, 보수사, 관할 행정기관 등 모두가 제도개선, 기술개발 및 상호협력 등을 통해 자생력을 키워야 할 시기라고 본다.
다음은 국내 주차업계 기관 및 단체들의 올해 주요 사업 및 계획에 대해 정리한 것이다.■

한국주차설비공업협동조합
정부·지자체·주차산업 잇는 징검다리
지난해 한국주차설비공업협동조합(이사장 이재한, 이하 조합)은 그야말로 다사다난했던 한해를 보냈다. 그동안 국가정책으로 영위해왔던 단체수의계약품목이 해제되어 올해부터 중소기업간경쟁입찰품목으로 지정됐고, 서울시와 체결한 공영주차장 설치 협약제도가 각 자치구 특성에 맞게 25개 자치구별로 개별협약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전환되는 등 지난 2004년 실적대비 21.4%가 감소했다.
이에 조합은 올해를 재충전의 원년으로 삼고, 그동안 추진해왔던 해외전시회 사업 등을 통해 조합원사의 판로 다양화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며, 자주식·기계식 주차장치와 주차관제장치 등의 단체표준을 통해 공공부분에 대한 공동판매 확대에 주력할 계획이다. 또 중소기업간 경쟁입찰제도의 적극 참여, 외부조달방식 주차장건설제도 대상 자치단체 확대, 재래시장활성화 정책에 부응한 주차장 확충, BTL 방식의 민자유치 사업 참여 등 산업전반에서 발전을 도모할 예정이다.
조합의 이재한 이사장은 “향후 조합은 그동안 요람같았던 각종 지원혜택에서 벗어나 주차장 이용자의 입장을 생각하는 주차전문집단으로 탈바꿈할 것이며, 과감한 연구개발과 품질향상을 도모해 주차장을 환경친화 공간으로 이룩하는 데 앞장설 것이다”고 피력했다. 또한 “조합은 정부, 지자체, 주차산업계를 이어주는 징검다리 역할이라 생각한다”며 “올해 주차업계의 닥친 난국에 대해 서로 협심·협력을 합친다면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문의 : 한국주차설비공업협동조합 / 전화. 02-595-5847).■

(사)한국주차협회
주차장 안전사고 예방·효율적 관리 지도 추진
지난해 하반기 협회명을 변경한 (사)한국주차협회(회장 홍기섭, 이하 협회)는 올해 중점사업으로 자치단체의 부족한 행정력을 충원하고, 주차장 사업장의 안전사고 예방과 효율적인 주차장 관리 지도 등을 추진할 방침으로 ▲지방자치단체와 주차장 지도·점검 업무추진 ▲주차장 수급실태 조사 ▲주차요금 미납 차량 요금 징수 ▲공영주차장 수탁관리 제도개선 등을 계획하고 있다.
우선 협회는 주차장 관련 법률상담과 세무에 관한 상담 등 사업자들의 친목도모와 권익보호를 위해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주차장 지도·점검을 추진할 방침이다. 또 전국 16개 시·도와 1백50개 지부를 통해 주차장 수급실태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협회는 이를 통해 블록별 주차수요 및 공급실태조사 결과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의 주차장 건설 우선순위도를 작성하며, 블록별 주차 수급률을 분석해 시·구청에 전체적인 주차종합 대책을 수립하고 주차장 단체 시범대상지역으로 조정 및 교통정책의 기본자료로 활용하고자 한다.
그동안 주차장 수급실태는 지난 1998년 통보제로 제도가 완화되면서 주차장의 현황파악이 어려운 실정이었다.
게다가 주차장을 이용하고 주차요금을 납부하지 않고 출차 한 차량에 대해 4배의 가산금을 부과·징수하는 ‘미납요금 고지징수’ 관리시스템을 적용해 자동차 압류 조치 등 요금을 징수할 수 있도록 추진 중에 있다. 특히 공영 주차장의 경우 주차장 개장 시간이후 고의로 요금을 납부하지 않고 주차장을 이용한 차량에 대해서 입차 시간 기록과 사진 등을 제출할 경우 차적 조회를 통해 미납요금을 부과한다는 방침이다. 또 공영주차장의 효율적인 관리와 이용자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공영주차장 수탁관리 입찰제도 개선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밖에도 불법주차 단속권 민간위탁, 차고지 증명 조기 시행 등 다양한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문의 : (사)한국주차협회 / 전화. 02-3473-1732).■

교통안전공단
기계식주차장 안전 확보·검사서비스 개선 등 중점
올해 교통안전공단(이사장 박남훈, 이하 공단)은 기계식주차장 검사업무의 주력사업으로 기계식주차장의 안전도 확보와 검사서비스 개선, 기술력 향상, 교육 강화 등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에 공단은 안전도확보와 원활한 사용을 유도하기 위해 철저한 검사와 디지털카메라를 이용한 검사결과 화상강평 등 유지 및 안전관리가 잘 이뤄지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방치 및 작동이 불가능한 주차장에 대해서는 관할 시·군·구청과의 긴밀한 업무협조를 통해 행정조치를 실시하고 건축법 등 관련법규 상담 및 제안을 통해 기계식주차장치가 원활하게 사용되어 주차난 해소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실제로 기계식주차장은 일부 제도의 미비 및 건물주·사용자의 편견 등으로 방치된 기계식주차기가 비일비재하다.
또한 기계식주차장 이용자 및 관리자의 안전강화를 위한 안전표지판 등을 제작·배포해 제작사와 보수사 관련 종사자들의 안전의식을 높이고 기계식주차장 이용자들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안전강화에도 힘쓸 예정이다.
공단의 허필입 팀장은 “이와 관련 검사원 등의 자질향상과 내부 역량강화를 위해 중소기업연수원 등 외부 위탁교육기관에 검사원 전문기술교육을 실시해 기계식주차장검사 기술력과 관련업체 기술서비스도 향상시킬 예정이다”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전국 담당공무원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해 검사제도가 시·군·구청의 주차난 해소와 주차정책에 반영되도록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올해 예산반영을 통한 기계식주차장 종합 전산망 구축사업을 통해 현재 검사기관별, 시·도별로 개별 관리되고 있는 자료를 통합 관리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관할 행정기관과 연계한 인증관리, 유지·보수업체관리, 정기검사 현황관리, 검사유효일 자동조회 등 각종 현황 및 통계 관리를 전산화해 각종 정책 및 제도개선 자료로 활용될 수 있도록 구축할 것이며, 불합리한 주차장법령 개정건의를 통해 안전도인증 단순화, 행정절차 간소화, 불필요한 규제 완화 등 기계식주차장 관련제도 개선도 적극 추진한다는 방침이다(문의 : 교통안전공단 / 전화. 031-481-0341).
■글·이재현 기자 / jhlee@liftas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