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프트아시아

ㆍ게재년월

2014-08

건산연, 건설시장 2020년엔 유지보수 중심으로 재편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건설시장, 2020년엔 유지보수 중심으로 재편
건설투자 비중 10% 내외…건설기업, 시장 창출형 전략으로 전환해야

최근 건설산한국건설산업연구원(원장 김흥수, 이하 건산연)은 최근 발간한 국내 건설투자의 중장기 변화 추이 연구보고서를 통해, “국내 건설시장은 2020년 이후 본격적으로 신축 시장은 축소·쇠퇴하기 시작하고, 주택 리모델링, 도심재생, SOC 시설물의 유지보수·재개축 등과 관련한 유지보수 시장 위주로 재편될 것”으로 추정했다.
이번 보고서는 2009년 선행연구 방법론과 결과의 적정성을 검토한 후 전망 방법론을 다소 수정·보완해 2030년까지 중장기 GDP 대비 건설투자 비중 및 건설투자 변화 추이에 대한 전망을 실시한 것으로, 이에 따르면 국내 건설투자의 연평균 증가율이 2013~20년까지 8년 동안 0.8~1.5%, 2020∼30년 10년간 0.6∼0.7%로 지속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건설투자 금액 자체는 2005년 불변금액 기준으로 2020년에 162.0조~169.4조원, 그리고 2030년에는 172.7조~182.1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2020~2030년 동안 국내 건설투자의 연평균 증가율은 이전 기간의 연평균 증가율보다 다소 낮은 0.6~0.7%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표 2] 참조).
실제로 건설투자는 2009년 159.2조원을 정점으로 2012년까지 3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으며 이는 외환위기 직후 9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인 이후 최장기간의 감소세로, 이는 국내 건설산업이 이미 성숙기를 지나 쇠퇴기에 접어들었다는 징후로 볼 수 있다. 그러나 2020년 이후에도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지 않는 이유에 대해, 신규 시설물의 신축 시장이 축소돼 쇠퇴 국면으로 진입하는 반면, 대신 유지보수 시장은 성장 국면에 진입하기 때문으로 건산연은 진단했다.
세부적으로 주거용 건설투자의 경우는 2020년 이후에 대규모 택지개발사업, 아파트 재건축사업 등이 축소되고 대신 주택 리모델링, 도심재생, 주택을 포함한 건축물의 고급·첨단화 관련 재개축과 유지보수 투자가 증가할 전망이다.
SOC 시설 역시 스톡 축적, 공공 예산 축소 등의 영향으로 신축 투자가 줄어들고 기존 시설물의 유지보수 및 질적 고도화를 위한 재개축 투자 위주로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가 재정운용계획상 정부 SOC 예산은 2013~2017년 동안 연평균 5.7% 감소할 예정이다.
다만, 1990년대에 SOC 시설물의 신규 건설이 활성화됐다는 점에서 사용연수가 30년이 넘어서는 2010년대 후반 이후 유지보수 투자는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유지보수 투자가 단기간 내 활성화되지 않는다면 국내 GDP 대비 건설투자 비중은 보다 빨리 OECD 국가들의 평균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GDP 대비 건설투자 비중, 2030년엔 10% 내외 전망
이밖에도 보고서는 현재 13% 수준인 GDP 대비 건설투자 비중이 향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2030년에는 9.2~9.7%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같은 흐름은 지난 1992년 Bon.R이 연구한 ‘The future of international construction’에서도 나타난다. Bon은 세부적으로 국가 유형을 경제발전 단계에 따라 3개로 구분하고 각 유형별로 시간이 지남에 따라 건설규모 변화 모델을 제안했다. 저개발국에서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건설규모가 증가하되 증가폭이 커지지만, 선진국에서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건설규모는 감소하지만 감소폭이 줄어든다고 주장했다.
이후 Chia Fag Choy는 2011년 실제 데이터를 활용해 실증적으로 분석, 선진국의 경우 일정 시점 이후 GDP 대비 건설투자 비중이 추가적으로 더 이상 줄어들지 않는다는 점을 도출했다. 이같은 연구 결과는 국내 또한 본격적인 선진국 진입 이후에는 GDP 대비 건설투자 비중이 추가적으로 감소하지 않고 일정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따라서 건산연의 보고서에서도 이같은 이론 연구 결과와 OECD 각국의 데이터를 기초로 정립한 모델식 그리고 국내 특성을 추가적으로 고려해 분석한 결과, 국내 GDP 대비 건설투자 비중이 2020년에는 11%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되며 2025년과 2030년에는 10% 내외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구체적으로 2013년에 13.46%(2005년 불변금액 기준)인 GDP 대비 건설투자 비중은 오는 2020년에는 11.0~11.5%에 이르며 2020년 이후에는 유지보수 투자가 증가하면서 GDP 대비 건설투자 비중의 하락 속도가 과거에 비해 소폭 완만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 결과 2025년 GDP 대비 건설투자 비중은 10.0~10.5%, 2030년의 GDP 대비 건설투자 비중은 9.2~10.7%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건산연 이홍일 연구원은 내다봤다.
단, 2025년과 2030년의 GDP 대비 건설투자 비중 전망치는 국내 유지보수 투자가 선진국 수준으로 당장 활성화되기는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 도출한 전망치다.
여기서 중장기 GDP 전망치는 국회 예산정책처와 국민연금 등에서 작성했으며, 국회 예산정책처는 2012년 6월 ‘2012~2060년 장기 재정 전망 및 분석’을 통해 2060년까지 국내 실질 GDP 성장률 전망치를 제시했으며, 보건복지부의 국민연금 재정추계위원회는 2013년 3월 ‘제3차 국민연금 재정 계산 장기재정전망 결과’를 통해 2060년까지 명목 GDP 성장률 전망치를 제시했다. 이를 기초로 국내 1인당 GDP를 추정해보면, 2030년까지는 3,000달러 이하로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기업 전략, 선진국형으로 전환해야
이홍일 연구원은 “현재 1인당 GDP가 3만 달러 이상 되는 OECD 국가들의 GDP 대비 건설투자 비중은 평균적으로 11% 수준에서 형성되고 있다”면서 “국내 또한 GDP 대비 건설투자 비중이 2020년에는 거의 11%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2020년 이후에는 국내 건설시장이 본격적으로 선진국형 시장으로 전환될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보고서에서 “향후 정부 정책과 건설기업 전략 모두 선진국형으로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하고, “향후 정부는 도심재생, 리모델링, 주거용 건축물 및 SOC 시설물의 질적 고도화 등 기존 시설물의 재생과 유지보수 투자 활성화 관련 정책적 기반 및 재원마련에 중점을 둬야 하며, 건설기업은 선진국형 시장 전환에 따른 시장 창출형 전략으로의 전환, 사업 범위 혁신 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특히 주거용 건설투자의 경우 2013년에 전년대비 19.4% 증가했고 올 1분기에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향후 중장기적으로 소득수준 향상에 맞춰 주택의 질적 수준 향상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면서 신규 주거용 건축물 투자에 대한 일부 증가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또 2010년대 후반 이후 주택 리모델링 투자가 점차 증가해 주택 신축에 대한 건설투자가 감소하는 것을 일부 보완할 것으로 보인다. 2010년 건산연에서 수행한 ‘주택시장 중장기 전망’ 결과에 따르면, 현재 40만호 수준인 국내 신규 주택 수요는 2030년까지는 연평균 7,000~8,000호 정도 점진적으로 감소하는 것으로 전망됐다. 이같은 신규 주택 수요의 감소는 향후 중장기적으로 주거용 건설투자의 감소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1990년대 주택 200만호 정책을 통해 급증한 공동주택이 2010년대 후반 이후에는 경과 연수가 30년 가까이 되면서 리모델링 투자가 점차 증가해 신규 주택 건설투자의 감소를 보완할 전망이다.
단, 수직증축 포함 대규모 비용이 투입되는 리모델링 투자는 투자가치 측면에서 일부 제한된 지역과 주택을 대상으로 활성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투자 증가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예측된다. 결국 2008~2012년 사이 보였던 주거용 건설투자의 빠른 감소세가 중장기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은 편인 것으로 조사됐다.

건설투자 비중 유지 위해 유지보수 투자 활성화
향후 국내 GDP 대비 건설투자 비중을 선진국과 같이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유지보수 투자의 활성화가 중요하기 때문에, 기존에 구축된 건설 스톡이 타 산업의 부가가치 창출의 기반이 되는 자본으로서의 효과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도록 해야 할 필요성이 높다.
건설기업은 신축 건설시장이 축소됨에 따라 유지보수 분야로 사업 범위를 확대하고, 신기술, 마케팅, 설계 역량을 기반으로 적극적인 시장 창출형 영업을 지향해야 할 것이다. 또한 현재 중동시장 호조세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국내 해외건설 수주 현황에서처럼 중동시장 쇠퇴 이후 신흥국 시장으로의 성공적 진출 여부가 기업 실적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선진기업과 같이 SOC 시설물의 운영, 유지보수(O&M)를 포함한 위탁관리와 주택을 비롯한 건축물의 임대 관리·자산 관리 기능을 확대하고 관련 역량을 배양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