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목 : 심사원 등급제 도입·민간자율 자정노력 지원
게재년월 : 2004년 9월호

인증 심사기관과 컨설팅 기관의 분리, 선임 심사원제 도입 등을 통한 심사 투명성 확보, 국제 수준·국내기술 발전 수준에 걸맞는 KS 규격 수준 향상 노력 등으로 인증제도가 한층 개선될 전망이다.
산업자원부 윤교원 기술표준원장은 지난달 25일 기자 브리핑을 통해 “KS 인증(제품인증)과 ISO 인증(품질 경영·환경 시스템 인증) 운영상의 문제점이 있다는 지적에 따라 심사기관과 기술지도기관을 분리하는 등 인증제도를 근본적으로 개편하는 종합개선 대책을 수립·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관련 인증제도는 국제적 인증 시스템 체제에 부합되지 않고 인증기관 난립으로 인한 과당경쟁이 발생하는 등 많은 문제점을 떠안고 운영됐던 것이 사실이다.
이에 기표원은 같은날 인증심사원의 심사과정상 부정 방지와 심사원 윤리의식을 강화키로 하고 윤리강령 선포식 개최와 함께 인증과정 고충 처리를 위한 KS 인증 신문고를 개설하는 행사를 가졌다. 이달부터는 인증제도 선진화 방안 연구의 일환으로 인증업체 방문 및 설문조사를 통해 문제점과 개선안을 도출하고, 기술지도 금지규정 마련 등 인증기관과 지정심사기관의 심사업무규정을 개정할 계획이다. 특히 기표원은 연내에 ISO 제도정비를 포함한 품질경영 기본계획과 KS 인증제도 종합개선 대책을 수립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KS 인증제도는 가장 경제적인 수준으로 다수 소비자가 사용하는데 적합한 최적의 상태를 제3자 기관이 국가규격에 적합함을 인증하는 제도로, 지난 1962년부터 산업표준화법에 의거해 인증기관 한국표준협회, 지정심사기관 화학시험연구원 등 14개 기관, 총 6백34명의 인증심사원(표준협회 1백17명, 지정심사기관 3백41명 등)이 이를 수행하고 있다. 지난달 말까지 품목수 9백34개, 공장수 5천8백85개, 1만26건수가 심사됐다.
표준협회와 지정심사기관이 합동으로 공장을 심사하며 제품시험은 공인시험기관에서 실시하고 있다. 인증업체는 KS 마크를 표시해 홍보를 할 수 있고 정부조달 우선구매 등의 혜택을 부여받게 된다.

과당경쟁·부실인증 등 문제점 많아
ISO 인증 또한 국제기준에 의거, 기업이 품질 경영체제를 갖추고 있는지를 제3자 기관으로부터 자율적으로 인증받는 제도다. 품질경영및공산품안전관리법(ISO 9000), 환경친화적산업구조로의전환촉진에관한법률(ISO 14000)에 근거해 80여 개 인증기관(국내 34개, 해외 50여 개), 3천3백57명의 인증심사원(ISO 9000 : 2천7백38명, ISO 14000 : 6백19명)이 지난달 4월말 기준으로 총 1만2천8백48건의 인증을 수행했다.
ISO 인증을 획득하면 기업의 모든 업무가 문서화되고 품질경영 및 품질보증 활동이 체계화됨으로써 지속적인 품질향상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고, 경영품질에 대한 신뢰성 향상 및 국제 공신력 확보로 기업 이미지 개선, 구매자로부터의 중복된 공장평가 면제 및 시간·경비를 절약할 수 있다.
그러나 정부허가제에서 1998년 민간인증제도 전환 운영되고 있는 KS 인증제도는 국제적인 인증 시스템 체제에 부합되지 않고 심사원 자질 저하 문제, 심사기관과 컨설팅 기관 구분 불분명으로 심사원 도덕적 해이 등의 문제가 지적돼 기업경쟁력 향상을 위한 KS 규격, 심사기준 등 개정의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1997년부터 국내인증을 시작한 ISO 인증제도도 인증기관 난립에 따른 과당경쟁, 인증 컨설팅 관리 부재 등으로 인증 브로커에 의한 부정행위와 부실인증 발생, 품질경영혁신 지원 등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정책 및 국내에서 활동 중인 외국계 인증기관에 대한 관리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번에 정부가 발표한 인증제도 개선대책 계획안을 살펴보면, KS 인증의 경우 ▲효율성과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체제 마련 ▲기업 경쟁력 향사과 소비자 안전·권익 보호 강화 방향으로, ISO 인증은 ▲민간 자율에 의한 제도 운용원칙 존중 ▲기업 품질경쟁력 제고, 국민 품질의식 향상 계기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먼저 KS 인증의 주요 개선대책으로는 최근 문제가 된 인증심사기관이 컨설팅을 병행하면서 발생하는 심사 부조리를 예방하기 위해 담당기관을 분리하고, 인증심사원의 윤리의식 제고와 봉사풍토 조성을 위해 윤리강령 선포식을 개최하는 한편, 인증과정의 고충을 처리하도록 KS 인증 신문고를 개설한다.
윤교원 원장은 “심사의 질을 높이기 위해 국제심사원 시스템과 같은 선임심사원 제도를 도입하고, 선임심사원을 중심으로 심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추진하며 심사원보에서 일정자격을 취득후 심사원, 선임심사원으로 승격하는 ‘등급제’로 운영할 방침”이라면서, “불량 KS 제품 유통 근절로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정기심사 주기를 현행 3~5년에서 2년 이내로 단축하고, 인증심사기준 필수보유설비 기준을 완화해 중소기업의 부담을 경감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윤 원장은 “KS 규격을 ISO 등 선진규격에 부합되도록 품질 수준을 높이는 내용 등을 포함해 ‘KS 인증제도 선진화 방안 연구(5~11월)’를 통해 종합 개선대책을 마련·시행키로 했다”고 덧붙였다. 여기에는 KITE(영국), NF(프랑스) 마크 등 국제수준에 걸맞는 인증제도 구축, 적합·부적합 평가제, 판매상품 시료채취 방법 병행, 행정처분 강화 및 컨설팅업체 등록제 등이 포함된다.
ISO 인증과 관련해서는 ISO 인증기관 협의회를 통해 자율적 상호 감시(Peer review) 기구를 구성하는 등 자정노력을 유도하고, 한국인정원(KAB) 산하에 인증기관 추천 심사원으로 구성된 상호 감시기구를 구성해 사후 모니터링을 실시할 방침이다. 또 심사원과 컨설턴트에 대한 윤리규정을 제정해 전문직업인으로서 독립성과 공정성, 신뢰성을 확보하고 심사원 전문성 강화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 및 컨텐츠를 개발할 계획이다.
외국계 인증기관 관리체계 강화를 위해 한국인정원과 외국 인정기관간 협력협정 체결을 추진하고, ISO 컨설턴트 등록제를 도입해 인증심사원과 동일한 수준의 컨설턴트 자격요건을 규정하고 등록을 의무화해 무자격자의 부실인증을 방지키로 했다. 이와함께 품질경영 지원사업 발굴 및 추진, 품질문화 정착 및 품질의식 향상 프로그램 발굴 등 품질일류국가 도약을 위한 중장기 정책비전(품질경영 마스터플랜과 로드맵)을 오는 10월까지 마련키로 했다.
한편, 언론에 보도된 화학시험연구원의 인증심사원은 인사규정에 따라 직위해제하고 심사원자격을 취소했다고 윤 원장은 밝혔다(문의 : 기술표준원 기술표준정책과 / 전화. 509-7220).
■글·신영주 기자 / yjshin@liftas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