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목 : 건설수주 13% 감소, 투자는 1.5% 증가에 그쳐
게재년월 : 2004년 9월호

올 하반기는 미국, 일본이 예상외의 빠른 회복세에 힘입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가 4.0~4.5%로 상향 조정됐으나 내년에는 미국, 중국 등의 긴축정책으로 4% 내외로 낮아질 전망이다.
미국경제는 설비투자 확대와 수출호조로 경제성장이 예상되지만 재정·경상수지 적자 등으로 금융시장 불안, 기업투자 위축 등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며, 장기 불황에서 벗어난 일본경제 또한 중국 긴축정책과 자국 내 민간소비 부진 등 경제성장의 저해요인이 상존하고 있다.
이와 맞물려 국내경제는 수출신장으로 경제성장률과 산업생산이 유지되는 형태를 띄고 있어 올해 경제성장률은 5% 내외이지만 내년에는 수출둔화 및 건설투자 부진으로 4%대로 둔화될 전망이다.
올해 수출은 세계경제의 회복으로 인해 전년대비 19.5% 증가가 예상되고 있지만 수출호조가 전체경기로 확산되지 못해 내수침체는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민간소비 증가율 또한 연간 0.1% 수준에 그쳐 소비회복도 어려울 것으로 점치고 있다.
건설경기 또한 마찬가지. 특히 건설기업 체감경기는 지속적으로 악화돼 현재는 최악의 상황을 보이고 있다. 이는 지난해 건설수주 실적은 증가했지만 대부분 대형 주택건설업체들에게 국한됐고 공공공사 수주에 의존해 온 대다수의 중소업체들은 업체 수 증가와 낙찰률 하락, 건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어려움을 피부로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2004 건설경기 동향
건설수주 1/4에 전년대비 3.4% 감소 수치
주택사업의 경우도 지난해 7월부터 시행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으로 재건축 사업 추진이 어려워지고 있고 후분양 도입, 소형의무비율 강화, 개발이익 환수 등 수차례의 추가 주택안정대책 발표로 인해 재건축사업 시행은 지연되거나 불확실해지고 있다.
이처럼 건설경기 체감도가 낮다보니 건설수주 또한 올 1~4월 중에는 전년대비 3.4% 감소된 수치를 나타나고 있으며 5월 중에도 24%나 감소했다. [그림 2]에서와 같이 민간토목은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민간주택수주가 감소하면서 민간수주 비중도 지난해 68.6%에서 66.1%로 낮아졌다.
■재개발·재건축 동향 : 통계청 건설 수주액 기준에 따르면 올해 재개발 및 재건축 사업은 전년동기 대비 70.4% 감소해 전체 주택수주 감소물량의 83.4%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중 비중은 18.7%로 낮아졌으며 재개발 사업에서 1조1천억원, 재건축 사업에서 2조5천억원 순감소를 기록해 1~4월동안 3조7천억원의 순감소가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조달청 공공공사 낙찰률 추이 : 1천억원 이상의 대형공사 낙찰률도 1/4분기에는 49.6%로 낮아져 대형건설업체들의 수주실적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1~6월 조달청이 발주한 신규공사의 평균 낙찰률은 81.3%로 지난해 연간 낙찰률 80.3%에 비해 1.0%p 높아졌으나, 30~50억원 미만 공사는 0.7%p, 5백~1천억원 미만 공사는 0.9%p 낮아졌고 1천억원 이상 공사는 무려 7.3%p나 떨어진 수치를 보이고 있다.
특히 1천억원 이상 PQ 공사에 대해 최저가 낙찰제가 실시된 2001년 이후 대형공사의 평균 낙찰률은 2003년 56.9%, 올 상반기 49.6%로 지속적인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최저가 낙찰제 동향 : 최저가 낙찰제 공사의 지난해 낙찰률은 60.1%로 낮아졌으며 올해는 저가심의제 도입에도 불구하고 57.2%의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낙찰률은 예가 대비 44.8%~84.0%의 분포를 보이고 있고 전체 평균 낙찰률은 62.6%이나 해마다 약 3%p 정도 낮아지고 있는 추세다.
공종별 낙찰률 추이를 보면 규모가 크고 낙찰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플랜트 공종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공종은 53~60%의 평균 낙찰률을 보이고 있으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도로공사는 현재 53%의 낙찰률, 40% 낙찰도 4건이나 점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지역별 건설경기 동향 : 통계청이 발표한 ‘1~5월 지역별 건설수주 동향’을 살펴보면 지역별 편차가 극심함을 알 수 있다. 강원도와 충청도는 전년동기대비 30~50%의 증가세, 광주, 제주도, 경상북도도 20% 내외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서울, 대전, 울산은 각각 44.5%, 48.5%, 44.3%로 감소폭이 타 지역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발주자별로는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이 전년동기대비 각각 7.0%, 21.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공공부문에서는 경상남도와 울산이 태풍피해 복구 권련공사가 활발해 100%의 높은 증가세를 기록했고, 민간부문 또한 행정수도 이전의 영향으로 충청권 민간공사 수주액이 크게 증가해 충남, 충북이 각각 88.7%, 86.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대형업체 건설경기 동향 : 4월말 현재 주요 대형건설업체 6개사의 연간 공공수주 목표액 대비 수주 달성도는 14.2%로, 턴키공사 13건, 기타 공사 23건으로 전체 36건, 1조5천5백65억원을 수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3사의 경우에는 철근이나 골재난과 주택경기 냉각에도 불구하고 기성이나 매출은 연간 목표대비 50%를 달성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으나 여전히 수익성은 상장 제조업에 비해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2004 건설경기 전망
민간부문, 주택경기 위축 21% 감소
올해 건설수주는 상반기 16.9%, 하반기 9.4% 감소해 연간 13% 감소한 89조원에 머물 것으로 전망되며 건설투자는 하반기부터 비주거용 건물투자의 감소세 반전으로 연간 1.5% 증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건설기성은 4.7%의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추정된다.
■건설수주 전망 : 올해 전체 건설 수주액은 주택수주 격감으로 13.0% 감소한 89조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공공부문은 상반기에 수해복구 투자, 총선 등의 영향으로 연간 4.4% 증가한 33.6조원으로 예상되는데, SOC 예산의 실질적인 감소와 최저가 낙찰제 확대 실시, 실적 공사비 적산제도 도입 등으로 증가폭은 제한적이다.
민간부문은 주택경기가 위축되면서 감소세가 두드러져 21.0% 감소한 55.5조원에 이를 얘정이다. 이는 하반기부터 추가되는 용적률 25%에 해당되는 임대주택건설로 재건축 개발이익을 환수하려는 조치가 발표되면서 사업추진을 중단하거나 연기하는 단지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토목부문은 일자리 창출을 위한 SOC 투자 사업의 증가가 예상되고 민간투자 사업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으나, 신규 대형사업 발주 부족, 낙찰률 하락, SOC 부문 추경예산 편성에 대한 낮은 기대로 연간 0.1% 증가에 그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최저가 확대 및 턴키사업 심사기준 변화 등 축소요인도 다소 작용하고 있다.
■건설투자 전망 : 건설투자는 지난해 전반적인 내수경기가 위축된 가운데 1.3%p의 높은 기여도를 보였으나 올해 1/4분기에는 0.6%p로 절반 이상 감소해 비주거용 건축투자 부진으로 전년대비 1.5%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공종별로 보면 토목투자는 1.3% 내외로 증가하고 건축투자는 비주거용 투자 증가세가 꺾이면서 1.6% 내외의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며, 토목투자는 SOC 예산 감소에도 증가세로 반전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건축투자는 상반기 4.9% 증가, 하반기 1.2% 감소해 연간 1.6% 내외 증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이 중 주거용은 지난해 재개발 및 재건축 등 주택수주 증가에 힘입어 4.4% 증가하고 있고, 비주거용은 지난 2년간 급증에 따른 통계적 반락현상과 오피스텔, 복합 쇼핑몰 등 상업용 건물의 과잉공급으로 증가세가 꺾여 0.7%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건설기성 전망 : 올해에도 국내 건설기성액은 2000년 이후의 지속적인 수주 증가로 인해 수주 잔량이 남아있어 연간 4.7% 정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재건축 및 부동산 규제가 지속적으로 강화되면 사업성이 악화되는 단지들은 사업을 포기하거나 연기하는 가능성이 높아질 전망이다.

건설경기 침체 극복방안
흑자도산 우려까지, 건설 침체일로
현재 국내 건설경기는 주택거래신고제, 실거래가로 인한 높은 거래세 부담 등으로 주택거래가 동결돼 있고 장기적 소비침체로 주택구매 의욕이 저하되면서 미분양이 급증하고 있다. 따라서 미분양 물량을 조기에 소진하지 못하면 분양업체들의 자금난은 심각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분양 사업장에서도 경기회복이 지연되고 주택가격 하락이 가시화될 경우 분양 취소나 입주포기 사태가 발생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재무구조가 취약한 중소업체의 경우에는 금융권에서 건설기업 대출을 축소하거나 기피하려는 움직임이 있어 흑자 도산 우려가 커지고 있으며 자금난으로 사업 자체를 매각하는 업체도 생겨나고 있을 정도로 현재 국내 건설경기는 침체 상황에 빠져있다.
하반기에도 재건축 개발이익 환수, 토지 채권입찰제, 원가연동제 등의 영향으로 주택가격 하락세가 본격화되면 ‘부의 자산효과’로 인해 내수시장은 더욱 위축돼 주택시장도 장기 불황의 늪에 빠질 확률이 높다.
이에 정부는 내수회복 지연에 따른 불안정한 국내 경제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건설경기 연착륙 방안’을 발표한 바 있으나 침체 일로에 있는 건설경기를 살리기에는 역부족인 것으로 판단되며, 건설경기 마저 계속 위축돼 내수 붕괴가 이루어진다면 일본과 같은 장기 복합 불황의 상태가 촉발될 가능성이 커진다.
따라서 설비투자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설비투자 장려를 유도하는 조세정책과 민간업계의 새로운 사업 기회 및 신제품 개발 등을 통한 투자수요 발굴, 중국시장을 겨냥한 설비투자 활성화 전략이 요구되고 있다.
건설경기를 우선적으로 활성화시킴으로써 내수기반을 일정수준으로 유지하고 이를 바탕으로 국내 경기 회복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
또 건설경기 침체의 핵심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민간 건축부문에서 합리적인 제도개선과 규제완화를 통해 활성화를 추진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재건축 사업의 합리적 추진이 가능하도록 소형 평형의무비율과 후분양 의무기준, 개발이익 환수제 적용 등을 정상화시켜야 하며, 분양원가 공개를 둘러싼 무익한 논란을 정부에서도 확고한 정책방침을 천명해 종식시켜 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합리적 입낙찰제도로 건설산업 선진화
또 부동산 시장에 존재하는 반시장적인 규제를 합리적 규제로 바꿔 시장의 자율경쟁 및 활성화를 유도하는 정책을 마련해야 하며 여가공간 개발규제 완화 및 기업도시 건설을 위한 지원방안 등도 필요하다.
이 외에도 건설경기 활성화 및 적정한 SOC 투자를 위해 부동자금이나 연기금 등 민간자본을 SOC 건설에 적극 동원하는 민자 유치 촉진방안 마련도 요구되고 있다. 수익성있는 사업을 선정하고 대상사업 범위를 확대, 수익성 확보 보장을 통한 재무적 투자자의 참여 촉진 등으로 민자사업을 확대하고 부분적 재정지원 방안 및 단계별 사업추진 방안 등과 같은 다양한 방식의 민자사업 방안 도입도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현재 5백억원 이상 PQ 공사에 시행하고 있는 최저가 낙찰제의 1백억원 이상 공사로의 확대에 앞서 실효성있는 저가낙찰 방지대책이 마련돼야 함은 물론이다.
합리적인 입낙찰제도를 만들어 시공능력과 기술력 강화를 통한 경쟁을 촉진해 건설산업의 선진화를 달성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이는 단순한 가격경쟁에 의한 무리한 입찰경쟁은 지양하고 기술력을 바탕으로 경쟁하는 시장 풍토 형성을 의미하는 것으로, 기술력과 생산성 향상을 통해 수익성을 확보하고 국제 경쟁력을 높이는데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한편, 정부의 불합리한 규제나 시민단체 및 주민, NGO 등의 민원으로 인한 공기지연과 공사방해 등을 시정하는데 산업차원의 공동대응이 요구된다. 환경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건설현장이나 골재채취 등 건설관련 민원으로 사업이 지연되거나 자재수급에 문제를 촉발하는 사태가 증가하고 있음에 따라 집단민원으로 인한 사업지연, 사업비 증가 등에 대한 정부 보상대책 마련을 위해 업계의 공동대응이 절실한 것이다.
개발 업체 차원에서는 건자재 가격상승과 낙찰률 하락 등 수익성 하락요인을 극복할 수 있도록 생산성 향상 및 원가절감 노력을 함께 전개해 나가야 하며, 아울러 새로운 공법개발 및 설계능력 향상을 통해 공기를 단축하고 건설비용을 절감하는 생산성 향상 노력에도 지속적인 투자가 요구된다.
■글·정리 : 신영주 기자 / yjshin@liftas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