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재년월 ; 2004년 2월호
제목 ; “Inspection 개념의 승강기 검사제도 도입해야”
부제목 ; ‘1 시·도, 1 검사기관’ 원칙 … 보수업체 영향력 억제, 객관적 검사실현 주장

작년 10월과 11월 두 달에 걸쳐 신양화학과 호남석유화학, SK(주) 울산 등 석유화학 설비의 대형사고만도 5건에 이르는 가 하면 매년 증가세에 있는 승강기 안전사고 등 산업설비와 공공설비의 안전사고가 최근 빈발함에 따라 한국기계연구원(원장 황해웅, www.kimm.re.kr, 이하 KIMM)이 이에 대한 안전관리 강화를 위해 ‘설비의 건전성 관련 기술개발 및 인프라 구축’, ‘안전기준 설정과 검사제도 개선’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산업설비 및 공공설비의 안전감리 고도화 사업’을 제안하고 나섰다.
KIMM은 지난달 14일(수) 하오 2시 한국과학기술회관 제2회의실에서 국무총리실 안전관리개선기획단(단장 최경수)을 비롯한 정부당국 인사, 각급 연구소, 학계, 산업계 관련 전문가 80여 명을 초청해 ‘산업시설물·공공설비의 안전관리 워크샵’을 개최하고, 이 자리에서 관련산업 안전관리 제도개선안을 내놓고 이에 대한 의견수렴에 들어간 것이다.
국무총리실 안전관리개선기획단의 후원 하에 개최된 이번 워크샵에서는 KIMM 책임연구원 김정우 박사가 ▲산업시설물·공공설비로부터 국민생활 안전을 보장하는 ‘안전감리제도 제안’과 ▲국내 승강기 검사제도의 문제점과 안전관리 개선방안을, KIMM 선임연구원인 이종오 박사가 ▲산업시설물·공공설비의 안전성 제고를 위한 기술개발을 각각 주제발표했다.
첫 주제발표인 ‘안전감리제도제안’에서는 국내외의 안전감리제도를 분석해 국내 안전감리제도 상 문제점과 개선방안에 대한 제안으로 ▲국내 안전관련 법체계의 문제로 인한 안전관련 총괄기능의 미비 ▲안전기준의 미비 ▲유사설비의 검사기관별 기술 및 검사기준의 상이함 등 검사체계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그 대안으로 반관반민(半官半民) 형태의 독일 TUV를 모델 케이스로 삼되 국무총리실 산하에 정부예산 통합관리와 법령을 정비하는 등 각 1~2년 소요기간의 총 4단계 5~7년에 거쳐 국내 실정에 맞는 통합 안전검사기관을 확정한 후 이를 ‘한국안전감리원’ 설립법령(안)에 반영한다는 단계별 제도개선을 제안했다. 이 경우 정책기능은 정부에서, 맨-아워(Man-Hour) 요구기능(준공무원 업무)은 민간기관에 특화된다.
이어 이종오 박사는 산업공공설비의 안전관련 기술개발에 대한 내용을 다루면서, 국내외 관련 연구동향과 국내 연구비 투자내용을 분석하고 제도제안에서 언급된 ▲안전 및 기술기준의 개발 ▲설비 안전성 관련 진단기술, 수명평가기술, 유지보수기술 개발 및 이를 뒷받침할 인력양성 등의 인프라 구축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세번째 주제발표에 나선 김정우 박사는 승강기 안전관리 강화방안의 하나로 현 ‘Test 및 Examination’ 중심의 검사제도에서 탈피해 정부에서 검사기관을 여러 곳 지정하고, 시·도에서는 지정된 기관 중 1곳을 선정해 검사업무를 보게 하는 식의 ‘선진국형 Inspection 개념’의 검사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해 눈길을 끌었다(▶참조 : 도표 1). 이 제도가 시행되면 검사기관과 보수업체 사이에 신뢰가 형성되어 특수한 경우만 현장검사를 실시하고 일반적인 서류검토가 주가 되며, 만에 하나 문제가 생길 경우 규제할 수 있는 법적 제도는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이번 행사에 참석한 인사들은 대체적으로 관련 설비의 안전관리 제도개선을 논하는 의미 있는 자리를 마련한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워크샵 개최에 따른 준비가 다소 미흡한 측면에서 보면 한계가 드러나기도 했다. 특히, 주제발표에 이은 토론시간 자리에서는 다소 많은 이견이 제기돼 또한 눈길을 끌었다. 우선 한 번 발생했다하면 적어도 수 백 억의 경제적 손실과 대형 인명피해를 주는 석유화학 설비의 사고사례와 사고율에서 보면 거의 미미한 승강기 사고를 상대비교하는 식의 발표로 인해 심한 불쾌감을 표시하는 인사도 있었으며, 또한 실정법 상 검사기관을 비영리 법인으로 한정한 데 대해서도 정부의 기업규제 완화정책과도 대치된다는 문제제기가 있었다. 또 객관적이고 정확한 데이터 등의 부재 및 발표내용과의 불일치, 산업분야별 안전관리 제도 및 법령의 통합화에 대한 명분과 당위성에 있어서 현실성이 맞지 않음도 지적됐다.
이에 대해 KIMM 측은 “이번 워크샵이 다소 미흡한 점이 도출됐지만 향후 관련 설비의 안전관리 제도개선에 업계의 참신한 아이디어를 기대한다”며 향후 더욱 적극적인 참여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문의 : KIMM 설비평가그룹 / 전화. 055-280-3000 / 웹. www.kimm.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