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목 : 틈새시장 지속공략하고, 신규 개척지 물색할 필요있다.
게재월 : 2001년 10월호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건설경기 부진을 면치못할 것이라는 예상에 따라 올초 국내 엘리베이터 업계의 수주물량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것이 당초 업계의 중론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예상을 깨고 올초부터 상반기를 지난 지금까지 소형 오피스 빌딩, 원룸주택, 소규모 상가 건물 등 소규모 엘리베이터 공사가 대폭 늘어 승강기 업계가 때아닌 호황을 맞고 있다.
승강기 업계 빅3의 경우만 살펴보더라도 업계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는 LG 오티스 엘리베이터(대표이사 장병우)의 상반기 수주실적은 2천6백5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수주실적 2천2백억원에 비해 20% 정도 늘어났다. 현대엘리베이터(대표이사 최용묵)의 경우 엘리베이터, 주차설비, 물류자동화사업 및 신규사업을 포함해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1천2백38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 증가하였으며, 수주는 1천4백75억원으로 1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양에레베이터(대표이사 금병호)도 계열사를 포함한 올 상반기 실적 집계결과를 보면 매출액은 1천1백억원으로 작년 대비 12% 성장했으며, 수주실적도 1천억원을 초과함으로써 전년 대비 18.5%의 성장세를 보였다.
중견 승강기 업계의 이익을 대변하고 있는 한국승강기공업협동조합(이사장 이재군, 이하 조합)의 실적도 인화물용을 포함한 화물용 엘리베이터와 분속 60m급 승객용 엘리베이터, 휠체어리프트를 품목으로 하고 있는 단체수의계약 작년 1 ∼ 8월까지 55억원에서 올해 같은 기간에는 1백5억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조합의 단체수의계약은 ‘중소기업진흥 및 제품구매 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률 제6조(구매계획의 작성자)에 해당되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정부투자기관, 공기업, 특별법에 의해 설립된 특별법인에 한하여 단체수의계약품목으로 지정된 물품에 대해 단체수의계약을 할 수 있다.

시중 부동자금 부동산시장 집중이 호황불러
이렇듯 각사별 수주실적이 늘어난데는 그간 초저금리로 마땅한 투자처를 물색하던 시중 단기 부동자금이 주택임대사업 붐에 편승해 부동산 시장에 집중된 탓도 있고 소형 임대용 건물의 경우 내년부터 건축기준이 강화, 법 개정 이전에 미리 수익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경향에 힘입은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상반기 수주실적 증가 요인에 대해서 현대엘리베이터측은 “올해 상반기부터 소형 오피스텔, 원룸 주택, 소규모 상가 건물 등 소규모의 엘리베이터 공사가 대폭 늘어났으며 이에 따른 ‘다품종 소량 유연체제’를 미리 갖춰 대비한 결과, 엘리베이터 부문의 매출과 수주가 각각 14%, 10% 늘어났다”며, “이는 은행권 수신금리 하락으로 시중의 단기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집중됐고, 특히 릿츠(REITS) 등 부동산투자기금이 조성되는 등의 시장분위기에 힘입어, 부가가치가 높은 오피스텔과 상가 건물 위주의 공사가 진행되면서 엘리베이터 수요가 진작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동양에레베이터는 “대형 할인매장의 증가와 원룸, 상가 등 소형 엘리베이터 시장의 확대 및 신도시 개발과 아파트 재건축 등 전반적인 주택시장 경기가 점차 살아나고 있는 데 기인한 것”이라며, “더불어 기계실 없는 엘리베이터와 DY-20 등 신제품의 성공적인 시장진출에 따른 수요창출의 결과”로 진단했다.
조합측도 대기업 3사와 같이 나름대로의 분석을 내놓고 있다. 조합측은 올들어 건설경기의 반짝호황으로 인한 물량증가 현상의 발생으로 인한 수요의 증가 때문에 올해 말까지 지금의 호황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면서 전·월세 가격폭등으로 인한 지상·하 10층 이하 건축물 수요가 증대하였으며, 저금리 구조로 인한 부동산 투자확대가 주요인이 되어 현재 승강기 물량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히 건설교통부가 내년부터 건축물의 용적률을 하향 조정하겠다고 고시한 상태이기 때문에 올해 신축을 하는 소형 건축물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민간부문 주택건설 20% 증가
현 시점 승강기 업계의 호황을 이해할려면 올 상반기 주택부문 실적은 어느정도인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지난달 4일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 ∼ 7월간 민간부문 주택건설의 경우 작년보다 20.3%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전국적으론 18만7천3백7가구로 작년 같은 기간의 15만5천7백19가구에 비해 크게 늘어났으며, 지역별로는 서울의 경우 작년 4만3천9백29가구에서 올들어 4만8천3백47가구로 10.1%, 인천은 작년 6천9백25가구에서 올해 2만2천8백86가구로 무려 230.5%나 증가했다. 경기지역도 6만2천7백90가구에서 6만3천4백4가구로 소폭 증가한 것으로 발표됐다.
그러나 이런 주택건설 실적의 호조현상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지역에만 보이고 있다. 부산 대구 광주 대전 울산 등의 경우는 3만9천7백44가구에서 3만7천495가구로 5.7%, 수도권과 광역시를 제외한 지역은 7만1백51가구에서 5만8천9백가구로 16%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주택부문 건설실적의 지역 편중성을 면치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서 최근 8월의 건설업 기업경기실사지수(BSI) 결과 7월의 78.3보다 소폭하락한 77.1로 체감경기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의 경우는 88.9로 지난달보다 3.4포인트 상승했으나, 지방은 68.2로 하락해 지방건설경기의 심각성을 보여주고 있어 지방건설경기 활성화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분석됐다.

내년까지 물량 이어질 것으로 낙관
이렇듯 현재의 승강기 업계의 때아닌 호황이 전국적인 현상이 아니라 수도권 지역에 국한된 현상이라는 것과 건축법 개정전에 일찌감치 사업을 서두른다는 측면에서 반짝호황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현 시장상황을 바라보는 승강기 업계의 시각은 어떤가? 대체로 낙관하는 분위기가 강하면서도 조심스럽다는 것이 결론이다.
현 시장상황이 결국 반짝호황이 아니냐?는 의견에 대해 현대엘리베이터측은 “올 한해 수주목표액은 3천5백억원, 매출 목표액은 2천7백50억원으로 상반기 매출 1천2백38억원은 상반기 매출목표치를 105% 달성한 수치”라며, “업종 특성상 하반기에 수주 및 매출이 집중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올해 매출목표는 무난하게 달성하리라고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내년도 수주전망은 국내외적인 여건에 따라 영향을 받으리라 예상되지만, 정부의 건설경기 활성화 및 경기 부양책이 효력을 나타내리라 예상됨에 따라 비교적 낙관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엘리베이터측은 “영업부문의 경쟁력은 기본적으로 기술개발 및 가격경쟁력과 밀접하게 관련을 맺고 있다”며 고속기종 엘리베이터 및 첨단 에스컬레이터에 대한 기술개발을 활발하게 진행함으로써 고급·고속 기종에 대한 국내 마켓쉐어(MS)를 확대해 나갈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특히 “‘결점 없는 제품, 불만 없는 서비스, 고객이 다시 찾는 좋은 회사, 세계에서 인정받는 회사’를 추구해 나가는 것을 경영방침으로 삼고 시장 점유율 향상을 위해 적극 매진할 것”이라며, 제품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EDS(Electronic Display System), 향기나는 엘리베이터, 자동속도조절 지하철용 고속 에스컬레이터 등 첨단기술을 접목시킨 새로운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출시하고, 이와 관련해 승강기 유지보수 등 서비스 사업도 위의 첨단기술을 접목해 더욱 확대해나갈 마케팅 전략을 구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동양에레베이터도 현대와 같이 낙관하고 있다. 내년까지 물량이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는 것. 동양측은 “올들어 크게 활성화되고 있는 원룸 등의 소형 임대용 건물은 내년부터 건축기준이 강화되어 수익성 악화가 우려됨에 따라 법 개정 이전에 사업을 서두르는 것으로 볼 수 있다”라며, “따라서 내년에는 소형 엘리베이터의 수요가 감소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겠지만 전체 엘리베이터 수요에서 소형 임대용 건물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음을 감안한다면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건축법 개정의 영향은 땅값에 먼저 반영되므로 이미 땅값이 떨어지고 나면 상황이 금년과 비슷할 것으로 보는 것이다.
동양측도 올 하반기 수주전망을 업종 특성상 하반기에 수주 및 매출이 집중되는 경향이 있기에 상반기보다는 더욱 활발한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 동양측은 올해 경영목표를 당초 매출 2천억원, 수주 2천1백50억원에서 매출 2천2백억원, 수주 2천4백억원으로 상향 조정하였으며, 이 목표를 10% 이상 초과달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을 만큼 낙관적이다.
내년도 수주전망도 현 정부의 지속적인 건설경기 활성화 대책이 점차 효력을 나타내고 있고, 저금리의 영향으로 시중 자금이 부동산으로 몰리는 등 전반적인 건설경기가 점차 살아나고 있어 비교적 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 현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소형엘리베이터 시장도 작년 이후 어느정도 자리를 잡고 있는 상황이라 물량이 꾸준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동양은 “국내시장은 주요고객에 대한 VIP 마케팅을 강화하여 고정 물량을 선점해 나갈 것”이라며, 이와 동시에 “틈새시장인 소형 고객을 체계적으로 관리하여 꾸준히 수요를 창출해 나갈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해외시장도 오는 2008년 중국에서 개최되는 ‘베이징올림픽’ 특수를 겨냥해 중국시장 공략을 강화함으로써 IMF 이후 크게 위축되어 있는 엘리베이터 수출시장을 적극 활성화시켜 나갈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교체시장 확대, 북한특수 노려볼만
조합측에서는 현 승강기 업계의 때 아닌 호황에 초점을 두면서도 장기적인 비전과 넘어야 할 난관도 함께 제시하고 있다. 국내 주택 보급률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도시는 100%를 넘어선 상태에서 수도권 집중화로 인한 수도권 지역의 전·월세를 부추기고 있어 더욱더 물량이 증가한 상태로 보는 것이 타당한 만큼 현 시장에 안주하기보다는 승강기 시장의 새로운 개척지를 창출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지금의 단기호황은 길어야 내년 상반기쯤 끝날 것이고 조합측에서 내다보고 있는 새로운 개척지란 바로 국내 교체시장과 북한지역의 주택보급에 국내업체들이 참가하는 경우를 말한다.
조합의 박정우 차장은 “내년에도 올해와 같은 추세는 계속되리라 보고 있는 상태”이며, “올해와 달라지는 것이 있다면 교체물량이 올해보다 증가하여 교체공사에 대한 일정한 시장이 형성되는 시기”라고 말한다. 이와 관련 최근 건설교통부는 지난달 20년 이상된 건축물의 리모델링 때 건폐율, 용적률, 높이제한 등 건축기준 완화를 골자로 한 건축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 시행되고 있다. 완화되는 건축기준은 건폐율, 용적률, 대지안의 조경, 도로폭에 의한 높이 제한, 일조권에 의한 높이제한 등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사용검사 후 20년 이상된 건축물들은 리모델링을 할 수 있도록 했으며, 일반 건축물의 경우 연면적의 10분의 1 이내에서 엘리베이터, 계단, 주차시설 증축은 물론 노인과 장애인을 우한 시설을 증축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승강기 교체시장의 규모가 커질 것을 예고하고 있다.
또한 박 차장은 “승강기 시장의 새로운 개척지라 함은 바로 북한의 주택보급을 남한에서 일정부분 분담하여 시행할 경우에 그 수요는 엄청날 것으로 보인다”며, 이 부분에 대해 “장기적인 계획을 통해 신규시장으로 개척할 필요가 있다”고 예상했다. 박 차장은 이와 관련 지난달 대한주택공사의 국정감사 자료로 제출한 ‘통일대비 주택부문 연구’를 보면 북한의 주택보급률은 56 ∼ 63%이고 1인당 주거면적은 1.8 ∼2.3평으로 남한의 5.2평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것으로 드러나 남한 업체의 북한 주택공급 참여만 결정된다면 승강기 업계로서는 ‘북한특수’를 통해 비약적인 발전이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금의 호황을 수동적으로 누리는 입장에서 한발 앞서 적극적인 틈새 시장개척과 새로운 활로모색을 할 좋은 기회를 지금 업계는 맞고 있다. 여기에 PL법 시행에 대비, 장기적 경쟁력도 갖춰야 할 것이라는 것이 신중한 자세다.<글·박대성 기자 / dspark@liftas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