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자원부님,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님 전상서(1)
한국승강기보수공업협동조합 이하영 고문

공사에 다망하실 줄 믿습니다. 모두들 건강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최근 중소기업 승강기인들의 여러 소리를 들으며 현업을 떠난 지 오래된 사람이 한 말씀 올리는 허물을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
① “철저한 검사로 이용자의 안전을 확보하겠습니다.”
② “승강기 안전, 정부가 나섰다. 관리법 7월 전격 시행.” - 승강기 안전 검사 강화 선포식.
③ “승강기 사고율, 자동차보다 높다.”
신문과 인터넷에 4월 20일경 일제히 게재된 승강기 관련 보도 제목 중 일부였습니다.
① 은 광고료가 비싼 신문지 일면 전부에 아기를 안고 있는 어머님이 승강기 손잡이 곁에 서있는 모습이지요.
② 은 이미 고시되고 모두가 알고 있는 사항인데 전격 시행된다는 기사 제목이 좀 얼떨떨합니다.
③ 은 사고율이 자동차보다 높다면 정말 큰일날 일이군요.
보도된 여러 정황은 안전을 강조한 사항임에는 틀림없습니다. 그런데 보도의 내용을 보면서 일생을 승강기업계에 몸담아온 1세대 소위 원로의 한사람으로 우리 1세대가 업계간 단추를 잘못 끼워 자율로 해야 할 일을 타율로 이끌림을 받는구나. 깊은 자괴감과 지금도 열심히 ‘안전­SAFETY’를 위해 승강기 굴뚝 속에서 대접을 옳게 받지 못하고 일하는 다중의 일꾼들에게 먼저 미안한 마음에 고개 숙일 뿐입니다.
그런데 이미 승강기 검사는 10년을 넘게 시행해 왔습니다.
지금도 철저한 검사란 단어가 사용되고 있다면 지금까지 열심히 땀흘려 검사해 온 귀 기관 검사인들의 검사를 잘못했다는 말인지 자기 식구들을 믿지 못했다는 뜻으로도 곡해가 되는군요. 승강기 대수가 30만 여대 안팎인데 관리원만 해도 현재 5백명 선에 육박하지 않습니까?
매년 수백억씩의 검사비를 거두어 들이면서 안전 뒤안길의 책임은 모두 승강기 회사와 소비자의 탓으로 돌아가서 부담만 커지고 있다는 하소연입니다.
승강기 대수가 늘어날수록 제조, 설치, 보수의 현장에서 일해야 할 유능한 젊은이들을 틀에 박힌 검사인력으로 매년 증원시켜 나가는 것은 모순이 아닙니까? 앞으로 10년 안팎에 국내 승강기 대수가 50만대까지는 증설되리라 예견되기도 하는데 매번 검사인력만 늘리면 되겠습니까?
검사는 매년 꼬박꼬박 받게 법으로 묶어놓고 그것도 선납해야 하고 검사를 엄격히 해 불합격시켜 운행시킨 승강기를 벌금 물리고, 그러면 재검사로 또 돈받고…. 참으로 ‘검사 만능의 시대’로 돌입하는 것 아닙니까? 승강기 회사마다 기 백만원씩 배상책임보험에 들어가 있습니다. 가령 검사한 승강기가 얼마 안되어 사고났다하면 비싼 검사비를 받는 현 검사기관은 책임이 없는 것입니까? 왜 그 배상에 한 푼도 보태주지 않습니까?
헌법에 국민 3대 의무 중 하나인 납세 의무도 돈 없을 때는 기산금을 물면서 나중에 납부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며 또 많은 공과금을 카드로 지불할 수 있는데, 승강기 검사비만 선금에 조건부나 유예기간 없이 즉시 현금 선납해야 하고 카드 결제도 안되고…. 이 결과가 결국은 안전의 굴레에 승강기인들과 승강기 이용자를 묶어 놓겠다는 속내는 아닌지요. 이것은 헌법 소원이 가능한 사유가 아닐런 지….
귀 기관이 현재 특별법으로 검사를 강제 규정하듯 보수계약도 승강기안전관리원이 일괄 계약해 현재의 감사인력을 각 보수횟수 별로 1, 2명씩 파견근무시키면서 검사와 보수작업 감독을 겸한다면 안전을 더욱 더 확실히 보장할 수 있지 않을런지요. 그렇게 하면 보수로 인한 잡음도 없어질 것 같습니다. 세계의 선진 초대형 승강기사들의 지배 하에 있는 우리 업계의 현실에서 고용효율이 가장 높은 보수산업은 우리 젊은이들로 채워져 성장되고 육성되어져야 합니다. 기실 검사한다고 일어날 사고가 없어집니까? 요는 승강기 보수업 종사자들과 이용자들의 승강기 산업, 문화 전반의 업그레이드가 필요합니다.
영세한 보수기업만이 문제가 있습니까? 기술력은 승강기 현장에서 오랜 기간을 근무하다 IMF와 다국적 기업화한 승강기 시장의 구조조정에 밀려난 30세 이상의 기술인력이 다수여서 중소 승강기 기업이 오히려 우수한 면이 많습니다. 다만 삼삼오오로 모여 회사를 설립함으로 난립되고 부품 확보가 어려워 보수관리 유지에 무리가 때로 따르게 된 것이지요.
업계의 자율적인 정화와 발전을 유도하는 정책이 검사 강화보다 안전을 보장하는 더 좋은 지름길이라 우리 많은 승강기인들은 믿고 있습니다. 부디 승강기인들의 좋은 의견을 폭넓게 포용하며 자율적인 단체인 조합과 협회를 최대한 지원해 ‘안전제’일이라는 소기의 목표를 달성하는 정책을 시행해 주시기 바랍니다. 다시 한번 현업에서 떠난 사람으로 외람된 상서가 너무 길어져서 이쯤에서 다음 기회로 미루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위 기고문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편집자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