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건설수주 전년 대비 4.5% 감소
공공기관 청사 건립공사 발주 본격화…건설업체 ‘안도’

올해 건설업계는 지난해와 동일하게 국내와 해외부문의 명암이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서 발표한 2011년도 국내건설경기 전망에 따르면 올해 국내 건설수주 금액은 1백12조4천억원으로, 지난해보다 4.5% 가량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주택부문의 부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정부 예산 지출이 줄면서 공공·토목부문도 내리막을 걸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반면, 해외건설 부문은 사상 최고 수주 실적을 기록한 지난해를 뛰어넘는 좋은 실적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공공부문 예산 감소 직접 타격, 공공기관 이전은 호재
올해는 공공부문의 건설공사 관련 지출이 크게 줄며 건설업계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2월 8일 국회에서 확정된 정부 예산안을 보면 올해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은 24조4천억원으로, 전년대비 2.7%(7천억원) 가량 감소했다. 3조1천억원에 달하는 4대강 사업예산을 빼면 사실상 2008년(20조5천억원) 수준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정부 SOC 예산은 국제 금융위기 이후 펼쳤던 재정 확장 정책에 따라 2009년 25조5천억원, 지난해 25조1천억원 등 최근 들어 크게 늘면서 이 분야에 관한 한 토목·건설업계는 나름대로 호황을 누려왔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본격적인 출구전략 시행의 여파에 따라 SOC 예산의 감소가 시작되면서 관련 업계의 올해 전망에는 ‘적색경보’가 켜진 상태다. 또한 지자체별로 국비지원을 요청한 사업들이 정부 예산에서 대거 탈락했고, 각 지자체의 재정자립도도 나빠지면서 공공사업 투자를 줄일 것으로 전망된다. 뿐만 아니라 국토부 산하 12개 공기업의 부채규모가 지난 2년 동안 50조원이나 늘어난 상황에서 공사를 발주할 공기업들이 구조조정에 들어가면 신규 사업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올해부터 지방으로 이전하는 공공기관의 청사 건립공사의 발주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은 호재다. 혁신도시로 이전하는 총 1백24개 이전 기관 중 1백2개 기관의 청사 건축비만 해도 7조2천억원에 달할 정도로 큰 규모다. 또 세종시에 들어가는 정부청사의 2단계 사업이 곧 시작된다.
올해 세종시 건설사업 예산은 올해 6천9백51억원 보다 13.1%(9백8억원) 늘어난 7천8백59억원으로 확정됐다.
이외에도 지역으로 개별 이전하는 16개 기관도 청사 건립 공사를 해야 하고, 평택 미군기지 이전 사업 등 곳곳에서 비주거용 공공건축 사업이 시공사를 찾는다.

국내 주택부문, 여전히 '암흑기'
국내 주택 건설수주와 투자 부진은 내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분양 적체 및 미입주 증가, 보금자리주택 공급 확대 등으로 건설업체들이 대규모 택지를 확보해 새 사업을 시작하는 것을 주저하고 있고, 이는 내년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서울시가 도심 재개발·재건축에 공공관리자 제도를 도입해 사업 진행 속도가 6개월에서 최고 1년까지 늦춰지면서 올해 들어서도 주택업계는 당분간 새로운 일감을 얻어내기 어려울 전망이다.
지난해 상반기 서울시내 재개발·재건축 공사 수주 금액이 모두 7조1천6백여 억원에 달했던 것을 고려하면, 올해 도심재개발 사업 지연은 업계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측된다. 또 2008년 들어서 크게 줄어든 아파트 분양이 올해부터는 입주 물량 감소로 이어지고, 이에 따라 회수할 투자자금이 없어지면서 업계가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단, 입주물량 감소는 그동안 건설사들이 시장상황을 우려해 미뤄온 아파트 분양을 재개하도록 하는 유인 효과도 있을 것으로 분석되며, 2기 신도시 및 보금자리주택 공급 물량의 점진적인 증가는 공공주택 수주 전망을 밝게 하는 대목이다.

해외건설 올해 역시 '순풍'…위험 요소는 '양극화 현상'
해외건설 부문은 올해도 선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국내업계의 해외건설 부문은 중동을 중심으로 한 플랜트 수주 호조 등에 따라 지난해 11월말까지 수주실적이 사상 최고인 6백59억 달러를 기록하는 등 쾌속행진을 펼치고 있다.
올해 역시 2009년과 2010년 잔뜩 쌓아놓은 일감들이 대형 건설사의 매출로 바로 이어지는 한편 주요 진출국의 공사발주도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최근 들어 국제 유가가 연일 고공행진을 펼치고 있는데 이는 우리 업체가 주로 진출한 중동·남미 등 산유국의 건설 경기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또 석유 부국인 카타르가 2022년 월드컵을 치르게 되면서 관련 공사 수주도 크게 늘어나는 것도 우리 업체에는 호재다.
특히 대형 플랜트 부문은 국내 업체들이 점점 경험을 쌓아가면서 공사규모와 계약건수가 함께 늘어나는 추세다. 이에 따라 정부와 업계는 올해 총 수주 목표를 지난해보다 훨씬 많은 8백억 달러 안팎으로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 전체 해외건설수주 중 상위 10개 업체의 비중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양극화 현상’이 지적되고, 중동에서의 저가낙찰 경쟁과 유로화 약세에 따른 유럽 건설업체의 경쟁력 증가 등은 위험 요인으로 분석된다.

글 _ 이재현 기자(jhlee@liftas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