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승강기 검사장비 국산화, 첫 포문 '헬라시스템'
IT·유압공학·승강기 1백년 노하우 접목된 차세대 융합기술

승강기 안전검사기법 선진화의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는 장비 국산화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다.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원장 김남덕, 이하 관리원)은 지난달 4일 서울 교육문화회관에서 정부, 협·단체, 기업관계자, 유관기관 등 8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된 기자간담회를 통해 지난 2년간의 자체기술로 ‘차세대 유압식용 승강기 하중 분석장치(KESI HELA System, 이하 헬라시스템)’를 개발 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기존 유압식 승강기 검사 시에는 분동에 의한 측정을 하기 위해 무게추를 카 상부 웨이트에 올려놓고 검사를 실시해 작업자의 안전 위험과 제품의 수명이 단축된다는 문제점이 지적되어 왔다.
반면, 헬라시스템은 약 20kg 무게의 장비로 경량화 했으며, 카 상부가 아닌 기계실에서 검사가 이뤄진다. 또한 검사시간도 기존보다 절반 가량을 축소한 20분 내외로 대폭 축소했다.
특히 기상이변 등 악조건 상황에서 현장의 영향을 많이 받는 기존 방법에 비해 헬라시스템에 의한 방법은 현장에 영향을 전혀 받지 않고 정확한 데이터를 측정할 수 있어 단순한 합·불합격 통보가 아닌 보다 정확한 제품의 상태를 고객에게 설명할 수 있다. 이 외에도 헬라시스템은 스마트폰과도 연계가 가능해 승강기 하중시험에 대한 정보를 실시간 관리주체와 공유할 수 있고, 이용자는 지금 누가 어느 단계에서 검사를 하고 있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김남덕 원장은 “헬라시스템은 정보통신기술과 유압공학, 그리고 지난 한국 승강기 1백년의 노하우가 접목된 차세대 융합기술”이라며 “향후 이 제품이 해외기술 의존도를 낮출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승강기 안전강국으로서의 위상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와 같은 첨단기술이 접목된 차세대 시스템이 검사현장에 도입되면 지금의 아날로그식 검사방식을 효과적으로 대체할 수 있어 치명적인 안전사고 예방과 고객에게 검사신뢰성을 높이는 데 많은 보탬이 될 것이라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향후 스마트 기기와 연동, 국내외 보급 확산 이룰 터
이번 헬라시스템 개발을 주도한 허윤섭 표준연구실장은 “검사를 간소화 했지만 검사의 신뢰성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향후에는 스마트 기기와의 연동을 통해 보다 소형경량화를 이뤄 국내뿐 아니라 국외에도 보급이 확산되도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관리원은 지금까지 대부분 해외기술에 의존해 왔던 검사장비의 국산화에 성공함에 따라 국내 검사기법의 선진화는 물론, 해외시장 수요까지 고려하면 수백억 원의 수입 대체 및 수출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동안 관리원은 대부분 해외기술에 의존하고 있는 검사장비의 국내 자립도를 높이기 위해 연구개발(R&D)에 대한 투자를 꾸준히 늘리는 한편, 관련분야 전문기술사 및 석·박사 인력지원에도 박차를 가해왔다. 이번 헬라시스템의 개발의 원동력은 그동안 꾸준하게 R&D 투자를 늘려왔기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남덕 원장은 “R&D 투자야말로 현 한국 승강기산업이 처한 위기극복의 해법이며, 이를 통한 성장잠재력을 확충해 다가올 시장개방에 대비하는 최선의 대책일 것이라 생각한다”며 “혁신적인 연구성과는 승강기 이용자는 물론 침체된 국내 승강기산업을 극복할 수 있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헬라시스템이 한국의 ‘승강기 기술 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관리원은 올해 안으로 특허 등 행정절차가 완료되면 일부 정밀진단 및 정기검사 등에 활용하고, 승강기 유지보수업체에 기술을 이전하거나 해외시장을 겨냥한 마케팅 등 사용범위도 점차 확대해 나갈 방침이며, 향후 이 시스템을 승강기 정기검사 및 정밀안전진단에 적용하고 이 기술을 필요로 하는 관련 기업들에게 우선 지원해 국민의 생활안전망을 강화하는데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한편, 관리원은 지난해 아날로그식 안전 검사기법을 차세대형 시스템으로 개편하기 위해 지난해 독일 최대의 시험인증 및 검사기관인 ‘티브 슈드(TUV SUD)’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현재 검사원들을 대상으로 숙련도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글 _ 이재현 기자(jhlee@liftas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