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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	인터뷰
ㆍ게재년월	2012-04

보수조합 최강진 이사장, “보수업 선진화 위한 새 패러다임 짜야”

한국승강기보수업협동조합 최강진 신임 이사장
“보수업 선진화 위한 새 패러다임 짜야”
부품공급센터 건립 등 중소업계 위한 목소리 낸다!

한국승강기보수업협동조합(이하 보수조합)이 지난 2월 열린 정기총회에서 제4대 신임 이사장을 선출하고 새로운 4년을 맞이할 채비를 마쳤다.
이번에 당선된 신임 이사장은 삼정엘리베이터(주)의 최강진 사장. 20년 넘게 승강기 유지보수 분야에서 회사를 운영하면서 쌓은 경영 노하우와 강한 추진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특히 지난 2월 승강기안전 시설관리법(이하 승안법) 개정안이 공포되면서 행정안전부는 시행령과 시행규칙 등 하위법령 개정작업을 진행하고 있어 그 어느때보다도 보수조합의 목소리를 강하게 어필해야 하는 지금, 최강진 이사장은 ‘할 말은 하는 강한 추진맨’으로서 국내 중소 보수업계를 대변하는 보수조합 리더 역할을 톡톡히 수행한다는 각오다.
최강진 이사장이 임기 내 가장 주력할 부분은 영세 보수업체 끌어안기와 보수료 제값받기, 그리고 한국승강기 보수부품 유통센터(가칭) 건립 추진이다.
현재 국내 승강기 보수업체는 약 800여 개사. 이중 7인 이하 규모의 승강기 보수업체가 약 300개사로 전체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최 이사장은 각종 규제로 영세업체를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낼 게 아니라, 국내 승강기 보수업 규모 자체를 키우고 소규모 업체들 간 혹은 M&A 등을 통해 제도권 안으로 끌어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한다. 또 이로써 현재 많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는 유지보수료의 덤핑구조가 와해될 수 있고 보수료 제값받기도 가능하다고 전한다. 이와 함께 오래 전부터 보수조합이 추진해오던 한국승강기 보수부품 유통센터(가칭) 건립 계획이 목전에 있는 만큼, 새로 구성된 이사진들과의 이사회를 거쳐 그동안 부품공급 장애에 시달렸던 보수업계의 숨통을 트일 계획이다.
유지보수인력의 부족, 표준 보수료 문제와 보수료 저가경쟁, 승강기 관련법 개정에 따른 파장 등으로 업계가 파고를 겪고 있는 지금, 보수조합 최강진 신임 이사장을 만나 국내 승강기 보수업계를 바라보는 시선과 진지한 고민 그리고 중장기적인 보수조합 계획에 대해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다음은 본지 기자와 최강진 이사장과의 일문일답 내용.

먼저 보수조합 4대 이사장 취임을 축하 드립니다. 현 업계는 승강기 관련법령의 잇따른 개정으로 어수선한 분위기입니다. 이 시점에서 보수조합을 책임지고 이끌어 갈 이사장님의 어깨가 무거우실텐데요, 소감과 각오 한마디 하신다면.
고객에게 신속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용자들의 안전확보를 위해서 승강기 보수산업은 반드시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글로벌 경쟁시대로 진입하면서 승강기 보수업체들은 더욱 협력 단결해야 하며, 승강기 관련단체와 조합 그리고 보수협회 등은 화합과 소통을 통해 새롭게 변화하는 모습으로 국내 보수산업이 상생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입니다.

승강기 보수부품 유통센터(가칭) 건립 계획이 승안법 개정으로 가시화되었습니다. 이에 대한 견해와 향후 운영계획을 말씀해 주십시요.
지난달 15일 한미 FTA가 발효됨으로써 국내의 자동차, 가전제품, 컴퓨터 통신기기 등 어느 공산품이든 소비자가 서비스 부품을 손쉽게 구입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그러나 만약 이용자 안전을 최우선시하는 승강기에서 해당부품을 적기에 교체 및 구입할 수 없다면, 이용자와 소비자의 기본권리는 크게 침해당하는 것입니다.
소비자 기본법 제4조(소비자의 기본적 권리)를 살펴보면, 물품 또는 용역(이하 물품 등)으로 인한 생명·신체 또는 재산에 대한 위해로부터 보호받을 권리 물품 등을 선택함에 있어서 필요한 지식 및 정보를 제공받을 권리 물품 등을 사용함에 있어 거래상대방, 구입장소, 가격 등 거래조건 등을 자유로이 선택할 권리 소비생활에 영향을 주는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정책과 사업자의 사업활동 등에 대해 의견을 반영시킬 권리 ⑤물품 등의 사용으로 인하여 입은 피해에 대하여 신속 공정한 절차에 따라 적절한 보상을 받을 권리 ⑥합리적인 소비생활을 위하여 필요한 교육을 받을 권리 ⑦소비자 스스로의 권익을 증진하기 위하여 단체를 조직하고 이를 통하여 활동할 수 있는 권리 ⑧안전하고 쾌적한 소비생활 환경에서 소비할 권리 등의 기본적인 권리가 명시되어 있습니다.
또 동법 제19조(사업자의 책무)에서는 사업자는 물품 등으로 인하여 소비자에게 생명 신체 또는 재산에 대한 위해가 발생하지 아니하도록 필요한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 사업자는 물품 등을 공급함에 있어 소비자의 합리적인 선택이나 이익을 침해할 우려가 있는 거래조건이나 거래방법을 사용하여서는 안 된다 사업자는 소비자에게 물품 등에 대한 정보를 성실하고 정확하게 제공해야 한다 사업자는 소비자의 개인정보가 분실, 도난, 누출, 변조 또는 훼손되지 아니하도록 그 개인정보를 성실하게 취급하여야 한다 ⑤사업자는 물품 등의 하자로 인한 소비자의 불만이나 피해를 해결하거나 보상하여야 하며, 채무불이행 등으로 인한 소비자의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 등의 사업자의 책무에 대한 규정이 있습니다.
이처럼 소비자 기본법에서 소비자의 기본적인 권리와 사업자 책무가 명문화되어 있어, 승강기를 판매한 자는 보수용부품 과 점검용 툴(일명 조정기) 그리고 정상적인 유지보수가 용이하도록 용역을 제공해야 할 것입니다.
그동안 승강기 유지보수용 부품공급은 제조사의 자율에 의해 운영되다 보니 제시간에 도착하지 않아 이용자들 특히 노약자나 임산부 등이 고층건물을 걸어서 오르내리는 등 승강기 이용에 있어 불편을 겪는 사례가 많이 발생했었고, 의도적인 부품공급 지연 등으로 중소 보수업체 역시 종종 곤란한 상황에 처하기도 했습니다.
이 같은 구조적 사회적인 문제의 잦은 발생으로 승안법 개정이 이루어진 것으로 생각되며, 우리 조합은 한국승강기 보수부품 유통센터(가칭)를 설립하고, 조합 회원사 외에도 부품을 필요로 하는 모든 보수 전문회사에 부품을 공급해 유통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고자 합니다.
이미 이 부분은 과거에도 거론되다가 국회가 무산되면서 유야무야 묻혔기 때문에 헤게모니를 쥐고 있는 기업들과의 충돌도 예상되지만 이용자 입장에 서서 부품공급이 즉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조합 차원에서 노력할 것입니다. 전국에 지사 개념의 사무실과 부품창고를 둘 계획이며 구체적인 사항은 이사회를 통해 결정할 예정입니다.

행정안전부는 하위법령에 보수업 등록기준을 속도별·종류별 등으로 세분화하기 위한 초안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이에 대한 보수조합의 입장은.
보수업 등록기준을 속도별·종류별로 세분화하는 것은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5인 이하 규모의 보수회사의 경우 대부분 소형 아파트 단지나 중저층 빌딩(분당 속도 45~105m/min)을 중심으로 유지보수하고 있고 초고층 승강기 유지보수는 엄두도 못내고 있는 실정입니다. 따라서 영세업체가 초고속 기종을 유지보수할 수 있을 만큼 성장하지 못하도록 규제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입니다.
저는 속도별·종류별 세분화는 보수업계를 규모별로 서열화하고 ‘줄 세우기’ 하는 느낌을 떨쳐버릴 수가 없습니다. 꼭 시행을 해야 한다면 구조와 원리가 다른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로 분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승강기 유지보수는 시장의 자율경쟁에 의해 인력과 장비를 갖추고 능력이 있으며 성장 가능한 업체는 스스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부실관리 업체는 자율정화 기구를 통해 정상적으로 유지보수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도와 계몽을 해야 할 것입니다. 자체검사와 정기검사 등을 통해 정상적인 유지관리 를 하고 있는지 여부는 소비자 스스로 시장에서 결정해야 할 것입니다.

국내 보수산업은 최저가 입찰방식에 의한 저가 수주경쟁으로 후퇴 일로를 걷고 있습니다. 혈투를 방불케 할 만큼,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에게 마이너스 성장을 가져오고 있는데요, 이에 대한 이사장님의 고견이 있다면.
현재 보수하도급과 유지보수료 문제는 서로 동일한 문제점을 안고 있습니다. 주택법으로 명시된 최저가 입찰 제도와 관리주체의 안전의식 그리고 대기업들의 저가수주 후 협력업체에 보수원가 이하의 저가에 하도급 계약을 체결하는 관행 등이 그것입니다.
심지어 일부 관리주체는 인근 주변 아파트 단지에 계약 체결된 유지보수료와 비교해 보다 낮은 금액으로 예산을 편성하고 최저가 공개입찰로 업체를 선정하기 때문에, 보수업체들은 어쩔 수 없는 계약 체결에 응할 수 밖에 없는 현실입니다. 또 이용자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승강기 유지보수 업체를 선정하기보다, 관리비 절감을 위해 낮은 유지보수료를 제시하는 업체와 계약을 체결하는 관행 때문에 보수업체는 보수원가에 크게 밑도는 수주금액에 맞춘 보수관리를 하고 있어 보수의 질적 저하를 불러오고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대기업들의 저가수주입니다. 이후 더욱 낮은 금액으로 보수하도급을 주기 때문에 보수시장 출혈경쟁 및 영세 유지보수전문업체들의 심각한 경영난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기기 성능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고 유지보수료 원가를 조사해 적정한 금액을 지급하도록 제도화할 필요가 있으며, 철저한 유지보수 관리가 선행되도록 정부의 철저한 관리감독과 더불어 업계의 자율정화 기능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업계는 저임금과 열악한 처우 등으로 설치 및 유지보수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한 보수조합의 복안이 있다면.
승강기 업계의 설치 및 유지보수인력 부족현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이에 최근 정부는 제조업 부분의 부족인력 충원을 위해 해외 인력수급 쿼터를 상향조정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승강기 유지보수를 담당하는 직원들은 공공기관과 집합건물 그리고 백화점 및 공동주택을 출입하는 기술 서비스 분야에 몸담고 있습니다. 따라서 정확한 신분 보장이 가능한 내국인이 출입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외국인 고용으로 당장 급한 불은 끌 순 있겠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국내 고용문제 해결과 함께 양질의 기술인력 축적으로 보수업 종사자들의 규모 또한 키울 수 있을 것입니다.
또 고급 기술인력이 단시간에 양성되기 어려움을 감안해 국내 보수업 자체의 규모를 키워 등록요건을 단계별로 강화시켜 경쟁에서 생존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이와 함께 타 분야에서 처럼 부족기술인력은 병역특례를 받을 수 있도록 정부에 조합의 입장을 건의할 생각입니다. 이 문제는 승강기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에서도 법과 제도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과 검토가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

올 한해 보수조합 계획 및 향후 중장기적 마스터플랜을 제시하신다면.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승강기 업계는 3D 업종의 열악한 환경과 기술인력의 부족현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또 이용자들의 안전을 책임지면서도 법률과 제도적으로 전혀 보호받지 못하고 무한의 의무와 책임을 지는 실정입니다.
올해는 큰 문제보다 작은 문제 해결에 목표를 잡고 달성해 나갈 것입니다. 업계 문제점은 관련단체와 협력하면서 우선순위를 정해 점진적으로 추진할 것입니다.
먼저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승강기의 신속한 서비스와 이용자 안전, 그리고 공공 편익 증진을 위해 정부기관과 소비자단체 및 이용자단체, 제조자와 보수전문업체 등의 사회적인 동의를 구하고 빠른 시일 내 비영리단체의 한국승강기부품 유통센터(가칭) 법인을 설립할 계획입니다.
또 중소기업 제품구매 및 촉진에 관한 법률에 의해 공공기관에 설치되어 있는 승강기 유지보수 수의계약 금액을 연간 2억원으로 상향조정하고, 직접생산자 증명 실사제도를 적극 활용해 전체 보수업체가 공공부문의 유지보수를 수의계약으로 체결할 수 있도록 적극 홍보하고 추진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보수업계와 자체검사자 권익 보호의 기반을 구축할 것입니다. 일례로 국내 기술은 기계, 전기, 전자 외에도 기타 공학이 융복합된 고급기술임에도 불구하고 승강기 업계 종사자의 하루 노임단가는 정부 노임단가 기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또한 30년 종사한 고급기술자와 초중급 기술자의 기준이 없기 때문에 수주를 위한 견적서를 작성함에 있어, 기술인건비에 대해 상세하게 분류해 산출하지 못하고 일괄 단가를 적용하거나 유사업종들의 기술인건비를 적용해 노무비를 산출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고객과의 상담에서 궁색하게 설득하고 불이익을 당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이에 조합에서는 기술인력의 노무비를 등급화하고 체계적으로 정립해 보수업계와 자체검사자의 권익 보호에 앞장서 나가겠습니다.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승강기 유지보수 관리대행업체와 자체검사자 신분과 지위는 정부정책에 의해 법과 제도적으로 보호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국내 승강기 업계가 나아갈 방향과 업계 관계자에게 하고싶은 말이 있다면.
승강기의 안전한 운행을 위해서는 제조, 설치단계에서의 품질 보장과 신속하고 철저한 유지보수 서비스 제공이 필요합니다. 제조부터 설치, 유지보수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이 융복합화되어야 하듯 업계 또한 상생의 길을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
특히 국내 보수산업이 미래지향적으로 상생 발전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주장과 기득권은 잠시 접어두어야 합니다. 또 보수단체와 보수업체들이 하나로 뭉쳐서 보수업계 현실을 직시해 오늘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보수산업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야 할 것입니다. 영세 보수업계의 선진화, 대형화를 위한 패러다임의 새 구도를 짜야 할 시점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