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목 : 수출시장 다변화 꾀하고, 파트너쉽 구축해야
게재월 : 2001년 11월호

불확실성과 불안이 경영활동의 핵심 키워드로 부각되고 있다. 지난 9월 11일 미국의 심장부랄 수 있는 뉴욕과 워싱턴에서 대형 테러가 발생한 뒤 세계경제 및 금융시장의 불안이 지속되고 있고, 미국경제의 불안이 세계로 파급되는 경로가 짧아지고 그 폭도 확대되고 있는 실정. 이런 가운데 경제개방도가 높아 세계교역이 위축되면 경제적 타격을 직접적으로 입는 나라가 바로 한국이기 때문이다.
삼성경제연구소의 보고서 ‘2002년 경제전망’에 따르면 그렇지 않아도 세계경기의 둔화현상이 보이던 터에 미국테러의 여파로 한국경제의 2001년 성장률이 2%대에 머물것이라는 예상을 내놓고 있고 내년 역시도 경제여건이 개선될 조짐이 보이지 않아 3% 내외의 성장률에 그칠 것으로 보아 침체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 테러사태로 올해 4/4분기 중 경기회복 가능성은 거의 희박하고 연간 경제성장률도 당초 예상치인 2.8%에서 2.1%로 추가하락을 예상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세계경제의 불안감 확산으로 수출둔화로 지난 8월중 경상수지가 적자(1.1억 달러)로 반전하는 등 국내 수출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업종별로도 승강기 업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건설분야가 직접적 피해 당사자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중동지역과 직접 관련이 있는 건설, 플랜트는 해외수주에 악영향을 끼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이쯤되면 대기업 3사를 비롯해 수출에 승부를 걸고자하는 국내 승강기 업체들은 불확실과 불안이라는 단어가 낯설지만은 않다. 그렇다면 올들어 주요 기업들의 수출전략과 현 상황을 체크해 본다. 또 지금과 같은 불투명한 수출시장에서 살아남고자 하는 그들의 향후 수출전략은 어떤 방향으로 모색되고 있는 지 알아보고 수출경색 예감의 돌파구를 가늠해 본다.

각 사별 올해 수출환경에 대한 인식

메이커간 공격적 가격정책, 격하양상
업체별 2001년 수출환경에 대한 인식은 어떨까? 우선 LG 오티스 엘리베이터(대표이사 장병우)의 경우 2001년 세계 승강기 시장을 IMF 이후 침체국면이 지속되고 있으며, 특히 동남아시아 시장의 경기회복 지연 등으로 동남아 시장을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의 경쟁이 더욱 격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현지 생산시설을 보유하고 있는 경쟁업체들이 공격적인 가격정책으로 시장상황이 매우 악화되고 있다는 것이 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지난 9월 기준 누계로 보면 LG 오티스의 수주실적은 신규설비 대수기준으로 약 7천만불, 내수대비 수출비중을 따진다면 약 40%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에 LG 오티스는 세계최대의 승강설비 시장인 중국시장을 효과적으로 공략하기 위해 대련 현지법인의 생산능력과 품질을 계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세계 승강기 시장, 공급과잉
또한 원화 악세로 인한 수출단가 인하 압력에 대응키 위해 수출판매 가격관리를 강화함으로써 향후 환율 변동시 수익성 악화를 방지, 전 세계가 경기침체에 빠진 상황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서남아시아와 중동지역의 매출비중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엘리베이터(대표이사 최용묵)는 지난 1998년 이후 필리핀,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남아 일대의 경기회복 지연과, 중남미의 경제위기에 대한 우려감으로 인해 승강기 시장이 확대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거기다 최근 발생한 아프카니스탄에 대한 미국의 테러보복 사태로 인해 중동지역의 경기는 급속도로 하강하고 있다고 전한다.
여기에다 세계 승강기 시장이 공급과잉기에 접어들고 있고, 중국 및 태국에 위치한 JV(합자회사) 업체들이 낮은 노동단가를 위주로 가격경쟁력을 확보, 해외 메이커들의 기술을 접목하여 제품판매 확대를 꾀하고 있어 당분간 이들과의 전면적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는 것이 현대측의 판단이다.
다만, 일본에서 추진중인 ‘중저층 공동주택용 엘리베이터(일명 소형엘리베이터)’가 주민의 거주에 불편을 주지 않는 상태에서 기초공사 및 완성공사가 꾸준히 진행되고 있어 이 분야에 대한 관심을 내비췄다. 소형엘리베이터란 3∼5층의 계단형 공동주택 건물에 취부되는 3∼4인용 중층(中層) 주택용 엘리베이터를 말한다.

수출거점국가 육성, 현지화 박차
동양에레베이터(대표이사 원종목)는 올해초부터 수출실적이 좋은 국가에 대한 지원 및 공략 강화를 통해 인접국가 진출을 위한 거점을 구축하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
이는 IMF 이후 수출 감소 및 부진이 지속되었던 만큼 이제 재도약할 수 있는 기반구축을 위해 확실한 거점국가를 육성하자는 취지에서다. 동양측은 “다행히 수출여건이 조금씩 회복되는 국면이라 수출이 전년대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올들어 9월까지 수출실적이 약 1천만달러, 우리돈으로 약 1백30억원 정도로 이는 동양의 전체 매출액의 약 7%에 해당한다.
엘리베이터 부품 및 기자재 생산업체 또한 수출에 각별한 관심과 투자를 아끼지 않는 회사들이 있다.
엘리베이터 제어반 전문 생산업체 삼일엘텍(대표이사 이양원)의 경우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수년간에 걸쳐 많은 준비를 해왔던 업체로 현재 일본, 동남아, 중동 등 해외 각지에 제어반을 수출하고 있다. 엘리베이터 제어반은 일반 소비재 제품과는 달리 해외시장 진출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필요하기 때문에 단기간의 노력으로 급격한 매출신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분야라 할 수 있다. 삼일엘텍의 올해초 해외시장 공략계획은 현지화를 통한 고객만족과 틈새시장 공략으로 요약해 볼 수 있다. 이는 고객의 다양한 요구를 만족시킬 수 있는 고성능, 다기능 제품을 기반으로 현지 지사를 통한 적극적인 영업활동 및 철저한 고객지원으로 매출 극대화를 위한 방안으로 풀이된다. 삼일엘텍의 이양원 사장은 “비록 IMF 이후 동남아 경기의 장기침체로 연초에 계획했던 목표의 달성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매년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어 나름대로 만족할 만한 한 해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피력했다.
감속기 전문제작업체인 해성산전(대표이사 이현국)도 올해초 해외시장 공략을 중동, 동남아를 겨냥해 많은 국가에 품질, 가격, 납기를 자신있게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바 있다.
단발성 오더에서 장기적인 파트너쉽의 거래처를 확보할 수 있다는 이점을 충분히 활용한 계획이었다.
전반적 수출시장의 대내외적 여건 및 환경에 대해 해성산전의 이현국 사장은 “국내 경기침체로 전반적으로 수출에 적극 나서는 업체가 많아졌고, 이에 따라 전사적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좀 더 많은 신경을 기울였다”며, “또한 환율안정, 수출에 대한 인식의 전환 등 국내경기는 불황이었지만 해성 나름대로 수출쪽에 좀더 많은 부분을 할애하여 한단계 진보된 내실있는 기업으로 성장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표면적으로 나라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전반적인 경기가 그렇게 좋지는 않았다는 주장이 지배적이라는 것이 이 사장의 말이다. 각국이 경기활성화에 전력을 기울이고는 있지만, 제4차산업을 제외한 대부분의 사업에서는 하향곡선 선상에 있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단, 그는 “세계는 넓고 그만큼 시장규모도 어마어마한 만큼 경기가 나쁘다고 일이 없다는 것은 거짓말이다”라고 전제하고, “다만 세계적으로 볼 때 그러했다는 것이고 나라에 따라서는 아주 좋았던 곳도 있었다”고 설명한다.
해성측은 최근의 미국테러 보복공격에 의해, 중동을 위시한 전 세계가 긴장을 하고 있는 가운데, 아무래도 그에 따른 불안심리나 물류흐름의 어려움 등이 있는 관계로 약간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있다.
올들어 9월까지 해성산전의 수출실적은 약 미화 50만 달러이며, 내수 대비 수출비중은 수출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 3년 정도밖에 되지 않은 관계로 아직은 12% 정도에 머물고 있으나, 향후에는 전체 이윤창출의 절반 이상을 수출에 중점을 둘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수출대상지의 현황 및 특색

떠오르는 시장, 중국과 중동
업체들의 주 수출지역은 중국과 동남아, 그리고 중동지역에 집중돼 있다. LG 오티스의 주요 수출대상국은 중국, 동남아, 중동, 남미 등 시장성장의 특성상 엘리베이터 시장 역사가 길지 않은 지역이다. LG 오티스측은 중국과 중동은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동남아와 남미는 경기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더욱 불안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전한다.
동양에레베이터 역시 주 수출대상 지역이 중국, 동남아와 중동지역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동양측은 “중국지역은 국내시장의 2배에 달하는 규모로서 전세계 엘리베이터 메이커들의 각축장이며, 현지 합작사의 기술력도 상당한 수준에 도달한 지역으로 시장규모에 비해 결코 쉽지 않은 시장이다”고 설명했다.
또, “동남아와 중동은 현지 엘리베이터 제조회사가 거의 없으며, 오티스 등 외국 엘리베이터 회사의 현지법인과 에이전트(Agent)를 중심으로 엘리베이터 영업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선진국 시장이 정체 또는 퇴행하는 시장이라면, 이 두 지역 모두 떠오르는 시장이라고 보고 있으며, 아시아지역 메이커에 대한 거부감이 없는 지역으로 판단하고 있다.
부품 및 기자재 업체인 삼일엘텍은 일본, 중국, 말레이시아 등이 주 수출대상국이며, 이들을 대표하는 동남아 시장과 중동 시장으로 크게 구분된다. 일본 등 동남아 시장은 경기침체가 다년간 지속되고 있어 시장현황이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님에도 삼일엘텍은 수출실적이 지속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삼일엘텍이 지금까지 가장 많은 노력과 시간을 투자한 해외 시장이 바로 일본이다.

긴장구조 불구 제품판매는 문제없다
일본에 제품을 수출하는 관련 업체 종사자들도 주지하다시피 일본의 품질 및 안전조건은 매우 까다로와 다른 지역에서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사소한 문제도 용납되지 않는 등 인내와 기술력 없이는 버텨낼 수 없는 곳이다.
말레이시아를 비롯한 주변 동남아 국가는 다양한 기능보다는 제품의 내구성과 안정성을 중시하는 시장특성을 갖고 있으며, 특히 그룹(Group)제어 시스템 적용이 많다. 삼일엘텍의 주력 수출품인 SICON-200X 시리즈는 4대(4Car)까지 그룹제어가 가능하고 내구성 및 안정성이 탁월한 만큼 이 지역에서 요구되는 기능들이 모두 갖춰진 만큼 호평을 얻고 있다는 것이 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감속기 분야의 해성산전의 수출지역은 중동과 동남아 지역 15개국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최근 미국의 테러보복 공격으로 불안심리가 굉장히 고조되어 있지만, 대부분의 나라들이 건축경기는 활발한 편이어서 제품판매에는 큰 어려움이 없다고 전한다.
단, 수입규제가 심한 편이어서 수출입 절차가 복잡하다는 약간의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수출품목 및 현지반응

시장요구에 따른 차별화전략 주효
LG 오티스 엘리베이터와 함께 동양에레베이터의 경우 중저속 엘리베이터가 주류를 차지하고 있지만 고속 엘리베이터도 적잖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이 회사의 제품은 중저가에 속하면서도 품질이 뛰어난 실용적인 엘리베이터로서 디자인 면에서도 선진업체의 제품에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는 만큼 현지의 반응도 상당히 좋다는 것이 동양측의 설명이다.
엘리베이터 제어반이 수출 주력품목인 삼일엘텍의 경우에도 현지 반응이 꽤 괜찮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최근 제품의 라이프 사이클(Life Cycle)이 무척 짧다.
이러한 변화가 업체로서는 그리 반가운 것만은 아니지만 이러한 환경에 익숙해져 있는 듯 하다. 삼일엘텍의 이양원 사장은 “엘리베이터 제어반 역시 이러한 흐름에 예외일 수는 없지만 건축기간이 짧고 설치 및 유지보수에 있어 숙련된 기술이 필요하다는 제품 특성상 다른 분야처럼 제품의 수명이 그리 짧은 것만은 아니다”라고 설명한다.
해외에서 삼일엘텍의 제품에 좋은 반응을 보이는 데는 바로 이 회사제품 자체가 시장요구에 따른 차별화 전략을 구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엘리베이터 기능이 내장되어 고객의 요구와 필요에 따라 기능선택을 자유롭게 하고 시장 특성에 맞춰 디자인과 모델을 세분화한 것이 현지 고객들에게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한정된 기능은 고객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없고 잦은 기능변경 요청은 공급자와 고객 양측 모두에게 부담을 주기 마련인 만큼 삼일 제품 자체가 보유하고 있는 다양한 기능은 이런 문제들을 근본적으로 해소해 준다. 현지 고객 만족도가 높은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여기에는 그간 삼일엘텍이 축적해온 기술력과 노하우가 한 몫한 듯 하다. 최근 들어 기술의 보편화로 엘리베이터 제어반이 점차 마이콤 방식과 분산제어 방식으로 바뀌고 있는 추세인 가운데 삼일엘텍은 이미 1992년 창립 이래 초기 모델부터 마이콤 방식과 분산제어 방식을 채택, 이 분야에 있어서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삼일엘텍측은 “분산제어 방식을 채택한 당사의 제어반은 제품 사이즈와 배선수를 크게 줄여 비용절감 효과가 뛰어나고, 설치기간 단축 및 유지보수가 매우 간편하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며, “첨단 기술력과 높은 경제성, 사용의 편리성이 우리가 추구하는 이상적인 제품의 모습이며, 아직은 미약하지만 이를 위한 노력에 현지 고객들의 많은 성원을 이끌어내고 있지 않은가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해성산전의 경우 주력품은 엘리베이터 감속기(Traction Machine). 이 회사는 그간 꾸준한 기술개발에 의한 뛰어난 안전성과 원가절감에 따라 다른 어느 회사의 제품보다도 좋은 제품을 낮은 가격에 공급할 수 있다는 데 가장 큰 메리트가 있는 제품이다.
기존 거래처에서도 많은 호평을 받고 있으며, 각국 에이전시 계약을 요청받고 있을 정도다.

경쟁우위 수출품목 및 경쟁력 제고

높은 품질과 낮은 가격으로 승부
LG 오티스 엘리베이터의 주력 수출품목은 중고속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 그리고 무빙워크. LG 오티스측은 “이들 제품의 특징은 현지 생산품에 비해 앞선 설계능력과 높은 품질을 가지고 있으며, 반면 유럽 미국 일본 생산품에 대해서는 동등한 품질에 비해 높은 가격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전한다.
LG 오티스로서는 해외 메이저급 업체들이 비표준 사양에 탄력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는 데 비해 설계능력 및 탄력적인 생산관리 체제로 틈새시장에서 높은 고객대응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또한 인천국제공항의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 무빙워크 및 탑승교(Boarding bridge) 공급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경험을 바탕으로 공공부문(Public sector)에서 풍부한 경험 및 기술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고객요구에 신속대응, 제품에 반영
동양의 한 관계자는 “자사 제품이 해외시장에서 경쟁우위를 보이고 있다고 할 수는 없다”고 하면서, “그렇지만 신형 중저속 엘리베이터와 기계실 없는 엘리베이터의 출시 등 신제품 개발과 거점국가를 중심으로 한 적극적인 시장개척, 지역에 맞는 브랜드 전략의 구사 등을 통해 경쟁력을 튼튼하게 높여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일엘텍은 앞서 언급한 대로 주력 수출모델은 SCICON-200X 시리즈다. 이 제품은 삼일이 엘리베이터 제어반 업계에서의 오랜 경험과 기술을 집약해 만들어낸 제품으로 출시된지 꽤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까지 지속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SCICON-200X 시리즈가 이렇게 오래도록 고객에게 호응을 얻고 있는 이유는 전용 오퍼레이터(Operator)를 통한 간편한 조작성, 멀티 통신 채널을 통한 타 기기와 용이한 인터페이스, 풍부한 엘리베이터 제어 기능 내장, 지속적인 원가절감을 통한 가격만족, 꾸준한 연구를 바탕으로 한 계속적인 성능향상 등에 따른 결과다.
엘리베이터 제어반과 일반 제품의 가장 큰 차이점을 든다면 제어반은 주문품이고 일반 제품은 완성품이라는 것.
완성품은 같은 제품을 똑같이 만들어 판매하면 되지만 주문품은 지속적이고 다양한 고객요구에 대해 안정된 제품을 만들어 공급해야 한다는 특성을 갖고 있고 이를 충족시키기란 또한 쉬운 일이 아니다. 삼일의 제품이 호응을 얻고 있는데는 바로 이러한 특성에 부합해 고객의 다소 까다로운 요구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충실히 임한 노력의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더불어 이러한 노력에 의해 제품 경쟁력을 갖추게 된 원동력으로 평가된다.
삼일엘텍측의 말에 의하면 고객의 요구에 발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중소기업의 장점을 살려 당장의 큰 이익보다 고객만족을 위해 소량 다품종 개발에 과감한 투자를 한 것이 기술력 증대와 제품 경쟁력 강화에 주효했다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이 회사는 현재 새로운 제품 주문에 대한 신속한 대응체제를 갖추게 되었고 이를 통해 시장의 요구를 제품에 가장 먼저 적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출 수 있었던 것이다. 품질과 고객 만족에 대한 아낌없는 투자, 시장의 요구를 즉각적으로 반영한 제품개발이 타사와 차별화된 경쟁력임을 보여주는 경우라 할 수 있다.
해성산전의 주력품목 감속기를 모델별로 살펴보면 축하중 7천5백㎏ 이하인 중형의 제품이 가장 우위를 보이고 있고, 점차 해성이 자체 개발한 룸리스용(Roomless) 유니버설 타입으로 3천8백㎏ 이하급의 극소형 모델도 올해 출시되면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유는 무엇보다 가격경쟁력이다.

고부가가치 신기술에 계속 투자해야
중동과 동남아의 경우 고품격의 엘리베이터보다는 보다 값싼 제품을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엔드 유저(End-user)로부터 수주할 시 정확한 사양에 의한 규정된 시스템이 아닌 개략적인 개념에서 수주가 오가다 보니 수주업체는 당연히 원가절감을 위해 보다 싼 제품을 선호하는 것이다. 당연히 어느 정도의 품질 안정성은 보장되어야 한다.
이에 대해 해성산전의 이현국 사장은 “중국제품을 고려할 때, 언제까지 싼 가격의 제품만을 고집할 순 없고 세계적인 추세에 발 맞추어 고부가가치의 신기술에 좀 더 투자를 해야 한다”고 상기시킨다.
그는 향후의 엘리베이터 감속기는 기어리스 감속기로 발전해 갈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의 시스템으로 최대의 효과를 냄과 동시에, 모터쪽에 더 많은 투자를 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현재 국내의 엘리베이터용 모터는 세계의 기술수준에 비해 많이 뒤떨어져 있는 것이 사실이다. 지금처럼 기어 따로 모터 따로의 개념으로는 절대로 세계시장의 흐름에 발맞추기 힘들 것이라는 것이 이 사장의 의견이다.
적어도 그는 어떠한 형태의 사업방식이든 모터와 기어가 일체화된 진정한 엘리베이터 전용 감속기의 모습을 갖추어야만 뒤따라오는 중국제품을 제치고 세계시장에 한 발 더 다가서리라는 것을 확신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별도로 그는 고객의 다양한 요구, 일례로 설치방식의 다양성, 컴펙트화, 기술적인 데이터의 확보 등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일류회사가 요구된다고 덧붙이고 있다.

향후 수출시장 및 마케팅 전략

중국 제외하고는 수출신장 어려워
올 하반기를 비롯한 향후 수출시장의 추이에 대해 LG 오티스의 경우 중국시장을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수출신장을 기대하기 어려우며, 가격경쟁 또한 더욱 극심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LG 오티스로는 중국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하고, 21세기를 선도할 수 있는 새로운 수출 브랜드인 시그마(SIGMA)를 새롭게 시장에 안착시킬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또한 기존 시장 외에 신시장 개척을 통해 시장 다변화 체제를 구축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대기업의 또 한 축인 현대엘리베이터는 최근 미국테러 보복사태의 여파로 중동의 경기는 단기간 경색될 것이 확실하다고 보고 있다.
반면 동남아 시장 일대는 그 회복속도가 더디긴 하지만 승강기 수출시장으로서 아직까지도 매력적인 곳으로 판단하고 있다. 다만 시장의 범위가 너무 광대하고 각 국가별 경제수준이 판이해 국가별로 특화된 제품을 공급하겠다는 전략을 펴고 있다.

철저한 수익성 위주의 사업 펼쳐야
예를 들면, 홍콩에는 고속기종 위주의 엘리베이터 교체공사에 주력하고, 말레이시아 및 태국 등에는 가격경쟁력을 갖춘 저가 표준 타입의 승강기를 공급함으로써 현지 합자업체들과 정면대결 벌이는 등이다.
동시에 사업의 안정성을 기하기 위해 대금지불조건 및 현지업체의 신용도, 채권회수율을 고려한 영업전략을 구사, 철저한 수익성 위주의 사업을 펼쳐나갈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또한 현지 대리점의 설치, 보수 등의 관련 기술 수준을 현재의 두배 수준으로 높이는 교육을 병행하고 품질과 안전에 대한 시장확신을 높여 장기적으로는 기업의 무형적 자산을 높여갈 것으로 보인다.
동양에레베이터 역시 현대와 같이 미국의 아프카니스탄 보복공격이 단기적으로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있다. 공격이 장기화되고 세계경제가 심각한 침체국면에 빠져든다면 아시아경제의 동반침체로 시장이 급격히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다. 특히 중동지역의 경우 보다 직접적인 전쟁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2003년 이후나 수출시장 풀릴 듯
동양측은 중장기적으로는 IT산업의 공급과잉이 해소되지 않아 내년 하반기까지 세계경제의 회복이 지연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특히 대만, 싱가폴, 홍콩 등 동남아 경제를 주도하는 국가가 침체에 빠져 있어 아시아 경제의 전망이 결코 밝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동양은 내년도 승강기 수출시장도 2000년과 2001년 상반기의 회복국면에서 다소 물러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세계경제가 본격 회복되는 2003년 이후에나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에 동양은 기존에 중국, 동남아, 중동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으며, 상대적으로 서남아, 남미와 북미지역에 대한 수출이 미흡했다고 보고 향후에는 적극적인 시장개척을 통해 수출지역 다변화 전략을 추구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유능한 지역전문가를 양성하여 현지실정에 맞는 영업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중국시장에 기대
삼일엘텍은 일본과 중국에 기대감을 품고 있다. 일본은 장기 경제불황으로 시장여건이 그리 좋지 않지만 지속적인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삼일엘텍의 일본 현지법인인 삼일저팬(Samil Japan)의 건실한 기반을 가다듬기 위해 소극적 영업활동을 펼친 상반기에는 수출실적이 기대에 미치지는 못했지만 적극적인 영업활동에 돌입한 하반기에는 상황이 크게 호전될 것으로 보고있다.
말레이시아를 비롯한 주변국가는 약간의 상승세가 예상되기는 하지만 경제여건 및 시장환경이 그다지 좋지 않아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하반기에 삼일이 가장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시장이라면 바로 중국시장이다.
이미 많은 세계 유수의 업체들이 진출해 있고 지금도 새로운 업체들이 속속히 입성하여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시장에 다소 늦게 진출한 감이 있지만 그만큼 여러해에 걸쳐 신중히 준비해온 시장이기 때문에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여러해 동안의 개발기간을 거쳐 올해 완성된 SCICON-2001Ci는 중국시장 공략을 위해 개발된 모델로 엘리베이터 제어반과 인버터를 하나로 통합한 첨단 제품이다.
자체 평가와 국내 출하를 통해 중국시장의 타사 제품과의 가격, 품질, 성능 경쟁에서 전혀 손색이 없는 것으로 검증되었고 이에 때맞춰 중국업체와 합작회사를 설립하여 생산시설을 완비하였기 때문에 하반기 중국시장 수출전망을 매우 밝게 보고 있다.
삼일엘텍은 향후 마케팅 전략에 대해 최상의 기술지원과 애프터 서비스(A/S)를 제공할 수 있는 업체는 많지만 기술지원이 필요없을 정도로 설치 및 사용이 간편하고 A/S 요청이 없으며, 고객의 다양한 기능요구를 만족시킬 수 있는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업체는 그다지 많지 않다고 보고있다. 따라서 제품의 기능, 품질 및 디자인의 차별화를 통한 고객만족이 당사 제품의 경쟁력이자 가장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이라고 보고 있다.
삼일측은 “당사의 고객은 대부분의 경우에 있어 최종 소비자인 건물주가 아니라 엘리베이터 시공업체이기 때문에 이들 시공업체가 당사 제품을 얼마나 잘 홍보해 주느냐에 따라 판매실적이 판가름 날 것”이라고 판단한다.
따라서 시공업체의 제품 홍보 능력배양에 총력을 다함은 물론 당장의 작은 이익보다는 시공업체에 적정수익을 보장하여 더불어 성장함으로써 매출 극대화를 달성하는 윈-윈 마케팅 전략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해성산전의 경우도 올 하반기 및 향후 수출시장에 대한 전망을 다소 주춤되는 기미가 보이지만 회사차원에서는 밝게 보고 있다.

시장 정보력 확보에 중점둬야
지금까지 확보된 거래처와 정보를 토대로 계속해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면, 고리에 고리를 무는 식의  잇따른 연결에 의해 도미노 효과의 몇배의 수출신장이 가능하리라고 보는 것이다.
해성의 마케팅 전략은 크게는 좋은 제품을 가장 싸게 공급한다는 데 있으며, 세부적으로는 각국의 특색에 맞추어 단기간의 단발성 거래처로 끊어지지 않도록 꾸준히 정보교환 차원에서도 계속하여 확인·관리하여 그물망과 같이 서로서로 공존관계가 되는 진정한 파트너쉽이 형성되도록 한다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렇게 함으로써 소규모 회사의 관계로 자칫 놓칠 수 있는 각국의 시장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때 그때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최대한 정보 확보에 역점을 두고 있다.
IMF 이후 어느정도 국내시장은 안정세에 접어든 것 같지만 국민들의 불안심리는 계속되고 있고, 이에 따라 기업에의 투자가 위축되고 있다. 따라서 수출증대를 위해서는 보다 많은 정부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
고부가가치의 신기술 사업에 대해서는 정부에서 직접 관리, 지도한다면 보다 빨리 세계시장에서 한국제품이 우뚝 설 것이라는 기대감도 품어본다. /

글·박대성 기자 / dspark@liftas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