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목 : "관련업계 경쟁력 강화 위한 대책도 마련해야"
게재월 : 2001년 12월호

2000년 12월 기준으로 전세계에 설치된 승강기 대수는 약 6백38만대이며 연간 신규 설치대수는 약 24만 대로, 현재 우리나라는 승강기 설치대수에서는 세계 9위, 연간신규설치대수는 세계 5위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 승강기산업 시장규모는 올해 기준으로 1조 5천2백억 원으로 추정되며 1천여 업체 1만5천9백 명이 종사하고 있다. 매년 1만5천 여대가 신규 설치되는 것과 비례하여 승강기 안전사고 또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119 구조대와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의 사고사례 통계를 살펴보면 공동주택이나 판매근린시설 승강기에서의 사고발생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승객용 승강기의 안전사고 발생률이 높으며 에스컬레이터 안전사고는 계속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안전사고 피해자는 거의 일반이용자로 추락사가 가장 많고 설치 후 5년 미만 승강기 안전사고가 가장 높다.
이처럼 안전사고는 증가하는데 이를 뒷받침할만한 관련기관간의 유기적인 안전관리 시스템이나 사고범위, 보고기준 및 방법, 벌칙조항 등 관련법규가 미흡한 실정이다. 따라서 기본적으로는 안전사고 원인분석과 예방대책을 마련하고 나아가 승강기 안전관련 법령과 규격간의 연계를 통해 이용자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우선 승강기안전관리법제의 개선이 요구된다 하겠다. 다음은 지난달 16일 한국소비자보호원에서 개최된 내부 정책토론 자료를 바탕으로 정리한 ‘승강기 안전관리 실태 및 제도 개선방안’ 내용이다.

국내외 승강기 안전관리제도 비교 

선진 외국의 승강기 안전관리제도
선진 외국의 경우 승강기 안전관리제도를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각국에서는 승강기에 대해 안전관련 법령을 제정하고, 감독관청으로서 국가가 적절한 감독을 실시함으로써 승강기 이용자들의 안전을 보호하고 있다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또,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승강기 안전과 제조·설계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는 추세이며 제조업체가 아닌 제3의 객관적이고 공정한 검사기관이 주도하는 검사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이용자 안전도모를 위해 안전부품 형식승인, 제품인증과 사후관리를 철저히 시행하고 있다.
■미국 : 몇몇 나라를 살펴보면 우선, 미국의 경우 각 주마다 승강기 안전관련 법률 및 검사기관 등 승강기안전관련 제도가 차이는 있으나 안전규정은 대체로 일원화되어 있다. 대부분의 지방정부에서는 안전검사를 자격있는 검사원의 입회 하에 승강기 제조업체에 일임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캐나다 : 주정부에서 직접 검사를 실시하거나 검사기관을 별도로 지정하여 운영하고 있다. 또, ‘승강기사업자허가등급제’를 시행하고 있으며, 온타리오 주의 경우 승강기 검사자격증에 대한 등급제(EDM제도)와 EDM Passport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승강기사업자허가제도’란 제조·보수업의 등록을 각 업체가 할 수 있는 일의 영역에 따라 등록을 하고 심사 후 허가하는 제도로 A급∼IC급까지 7개 등급으로 구분한다. 검사원 자격제도는 자격을 9가지(A∼F, CE, CM, T)로 분류하여 업무를 세분했다.
■프랑스 : 승강기 제조업체가 제조·설치 및 유지·보수까지 일관되게 수행한다. 검사는 각 검사기관의 자율경쟁체제로 운영되고 있으며, 검사 수수료도 검사기관에서 자율로 결정하고 있다. 정기검사는 다중이용시설에 대해서만 실시하고, 안전관리는 승강기 소유주와 유지·보수업체(통상 제조업체)와의 계약에 따라 실시하고 있다.
■싱가포르 : 대부분 해당 승강기의 제조업체가 유지·보수를 하며, 최초 설치한 제조업체가 해당 승강기에 대해 책임지고 관리하고 있다. 정기검사는 대부분 제조업체가 검사자격자(기술사)를 보유하고 자체적으로 실시하고, 검사결과를 정부에 제출하여 합격시 승인서를 발부받아 운행하고 승인서는 승강기 내부에 반드시 부착토록 하고있다. 특히 싱가포르에서는 ‘승강기업체등급제’를 실시하고 있는데, 이는 제조업체와 유지·보수업체를 자본금, 종업원수, 실적, 관리능력 등으로 평가해 이 등급에 따라 시장참여의 범위를 결정토록 하고 있다.
■일본 : 일본의 경우 검사기관 및 법률이 이원화되어 있으며 승강기 유지·보수업체에서 승강기 소유자와 계약시 대부분 보수와 정기검사에 대한 사향을 일괄적으로 계약한다. 또한 건축물의 대규모화, 고층화 경향에 기술혁신이 급속히 이루어지는 추세에 따라 본격적인 승강기 성능평가제도를 추진하고 있다. 이는 일본건축설비·승강기센터에서 신청을 받으며 성능평가의 범위는 법규사항 이외에도 세부적인 구조와 안전성에 대한 사항을 평가한다.

국내 승강기 관리제도의 문제와 개선방안

선진국에 비해 우리나라 승강기 안전체계는 제품출시 전 승강기 검사만 실시하고 검증단계가 없다. 검사기준만 있을 뿐 기술표준도 없으며, 이용자 안전확보에 중요한 안전부품에 대한 형식승인제도를 폐지했다. 또한 제품 품질보증이나 생산품질보증에 대한 사후관리도 실시되고 있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승강기 안전체계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승강기 기술표준을 제정하고 기술표준은 성능위주코드를 근거로 해야 한다. 유럽승강기법령(EU Lift Directive)에 대응하는 형태로 제도를 변경하여 승강기와 주요 안전부품에 대한 인증과 사후관리가 가능하도록 ‘승강기제조및관리에관한법률’(이하 승관법)을 개정할 필요가 있으며, 승관법을 중심으로 제조 및 설치단계, 이용단계, 사고단계별로 나누어 안전예방, 안전유지, 안전조치 등 승강기 안전관리제도를 체계적이고 종합적으로 정립해야 할 것이다. 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제조물책임법 제정과 소비자보호법상 리콜제도의 완비 등의 추세에 발맞춘 이용자 중심적인 안전증진을 위한 개정이다.
이를 위해 선행될 것은 우선 법의 명칭부터 ‘승강기제조및관리에관한법’에서 가칭 ‘승강기안전관리법’으로 개정, ‘시설물의안전관리에관한특별법’이나 ‘전기용품안전관리법’ 등과 같은 다른 소비자안전관리법률의 명칭과 달리 안전관리를 전면에 드러내지 못하고 있는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
이에 따라 현행 승관법의 목적을 “승강기의 제조·설치 및 보수 등에 관한 사항을 정하여 승강기를 효율적으로 관리함으로써 승강기의 품질을 향상시키고 승강기 이용자를 보호함을 목적으로 한다”에서 “승강기의 안전점검과 적정한 유지관리를 통하여 승강기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승강기의 품질을 향상시킴으로써 승강기 이용자의 안전을 확보함을 목적으로 한다”로 개정해 최근 제조물책임법 제정과 소비자보호법상 리콜제도 완비에 따른 소비자 안전관리 행정의 변화에 발맞춰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정부에 체계적인 승강기 안전관리정책의 수립과 시행을 위한 의무를 부여하고 이를 바탕으로 관리주체의 승강기 안전관리의무를 부여하는 것이다. 현행법에서는 정부역할 규정이 없어 실효성있는 정책수립을 기대하기 힘들다.
시설물의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에 의하면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시설물이 안전하게 유지관리될 수 있도록 안전점검과 정밀안전진단기술의 개방, 소요인력의 양성, 시설물의 유지관리체게의 개발 등 시설물의 안전 및 유지관리에 관한 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할 의무가 부여된다고 되어 있다. 이에 승관법에도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안전관리정책의 수립과 시행의무를 신설해야 할 것이다.

제조 설치단계의 안전 예방제도

승강기 제조업자와 수입업자의 경우 안전예방 차원에서 책임소재를 명확히 하기 위해 신고제를 규정하고 제조나 수입시 안전검사를 받도록 해야 한다. 또한 승강기안전기준에 관한 근거규정을 두고 부품과 장치 등 승강기 품질보증기간을 규정하는 안을 고려해야 한다.

신고제 실시와 안전검사 마련
승강기 제조업자와 수입업자는 승강기 결함으로 피해가 발생할 경우 제조물책임과 리콜제도의 운용에 있어서 책임주체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현행법에서는 1999년 2월 5일 개정하면서 규제완화차원에서 승강기 제조업자 및 수입업자의 등록제를 폐지해 제조업자와 수입업자의 책임을 추궁하는데 어려움이 발생할 가능성이 농후한 것이 사실이다.
안전관리규제는 규제완화 내지는 철폐의 대상이 되지 않아야 하는 점과 최근 다른 안전관리법제의 경우 허가제를 등록제로 완화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볼 때 지금과 같은 등록제 폐지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보다는 신고제로 운용하는 것이 더 타당하다.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에 의하면 방문판매업 및 통신판매업의 경우 신고제를 운영하여 판매업자의 부당행위를 억제하는 기능을 수행한다고 말하고 있다.
승강기는 이용자의 생명·신체상의 위해와 직접적으로 관련있으나 현행법은 규제완화 차원에서 제조업자 등의 형식승인표시제도를 폐지하여 승강기 제조 및 수입단계에서의 안전관리가 미흡한 상태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캐나다는 주요부품에 대해서는 CSA 등의 인증을 받도록 하고 있고, 유럽의 경우에는 CE마크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독일은 부품검사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는 승강기를 제조·수입하는 자는 당해 승강기에 대해 산업자원부장관이 지정하는 안전검사기관으로부터 안전검사를 받도록 해야 한다.

안전기준과 부품품질 보증기간 개정
이용자 보호차원에서 제조는 물론 이용상 위해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안전기준이 중요하다. 그러나 현행법은 설치기준, 관리기준, 자체검사기준 등을 제정·운용하고 있을 뿐 승강기안전기준에 관한 근거규정을 두고 있지는 않다. 자동차 안전기준과 같은 승강기 안전기준을 제정할 수 있는 근거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승강기 제조·보수업체 다원화로 부품공급 및 수리의 어려움으로 안전사고 원인을 제공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현행법에서 승강기부품의 제조 또는 수입업자는 품질보증서를 교부하고 품질보증기간은 3년으로 규정하고 있을 뿐이다. 소비자피해보상규정상 품목별 품질보증기간 및 부품보유기간과 같이 승강기 자체 및 일반부품과 중요한 장치 및 부품을 구분하여 품질보증기간을 별도로 규정하고 부품보유기간을 명시하여 부품의 교체를 용이하게 해야 한다.

이용단계의 안전유지 및 안전조치제도 

보수인증제 도입
승강기의 보수는 승강기 품질을 향상시키고 승강기 이용자를 보호하는 중요한 단계임에도 현행법에서는 보수업 등록제와 보험가입의무만을 규정하고 있고, 시장 현실 역시 보수업체 과당경쟁으로 이용자의 안전을 위협하는 수위까지 와있는 실정이다.
제조업의 등록제를 폐지한 규제완화정책에 부응하여 승강기 보수업 등록제를 신고제로 전환하고 보수업 기능이 승강기 안전사고 예방이 되도록 보수업 시설 및 능력에 따른 ‘보수인증제’를 도입해야 한다. 이를 통해 보수업자의 업무범위를 영역별로 지정하고 보수인증을 행하는 안전인증기관의 지정제를 도입해야 한다.

통보의무와 리콜제도 보완
승강기 안전사고가 발생하면 신속한 대처도 필요하지만 예방과 사후조치가 더 중요하다.
그러나 현행법은 검사이력정보 및 보수업자의 인력확보 등 정보를 종합관리할 수 있는 규정만을 두고 있을 뿐이다. 일정한 승강기 안전사고에 대해서는 소비자보호법상 결함정보 보고의무나 도시가스사업법과 같이 관리주체 등 승강기 안전사고정보를 보고하는 의무를 규정하여 승강기 안전사고 정보가 효율적으로 수집 평가되도록 유도해야 한다.
승강기 결함으로 인한 사고발생시 운행정지는 물론 철거 등의 조치를 취해야 안전사고 예방이 가능하다. 그러나 그 전에 위해성 여부판단과 결함원인 제공자가 누구인가를 밝히는 것이 더 중요하다.
현행법은 승강기 결함으로 인한 안전사고 발생시 승강기 안전사고가 발생하거나 우려가 있는 경우 특별관리토록 하고 이용자 안전을 침해하거나 우려가 있다고 인정하는 경우 당해 승강기 운행정지를 명할 수 있다고만 명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승강기 운행정지뿐만 아니라 결함부품의 수거·파기 및 승강기 철거 등의 리콜명령제도를 보완하고 위해성판단과 원인규명을 위한 기관을 지정하는 제도를 운영할 수 있는 근거규정을 마련해야 한다.

승강기 결함 규명기관 정비
그렇다면 승강기 결함과 관련하여 제조물책임을 묻기 위한 과정으로 결함원인 제공자가 누구인지 규명할 수 있는 기관은 어디인가. 현행법에서는 언급한 규정이 없다.
피해자에게 승강기의 과학적 분석이 필요하며 부담 경감을 위해서는 소비자가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원인 규명 기관의 정비가 필요하며, 이는 불분명한 청구소송의 남발을 막아주어 분쟁에 소모되는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책임주체에게는 사고원인을 밝혀주어 사고 재발방지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보험가입의무와 분쟁해결제도 정비
원인규명기관 정비만이 문제해결의 해답이 아니다. 제조물책임법이 시행되어도 책임주체(제조업자, 수입업자, 부품 제조업자 등)의 배상책임이 확실히 이행되지 않으면 적절한 소비자 피해의 구제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법적으로 인정된 손해배상책임을 이행하는 조치가 필요하다. 이에 보수업자의 보험가입의무만 규정하고 있는 현행법에 제조업자와 수입업자에 대해서도 제조물 책임보험을 가입할 의무를 부여하여 승강기 결함으로 인한 제조물책임의 이행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
보험가입 의무가 부여된 상태에서 승강기 결함으로 인한 제조물책임 분쟁이 일어날 경우 생명사고에 따른 고액의 피해도 있겠지만 사소한 신체상해나 소액의 재산피해가 다수를 차지할 것이다.
그러나 이용자와 책임주체간 상호교섭에 의한 해결이 어려운 경우 재판으로 갈 수밖에 없는데 과다한 비용이나 소송지역으로 인한 시간낭비 등 문제가 산재해 있다. 따라서 분쟁 해결절차를 다양화하여 피해자의 권리구제의 포기를 방지할 정비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여기서 정비체계란 제조물책임법의 제정과 시행을 계기로 피해구제 청구사건의 증가를 대비하여 이를 신속간편하게 해결할 수 있도록 제3자에 의한 간단하고 신속한 분쟁해결 시스템을 의미하는 것이다.

관리원의 역할 및 기능 강화
제3자란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을 의미하는 것으로 승강기관련 전단계에서 실질적이고 체계적인 승강기안전관리시책을 수행할 수 있도록 명칭에 걸맞는 업무를 부여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승강기 안전사고 발생시 관리주체로 하여금 사고발생 통보의무를 부여하고 통보처를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으로 지정해야 한다.
또한 승강기 결함으로 인한 안전사고 발생시에 리콜집행을 위한 위해평가기관 및 제조물책임적용여부를 규명하기 위한 원인규명기관으로서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의 역할을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
이제까지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는 승강기 안전체계를 개선하기 위해 승강기의 제조, 설치, 유지, 조치 등 단계별로 안전관리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살펴보았다. 승강기 제조와 수입업자의 신고제 규정, 승강기안전기준 제정, 승강기 결함에 대한 리콜보완제도 정비 등으로 승강기 안전체계가 속히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향후 국제 승강기 안전규격이 제정되면 승강기 검사와 유지·보수시장의 개방화도 이루어질 것이 예상되므로 관련법규의 정비뿐만 아니라 관련업계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적극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한 때다. 이와 이울러 EN 81을 기본모델로 한 승강기 국가안전규격을 제정해야 하며 승강기 안전에 대한 국제표준 제정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문의 ; 한국소비자보호원 / 전화. 02-3460-3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