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목 : “중국특수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은 절대금물!”
게재월 : 2001년 11월호

지난달 8일자 <전자신문> 보도에 따르면 제조물책임법(Product Liability, 이하 PL법) 시행이 8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LG 오티스 엘리베이터, 현대엘리베이터, 동양에레베이터와 같은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승강기업계가 유럽시장 진출을 위해 유럽안전규격인 CE인증 획득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내용이 소개됐다. 그러나 국내 업체들이 주 타겟으로 삼고 있는 수출대상지역은 중국을 비롯, 동남아시아와 중동지역이다.
특히 중국의 경우는 업체들 입장에서 묘한 라이벌 의식을 심어줄 정도로 매력이 강하다. 광둥(廣東)성의 전기가 나가면 세계 컴퓨터 생산라인의 절반, 스캐너 라인의 70퍼센트가 멈추게 된다는 말이 나돌 정도로 중국은 이미 우리가 방심하고 있는 사이 ‘세계의 공장’으로 탈바꿈한 지 오래고 생활저변에서부터 무차별적 공세가 거세지고 있음을 피부로 느끼며 살아가고 있다. 거기다 오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유치는 지난 10여년간 상하이(上海)가 ‘뽕밭이 바다가 되는 변화(桑田碧海)’를 이뤄냈듯이 베이징의 경우도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을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다.
베이징 시는 지난 7월 2008년 하계 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된 후 ‘새 베이징, 새 올림픽’이라는 구호아래 곧바로 본격적인 도시 재개발에 착수, 각종 경기장과 선수촌이 들어서는 베이징 북부 야윈춘(亞運村) 일대의 낡은 주택들에 살던 주민들은 이주를 이미 시작했다.
베이징이 올림픽 개최때까지 시가지 개발에 투입하는 비용은 모두 2백30억 달러. 이화원 쿤밍호(昆明湖) 크기(1백94평방킬로미터)의 호수 5개도 조성한다.
또 정부투자뿐 아니라 민간투자도 뒤따른다. 베이징 동부지역은 불과 4∼5년 사이에 고층 아파트들이 수없이 들어서 마치 한국의 강남개발 때를 연상시킨다. 이러한 개발과 변화의 붐은 베이징 골목으로까지 끌어들이고 있다. 이같은 속도라면 앞으로 7년 후인 2008년에는 베이징의 모습이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모습으로 변화될 것은 충분히 가정할 수 있다.
‘차이나 쇼크’라고까지 일컫는 변화하는 중국에 놀라기에 앞서 이제는 중국의 변화를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중국의 부상에 대응해 중국과 경쟁하고 중국에 진출하고 중국에서 살아남는 ‘차이나 전략’을 총체적으로 재수립해야 하는 시기가 됐다. 이러한 때 중국수출을 도모하고 있는 우리 업계 입장에서 중국의 제조물책임법에 대해 한번쯤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다.

국내기업의 중국시장 진출

중국시장의 특성
중국의 제조물책임법에 접근하기 앞서 이러한 중국시장의 특성을 알 필요가 있다. 중국은 다른 나라들과 체제가 다르다. 뻔한 말일 지 모르지만 중앙에서 집중적으로 쏟아 붓기로 한 이상 반드시 이뤄진다고 봐야한다.
중국시장은 계획경제요소와 시장경제요소가 병존하는 혼합형 경제체제로 개혁개방 진전에 따라 시장경제요소가 급속히 확대되고 있으나 이른바 ‘중국식 사회주의 경제체제’를 표방하며 여전히 정치부문(黨)이 행정부문(행정부)의 우위에 있는 나라다.
그러나 90년대 말 이래 중국의 디플레이션 대책은 전형적인 케인즈식 처방이라고 할 수 있는 재정정책(공공부문 투자확대를 통한 경기진작)이 주요 내용을 이룬다. 즉 현재의 중국의 경제정책은 ‘스탈린 + 케인즈’라는 맥락에서 분석할 수 있다.
■브랜드 이미지가 중요한 중고급품(中高級品) 시장 : 최근 중국의 생산력 향상과 함께 중외(中外)합자기업이 생산한 고급품이 출시되면서 브랜드 이미지가 중요한 시장으로 전환되고 있는 가운데 다국적 기업들은 선진국과 중국시장에 신제품을 동시 출시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중국시장을 단순히 재고품 처리시장으로 간주할 경우, 소비자들의 외면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제품 라이프 사이클이 짧은 시장 : 중국시장은 가전제품 등 내구성 소비재의 경우, 일반 잡화와는 달리 제품의 수명주기가 매우 짧은 특성을 보이고 있다. 이는 중국 자체의 생산력 향상 및 외국기업의 중국내 생산 확대추세, 중국 소비자들의 소득수준 향상 등에 따른 결과로 보인다.
■지적재산권 보호가 미흡한 복제품 시장 : WTO 가입을 앞두고 정부가 지적재산권 보호장치를 강화하고는 있으나 특허권, 상표권 등에 대한 중국기업의 인식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앞으로 중국의 WTO 가입을 전후해 중국내 지적재산권 보호문제는 반덤핑 문제와 함께 중국과 주요 통상국간 민감한 문제로 제기될 가능성이 크다.

시장환경의 변화
이렇듯 중국은 거대경제체제, 광활한 국토, 지역·계층별 현저한 소득격차, 전환중인 정치경제체제 등의 요인으로 인해 시장특성을 일괄적으로 규정하기 어렵다. 한마디로 다양성과 이질성이 공존하는 시장으로 우선 인식해야 한다. 이와 함께 최근의 중국 시장환경의 변화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중국은 외자유치 가속화와 함께 개혁개방과 구조조정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어 전통 제조업의 급속한 경쟁력 향상과 첨단산업(IT)이 태동하고 있고, 특히 자국산업 보호정책과 외자 및 기술도입 활성화가 맞물리면서 기술도약(Leapfrog) 현상을 보이고 있어 일부 산업 및 지역의 성장은 이미 중진국 이상의 수준에 도달한 상태다. 섬유, 백색가전 부문에서 한국을 추월한 데 이어 향후 10년 내 반도체를 제외한 산업전반에 걸쳐 한국을 추월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중국은 생산력 향상과 함께 외국기업의 중국 현지 생산체제가 심화되면서 세계 최대의 생산기지로 탈바꿈하고 있다. 에어컨과 오토바이는 세계 생산량의 50% 내외를 차지하고 있고, 텔레비전은 40%, 복사기는 60%를 넘어서고 있다.
시장전반에 걸쳐 상품경쟁이 치열해지고 품목별로는 과당경쟁에 따른 가격폭락세도 나타나 단순히 가격 경쟁력에 기초한 상품은 시장환경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는 실정이다.
거기다 올해 11월로 예상되고 있는 WTO 가입과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등 경기진작을 위한 호재가 지속돼 중국경제의 예측가능성을 더욱 확대시켜 주고 있다. 이와 더불어 개혁개방 확대에 따른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경제대국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국가경쟁력 상승으로 국제무대에서의 영향력을 넓혀나가고 있다.
이러한 중국의 국제무대에서의 발언권 확대를 바탕으로 반덤핑 등 민감한 통상현안은 적극 대처하는 한편, 자국시장 개방일정에 대해서는 상황에 따라 수급을 조절할 가능성이 예상되고 있다.

중국 시장 진출 전략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의 중국시장 중장기 진출전략’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 기업으로서는 이러한 중국시장의 특성과 환경변화에 맞는 진출전략을 세워나가야 하며, 특히 단순히 중국을 경쟁상대로만 인식해 맞대결하기보다는 한중 윈-윈(韓中 WIN-WIN) 효과를 염두에 두고 앞서 언급한 중국의 산업구조 변화를 분석, 업종별로 양국간 산업간·산업내 협력강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또 중국이 세계 주요기업들의 생산기지로 급부상하고 있어 중국과 완제품 생산을 직접 경쟁하기보다 핵심부품 및 소재, 중간재 공급에 특화하고 이와 함께 지역별·계층별로 세분화한 목표시장 설정후 마케팅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에 따르면 對中 수출의 약 80%가 원부자재인 현재의 수출품목 구조를 소비자들과 직접 만날 수 있는 고부가가치형 특화 상품으로 전환해야 하고 대중 투자도 가공무역업 위주의 제조업 일변도에서 벗어나 유통, 광고, 물류, 금융, 통신, 건설 등 신규 개방시장 영역으로 넓혀가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중국내 일본 상품 선호도가 큰 것은 과거 일본이 홍콩과 광둥성을 중심으로 백화점 등 유통업 분야로 진출, 자국상품을 집중 홍보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고려해볼 만 하다.
또한 최근 중국내 한류(韓流 ; 한국열풍)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국가 이미지 제고 및 기업 마케팅 활동에 직접 연계할 것과 과거와 같은 밀어내기식 수출로는 한국상품을 저가·저급상품으로 고착화해 국가 및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역효과가 나지 않을까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실었다.
더불어 중국의 WTO 가입 및 베이징 올림픽과 관련해 무조건 특수가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은 절대 금물이다. 현실적으로 우리 기업의 진출이 가능한 부분을 세부적으로 발굴해야 한다고 말한다.

국내기업의 중국진출 사례

[건설업체 A사] 한국과는 다른 중국의 건설, 건축시장 구조
건설업체 A사는 지난 1991년 1월 연변 훈춘에 개발투자 조사차 출장을 갔다가 베이징을 경유, 향후 중국이 잠재력이 있는 시장이라 판단, 3개월간 베이징서 구체적인 시장조사에 들어갔다. 이듬해인 1992년 8월 한중수교가 체결되자 이 회사는 베이징에 연락사무소를 설치했고, 하얼삔시에 자동차 부품 합작공장을 설립, 베이허이(北海)시에 타일공장설비를 수출하기도 했다.
회사 실무진의 시장조사후 장쑤(江蘇)성 우시(無錫)시에 중국측과 합자로 1백56세대 아파트(전체 미화 2백50만달러 중 1백20만 달러 투자)를 건설, 30만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이후 상하이 푸둥(浦東)지역에 본격적인 투자계획을 마련하게 된다.
상하이 진출 당시 오피스빌딩 투자를 검토했지만 투자금액(미화 2억달러)이 너무 컸고 외국 경쟁업체들의 진입으로 공급과잉 상태여서 아파트 건설쪽으로 선회해 상하이 푸둥신구 중심지에 토지를 매입하기에 이른다. 당시 일본의 마쓰시다도 맞은 편에 토지를 매입, 아파트를 건설했는데 현재 건설이 완료돼 임대사업을 벌이고 있다.
A사는 미화 1억달러를 투자해 2만5천㎡의 토지를 매입, 4백20세대의 아파트 건설을 1997년 3월에 착공, 지난해 9월에는 완공 예정이었으나 지하 1층까지 땅을 파놓은 상태에서 국내 IMF 금융위기가 닥쳤고, 땅을 파놓은 상태에서 공사가 중단되면 향후 공사가 위험하기 때문에 티엔진(天津)지역 한국계 은행에서 차입금을 들여와 지하 2층까지 작업을 완료했다. 현재는 공사 중단상태로 A사의 본사는 양도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중국시장 진출에 고배를 마신 A사의 사례를 통해 본 중국의 건설 및 건축 시장은 한마디로 한국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우선 건설과 건축의 의미부터 다르다. 한국내에서는 건설에 모든 건축활동이 다 포함되지만 중국에선 건축, 도로, 상하수도 등 분야별로 나뉘는데 건설은 대규모 종합개발을, 건축은 토지에 건축물 공사를 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아파트, 오피스빌딩 등 건축회사는 국가건설부가 관할하고 있고, 상하수도 등의 시정 건설은 각 시정부가, 도로건설은 도로국, 저수지 건설 등 수리공사는 수리국이 각각 관할하고 있다. 최근에 들어서는 종합건설의 개념이 조금씩 나타나는 추세라고 한다.
한국의 건설은 수주시장이지만, 중국의 건설은 정부가 발주하는 시정건설, 수리건설 등이 있고 민간이 발주하는 아파트나 오피스의 건축공사가 있다. 또 중국의 건축은 다시 설계, 부동산, 시공 세 분야로 나뉘고 설계는 설계회사가, 부동산은 개발회사가, 시공은 건축회사가 담당하는 것도 우리와 다른 특징이다.
업주이면서 투자자, 즉 건축물의 오너를 중국에서는 개발상(開發商)이라고 일컫는다. 이 개발상의 역할도 사전에 파악할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아파트나 오피스 건축은 개발상이 설계회사와 시공회사에 업무를 나누어주는 구조로 되어있다. 앞서 언급했지만 한국은 한 개의 건설회사가 모든 것을 도맡아 하지만 중국은 여러 분야의 회사들이 각각 나누어 담당한다. 한국의 건설회사들은 기술자들이 경영권을 행사하고 관리자들은 밑에서 보조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지만 중국은 관리자들이 경영을 하고, 기술자들이 밑에서 시공을 담당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중국에서 건축과 관련된 인허가 절차는 약 1백가지에 달하며, 크게 설계허가, 시공허가, 판매, 등기, 보수유지 관리 등으로 나뉜다. 이런 모든 허가절차는 개발회사가 받아야 한다. 한국에선 처음 허가가 잘 통과되면 그 뒤로는 쉽게 통과될 수 있지만 중국은 단계별로 매 건마다 철저한 검사가 진행된다는 사실도 다르다.

A사가 전하는 시장진출 방향
중국의 건설시장은 도로, 댐 건설 등의 정부공사를 따내는 수주시장과 아파트, 오피스를 건축하는 개발시장으로 대별된다. 중국의 정부 공사는 돈이 부족해 외국기업에 대해 자금을 가지고 들어와 BOT 방식으로 투자하라고 주문하는 경우가 많다.
중국의 수주시장은 값싼 인건비 때문에 한국기업들이 경쟁하기 어렵다. 이는 고급 기술시장은 유럽기술이 들어와 차지하고, 저급 기술시장은 중국회사들이 값싼 인건비를 이용해 차지하고 있는 만큼 한국기업들은 엔지니어링, 석유화학단지 건설 등 일부 특수공사를 제외하고는 토목, 아파트건설 등 평이한 공사는 수주여건이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라 한다. 때문에 많은 한국 건설업체들이 중국 수주시장에 진출하려다 실패하곤 한다. 단, 개발상으로 투자진출할 때는 시장진입이 가능하다. 알아두면 좋은 몇가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컨소시엄을 구성하라” 중국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우선 든든한 자금력, 시장성 판단능력, 설계 등 디자인 능력, 종합시공 능력을 겸비해야 하는데 한국기업들은 대부분 자금과 시장성 판단능력이 부족한 편이다. 자금력 부족을 메우기 위해서는 여러 기업들이 컨소시엄을 형성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한다.
중국 건축회사에 시공을 담당케 하고 시공계약을 철저히 하고 계약에 따라 일정금액만 지급하면 컨소시엄 참가업체 사이에 분규가 일어날 소지도 그리 크지 않다는 것이다.
“개발상으로 진출하라” 개발상으로 진출해야 한국산 건자재도 뒤따라 진출할 수 있다. 중국에서는 수주받은 공사에는 시공회사가 자기 마음대로 자재를 쓸 수 없고 발주자가 시키는 대로 자재를 써야한다. 즉, 개발상으로 투자하면 한국산 자재를 사용할 수 있는 범위가 커진다. 직접 시공을 하면 장기간 상주해야 하므로 많은 인력이 필요하지만 개발상으로 투자하면 3∼4명의 주재원으로 충분해서 비용도 많이 줄일 수 있다.
그밖에도 중국의 경우 사무실, 아파트, 상가 등을 종합적으로 짓는 복합단지 개념이기 때문에 복합단지 건설에 진출해야 성공 가능성도 커진다.
또 건자재 수출의 경우에도 시공회사가 아닌 개발회사의 구매결정권자를 찾아야 하며, 한국산 건자재는 생산기술보다는 유행과 수익성을 강조해야 승산이 있다. 건자재 납품후 대금회수를 위한 대비방법으로 납품할 때 개발상, 즉 발주자가 품질을 고려하고 있는지, 또는 가격을 고려하고 있는지의 의도를 잘 파악해야하고, 계약서 작성시에도 계약서상 10배로 배상한다는 등의 이행 가능성이 희바간 조항은 금물이며, 초기에 상호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우리 측에 유리한 조항을 삽입하는 것이 좋다. 시 정부나 관련부처의 고위 관계자들을 계약서 서명식에 초청하는 등의 방법으로 안전장치를 만들어 두는 것도 좋다.

중국의 제조물책임법

지난해 제품품질법 개정
중국시장에 진출하는 우리 기업에서 보아도 중국의 제조물책임법은 무시할 수 없는 존재이며, 중국에 있어서 제조물책임법인 중화인민공화국 제품품질법에 대한 개요 및 최근 개정된 점 및 그 영향에 관하여 이해해 두는 것은 중요하다.
중국 제품품질법은 제9기 전국인민대표대회 제16회 회의가 지난해 7월 8일 채택한 것으로 지난해 9월 1일에 시행됐다. 종전의 제품품질법은 지난 1993년 2월 22일에 공포되어 1993년 9월 1일에 시행되었으며, 그 후 이미 7년이 경과했다. 종전의 제품품질법의 실시는 중국에서의 제품의 품질향상에 어느 정도 공헌한 것으로 중국에서는 평가되고 있다. 다만 종전의 제품품질법에서는 불량품에 대한 단속에 한계가 있고, 행정기관의 감독권한이 약하다는 등의 문제점이 지적되어 왔다.
또한 중국에 있어서 제품의 품질수준은 일반적으로 낮고 WTO 가입 후에는 중국 제품의 경쟁력이 없게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위기감이 중국에 있었다. 이번 개정은 이러한 문제의식을 배경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그 결과 개정된 범위는 전체의 3분의 2에 미치고 조문은 51조에서 74조로 늘어났다.

제품품질법의 개요
중국에 있어서 제품품질법은 전체 74개조에 이른다. 그 이유는 제조물책임법에 관하여 중국의 제품품질법이 보다 상세한 규정을 두고 있을 뿐만 아니라 중국의 제품품질법이 제품품질의 감독관리제도에 관한 행정규정 및 형사처벌 관련 규정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민사책임, 행정책임, 형사책임을 모두 하나의 법률로 규정하고 있는 것은 중국의 법률에서도 특이하고 그 이유는 특별한 분야에만 적용되는 법률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러한 구성을 취하는 법률로서는 제조물책임법에 관한 제품품질법, 소비자권리보호법, 부정경쟁방지법이 있다. 이번의 제품품질법의 개정에서는 제조물책임법에 관한 규정의 수정은 적고, 위법 제조업자가 민사책임, 형사책임, 행정책임을 부담한 경우에 민사책임을 우선하여 부담한다는 규정(제품품질법 제64조) 이외는 종전의 제조물책임법의 내용과 거의 동일하다고 생각해도 좋다. 이번의 주요한 개정 사항은 물론 중국 행정기관에 의한 제품의 감독관리체제의 강화나 벌칙의 강화 등의 행정규정이라고 할 수 있다.

책임주체 ; 누가 어떤 책임을 지는가?
일본이나 우리나라의 제조물책임법에서는 제조, 가공, 수입업자(제조물책임법 제2조)가 책임주체이지만 중국의 제품품질법의 책임주체에는 제조자뿐만 아니라 판매자도 포함되어 있다(제품품질법 제40조 내지 42조). 이에 따르면 제조자의 책임에 관해서는 중국의 제품품질법은 제품의 결함에 의해 발생한 손해에 관하여 책임을 부담한다고 규정하고 있다(제41조). 이 책임은 무과실책임이며, 손해발생의 요건으로 되어있다.
판매자의 책임에 관해 중국에서는 제품의 결함에 의해 소비자에게 손해를 발생시킨 경우의 과실책임(제42조) 및 제품의 품질과 제품 설명서와의 불일치 등의 경우, 수리, 교환, 반품의 무과실책임이 있다(제40조 제1항). 판매자가 부담한 책임이 제조자, 제품공급자의 책임에 속하는 경우에는 판매자는 그들에게 구상할 권리를 가진다(제40조 2항).

면책사유 ; 어떤 경우에 면책되는가?
제품품질법에서는 당시의 과학기술수준에서는 결함의 존재를 알 수 없었던 경우에 배상이 면책되는 개발위험의 항변(제41조)이 있다. 이 점은 일본이나 우리나라의 제조물책임법과 같다. 부품·원재료 제조업자의 항변(결함이 다른 제조업자가 행한 설계에 기인하거나 제작에 관한 지시에 따른 경우)에 대해서는 일본법이나 우리 법에는 있지만 중국법에서는 규정이 없다.

책임기간 ; 언제까지 책임을 지는가?
중국법에서는 손해를 알 수 없었던 때로부터 2년, 제품의 인도로부터 10년으로 되어있다(제45조). 일본이나 우리나라가 손해를 안 때로부터 3년으로 규정한 것보다는 훨씬 짧다.

손해배상의 기준은?
구법하에 있어서는 제품의 결함에 의해 상해를 발생시킨 경우의 의료비, 수입손실, 상해자로 된 경우의 생활보조비, 사망의 경우와 장례비용, 구조비, 피부양자의 생활비의 배상 등이 인정되었다(구 제품품질법 제32조). 이번 개정에서는 상기에 더하여 간호비용, 후유장해배상금, 사망배상금이 추가되었다(제품품질법 제44조). 여기에 후유장해배상금으로는 상해에 의해 후유증이 남은 경우의 일실이익과 정신적 손해에 대한 배상금을 의미한다. 구법하에서는 정신적 손해의 배상이나 위자료에 대하여 규정이 없고, 1997년 3월 15일의 판례(가스폭발사고에 의해 안면과 양손에 중화상을 입은 사건)를 선례로 위자료의 배상이 인정되도록 되었다. 이번 개정은 정신적 손해에 대한 배상으로서의 앞의 후유장해배상금 및 사망배상금을 추가하여 조문상으로도 정신적 손해에 대한 배상책임을 명확히 하였다. 정신적 손해의 배상액 수준에 대해서는 앞으로의 운용에 기대하는 바가 크고 현 단계에서는 명확하지 않다.
또한 배상에 관해서 종래는 민사책임보다 행정처벌이 우선으로 이루어져 왔기 때문에 제조업자가 민사배상으로 할 경제적인 능력이 없는 경우에는 소비자가 구제를 받을 수 없다는 불합리한 점이 있었다. 그래서 이번 개정에서는 “위법 제조업자 등이 민사배상책임, 벌금 및 형사책임을 경합하여 부담하는 경우에 민사배상책임을 우선하여 배상한다”는 규정을 두었다(제64조).

PL법에 대해 규정하는 다른 법률
제품품질법이 중국에 있어서 제조물책임법에 관한 기본적인 법률이라고 할 수 있지만 중국에서 제조물책임법에 관련하는 법률은 제품품질법만이 아니다. 다른 법률로 민법통칙(1986년 4월 42일 공포, 1987년 1월 1일 시행)은 제품의 품질에 관한 권리침해에 대하여 배상책임을 규정하고 있으며(동법 122조), 소비자권리보호법(1993년 10월 31일 공포, 1994년 1월 1일 시행)도 소비자가 권리를 침해받은 경우에는 배상을 청구하는 권리가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있다(동법 제11조).
또한 부정경쟁방지법(1993년 9월 2일 공포, 1993년 12월 1일 시행)은 타인의 등록상표의 도용, 허위선전의 금지 등에 대하여 규정하고 있다(동법 제5조, 제9조). 중국의 제조자책임에 대하여 검토하는 때에는 이러한 법률에도 눈여겨 두지 않으면 안된다는 점에 주의를 요한다.

제조물책임법의 주요 개정사항

정부책임의 명확화
이번 개정을 앞두고 정부가 품질문제에 관여해야 할 것인가의 여부에 대해 논의가 있었다. 일반에서는 사회주의 시장경제하에서 시장경쟁을 통해 품질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라는 의견이 있었다. 다른 한편에서는 지방보호주의가 강해 경쟁원리가 아직 발전하지 못하였고, 비용삭감과 저가격 때문에 품질문제를 무시하는 경향이 보여지고 있는 중국기업의 현황으로 보아 적절한 품질문제를 정부의 관여는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결국 후자의 의견이 채택되어 정부가 법률에 따른 품질문제를 감독관리하는 것이 이번 개정의 지침으로 되었다. 이번 개정에서는 제품품질의 문제를 감독관리하는 것이 정부역할이라고 명확한 위치를 설정하고(제품품질법 제7조), 정부의 제품품질감독부문이 전국의 제품품질감독업무에 책임을 진다는 구법에서의 소극적인 표현이 개정되어 “전국의 제품품질감독업무를 주관한다”라는 적극적인 표현으로 수정되었다(제품품질법 제8조).
또한 감독기능을 강화하는 한편에서 직원에 의한 권한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감독부문의 직원에 의한 직권남용, 부정행위의 금지규정을 두었다(제품품질법 제9조). 나아가 구법에서는 감독기관의 부정행위에 대한 법적 책임을 추궁하는 규정이 없었기 때문에 이번 개정에서는 정부 기타 국가기관에 본 법률위반행위를 비호하고 방임하는 행위가 있었던 경우에는 주요한 책임자의 법적 책임을 추궁하도록 하고(제품품질법 제98 2항) 벌칙의 장에서 위법행위에 가담한 직원의 행정책임 및 형사책임을 추궁하도록 규정되었다(제품품질법 제65조).

지방보호주의 폐해배제
중국시장에 있어서 위조물품의 단속이 성과를 올리지 못했던 큰 원인의 하나로 지방보호주의를 들 수 있다. 품질, 가격과 함께 경쟁력이 없는 지방 기업이 현지의 경제와 고용을 유지하고 위조물품의 생산기업이 그 지방의 경제를 지탱하고 있다는 극단적인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었다.
또한 지방보호주의라는 대의명분을 권력과 기업이 유착하고 자기지역 기업의 제품을 이용하도록 사실상 강제하여 다른 지방으로부터의 제품을 배제한다는 구조도 보여줬다.
이러한 지방보호주의에 의한 폐해가 컸기 때문에 이번 개정에서는 지구 외에서 제조된 품질 합격제품의 지구진입을 배제하는 것이 금지되었다(제품품질법 제11조).

적용범위의 확대
종전의 제품품질법에 의해 행정책임을 지는 책임주체는 생산자 및 판매자였다. 그러나 이번 개정에 의해 행정책임을 지는 책임주체는 확대되어 판매금지제품에 대한 운송, 보관, 저장 등의 제공자 및 서비스업자가 추가됐다.
구체적으로는 ▲판매금지제품에 대한 운송, 보관, 저장 등의 제공자에 대하여 행정처벌과 책임규정을 둠으로써(제품품질법 제61조) 운송, 판매, 보관, 저장시점에서 발견되었지만 제조자와 판매자를 확정할 수 없어 단속에 한계가 있었다는 문제점에 관하여 대처하고 ▲서비스업자에 있어서 판매금지 제품의 사용에 대하여 사용정지 및 처벌규정을 두도록 하여(제품품질법 제 62조) 종전에는 불가능했던 서비스업자에 대한 규제를 가능토록 했다.

행정감독수단, 강제조치의 강화
구법하에서 행정기관은 충분한 권력이 없고 특히 법률 집행과정에 있어서 구체적으로 어떠한 조치를 취할 것인가에 대한 규정이 없었다. 이로 인해 단속이 느슨해져 결과적으로 부패행위를 방치하는 폐해가 존재했었다.
그러나 이번 개정에서는 감독기관이 조사를 함에 있어서 현장조사권, 인원에 대한 질문조사권, 자료의 열람권, 복제권, 제품 등의 압류권 등에 대해 구체적 조치를 규정해 놓았다(제품품질법 제18조). 또한 감독·조사를 거부하는 자에 대한 경고, 시정명령, 영업정지, 숙정, 영업면허의 취소 등의 권한을 규정하였다(제품품질법 제56조). 나아가 감독·발취검사에 의한 시정명령에 따르지 않는 경우의 영업정지, 영업면허 취소권한 관해 규정했다(제품품질법 제17조).

위법행위에 대한 처벌강화
구법하에서는 결함 제품을 제조, 판매한 경우의 벌금은 위법 소득을 기준으로 산정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가짜 제조자, 판매자는 장부, 인포이스 등의 정규기록이 없거나 또는 이러한 기록을 은폐했기 때문에 위법 소득을 발견하기가 쉽지 않았으며, 업자와 부패행위가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었다.
특히 판매 전에 가짜 제조를 발견한 자에 대해서는 위법 소득이 없었기 때문에 벌금을 부과할 수 없었다.
따라서 이번 개정에서는 벌금기준을 위법소득으로부터 판매대금을 포함하는 제품의 가치로 변경했다(제품품질법 제72조). 이 벌칙규정은 다른 법령에 비해서도 처벌수준이 높고 선례적 위치를 부여하고 있다. 다른 한편에서 구법에서는 행정기관의 권한이 애매함에도 불구하고 모순적으로 처벌에 관하여 큰 재량을 부여하고 있다.
이것은 만약에 처벌하지 않더라도 재량의 범위에 들게되어 행정기관의 책임회피의 근거로 되거나 또는 행정기관과 기업의 유착의 원인이기도 했다. 따라서 이번 개정에서는 위반수준과 처벌정도에 관련성을 유지함으로써 행정기관의 재량을 축소함으로써 단속이 적정하게 될 수 있도록 했다(제품품질법 제5장 벌칙).

품질검사·인정기관의 자립성 강화
제품품질법에서는 국가의 제품품질인정제도 및 국가의 감독검사제도에 대해 규정하고 있다(제품품질법 제14조, 제15조). 이번 개정에서는 인정기관·검사기관의 자립성을 강화하도록 하기 위해 인정기관·검사기관이 행정기관, 기타 국가기관과 이해관계를 가지는 것을 금지했다(제품품질법 제20조).
또 품질감독부문이 소비자에게 제품을 직접 추천하는 것은 소비자를 유혹하여 감독기능을 발휘할 수 없게 하기 때문에 감독부문·검사부문이 제품을 사회에 추천하는 것 및 제품경영활동에 관여하는 것이 금지되었다(제품품질법 제25조).
나아가 실제로는 정식 조직이 아닌 단체 등이 무책임하게 제품에 대한 보증 등을 하여 사후문제가 발생해도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번 개정에서는 이러한 사회단체, 기관이 품질에 보증했다 해도 실제로는 품질이 그 보증요구에 합치하지 않아 사후에 소비자에게 손해를 발생시키는 경우에 보증을 한 자가 제조업자, 판매자와 연대책임을 진다는 규정을 두었다(제품품질법 제58조).

제조자, 판매자의 권익보호
정부의 감독기능을 강화함과 동시에 제조자, 판매자의 권익도 보호해야 할 것이라는 논의가 입법과정에 있어서 문제가 제기돼 특히 이중 검사방지의 필요성에 대해 많은 입법위원들이 지적했다.
이번 개정에서는 발취검사의 샘플은 시장 또는 완성품 창고 내의 판매되기 전의 제품으로부터 무작위 추출하지 않으면 아니 되도록 해 이중검사를 방지했다(제품품질법 제15조 1항). 또한 국가와 지방에서의 중복된 감독검사를 금지하고(제품품질법 제15조 2항), 샘플을 과잉으로 채취한 경우의 반환의무를 규정하고 있으며(제품품질법 제66조), 부당한 검사에 대해서는 제조자, 판매자에게 재검사 신청권을 인정하도록 했다(제품품질법 제15조 4항).
결론적으로 이번 개정은 제품품질에 대한 중국정부의 관여가 강화된 것이며, 제품의 품질향상을 경쟁원리와 민사적 제재에 기대하는 시장주의국가의 법제도와는 모순되는 측면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번 개정을 계기로 위조물품 단속이나 지방보호주의의 시정 등에 의해 시장이 적정화되면 이번 개정에 대하여 일정한 평가를 할 수 있다.
중국시장에 진출하는 우리 기업에 있어서는 이번 개정이 소비자의 제품품질에 대한 의식을 더욱 높이고 소송의 증가를 가져올 가능성을 부정할 수 없으므로 예방법무를 위해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글·정리. 박대성 기자 / dspark@liftas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