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재월 : 2001년 12월호

교통체증으로 제주시내 모든 도로가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주차난까지 겹치면서 보행자를 위한 인도마저 주정차 차량에 점령당하는 상황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출.퇴근시간대에 교통체증이 극심한 연삼로 일부 구간의 양쪽 인도는 불법 주차 차량들로 인해 그 기능을 상실했으며 신제주는 물론 동서광로와 구제주 도심의 인도도 주차장이나 다름없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심 상권에서 벗어난 지역 내 인도의 경우 시 당국의 단속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불법 주차가 만연하다.
현재 제주시의 주차장 확보율은 76%(차량 등록대수 9만1천9백30대, 주차면수 7만2백26면)로 비교적 높고 해마다 확충되고 있으나, 24%의 차량은 여전히 주차할 공간이 없어 불법 주차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특히 도심지역에는 낮 시간대면 주차공간이 절대 부족해 주차를 하려는 운전자와 단속요원 간에 숨바꼭질을 하는 상황이 연일 벌어지고 있으며, 주택가에는 야간에 주차공간이 없어 이면도로가 사실상 주차장으로 변한 지 오래다.
제주시내 1일 차량 등록대수도 1998년 5대, 1999년 15대, 지난해 18대에서 올해에는 22대를 넘어서는 등 차량 증가세가 수직 상승하고 있어 주차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제로 올 들어 10월 말 현재 불법 주.정차를 했다가 적발돼 과태료를 부과받거나 견인된 건수는 2만7천1백44건으로 제주시내 전체 차량의 30%에 달한다.
이에 대해 교통전문가들은 “아무리 주차난이 심각해도 보행자를 위한 인도까지 점령하는 것은 운전자의 의식에 문제가 있다”면서 “공급 우선의 공용주차행정에서 벗어나 이제는 새로운 해결점을 모색할 때가 왔다”고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