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자 : 최일섭 /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 교육훈련부장
게재월 : 2001년 12월호

국제 표준화기구 승강기기술위원회(ISO/TC178)의 WG4회의가 10월 3일부터 5일까지 영국 런던의 BSI(British Standard Institute ; 영국표준협회) 건물에서 개최되었다. WG4 회의는 통상 1년에 2회 개최되는데 현재 활동하고 있는 ISO/TC178 산하 9개의 WG(Working Group) 중에서 안전표준에 대한 핵심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으며 활동도 활발하고 회원수도 가장 많다.
1981년 ISO/TC178 정기총회에서 유럽의 승강기 안전표준인 CEN EN81-1과 미국의 승강기 안전표준인 ASME A17.1, 캐나다의 승강기 안전표준인 CSA/CAN-B44 및 러시아(구 소련)의 승강기 안전표준인 NEDRA의 비교작업을 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1983년 WG4를 정식으로 발족하고 비교작업을 시작함으로써 태동하게 되었다.
WG회의는 세계 각국의 국가표준대표기관(National Body)에서 추천한 그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서 총회에서 의결된 각 안건과 표준화 작업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토의하고 국제표준의 안을 만들어서 심의하여 총회에 상정할 초안을 확정하는 활동을 한다.
이번 WG4회의에는 ISO/TC178의 의장인 Mr. Phillipe Lamalle(프랑스 OTIS)과 WG4의 Convener인 Mr. Ernest Vlahovic(캐나다 TSSA)을 비롯하여 총 23명이 참석하였으며, 한국에서는 필자와 현대엘리베이터의 조영선 상무 및 LG-OTIS의 이희우 차장이 함께 참석하였다.
이번 회의의 주된 안건은 세계공통 필수안전요건(GESR ; Global Essential Safety Requirements) 및 각 항목별 위험요소 분석(RA ; Risk Analysis)의 합리성 및 타당성을 검토하여 이용자가 보다 이해하기 쉽고 사용하기 편리하게 개선하며, 세계공통 필수안전요건(GESR)을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파라미터(GESP ; Global Essential Safety Parameters)의 설정방법을 논의하고, 각국의 승강기안전표준비교표인 ISO/TR 11071의 개정을 검토하며, 승강기의 위험분석 기법인 ISO/TS 14798의 적용사례를 검토하여 개선방안을 도출할 뿐만 아니라 내년에 한국에서 개최될 ISO/TC178 정기총회의 일정변경과 관련하여 WG4회의의 일정을 조정하는 문제 등이었다.

GESR의 검토
승강기의 세계공통 필수안전요건(GESR)이 제정된 배경은 기존의 각 국의 승강기 안전표준이 승강기에 요구되는 성능위주로 표현된 성능요건형 규격(Performance Code)이 아니라 그 당시에 사용되고 있는 승강기를 기준으로 하여 승강기의 안전에 필요한 구체적인 기술적 또는 상황적 조건들을 서술하는 조건서술형 규격(Prescriptive Code)이기 때문에 신기술이나 첨단기술을 승강기에 적용하려고 해도 기존의 규격에 맞지 않으면 그 규격을 개정할 때까지는 신제품을 설치할 수가 없어서 항상 적절한 적용시기를 놓치게 되고 산업의 발전에 방해요소가 되었다.
예를 들어 기존의 규격들은 당연히 기계실이 있는 것을 전제로 하고 기계실이 갖추어야 할 각종 조건들을 서술하고 있는데 기계실 없는 승강기가 개발되자 기존의 규격과는 배치되기 때문에 많은 애로사항이 있었고 미국에서는 아직도 설치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며 ASME A17.1을 개정하여 내년 3월경부터 설치할 예정이라고 한다. GESR은 무엇(What)이 달성되어야 하느냐, 즉 달성되어야 할 목표성능만을 규정할 따름이지 어떻게(How) 달성하느냐 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전혀 제약을 두지 않으며 총 64항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번 회의에서는 미국과 유럽에서 GESR을 적용한 사례들을 소개하였는데 향후에는 새로운 부품이나 제품을 개발할 때에는 원칙적으로 GESR을 적용할 예정이라고 한다.

GESP의 검토
승강기의 세계공통 필수안전파라미터(GESP)는 어떤 부품이나 제품이 GESR을 만족하는 지를 확인하기 위해서 필요한 파라미터인데 정량적인 수치로서 규정되어야 할 파라미터도 있고 수치로서 규정할 필요가 없는 파라미터도 있다. 즉 GESR을 만족시키는 지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 필요한 파라미터들을 설정해 놓고 새로 개발된 부품이나 제품이 이 파라미터들을 만족시키면 GESR을 만족시킨다고 가정하고 생산 및 판매를 허용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GESR 6.1.10(양방향 통신)의 “갇힘사고에 대비하여 카와 구조대원 사이에는 지속적으로 양방향 통화를 할 수 있는 수단이 구비되어 있어야 한다”라는 항목은 수치적인 파라미터가 필요 없지만 GESR 6.3.2(실과 실사이의 수평거리)의 “카 실과 승강장 실 사이의 수평거리는 제한되어야 한다”라는 항목은 어느 부분에서의 수평거리를 얼마 이하로 해야 하는지를 정해야 만족여부의 확인이 가능하므로 수치적 파라미터가 필요하다.
미국과 유럽연합에서 현재까지 검토한 GESP를 소개하였는데 설정해야 할 파라미터의 종류를 선정하고 그에 따른 수치를 결정하는 것은 상당한 노력을 요하는 일이므로 시간이 꽤 걸릴 것으로 예상되며 당장 적용해야 할 부분에 대해서는 각국의 승강기안전표준비교표인 ISO/TR 11071을 참조할 것을 권장했다.

ISO/ TR 11071
ISO/TR 11071(세계의 승강기 안전표준 비교)은 앞에서도 언급하였듯이 WG4에서 최초로 시작한 사업으로서 최초에는 미국, 캐나다, 유럽, 러시아의 승강기안전표준을 비교하여 수록하였으며 그 후에 일본과 호주의 표준이 추가되었다.
이 표준의 발행목적은 세계 각국의 승강기안전표준비교표를 발행하여 승강기안전표준 담당자들이 자국의 표준을 개발하거나 활용할 때 세계 여러 나라에서 요구하고 있는 조건들을 참고하게 하며(이 TR이 기존에 사용중인 각 국가표준을 대체하는 것은 아님), 또 국가간에 의견이 일치되는 부분부터 우선 통일된 기준을 제정하고 의견이 일치되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는 그 사유를 명기하여 지속적인 검토를 해 가면서 점차적으로 통일된 국제표준을 제정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번 회의에서는 유럽이 개정된 부분을 발표하였고 그 부분을 비교표에 추가하기로 하였으며 각 회원들은 다음 회의 전까지 자세히 검토하여 개정여부를 다음 회의에서 논의하기로 하였다.

ISO/ TS 14798
ISO/TS 14798(승강기의 위험분석 기법)은 승강기의 안전에 관한 위험분석 기법을 정량적인 개념을 도입하여 체계화한 것으로서 각각의 예상위험요소에 대한 예상피해정도를 파악하기 위해서 어떤 요소로 인하여 사고가 발생했을 때의 심각성의 정도(Severity : S)와 발생 가능 빈도수(Frequency : F)를 추정하여 감소대책을 세워야 할 항목인지 그냥 두어도 될 항목인지를 결정하는 기법이다.
즉, 새로운 부품이나 제품을 개발할 때 해당되는 GESR에 대하여 이 위험분석 기법(RAM ; Risk Analysis Methodology)을 적용하여 평가한 결과 예상되는 위험 정도가 모두 기준치 이하이면 개발 및 설치해도 좋다고 결론지을 수 있다. 이번 회의에서 검토한 내용은 현재 나와있는 표준이 좋은 방법이기는 하나 심각성의 정도(S)와 발생가능 빈도수(F)를 추정하는 방법의 근거와 합리성이 부족하므로 지금까지 각 국가에서 사용한 경험을 토대로 개선작업을 하기로 하였다.

향후 일정
차기 회의는 내년 5월 6일부터 8일까지 호주 시드니에서 열기로 하였으며, 그 다음 회의는 2002년 9월 23일부터 11일까지 서울에서 개최되는 ISO/TC 178 정기총회 시에 가질 예정이다. 내년 총회는 10월 7일부터 열기로 결정한 바 있으나 그 기간이 아시안게임 기간과 중복되기 때문에 9월로 변경하였다.
차기 회의에서는 GESP가 구체적으로 논의될 예정이며, RAM에 대한 개선방향이 보고될 예정이고 일본의 안전기준 개정내용이 보고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 나라는 그 동안 수 차례 참석한 바 있으나 지속적이지 못하였기 때문에 체계적으로 우리의 의견을 반영하기가 어려웠고 회의에서 논의된 내용을 업체에 전파하고 적용하는데 한계가 있었지만 향후에는 우리 검사기준을 영문화하여 TR 11071에 수록하도록 요청하고 업계의 의견을 수렴하여 국제표준화에 반영하며 승강기 업계의 적극적인 참여도 요청할 예정이다(문의 ;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 / 전화. 02-539-9772 / 웹사이트. www.kesi.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