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재월 : 2001년 5월호

지난 4월 4일 오후 2시 세종로 정부청사에서는 청와대 시민사회정책실이 주재하는 ‘제2차 휠체어리프트 안전검사기준 관련 간담회’가 있었다.
산업자원부, 기술표준원과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오이도역 장애인 수직형 리프트 추락참사 대책위원회,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등 장애인단체들과, 강병근(건국대 건축공학부 교수), 김정우(한국기계연구원 승강기술실장), 김찬오(서울산업대 안전공학과 교수), 철도청, 서울시지하철공사 등이 참석한 이날 회의에서는 그 동안 이견을 가져왔던 ‘수직형 리프트의 설치높이 허용’에 관해 장애인계가 줄기차게 요구해온 ‘5층 이하까지 운행 가능한 휠체어리프트의 검사기준 마련’과 ‘기존 설치품에 대한 일제 안전점검 실시’가 합의됐다. 이로써 오이도역 사건 이후 장애인용 승강기인 휠체어리프트 안전을 둘러싼 논의는 일단락되었다고 볼 수 있다.
지난 3월 16일 청와대와 장애계 1차 회의 이후 산업자원부는 장애계의 요구가 반영된 ‘승강기제조및관리에관한법률 시행규칙’을 상정하여 현재 법제처 심사과정에 있다.
2차 간담회에서 특히 쟁점이 된 사항으로는 신축건물에 대해 ISO규정을 그대로 적용, 수직형 리프트 설치를 4m까지 허용하겠다는 기술표준원의 안이었다. 이에 대해 장애인 단체와 전문가들은 6층 이상의 건축물에 한해 엘리베이터 설치의무화를 규정한 한 건축법과 편의시설의 선택을 자율에 맡기고 있는 현행 편의증진법의 한계로 이와 같은 안이 장애인의 불편과 위험을 초래 할 수 있는 경사형·이동형 리프트 설치가 유도되는 부작용을 낳을 것임을 밝혔다.
신축건물도 기존건축물과 함께 5층 이하까지 운행이 가능한 휠체어리프트의 검사기준을 제시할 것을 기술표준원에 요구했다. 그러나 7m 이상에 대한 수직형 리프트 허용에 소극적 의지를 가지고 있던 기술표준원과 산업자원부가 두 시간동안 계속되는 토론 끝에 한국장총 등 장애인단체와 전문가들이 함께 연구하여 검사기준을 만드는 조건으로 5층 이하의 운행 수직형 리프트 검사기준 마련에 합의했다. 이로써 개정 검사기준 입안을 연기, 충분한 연구를 거쳐 6개월 후인 10월중에 공표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검사기준이 제정되기 전에 우선적으로 한국장총이 주축이 되어 민 관의 전문가들이 함께 ‘휠체어리프트 안전점검팀’을 구성하여 현재 설치된 리프트들을 정밀하게 조사하여 검사기준이 마련될 때까지 철저한 안전검사를 실시하여 운행토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