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목 : “자발적 참여 이끌어낼 보상시스템 필요하다!”
대담자 : 박대성 기자
게재월 : 2002년 11월호

최근 들어 보수업계 정상화를 위한 업계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한국승강기보수업협동조합(이사장 황종식, 이하 보수업협동조합)을 중심으로 중소 보수업체뿐 아니라 대기업에 이르는 각계의 의견수렴을 시도하고 있고, 사후관리 등 현 승강기 안전관리제도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면서 관계부처 및 서울·경기지역 시·도 관계자들과 직접 만나 교섭을 시도하고 있다.
또한 보수업협동조합 차원에서 1백40여 개의 회원사들에게 긴요한 안전장치를 개발하기 위해 중소기업협동조합 중앙회로부터 자금을 확보하는 수익사업을 전개하고 있으며, 보수업체 자율정화 방안을 마련하는 등 전에 없는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변화에서 주목할 만큼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인사를 꼽으라면 보수업협동조합의 이광래 전무이사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과거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원장 박문수, www.kesi.or.kr, 이하 관리원)의 홍보이사를 거쳐 현재 보수업협동조합 전무이사직을 수행하고 있는 이광래 전무를 만나 신변의 일과 조합의 발전방안, 현 보수업계 문제점에 대한 그의 인식, 또한 그가 말하는 보수문제 해결방안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본지 기자와 이광래 전무와의 인터뷰 내용이다.■

과거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의 임원급인 교육·홍보이사로 재직하셨는데 현재 보수업협동조합에서 근무하게된 계기나 배경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아울러 현재 보수업협동조합 회원사 현황은 어떻습니까?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 임원으로 재직했을 때, 승강기와 관련된 여러가지 좋은 경험과 공부를 많이 했습니다. 특히 ‘한국승강기 산업 발전사(1999)’ 집필 책임자로서 국내 승강기산업의 오래된 과거자료를 과거의 증빙자료와 함께 생존하고 계신 원로 선배님들로부터 자료를 수집, 기록으로 정리하여 책으로 발간해 후배들에게 물려주는 일은 참 보람된 일이었으니까요. 자신에게 더없이 승강기에 대한 많은 공부가 되었음은 물론입니다.
또한 관리원에서 교육·홍보 분야를 맡고 있으면서 관리원을 ISO 9000 시스템 인증기관으로 지정받은 것도 좋은 경험이었으며, 승강기 정기검사 제도가 가까운 장래에 선진외국에서와 같이 또한 우리나라의 과거의 수출 검사제도와 전기용품 형식승인시험 검사제도처럼 “검사기관이 자율화되거나 변화될 것”이라 예측하고, 관리원의 우수한 과장급으로 구성된 ‘Task Force’팀을 이끌면서 팀장으로서 관리원의 새로운 사업개발과 변화를 위해 진지하게 연구하고 토론했던 일들은 참 좋은 추억이었습니다. 함께 참여했던 부과장 및 직원들은 참 많은 고생을 했습니다. 지금도 이들에게 고맙고 미안한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보수업계 사장님들과 승강기 산업발전사 자료수집차 현장방문 및 면담교류를 하면서 승강기 보수업계의 난립과 어려움 등을 현장을 통해 경험할 수 있었고, 승강기 보수시장에 대한 저 나름대로의 생각을 승강기 관련 월간 잡지 등에 여러 차례 발표도 했었습니다.
이런 것들이 인연이 되어 보수업체 사장님들이 저를 보수업협동조합 전무이사로 추천한 것 같습니다. 저는 몇 차례 요청을 받은 후 심사숙고 끝에 ‘봉사한다’는 자세로 보수업체 권익과 발전을 위해 미력하나마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조합 전무이사로 부임한 지 6개월이 지난 지금 조합 회원가입 업체가 조금씩 늘어 현재는 1백40여 업체에 이르고 있습니다.

보수업협동조합의 2002∼2003년 주요 업무계획은 어떤 것이 있으며 현재는 어느 정도 진척되고 있는지요? 또한 어려운 점은?
현재 우리 나라 보수시장은 승강기 메이저 3사와 그 하도급 업체, 승강기 보수전문업체 등으로 분류되는 것 같습니다. 보수전문업체는 대부분 영세성을 면치 못하고 있으며 보수기술자들의 근무환경, 낮은 보수 등 아주 열악한 환경에서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대기업 및 하도급 업체 중소보수전문업체, 승강기 관련단체 등이 함께 참여하여 서로 상생할 수 있는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모두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에 승강기 보수시장제도 개선협회체 구성을 추진 중에 있습니다.
또한 보수업협동조합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자체 수익사업이 필요합니다. 승강기 검사기준이 개정되어 금년부터 승강기 운행 안전장치를 의무적으로 부착하게 되어 있습니다.
우리 보수업협동조합에서는 값싸고 아주 안전한 안전장치를 개발하여 회원업체에 보급하고 일부 수수료를 받아 조합운영에 사용하려 하고 있습니다.
자금은 중소기업협동조합 중앙회에서 일부를 대출 받아 개발에 착수하고 있습니다. 개발자금이 부족해서 좀 걱정이 됩니다. 또한 행정관청의 보수업체 사후관리에 우리 조합이 참여하여 협력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우리조합을 승강기 보수관련 불공정, 불벙부당행위신고센타로 지정 받아 보수시장의 자율정화도 추진할 계획입니다.

보수업계의 현실을 어떻게 조망하고 계시며, 보수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또한 협회나 조합 등 단체의 역할은 어떠해야 하는지 의견을 제시해주기 바랍니다.
승강기 시장은 장치 산업에서 서비스 산업으로 이행되는 특성을 가지고 발전하고 있습니다. 승강기 서비스 산업은 설치대수와 함께 보수대수가 증가하고 20년 이상 된 승강기는 교체공사를 기다리는 등 점차 신규수요를 압도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미주와 유럽대륙을 독점하고 있는 오티스, 쉰들러, 코네 등의 다국적 기업과 일본의 미쓰비시 등의 업체들은 국내 일부 업체와 손잡고 국내에 진입, 신규설치시장은 저가로 공급하는 대신 철저한 서비스 관리체계과 엄격한 안전기준을 바탕으로 한 보수기법으로 고객들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서비스 부문의 매출을 크게 신장시키고 있습니다.
반면 국내 보수업계는 대다수가 영세성을 면치 못하고 있으며 이들 업체들이 보수 물량확보를 위해 갖은 방법들을 동원하면서 갖가지 문제점과 각종 비리 등이 일부 발생하고 있는 것도 현실입니다. 보수물량 수주를 위한 과당경쟁이 보수료 덤핑으로 이어지고 부실보수로 연계되어 안전을 위협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국내 승강기 보수시장의 문제점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 정책 입안자, 업계, 및 관련단체 모두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정부는 보수업계의 개편, 기술개발 등 보수업체의 경쟁력 강화 유인이 될 수 있는 보상시스템 요소가 제도적인 장치로 내장된 시책을 내 놓아야 합니다.
그래야 업계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 낼 것입니다. 그리고 업계 및 관련단체는 승강기 서비스 산업 육성 차원에서 대기업 및 하도급 업체, 중소 보수전문업체의 시스템이 유기적으로 작동하는 체제로 바꿔나가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승강기 안전사고와 관련해서 일부 언론 및 매체에서 심각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자동차 사고(교통사고)에 비해 지나친 반응이 아니냐는 여론이 있습니다. 이에 대한 생각과 언론에 바라는 바가 있다면 말씀해 주시죠.
승강기는 다만 설치로 끝나는 고정 시설물이 아니라 항상 예방정비를 필요로 하는 안전 시설물입니다. 그래서 ‘승강기제조및관리에관한법률’에서는 승강기 안전운행을 확보할 수 있도록 승강기 관리주체에게 운행관리책임, 유지보수책임, 정기검사책임 등 안전관리의무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관리주체는 승강기 운행에 대한 지식이 풍부한 자를 운행관리자로 선임해야 되고 운행관리자는 고장수리에 관한 기록유지, 승강기 유지관리, 인명사고시 긴급조치, 구급체계의 구성 및 관리 등 여러 가지 직무수행 의무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또한 자체검사자로 지정된 자는 승강기 운행의 안전에 관한 자체검사를 매월 실시하고 검사기록을 작성하여 2년간 보존해야 하며, 자체검사 결과 안전운행에 지장이 있다고 인정되면 관리주체는 즉시 보수해야 합니다.
자체검사를 실시하지 않거나 검사기록을 보관하지 않는다든지 허위로 작성해 보존하고 승강기를 운행하는 자는 5백만원 이하의 과태료에 처합니다. 이처럼 승강기 안전운행 확보를 위한 안전장치들은 법률에 의하여 이중삼중으로 의무화시키고 있습니다. 일부 언론매체에서 무분별한 승강기 사고보도로 소비자들은 승강기를 위험한 기계라고 인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승강기는 안전한 시설물입니다. 승강기 사고는 대부분 관리부실이거나 이용자 부주의가 원인입니다. 관리업체 직원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고 대국민 안전홍보를 대폭 강화해야 합니다. 정부 당국은 정부의 승강기 업무 위탁 및 대행 단체 등에 법률에 의거 승강기 안전 대국민 홍보의무를 부과해야 합니다.

승강기 보수문제는 중소업체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관계기관(산자부, 기표원, 검사기관)은 물론이고 대기업도 일정정도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있어야 하는데 이를 강제 해낼 수 있는 방안이 있다면?
승강기 보수시장은 대기업 및 하도급 업체 중소보수전문업체의 이해관계가 얽혀 업체간 양보와 신뢰를 바탕으로 경쟁관계를 서로 인정하면서 협력관계가 유지되도록 해야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승강기 보수시장 문제는 승강기 서비스 산업 육성차원에서 강제보다는 보상위주의 경쟁력 강화 유인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양재동에 있는 ‘하나로’ 농협직판장에 가면 줄을 맞춰 잘 정리돼 있는 쇼핑카트를 볼 수 있습니다. 카트와 카트의 연결부위에 1백원을 투입하는 장치가 있습니다. 1백원을 이 장치에 넣고 쇼핑카트 그룹에서 분리한 다음 쇼핑이 모두 끝나고 쇼핑카트군에 연결시키면 1백원을 되찾아갈 수 있습니다. 결국 쇼핑카트를 1백원을 주고 사용하되 반납질서를 지킨 고객은 1백원을 되찾아 가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1백원짜리 동전을 매개로 전체 카트를 하나로 연결시킨 케이스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제반 수단을 연결한 절묘한 사례입니다. 개별적인 하나의 카트에 집착할 것이 아니라 카트 전체의 시스템이 유기적으로 작동하는 체제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 승강기 보수시장도 대기업 및 하도급 업체 중소 보수전문업체가 상호 보상을 받으면서 상생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합니다. 영세한 보수업체 및 하도급 업체의 덤핑수주 등 시장질서 교란행위가 근원적으로 발생하지 않도록 자율적인 억제장치가 정밀하게 마련되어야 합니다. 강제보다는 보상이 더 효율적이고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앞의 카트 문제도 강제 위주로 이를 시행했으면 고객의 자발적 협조를 얻지 못하여 시행되지 못했을 것입니다. 또한 카트의 반납은 1백원이라는 보상시스템이 절대적으로 효력을 발휘하는 근거가 됩니다. 1백원은 1백원으로서의 가치보다는 어떤 윤리적인 활동에 대한 ‘보상 모티브’를 상징한다 할 것입니다. 그래서 승강기 보수시장 제도문제는 대기업 및 하도급 업체 중소 보수전문업체가 협의체를 구성하여 강제가 아닌 자율에 의하여 상호 보상될 수 있는 제도 개선안을 도출해 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보수인력 부족 등 인력문제는 심각한 업계 현실을 대변하고 있습니다. 이의 해결을 위해 보수업협동조합이 갖고 있는 구상이 있다면?
승강기는 갈수록 고급화되고 인공지능형 마이크로 프로세서를 응용한 첨단제어 기종들이 앞다투어 시장에 쏟아져 나오고 있는 상황이지만 중소 보수업체에서는 새로운 기술을 습득할 기획도 없습니다. 고임금을 주면서 고급 기술인력을 확보하기란 더더욱 어려운 실정입니다.
또한 승강기 제조사마다 제품의 규격 및 부품이 다르기 때문에 영세한 보수업체일수록 어느 특정회사 제품은 수리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보수업협동조합에서는 승강기 기술분야의 기술자를 ‘인력뱅크’화하여 업체에서 요구가 있을 때 링크시켜주고 일정한 수당을 지불하게 하는 제도를 도입할 계획입니다.
중장기적으로는 우리 보수업 협동조합이 승강기 기술 현장교육기관으로 지정받아 보수업체에서 일정기간 현장기술을 습득케하고 현장교육 이수자에게 취업이 되도록 하는 제도를 도입시킬 것입니다.

보수업체 기술력향상과 승강기 안전문화 증진을 위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일반적으로 국내 보수업체들의 보수품질에 대한 서비스가 외국기업에 비하여 뒤진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보수능력이나 보수 기술이 부족해서 외국기업에 뒤진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보수능력은 충분하고 보수기술 또한 뒤지지 않으면서 ‘뒤진다는 것’은 안전시스템 및 관리상의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중소 보수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8천 여 명의 보수 기술인력은 근무환경 및 임금수준 등 아주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보수업체에서는 이들 기술인력에게 의욕을 갖게 하는 것, 즉 동기부여는 기술향상은 물론 업체발전을 위해서도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동기부여의 기초가 되는 중요한 것 중의 하나는 경영자와 기술자간 충분한 신뢰감을 갖게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이들 기술인력에 대한 사회 정책적 배려도 있어야 합니다.
승강기 안전에도 투자가 필요합니다. 승강기 관리주체들의 최저가 입찰제도는 보수료 덤핑을 부추기고 있는 실정입니다. 아파트의 경우 법정 표준보수료가 15만원 정도인데 표준보수료의 41%정도인 6만원 이하로 수주하는 업체가 전체 보수업체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덤핑구조 하에서 사업을 유지하기 위해서 낮은 기술인력 확보와 이로 인한 형식적인 점검, 고장수리 지연 등은 결국 이용자의 안전을 위협합니다.
이러한 과당 경쟁은 관리주체의 담당자들과 업체간 불법과 부정의 원인을 제공하고 있으며 안전사고를 유발하는 요인이 됩니다. 승강기 관리주체와 소유자는 “승강기 유지보수에 지출되는 비용은 아깝다”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자신과 가족, 그리고 승강기 이용자를 위한 가장 기초적인 투자로 이해해야 합니다.
보수업계는 제살 깎아먹는 경쟁 끝에 헐값의 보수료를 받고 부실 보수로 이어져서는 안됩니다. 승강기 안전에도 투자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갖게 하기 위해 언론매체 또는 잡지 등을 통한 지속적인 계도가 필요합니다.
우리 보수업체는 소비자의 중심에 서서 승강기 안전에 대한 ‘지킴이’라는 사명감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승강기와 관련된 생산자, 보수업체, 관리주체, 소유자 및 이용자 등 모든 경제주체들이 안전을 투자의 개념으로 이해하고 협조하면 우리 승강기 문화는 더욱 성숙될 것입니다.

승강기 보수업체에게 하실 말씀이 있다면? 또한 관련부처 검사기관에게 하실 말씀은?
우리 승강기보수업협동조합은 설립된 지 이제 1년 조금 넘어 일천하지만 보수업체 사장님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으로 많은 발전을 하고 있습니다. 그 동안 우리 조합은 사장님들의 적극적인 협력을 등에 업고 중소 보수업체의 권익과 발전을 위해 법령개정 및 제도개선 등을 정부 및 관련기관에 줄기차게 주장하고 건의해오고 있습니다.
우리 조합은 혼탁한 보수시장의 질서, 서비스 개선, 소비자 안전확보, 현장 기술인력 양성 등 보수업체 발전을 위한 자율정화 노력과 함께 업계의 통일된 제도 개선안을 마련하여 정부 및 관계기관에 협의해 나갈 계획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더 많은 보수업체가 우리 조합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회원으로 가입되어야만 우리의 주장과 건의를 반영하는데 큰 힘이 될 것입니다. 우리 중소 보수업체 발전을 위해 계속적인 관심과 협력을 바라마지 않습니다. 감사합니다(문의 : 한국승강기보수업협동조합 / 전화. 02-3474-6795~6 / 팩스. 02-521-3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