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목 : 도심혼잡 완화와 교통시설 재원 마련 / 런던, ANPR·과징금 등 강력한 제재
기고자 : 권영인 / 교통개발연구원 도로교통실장
게재월 : 2003년 7월호

유럽 국가 중에서 특히 노르웨이와 영국에서는 도심으로 진입하는 차량에 대해 도심지의 혼잡을 완화하고 도로 등 교통 시설 투자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도심 진입세(통행료 또는 혼잡세)’를 징수하고 있다.
노르웨이는 이미 1930년대부터 유료 도로 제도가 도입된 국가로서 1986년 지방 도시인 베르겐에 도로 건설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도심 진입 통행료를 도입했다. 영국의 경우에는 1960년대부터 도심 진입 혼잡세의 도입이 제기되었고, 이후 1990년대에 본격적인 도입이 추진되어 2002년 10월에는 지방의 중소 도시인 덜함에, 2003년 2월에는 런던에서 혼잡세의 징수가 시작됐다. 특히 런던의 경우 통행세를 내게 하려는 런던시와 이를 반대하는 도심지역 주민 간의 마찰이 커 법원 소송까지 이뤄졌지만 결국 강력한 수단인 통행세 징수가 시행, 런던시는 도심 교통량이 약 10% 이상 줄어들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노르웨이, 베르겐 등 3개도시 시행
먼저 노르웨이의 도심 진입 통행료에 대해 살펴보면, 1930년대에 이미 유료 도로 제도가 시행된 국가로 도로 이용자가 요금을 부담하는 수익자 분담 원칙이 일찍부터 적용된 케이스다.
현재 도심 진입 통행료가 징수되고 있는 도시는 베르겐(Bergen)과 오슬로(Oslo), 트론하임(Trondheim)으로 도입의 주된 목적은 도심 진입 도로 등 교통 시설의 새로운 투자 재원의 확보다. 다음은 도심 진입 통행료가 징수되고 있는 3개 도시를 각각 비교, 설명한 것이다.
베르겐, 시행후 교통량 7% 감소 = 노르웨이 지방 도시인 베르겐(Bergen)은 지난 1986년 1월에 도심지 진입 도로 건설비를 조달하기 위해 도심 진입 도로 6개 지점에 통행료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 오전 6시에서 오후 10시까지 1회당 5크로네(약 7백 원)를 징수하고 있으며, 3.5톤 이상의 대형 화물차의 경우에는 2배인 10크로네를 징수하며, 할인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는 회수권과 정기권도 발행하고 있다.
통행료 징수 대상 지역은 10.3제곱킬로미터로서 이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은 약 10%에 불과하다. 통행료의 수익금과 같은 금액을 국가에서 보조받아 도로 건설의 재원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자전거 도로 건설에도 사용하고 있다.
통행료의 요금 수준이 비교적 저렴해 도심 진입 교통량과 대중 교통 이용률에 있어서 큰 변화는 없으며, 진입 교통량은 7%의 감소에 불과하다. 시행 초기에는 시민의 70%가 반대했으나 야간에는 무료, 도심 진입 터널의 건설, 보행 공간의 정비 등으로 시행 후에는 50%가 찬성하는 것으로 변화했다.
오슬로, 통행료 징수 ‘24시간’ 가동 = 노르웨이 수도인 오슬로(Oslo)는 도로 건설 및 대중 교통 개선을 위한 재원 확보와 도심 혼잡 완화를 위해 도심 진입 통행료가 도입됐다.
오슬로의 경우는 긴급 차량을 제외한 모든 차량에 대해 24시간 통행료를 징수하고 있으며, 도심지로 진입하는 19개소의 도로에 시행되고 있다. 통행료는 12크로네(약 1천 7백 원)로 대형 화물차는 소형차의 2배, 정기권과 회수권에 대해서는 할인 요금이 적용된다.
요금 지불 방식은 수동식과 전자식을 동시에 운용하고 있으며 전자식의 사용 비율은 하루 평균 64%, 첨두시 75%인데, 전자식의 경우 25회 정기권은 250크로네, 1개월 이용권 270크로네로, 요금이 저렴하고 통행 시간이 빠르며 150크로네의 예치금으로도 설치할 수 있어 선호하고 있다.
통행료 징수 후 도심 진입 교통량은 20% 감소했으며 버스 이용객은 7% 증가했다. 위반 차량의 경우에는 250크로네로 CCTV로 촬영돼 차주에 청구되고 있다. 통행료 징수에 대해 도입 당시에 찬성률이 30%에 불과했으나 1995년 조사에서는 42%로 상향된 수치를 보여줬다. 교통 부문의 소요 재원의 55%를 혼잡세로 조달했으며 나머지 45%는 정부의 보조금으로 충당되고 있다.
트론하임, 대상구역간 통행도 추가징수 = 도시권역 인구 14만 명에 불과한 트론하임(Trondheim)은 승용차 이용률이 60%이며 31%는 보행 및 자전거, 9%는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있다.
1988년 교외 간선 도로에서 요금 징수를 최초로, 이후 1991년 10월에 도심 진입 도로 12개소에 본격적으로 통행료 도입이 전면적인 자동 요금 징수 설비 설치와 함께 시행됐다. 통행료 적용 시간은 오전 6시에서 오후 6시까지이며, 도입 대상 도로는 1998년에는 17개소, 현재는 20개소로 증가했다. 통행료 적용 대상 구역을 4개 지역으로 구분해 이 지역간의 통행에 대해서도 통행료를 추가로 징수하고 있다.
트론하임은 버스와 긴급 차량, 장애인용 차량에 대해 면제하고 있으며, 전자 요금 지불 방식의 경우 통행 시간대 및 할인 방식에 따라 요금 할인 폭이 최대 60%까지 적용되고, 통행료 징수 대상 지점의 부근에 거주하는 주민에 대해서는 요금을 감면해주고 있다.
또한, 1시간 이내의 재진입에 대해서는 통행료가 무료이기 때문에 전자식의 이용률이 하루 평균 88%, 첨두시에는 95%까지 달하고 있다.
베르겐 및 오슬로와 마찬가지로 통행료로 60%에 해당하는 교통 부문의 소요 재원을 조달해 도심지의 우회 도로 등 도로 부문에 75%, 대중교통에 18%가 사용되고 있으며 교통사고 개선, 보도 및 자전거 도로 등에도 재원의 일부가 사용됐다.
도심지의 대중교통 환경 개선과 함께 도심지에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공공 자전거 2백 대 공급 등으로 도입 직전에 반대가 72%에 달했으나, 도입 2개월 후에는 반대 48%, 1996년에는 36%로 감소했다.

영국, 35개 지자체서 ‘혼잡세’ 검토
영국은 이미 1964년에 ‘스미 보고서(Smeed Report)’에서 도심 혼잡세의 징수가 거론됐으며, 도심 지역의 혼잡 완화를 위한 대중교통 이용 활성화를 위해 도심 주차 관리와 지하철 및 버스의 환승 주차장 건설 등 다양한 통합형 교통 정책이 시행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1990년대에 접어들어 관련법의 개정을 통해 수익자 부담을 고려한 도심 진입 혼잡세 도입이 본격적으로 검토됐다.
현재 덜함과 런던에서는 각각 2002년과 2003년에 도입되어 시행되고 있으며, 에딘버러·브리스톨·리즈·노팅햄 등은 도입 대상 시간과 요금 수준, 적용 지점 등에 대한 구체적인 검토가 완료되어 조만간 시행될 예정이다.
또한 이 지역들을 포함한 35개 자치 단체에서 도심 혼잡세의 도입이 검토되고 있다. 다음은 영국에서 도심 혼잡세를 시행하고 있는 덜함시와 런던을 설명한 것이다.
최초 시행 ‘덜함’, 교통량 80% 감소 = 영국에서 2002년 10월 1일에 전격적으로 도입된 덜함시(Durham City)의 도심 진입 혼잡세는 월요일에서 토요일까지 오전 10시에서 오후 4시까지 도심 진입 차량에 대해 2파운드(약 4천 원)를 징수하고 있다. 이로 인해 교통량의 50% 정도 감소를 예상했으나 실제로는 평균 2천 대에서 4백 대로 80%가 감소하는 획기적인 효과를 봤다.
덜함의 경우 기계에 의한 수동식 요금 징수 방식으로, 요금소를 차량이 통과 시 요금을 지불하고 있으며, 도심지에 설치된 공공 주차장인 ‘NCP’에서도 지불이 가능하다.
거주자와 대중 교통, 비상 통행, 보안 및 우편용의 차량에 대해 요금을 면제하고 있으며 위반 시에는 30파운드의 벌금을 부과하고 있다. 덜함시의 경우 혼잡세 시행과 함께 도심 순환 버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0.5파운드의 요금으로 1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교통 체계를 도입했다.
런던, 요금소 대신 ‘ANPR’로 차량감시 = 영국의 수도인 런던은 세계 최초인 런던의 지하철과 세계적으로 유명한 2층의 빨강색 버스 등 대중교통의 이용률이 70%, 첨두시의 경우 도심 진입 인구 1백만 명 중 85%가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하고 있다.
런던의 교통현황을 살펴보면 지하철 노선은 세계에서 가장 긴 약 5백 km이며, 버스는 6백 개 노선, 6천5백 대로 매일 4백80만 명을 수송하고 있다. 그러나 도심으로 진입하는 자동차의 지속적인 증가로 첨두시의 차량 운행 속도는 시속 13km 정도에 불과해 영국의 다른 도시들에 비해 6배나 혼잡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런던 도심의 혼잡한 교통 체계를 개선하기 위해 지난 1995년과 2000년에 발간된 보고서를 근거로 2001년에는 혼잡세 징수 조례가 제정됐으며, 이와 더불어 2000년 5월에 선출된 신임 시장인 켄 리빙스톤(Ken Livingston)은 선거 공약으로 도심 진입 혼잡세를 제시했고, 관련 법안의 시의회 통과를 계기로 올해 2월부터 ‘도심 혼잡세 징수제’가 시행되고 있다.
혼잡세는 공휴일을 제외한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 오전 7시에서 오후 6시 30분 사이에 도심지의 혼잡 통행료 적용 대상 지역에 진입하는 차량에 대해 일률적으로 1일에 5파운드(약 1만 원)를 부과하고 있으며, 이륜차와 택시, 장애인용 차량, 버스 및 비상 차량은 징수가 면제된다.
또한 사전에 등록된 거주자에 대해서는 90%를 할인(단, 최소 2.5파운드 부과)해 주고 있으며, 오렌지 및 블루 배지 소지자와 버스로 인정받지 못한 9인 이상의 승합 차량 중 저공해 자동차에 대해서는 100% 면제를 해주고 있다.
런던의 경우 도심 혼잡세 징수 구역으로 진출입하는 1백74개 지점에 별도의 요금소가 설치되어 있지 않으며, 모두 CCTV에 의한 자동 번호판 인식(ANPR ; Automatic Number Plate Recognition) 장비에 의해 차량의 번호판이 모니터링되고 있다.
약 90%의 정확도를 나타내는 CCTV는 대상 지역의 2백3개 지점에 6백88개가 설치되어 있고, 10개의 이동 카메라와 64개의 보조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으며, 통행 당일 오후 10시까지 요금이 지불되지 않으면 벌금이 부과된다.
오후 10시 이후에는 5파운드, 오후 12시 이후에는 40파운드, 14일 이후에는 1백20파운드의 가산금이 부과된다. 그 이후에도 연체가 계속되면 차량의 견인 또는 주차 장금(Clamped) 장치의 제재가 가해지며, 약 5백 파운드로 벌과금이 인상된다. 혼잡세의 지불 방식은 5가지로, 인터넷 홈페이지, 휴대폰과 일반 전화, 약 9천 개소의 주유소 및 소형 점포, 1백개 소의 주차장에 설치된 혼잡세 자동 지불기 등이다. 이러한 첨단화된 요금 지불 방식으로 인해 혼잡세의 징수에 의한 도로 상의 지체는 일체 발생하지 않고 있다.
런던의 도심 지역 교통량은 혼잡세 징수로 도심으로(요금 징수 시간대인 오전 7시에서 오후 6시 30분) 진입하는 25만 대의 차량 중 20% 정도가 감소해 버스의 첨두시 지체 시간이 약 50%나 감소했다.
혼잡 통행세의 시행과 함께 오전 첨두시의 버스 운행 차량을 3백 대 추가해 1만1천 좌석을 늘여 용량의 20%를 증가시켰으며, 이와 더불어 신규 도심 순환 버스와 야간에도 24시간 운행되는 야간 심야 버스를 증차했다.
향후 런던시는 혼잡세로 매년 징수가 예상되는 1.3억 파운드(약 2천6백억 원)로 버스 등 대중교통과 보행 환경 등의 개선에 투자할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문의 ; 교통개발연구원 권영인 연구원 / 전화. 031-910-3032 / 웹. www.kot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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