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목 : 기계실 온도상승, 침수, 정전으로 인한 피해 최소화시켜야
글 : 황수철 기술지원부장 /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
게재월 : 2003년 7월호

“날씨를 알려드리겠습니다. 평균기온은 평년(18~25。C)과 비슷하겠으며, 6월 전반에는 일시적인 무더위를 보일 때가 있고, 7월에는 강원도 영동지방을 중심으로 저온현상을 보일 때가 있겠습니다. 그리고 8월에는 평년과 비슷한 무더운 날씨를 보이겠습니다. 강수량은 평년(451~894mm)보다 많겠으며, 6월 후반과 7월에는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지역에 따라 두 세 차례 많은 비가 오겠습니다. 8월에는 대기불안정과 남쪽에서 다가오는 저기압의 영향으로 두 세 차례 많은 비가 오겠습니다. 그리고 태풍의 발생수는 평년(11.2개)보다 적겠으며, 그 중 2~3개 정도가 직/간접적으로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겠습니다”

이것이 올해 우리나라 여름철 기상 개황이다. 올해는 봄철에 이미 많은 비가 내렸으나 여름철에도 많은 비가 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예로부터 일년 중 건강관리에 특히 신경을 써야 할 시기가 덥고 습한 여름철이라고 한다. 습도가 높은 날에는 무더움이 심하고, 열대야 현상까지 나타나면 그야말로 여름이 싫어지기 시작한다. 차가운 냉수를 계속 마시고 싶고, 밤에 이불을 덥지 않고, 그러다가 감기나 배탈나기가 십상이다.
엘리베이터도 우리 몸과 같이 온도가 지나치게 높은 것은 싫어한다. 기계란 뭐든지 동작이 부드러워지려면 어느 정도의 온도상승이 필요하다. 낮은 기온에서는 마찰이나 기계적인 동작이 잘 안된다. 자동차도 겨울철에는 워밍업을 오래해야 하지 않는가? 그러나, 여름철에는 대기의 온도가 높으므로 워밍업의 시간이 절약되어 좋지만, 온도가 지나치게 상승해서 생기는 문제도 만만찮다.
여름철이 엘리베이터에 영향을 주는 요인을 살펴보면, 기후가 직접 엘리베이터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온도상승과 침수가 있다. 그리고 기후에 의한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전력과부하에 의한 정전, 빈번한 물 청소에 의한 고장, 장마철에 승객이 우산 등으로 조작하므로 스위치 파손 등을 들 수 있다.
여름철 엘리베이터 관리에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은 뭐니뭐니해도 엘리베이터 기계실의 온도다. 최근에는 반도체기술과 제어기술의 발전으로 어느 정도 높은 온도에서도 과거처럼 반도체의 오동작이 그리 심하지 않지만, 기계실이란 곳이 워낙 구조적으로나 관심도 면에서 그리 중요시 하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여름의 높은 기온에 취약하게 되어있다.
많은 오피스 빌딩에서는 좋은 시스템의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고 그 성능을 유지하기 위해 기계실에 에어컨을 설치하는 등 환경적인 요인에 의한 사고·고장의 우려를 최소화하고 있다. 또한, 건축구조에서도 단열과 방수가 잘된 상태로 관리되고 있다.
문제는 공동주택이 아닐까? 세대의 단열과 방수는 엄청난 관심과 문제로 부각된다. 허나 아파트 꼭대기에 있는 엘리베이터 기계실은 누가 관심을 기울여서 시원하게 해주고 물이 쓰며들지 않게 관리해주나?
기계실의 천장 구조가 달랑 콘크리트 슬라브 하나로 처리되어 한낮에는 그야말로 찜통이 된다. 사람이 들어가서 수분간을 견디기 어려운 기계실도 있다. 창문이 있지만 더울 때 열어주고 비 올 때 닫아줄 사람은 없다. 그래도 엘리베이터는 묵묵히 사람들을 실어 나른다. 아무 불평없이……. 그러나 도저히 참지 못하면 엘리베이터도 드러눕고 만다. 사람들은 엘리베이터가 제 할 일을 못하고 쉬고 있다고 욕만 할 것이다.
엘리베이터도 여름철에 편하게 일할 수 있게 만들어 줘야 한다. 승강기 검사기준에는 “자연환기하는 경우에 환기창의 합산한 크기는 기계실 바닥면적의 1/20 이상이어야 하고, 실온은 원칙적으로 40°이하를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되어있다. 여기서 환기창으로 유리창문만 크게 만들면 해결이 되는 건 아니다. 유리창문만 크게 만들어 놓으면 햇볕을 마음껏 받아 온도가 더 올라갈 수 있다. 날씨에 따라 그 창문을 여닫아 주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사실상 자연환기가 되지 않고 있다.
창문을 열어 놓는 것은 갑작스런 비가 쏟아지는 여름철에는 위험천만의 일이다. 실제로 창문이 열려 쏟아지는 빗물이 엘리베이터 제어반을 못쓰게 만드는 사례가 심심찮게 발생한다. 소나기가 내릴 때 눈에 보이지 않는 기계실의 창문을 신속히 닫는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가장 손쉬운 방법은 ‘온도센스’와 ‘환풍기’를 설치하는 방법이다. 물론 이 방법으로 완벽한 해결이 되지 않겠지만 온도가 올라가면 환풍기가 동작하여 강제환기를 시키고, 온도가 낮아지면 에너지 절약을 위해 환풍기의 작동을 멈추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 많은 양의 비가 내릴 때 기계실이나 승강로로 빗물이 유입되지 않도록 해야한다. 평상시에는 문제가 없었던 곳이라도 폭우에 의하여 별도의 물길이 만들어져 많은 양의 빗물이 기계실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는 곳은 없는지 확실히 살펴서 조치를 해야 한다.
작년 7월 무더위가 계속되면서 건물내의 전력용량에 비해 많은 에어컨이 가동되어 정전되는 사태가 많이 발생되었다. 금년에는 그다지 무덥지 않다는 예상이 있으나, 이에 대한 대비도 소홀해서는 안되겠다. 물론 용량 이내에서 전력을 사용하는 전력관리를 철저히 해야겠지만, 과부하에 의한 정전 발생시 긴급히 조치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먼저 정전에 대비하여 비상발전기의 정상적인 가동을 위한 정비를 철저히 할 것과 정전으로 갇힌 승객이 구조요청을 하는 카 내 인터폰이 정상적으로 동작하는지 확인하고, 관리자는 항상 비상조치가 가능한 상태로 근무할 것이며, 카 내에 보수업체 전화번호 등 비상연락 전화번호가 반드시 부착되어 있어야 할 것이다. 또한 보수업체는 24시간 비상연락이 가능한 통신수단을 확보하고, 갇힘 사고 등 비상연락 통보를 받는 즉시 출동할 수 있는 근무체제를 갖추어야 하겠다.
많은 비가 쏟아져 건물의 침수가 예상될 때는 방송 등으로 침수를 대비하여 엘리베이터의 운행중단을 알리고, 탑승한 승객을 안전한 장소로 대피시킨 후 승강로 침수시에 카나 균형추가 물에 잠기지 않을 중간층으로 카를 이동시킨 다음 전원을 차단하여 엘리베이터의 운행을 중단해야 한다. 이미 침수되어 카가 물에 닿아 있다면, 전원을 차단하고, 수동 핸들을 사용하여 카를 물이 미치지 않는 층으로 끌어 올려놓아야 한다.
요즘 기계장치들이 승강로 하부에 설치된 엘리베이터가 많아지고 있는데, 제어반, 권상전동기 등 엘리베이터의 주요한 장치는 침수가 되면 재사용이 불가능한 것이 많다.
이러한 시스템의 경우는 침수를 사전에 방지하지 않으면 침수로 인하여 재산상의 피해를 크게 입을 수도 있다. 침수된 승강기는 침수시 오염된 부분을 완전히 닦아내고, 물기를 완전히 말린 후 사용하여야 한다. 재 사용하기 전에 반드시 절연저항 체크, 브레이크 성능 확인 등 전기적·기계적으로 보수자의 점검을 받고 사용하여야 안전하다.
엘리베이터도 더위를 탄다. 올바른 이용과 관리는 사람의 몸과 마찬가지로 건강해지고 수명도 길어짐을 염두에 두고 여름철 엘리베이터 올바른 건강관리에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하겠다(문의 :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 / 전화. 02-3497-7441 / 웹. www.kesi.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