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재년월 ; 2004년 2월호
부제목 ; "정부 당국의 발상전환을 기대한다”

기고 ; 한국승강기보수업협동조합 이광래 전무이사

현재 우리나라 승강기는 에스컬레이터, 무빙워크, 덤웨이터 등을 합쳐 25만 여 대가 설치되어 있으며, 매년 신규로 2만 여 대가 새로 설치되고 있다. 시장규모는 1조5천 억 원이 넘어서고 있으며, 1천 여 업체에 1만9천 여 명이 종사하고 있다. 이 중 승강기 보수부문은 3천 억 시장으로 6백 개가 넘는 보수업체들이 이합집산을 이루며 과당경쟁과 파행적 보수업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오티스 LG, 현대, 티센크루프동양 등 대기업 3사와 그 하도급업체, 그리고 승강기 보수전문업체 등으로 분류되는 가운데 보수전문업체는 대부분 영세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 기술자들의 근무환경, 낮은 보수 등 아주 열악한 근무환경에서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는 만큼 대기업 및 하도급업체, 중소 보수전문업체가 상생할 수 있는 제도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승강기 시장은 장치 산업에서 서비스 산업으로 이행되는 특성을 가지고 발전하고 있다. 승강기 서비스 산업은 설치대수와 함께 보수대수가 증가하고 20년 이상 된 승강기는 교체공사를 기다리는 등 점차 신규수요를 압도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미주와 유럽대륙을 독점하고 있는 오티스, 쉰들러, 코네, 티센 등의 다국적 기업들과 일본의 미쓰비시, 도시바 등의 업체들은 국내 일부업체와 손잡고 국내시장에 진입, 신규 설치시장은 저가로 공급하는 대신 철저한 서비스 관리체계와 엄격한 안전기준을 바탕으로 한 보수기법으로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여 국내 서비스 시장을 빠른 속도로 잠식하고 있다. 반면, 국내 보수업계는 대다수가 영세성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태에서 보수 물량확보를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하면서 각종 문제점과 비리 등을 일부 발생시키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보수물량 수주를 위한 과당경쟁이 보수료 덤핑으로 이어지고 부실 보수로 연계되어 안전을 불안하게 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국내 승강기 보수시장의 문제점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당국, 업계 및 관련단체 모두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정부는 보수업계의 개편, 기술개발 등 보수업체의 경쟁력 강화유인이 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내놓아야 한다. 그리고 대기업 및 중소 보수전문업체는 이해관계가 얽혀 업체간 양보와 신뢰를 바탕으로 협력관계가 유지되어야 할 것이다.

“승강기 보수산업 육성은 승강기 이용자 안전의 제일 중요한 요소이다”

■승강기 보수업 등록제도 = 2002년 6월말 현재 보수업체수는 6백21개. 이 중 절반에 가까운 3백 여 개 업체가 2백 대 미만의 승강기를 관리하고 있다. 평균 보수대수가 1백 대 미만인 중소기업수는 대략 1백50개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어 보수업체는 극단적 영세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하도급 및 업체난립으로 인한 출혈경쟁과 함께 관리주체들의 최저가 입찰제도는 보수료 덤핑을 주도하여 대당 평균 7만원 이하에서 계약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와 같은 덤핑구조 하에서 사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낮은 기술인력을 확보할 수 밖에 없고, 결국 형식적인 점검 내지 고장수리 지연 등으로 이용자의 안전을 위협하게 된다. 또 아파트 관리주체와 각종 부정한 경쟁을 확대시키는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 이 또한 안전사고 유발의 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또한, 최근 비약적인 기술발전으로 기계실 없는 엘리베이터 등 신제품들이 속속 나오고 있어 이에 대한 체계적인 신기술 교육도 필요하다. 그러나 영세한 업체 현실에서는 첨단교육 자체를 부담스러워 한다. 또한 대다수의 보수업체에서는 고임금 고급기술인력을 확보하기가 어려운 현실이며, 영세한 업체로 갈수록 기술인력의 이직률이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
더욱이 중소 보수업체들이 겪는 애로점 가운데 하나가 바로 ‘부품유통’의 문제로 작은 업체일수록 제조사 마다 제품의 규격 및 부품이 달라 제조사의 협력 없이는 부품확보가 상당히 어렵다. 특히 제조사의 협력을 받지 못한 채 전문 보수업체에 의해 관리되고 있는 승강기는 부품교체가 어려워 비규격품을 사용하거나 교체시기를 놓쳐 고장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매월 자체검사를 실시하는 보수업체와 그 보수업체가 관리하는 건물은 많은데 이를 사후에 관리·감독하는 행정 공무원은 각 지방 자치단체에 1명 정도이다. 그나마 전담 관리자가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또한 대부분의 담당 공무원이 승강기에 대한 전문성이 결여되어 제대로 관리·감독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보수업체 난립의 또다른 원인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현행 보수업 등록기준상 “기술인력은 직접적으로 보수에 종사하는 자로서 보수대상 승강기의 대수가 100대 이하이면 5인, 100대가 초과되면 100대당 1인의 실무기술인력을 추가한다”로 되어 있다. 이 기준을 3백50대 이하이면 10명으로 보수대수 초과시 50대당 1인으로, 설립자본금도 현행 1억 원에서 2억 원 이상으로 조정하고 보수요원의 안전시설장구 구비도 의무화시키는 방향으로 등록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 또한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각 시·도에 위임된 승강기 사후관리, 감독업무를 제대로 관리·감독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현 한국승강기보수업협동조합(이하 보수조합)과 같은 단체를 정부는 ‘보수불공정행위신고센타(가칭)’로 지정하고 ‘자율사후관리체제’로 전환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최초 보수업 등록시에 반드시 중소기업협동조합법에 의거 설립된 보수조합의 실사 확인서를 첨부시켜야 한다.
물론 이 경우 보수대수 1백 대 미만의 영세업체들의 통폐합 내지 M&A를 유도한다면 업계에 만연된 덤핑행위를 근절할 수 있고, 적정가격으로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보수품질도 제고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와 함께 업체별 상이한 보수계약으로 인한 덤핑과 부실보수를 막기 위해 승강기 법정검사 수수료와 같이 승강기 ‘최저보수단가제’의 실시가 필요하다.
그밖에 정부로부터 보수조합을 ‘승강기 보수 기술인력 교육기관’으로 지정해 보수업체를 통한 현장의 기능 및 기술, 실습교육을 실시하고 관련 습득과정을 이수한 인력에 대해 취업을 알선한다면 보수업을 ‘3D업종’으로만 인식, 신규인력의 기술적 기피현상으로 생기는 인력난을 어느 정도 해갈시킬 수도 있다.

■승강기 보수하도급 제도 = 현행 ‘승강기제조및관리에관한법(이하 승관법)’에 따르면 제11조의 5(보수하도급의 제한)에 “보수업자는 그가 계약을 맺은 승강기의 보수업무를 다른 보수업자 등에게 하도급하여서는 아니된다. 다만, 승강기의 관리주체의 동의(보수업자가 관리주체를 겸하는 경우에는 소유자 또는 다른 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승강기의 관리자로 규정된 자의 동의를 말한다)가 있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본조개정 96. 12. 30)”는 조항을 두고 원칙적으로 보수하도급을 금지시키고 있다. 하도급 제한을 둔 이유는 저가 하도급으로 인한 부실보수를 방지하기 위함이고 이를 위반시에는 영업정지, 등록취소 및 과징금을 물리게 된다(승관법 12조).
그러나 보수업계는 실제 보수시장에서는 60% 정도를 점유하고 있는 대기업 제조 3사가 소유자와 보수계약 후 소유자의 동의 없이도 보수 협력업체에 하도급을 주는 사례가 많다. 대기업은 중소 전문 보수업체와의 물량확보를 위한 치열한 경쟁에서 보수능력 이상의 물량을 확보하여 이를 전문 보수업체에 70~80%의 하도급을 주는 경우가 비일비재해 부실보수를 부추기고 있다. 소비자측은 대부분이 하도급 사실을 모르고 있어 부실보수로 인한 불이익을 감수하는 것이 현실이다.
보수시장에서의 경쟁제한 등 불공정 거래행위도 발생해 문제가 심각하다. 대기업들이 물량확보를 위해 경쟁상대인 중소전문 보수업체에 대해 사업활동을 방해하는 경우도 있다. 보수 협력업체에 대해 고객과 직접 보수계약을 맺는 행위를 금지하는 등 거래상 지위남용 사례도 있다.
특히 중소 전문 비협력업체에 대해 부품의 판매를 제한하거나 판매한다 해도 고가로 지연판매하는 경우도 있다. 중소업체로서는 부품구매에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 이는 곧 전문 보수업체의 시장진입이 제한될 수 밖에 없다. 또 진입한다 해도 어쩔수 없이 비규격 부품을 사용함에 따라 승강기의 수명단축은 물론 안전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결국 대기업과 종속적인 협력관계로 인해 독립적인 사업활동 및 경쟁이 원천적으로 차단되고 있는 만큼 보수업체들은 부품조달을 위해서라도 승강기 부품 유통개선은 시급한 과제이다. 이러한 부정·불법 하도급 관행과 불공정 행위를 근절시키는 방안은 우선 승관법 제11조의 5조항에 명기돼 있는 후단의 ‘소유자 동의’ 규정을 삭제해야 한다. 또한 승강기 보수시장의 공정경쟁 여건을 조성한다는 차원에서도 보수조합 산하에 ‘부당 하도급행위 신고센터’를 지정·설치해 엄격한 공정거래법 및 승관법 집행을 요구하고 시정할 부분은 시정해야 한다.

"승강기 보수업은 부가가치 높은 서비스 기술 산업이다”

■승강기 검사제도에 대한 업계의 시각 = 지금까지 10년 이상 승강기 검사제도를 도입 실시해오면서 검사기준 등 사후규제를 강화해 왔음에도 안전사고는 줄지않고 계속 발생하고 있다. 승강기 사고는 사고 발생 건수 비율에 비해 중상, 사망 등 치명적 사고율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또한 경제의 어려움과 사회적 갈등이 심한 해가 사고 발생률이 높은 것도 특징이다.
1998년 IMF 외환위기로 경제가 어려울 때 34건이 발생했고, 2003년 경제의 어려움과 사회적 갈등이 심했을 때 40건이 발생했다. 사고원인을 살펴보면 1998년부터 2003년까지 6년간의 사고통계에 의하면 승강기 이용자 과실이 42%로 가장 높고, 유지 관리부실이 37.3%로 그 다음이며, 개문발차 9%, 작업자 과실 6.9%, 제조불량은 불과 1.4%로 집계되고 있다. 즉, 전체 사고의 79.3%가 이용자 과실 및 유지관리 부실이 원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러한 결과분석은 현행 사후 규제적 승강기 검사제도 강화보다는 사전 예방적 승강기 이용자 안전의식에 대한 국가적 계도와 보수업체의 사전예방 정비의 강화, 현장 작업자의 안전 수칙 준수를 위한 정책 개발로의 발상 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중소업체가 가지고 있는 기업자원 중 서비스 기술분야만이 다국적 기업및 대기업과의 유일한 경쟁자원이다. 그러나 규모의 경제에서 정부의 정책적 배려 없이는 무한경쟁의 기업환경에서 중소보수업은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 더구나 승강기 보수업은 3D 업종으로 분류되어 중소기업의 기능, 기술인력이 기초기술만 습득하면 이직으로 이어지고 있다. 승강기 유지 보수관리는 승강기 이용자 안전보호 관리에 가장 중요한 단계이다. 그러므로 기술 서비스 산업에 종사하는 7~8천여명의 수리 및 정비 현장기술자에 대해서 검사기관의 검사원과 같은 생활안정과 자긍심의 유발정책이 필요하다.
승강기 검사에 들어가는 사회적 기회비용이 기름때 묻고 악조건에서 고생하는 승강기 일상정비 및 보수기술자에게 흡인될 수 있는 유인책을 정부가 내놓아야 한다. 그래서 국내 최고의 이공계 대학 출신들이 모여 있는 승강기 검사기관의 검사원들이 자연적으로 승강기 기술 서비스 정비산업으로 전직이 가능한 날 부가가치 높은 기술 서비스 산업은 보다 빠르게 육성되고 승강기 안전은 확고하게 다져질 것이다.
우리 보수업계에서는 승강기 정기검사는 사회적 비용의 이중부담, 극히 미미한 정기검사 불합격률, 선진국의 검사 자율화 등을 들어 검사기관의 정기검사를 보는 시각이 부정적이고, 제도에도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 안전관리 체계와 검사에 대한 보수업계의 의견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국내 승강기 안전관리 체계는 지난 1991년 12월 31일 제정된 승관법(법률4482호)에 근거를 두고 있다. 이 법은 승강기의 제조, 설치 및 보수 등에 관한 사항을 정해 승강기를 효율적으로 관리함으로써 품질을 향상시키고 이용자를 보호할 목적으로 제정된 것으로 이 법을 근거로 승강기 관리주체의 법적 의무사항인 ▲승강기 설치를 완료한 후 실시하는 완성검사 ▲1년에 1회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정기검사 ▲사용 중인 승강기의 용도 및 속도 등을 변경하거나 사고가 발생하여 수리한 후 실시하는 수시검사를 받도록 되어 있다. 특히, 승강기 관리주체는 승관법 제13조 및 동법 시행규칙 제18조에 의해 운행 중인 승강기 매 대수 마다 매년 1회씩 정기검사를 받아야 하고, 이 정기검사는 승관법 제15조에 의해 산업자원부장관이 지정하는 기관이 대행토록 지정기준을 대통령령으로 정하고 있다. 현재 검사기관으로는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 한국승강기안전센타, 산업기술시험원, 한국기계연구원 4개 기관이 지정되어 있으나 이 중 관리원과 안전센타가 전체 검사물량의 95%가량을 점유하고 있다.
또한 승관법 제16조의 2호에서 관리주체는 승강기 운행에 대한 지식이 풍부한 자를 운행관리자로 선임하도록 되어있다. 이들이 선임한 자체 검사자는 정기검사 기관의 검사원 자격과 거의 비슷하다. 자체검사자는 승강기 운행의 안전에 관한 자체검사를 실시하고 검사기록을 작성하여 2년간 보존해야 하며, 자체검사 결과 안전운행에 지장이 있다고 인정되면 관리주체는 즉시 보수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관리주체는 승강기 일상유지 관리 및 점검을 보수업체와 유지관리 계약에 의해 전문 자격자가 일상점검 및 자체검사 실시 후 유지관리 및 검사기록을 유지하고 있다.
보수업계가 정기검사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는 이유로는 첫째, 준조세 성격의 정기검사 수수료와 자체검사비 등 사회적 비용을 이중으로 부담하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보수업계에서는 “자체 검사기준에 안전검사기준 몇 가지 항목만 강화해주고 검사기록을 확인하면, 정기검사 주기는 3~5년에 1회 실시해도 무방하다”는 입장이다. 또한 “아파트 등 공동주택의 경우 승강기 유지관리 비용과 정기검사 비용 등 사회적 기회비용을 이중으로 부담시키는 정책은 개선되어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하고, “자체검사 결과기록을 2년간 보존하도록 법에서 규정하고 있으므로 자체검사 기록을 제출토록 하여 미흡한 사항이 있을 경우에만 현장검사를 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한다.
둘째, 아파트의 경우 법정 표준보수료가 대당 15만7천 원으로 책정되어 있으나 표준보수료의 3분의 1 정도인 7만 원 이하로 수주하는 업체가 전체 보수업체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현실에서 매년 반복해서 의무적으로 실시하는 준조세 성격인 검사 수수료가 보수업체가 월간 실시하는 유지관리 보수료의 2배 이상에 이르고 있다는 점이다. 검사기관 검사원 2명이 2인 1조로 하루에 승강기 5~6대만 정기검사를 실시했을 경우, 1일 검사수수료는 75만 원 이상을 징수한 꼴이다. 여기에 완성검사까지 합하면 1일 2백 만 원 이상은 거뜬하게 넘긴다.
따라서 검사기관은 점점 비대해지고 보수전문업체는 영세성을 면치 못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는 불만이다. 업계에서는 준조세인 검사수수료 일정부분을 3D 업종으로 기술인력난을 겪고 있는 보수업체의 기술자 양성에 투자해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다. 보수업계에 기술 및 기능인력이 7~8천 명이 종사하고 있으나 승강기 보수환경이 열악하고 위험부담을 안고 있는 3D 업종으로 분류되어 기술 및 기능인력 확보에 어려움이 있으므로 이는 정책적인 배려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부분이다.
셋째, PL법 등이 5년 전부터 시행되고 있는 선진유럽의 경우는 검사 내용상 국내와 같은 ‘규격 위주의 검사(Final Inspection)’가 아닌 승강기 부품 성능이 100% 발휘되는지, 장비에 대한 성능 및 기술검사, 작동에 대한 안전검사 등 ‘기능성 위주의 테스트(Performance Test)’로 시행하고 있어 성격이 다를 뿐만 아니라 승강기 부품의 신뢰성 인증제도를 바탕으로 한 검사기관을 자율화시키고 있다. 선진국의 경우 대부분 정기검사는 서류 검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특정한 경우만 현장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앞으로 정기검사는 정부에서 요구하는 자격있는 단체나 보수업체에도 개방하고, 기존 검사기관은 다원화된 검사기관 관리조정 역할을 수행하고 기술인력 양성, 보급 및 승강기 안전관리체계 인프라 구축에 힘쓰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국제기준에 맞는 승강기 안전기준 제정에 검사기관의 모든 업무를 집중할 필요가 있다.
승강기 보수업계는 향후 국제 승강기 안전규격 제정에 따라 국내 승강기 보수시장의 개방화는 필연적이고 시간문제라고 인식하고 있다. 국내 보수시장을 외국기업에 내주지 않기 위해서는 기술인력 양성 및 검사기술 개발 등 보수업계의 경쟁력 강화 유인책이 시급하다.

“현 ‘승강기제조및관리에관한법률’은 반드시 개편되어야 한다”

주요 외국의 승강기 관리체계는 설계, 제조 단계에서의 품질 및 위험성을 평가하고 안전부품의 형식승인 또는 제품인증과 사후관리를 철저하게 시행하고 있다. 유럽의 승강기 관련법의 체계는 성능기반 기술기준(Performance Based Codes)을 채택하여 법이나 기술기준의 적용을 탄력적으로 융통성있게 적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EN81-1(승객용 및 화물용 승강기 안전기준)과 같은 기술기준의 상위법령으로 이해되는 승강기 법령(Lift Directive) 내에 필수안전 요구사항(ESR ; Essential Safety Requirements)을 제정·운영하고 있어 기술발전으로 인해 과거 기술기준인 EN81-1에 부합하지 않더라도 ESR에 부합하면 인정을 받도록 되어있기 때문에 신기술에 대한 적응성이 있다.
ESR은 위험평가 완료, 문서화 완료(EN81과 별도), 적합성 평가 등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특히, 유럽에서는 프랑스 등 15개 EU 회원국이 공동시장으로 운용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회원국이 ISO 정회원으로 미국과 더불어 국제표준화를 주도하고 있어 EN 규정의 대부분이 국제 승강기 안전규정으로 채택될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은 미국 기계기술자협회(ASME ; American Society of Machanical Engineers)가 ANSI(American National Standards Institute)의 승인을 얻어 제정한 Safety Code for Elevators and Escalators(ASME/ANSI 17.1)을 대부분의 지방정부에서 안전규정으로 사용하고 있다. 또한 이 규정을 시행하는데 가이드라인 역할을 해주는 Inspectors Manual(A17.2 : 검사지침서)도 활용하고 있다. 이웃나라 일본은 일반 공중용 승강기의 설치, 안전에 관한 사항은 ‘건축기준법’에, 화물용 승강기의 설치, 안전에 관한 사항은 ‘노동안전위생법’에 의하고 있다.
건축물의 대규모화·고층화에 따라 승강기 등의 기술혁신이 급속히 진행되는 추세에 발 맞추어 본격적인 승강기 성능평가제를 추진하고 있다. 성능평가의 범위는 법규사항 이외에도 세부적인 구조와 안전성에 대한 사항도 평가하도록 되어 있다. 승강기 소유자는 승강기 유지보수업체와 유지관리 및 정기검사를 보수업체 소속의 검사자격자로 하여금 실시하고 있다.
우리의 승관법은 승강기의 제조, 설치 및 보수 등에 관한 사항을 정해 승강기를 효율적으로 관리함으로써 승강기의 품질을 향상시키고 승강기 이용자를 보호할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승강기 부품의 제조, 수입업의 등록제도, 승강기 부품의 형식승인제도, 성능시험제도 등을 업계의 자율적 경쟁력 강화를 이유로 법률에서 완전 폐지했다. 현재는 승강기 검사제도를 주축으로 한 승강기의 사후관리와 품질보증서의 교부 의무 등 승강기 사후규제 사항만 법규에 남아 있는 실정이다.
승강기 사후관리도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완전히 위임되어 있다. 그래서 업계 일부에서는 승강기 안전관리는 시설물의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이나, 품질경영 및 공산품 안전관리법 또는 건축법에 흡수·통합하는 것이 승강기 품질 향상 및 안전관리에 효과적이라고 주장하는 의견도 있다.
승강기 산업 및 보수업 육성을 위한 환경조성과 제품 품질보증 및 생산 품질향상에 대한 기반조성 없이 승강기 사후 규제사항만으로 승강기 안전체계를 확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승강기 서비스 산업 육성을 근간으로 승강기 제조, 설치, 보수관리 등에 대한 품질향상 및 단계별 안전관리 정립이 필요하다고 본다. 승강기 관리에서 유지보수는 승강기의 품질을 향상시키고 이용자를 보호하는데 가장 중요한 단계이나 시장현실은 보수업의 난립과 덤핑행위 등으로 승강기 품질을 저해하여 승강기 이용자 안전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 현재 승강기 표준보수료가 공시되고 있으나 실질적인 보수료는 아파트의 경우 표준보수료의 1/3인 승강기 1대당 1개월에 7만원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무엇보다도 첫째, 보수료 현실화가 이루어지지 않고서는 현재 승강기 업계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해결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서비스 산업의 건실한 성장과 양질의 보수를 기대할 수 없다. 이같은 구조적인 문제점은 기술인력 양성은 물론이고 기술자 확보에 어려움을 가져와 부실한 보수의 파행적인 악순환만 되풀이 될 수 밖에 없다. 그러므로 보수료의 ‘최저하한가’의 법제화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둘째는 승강기 기술자 양성을 위한 ‘기술안전기금’ 신설이 필요하다. 현재 승강기 보수 기술인력 부족 상태가 심화되고 있어 승강기 안전확보를 위해서는 정부당국과 업계가 발벗고 나서야 한다. 특히, 보수조합 등 관련단체를 통한 승강기 기술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토록 해야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승강기 사고에 관한 사고방지와 안전관리를 위해 ‘승강기 법률에서 뒷받침하는 승강기기술 양성기금’을 마련해 기술 훈련기관이 이 기금을 활용하여 사업수행과 운영을 하도록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승강기 기술인력 양성기금은 승강기 부품제조 및 부품 수입업자의 성능시험 수수료에서 분담금, 승강기 완성검사·정기검사·수시검사 등 검사수수료에서 분담금, 보수계약을 체결하지않는 소유주의 분담금, 정부출연금으로 조성할 필요가 있다.
또한, 우리의 승강기 안전관리법제는 승강기 설치의 경우 건축법에 의한 건설교통부 장관의 관할이고, 승강기 보수 및 안전조치는 승관법에 의한 산업자원부 소관이다. 따라서 승강기 제조 및 수입단계의 성능검정, 설치단계 안전성, 이용단계의 안전유지, 사고단계의 조치 등 유기적 연계방안이 마련되어있지 않아 안전관리에도 한계가 있다. 또 현행 승강기 안전법제에는 승강기 설치기준, 관리기준, 자체검사기준 등을 제정 운용하고 있을 뿐 외국에서와 같이 승강기 안전기준에 관한 근거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승강기 품질 향상과 안전체계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승강기 안전표준 제정 근거를 마련하고, 외국과 같이 기술표준은 성능위주 코드를 근거로 하여 제정운용함으로써 현행 실시하고 있는 사후검사제도는 폐지 또는 축소가 가능하고 검사에 따른 사회적 기회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또 유럽의 EU Directive를 참고하여 EN81을 기본 모델로 한 승강기 국가안전규격제정을 서둘러야 할 것이며, 그래야만 유럽 및 미국이 주도하는 ISO에 의해 추진되고 있는 승강기 안전에 대한 국제 승강기 안전 규격제정에 적극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가까운 시일 내에 승강기 검사는 물론 유지보수 시장의 개방화도 필연적이므로 국내업계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승관법의 개편·정비는 시급하다고 생각한다.
끝으로 승강기 이용자의 안전을 위해서는 승강기 안전유지에도 투자가 필요하다. 승강기 안전관리를 위해서는 승강기 서비스 산업의 육성이 가장 절실한 과제로 사후 검사보다는 사전 예방정비가 안전사고 예방의 첩경이다. 사무실 복사기 한 대 서비스료가 월 7만 원인데 불특정 다수의 승강기 이용주민 안전을 담보하는 승강기 1대당 월 보수료가 7~8만 원이라면, 이는 결국 형식적인 점검 고장수리 지연 등으로 결국은 이용자의 안정을 위협한다. 관리주체와 소유자는 승강기 유지보수에 지출되는 비용이 ‘아깝다’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자신과 가족, 그리고 승강기 이용주민을 위한 가장 기초적인 투자로 이해해야 한다. 이렇듯 승강기 안전에도 투자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갖게 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공영방송 언론매체에서 지속적인 계도가 필요하다.
승강기와 관련된 생산자, 보수업체, 관리주체, 소유자 및 이용자 등 모든 경제주체들이 안전을 투자의 개념으로 이해하고 협조하면 부가가치 높은 우리 승강기 보수산업은 빠르게 육성될 것이다(문의 : 한국승강기보수업협동조합 / 전화. 02-3474-6795 / 팩스. 02-521-3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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