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재년월 ; 2003년 12월호
Intelligent Transport Systems in China / 이용택 공학박사( 한국교통시스템연구원)

중국은 1980년대 개방 이후 산업화와 도시화가 촉진되어, 현재 연평균 15%의 교통량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중국 정부는 1조 달러인 국민총생산(GDP)의 3.5%에 달하는 3백50억 달러(약 45조 원)를 교통인프라 구축에 매년 투자해 1천2백만Km의 포장도로와 1만2천Km의 고속도로를 이미 건설한 상태이며 향후 5×7로 3만5천km의 전국적인 고속도로망을 건설할 계획이다.
또한 폭발적인 교통수요에 따라 발생하는 교통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교통인프라 건설뿐만 아니라 ITS를 적극 도입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중국의 ITS 도입은 1970년대 후반 통신부의 도로연구원(Highway Research Institute)과 북경 공안청에 의해 첨단교통관제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시작됐으나, 지난 30년 동안 국가 차원의 종합정책 없이 기초 연구개발(R&D)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최근 2000년대에 들어 북경, 상해, 광주지역을 중심으로 ITS 서비스가 시범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나, 지자체 ITS 조직 부재, 예산 제약, 사용자의 인식 부족, 운영자의 관리 미흡과 시스템 이해 부족으로 사업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중국 정부는 2000년 통신부(MOC), 산업부, 철도부, 과학기술부, 공안청으로 구성된 ITS 관리위원회를 조직하고 ITS 연구 개발, 아키텍쳐 및 표준화, 국제 활동, 예산 확보, 사업 추진을 골자로 하는 5년 단위의 ITS 추진방안(Master Plan)을 마련해 시행 중이다.
또한 2008년 북경 올림픽 대회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 지난 2001년 중국 올림픽위원회 산하에 교통위원회를 구성해, ITS를 포함하는 올림픽 교통대책을 수립하고 있다. 특히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대회에서의 ITS를 포함한 교통대책에 대한 교훈을 수용해 대회기간 중 장애없는 안전한(Fail-Safe) 교통운영을 위한 시설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이러한 효과로 인해 중국의 ITS 시장은 2008년까지 예산이 30억 불에 달할 것으로 보이고 이 중 18억 불, 즉 60% 가량의 예산이 전자요금징수 분야, 첨단신호제어 분야, 대중교통관리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서는 지난 10월 중국 정통부(Ministry of Communication) 국가 ITS 연구센터(National ITS Research Center)의 초청으로 중국을 방문해 필자가 접한 ITS에 대한 국가 차원의 집중 투자 분야와 최근 중국의 주요활동에 대한 부분을 세분화해 간략히 소개하도록 한다.■

전자통행료 징수 분야
중국 정부는 1996년부터 2000년 사이에 건설된 고속도로(1만Km)를 포함해 11만Km의 도로를 신규로 건설했으며 2010년까지 2만1천km의 고속도로를 추가로 건설할 계획이다.
이러한 도로건설 및 개량에 발생된 재원 조달을 위해 1990년대 중반까지 지자체에 통행료를 자율적으로 징수하도록 했다. 이로 인해 유료도로의 과잉공급이 발생하게 되자, 현재는 대규모 고속도로만을 유료화하도록 제도를 수정했다. 유료도로 상의 전자통행료 징수 시스템은 정보통신부가 계획, 설치, 운영, 유지관리하고 있으며, DSRC 기술 개발을 통해 전자통행료 징수 시스템의 국가표준을 제정한 후 전국 규모로 확대할 계획을 마련했다.
전자통행료 징수 국가표준 제정 이후 2001년 10월에는 국가 ITS 연구센터가 중심이 되어, 개발한 국가표준 기술을 보유한 국내·외 회사의 제안제품을 시험했으며, 이 테스트를 통과한 몇몇 업체를 대상으로 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전자요금 징수 시스템은 ITS의 시장잠재력이 높은 고속도로에 우선적으로 설치될 예정으로, 지역적으로는 주로 광동, 북경, 상해지역을 중심으로 사업화가 추진될 예정이다. 특히 광동지역은 이미 5백 개의 부스에서 전자요금 징수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북경지역 도로는 허브 & 스포크 체계로 북경을 중심으로 6환의 방사형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중 5환과 6환 도로는 건설과 함께 전자통행료 징수체계를 도입해 유료화 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포산 고속도로, 상해~난징 고속도로, 북경공항 고속도로, 청두 고속도로 등 30여 개의 대상지에서 고속도로교통관리 시스템과 전자통행료 시스템 도입이 활발히 검토되고 있다.

대중교통관리 분야
대중교통관리(버스, 택시), 대중교통정보제공 서비스도 제한적이지만 점차 도입되고 있는 상황이다. 대중교통관리 시스템은 GPS(Global Positioning System) 기술을 활용한 차량 위치추적(Bus Tracking), 운행관리(Fleet Management) 서비스를 중심으로 북경, 항주, 진안에 시범적으로 도입·운영되고 있다.
GPS 관련 기술은 위성정보의 응용기술로 GPS 스크린과 수신기로 구성되며, 소요장비가 간단하고 신규 인프라 투자가 불필요하다는 점에서 다른 요소기술에 비해 중국에서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 북경지역에서는 중국 내에서 가장 큰 대중교통 운영자인 북경대중교통공사가 약 1만 여 대의 버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 중 1백30대에 GPS를 탑재해 기초적인 대중교통관리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일부 택시에도 5천 개의 GPS 수신기를 부착해 차량위치를 추적하고 있다.
 이 외에도 대중교통 분야에서는 비접촉식 스마트카드 기술을 이용한 대중교통요금 지불, 출입카드 등의 응용서비스가 각광을 받고 있으며 상해, 후난 등지에서는 운전 면허증, 자동차 등록증, 통행료 징수용으로 시험 운영되고 있다.

교통관리 분야
중국의 도시교통관제체계(Urban Traffic Control System)는 사업 초기에는 국제차관사업(세계은행 등)의 지원을 받아 구축됐다. 최근에는 지자체(성)에서 재원 확보가 가능해지면서 인구 2백만 이상의 30여 개 도시에서 첨단신호제어 체계를 도입하고 있으며, 인구 2백만 이하의 도시에서는 교통신호기 및 CCTV 설치가 검토되고 있다. 세계은행 통계에 따르면, 현재 중국의 90개 도시가 1만2천 개 이상의 신호기를 가지고 있다고 보고된 바 있다.
중국의 신호제어 시스템은 북경에 처음 도입되었는데 초기에는 북경 중심부에 유고슬라비아의 고정주기식 신호기를, 1980년대에는 중심부 주변에 SCOOT를 도입해 북경 내 1천 여 개 이상의 교차로에 신호기가 설치됐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 신호체계의 통합관리 필요성이 대두됨에 따라 지역교통관제 시스템(Area Traffic Control System)을 도입한 첨단신호체계를 개발, 지난해 말까지 5개 교차로에 시험 운영해 시스템의 성능 및 기존 SCOOT와의 호환성을 검증하는 작업을 마쳤다.
향후 개발한 기술을 완벽 구현하는 제품에 대해서는 이달까지 2백 여 개 교차로에 확대 설치하고 내년까지는 8백 개 교차로에 첨단신호제어 체계를 새로 구축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오는 2008년까지 청두, 푸순, 우한, 시안 등에 3억 불 이상의 첨단신호제어 체계를 설치할 계획이다.
현재 중국은 급격한 교통량 증가로 인해 2001년 기준으로 70만 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하고 1만 대 차량·Km당 사망자 수가 일본의 20배에 해당할 만큼 교통사고가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됨에 따라, 신호위반 단속, 속도위반 단속 등 자동단속 시스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자전거 수단분담률이 높은 중국의 도시에서 승용차의 자전거 전용차로 위반 사례가 많아 이를 위한 단속으로 적외선 카메라, 신호 및 속도감시 카메라 설치가 확대될 전망이다.

아키텍쳐 및 표준화 분야
중국은 ITS를 8개 서비스의 대분류, 42개의 중분류, 1백75개의 하부 서비스로 분류해 이에 대한 아키텍쳐를 프로세스 지향형으로 개발, 2001년 국가 차원에서 공표했다. 이와 함께 시스템 구축 시 필요한 호완성과 연계성을 확보하기 위해 표준화 연구를 활성화하고 있으며, 최근 들어 국제 표준화 활동의 중요성이 부각됨에 따라 ISO/TC204 교통정보 및 관제체계(TICS)에 적극 참가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통신부(MOC)와 국가 ITS 연구센터를 중심으로 ITS 표준 연구개발과 국제 표준화 활동을 연계해 추진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아키텍쳐와 ETCS(DSRC) 관련 표준을 개발해 해당 분야에 대해 국제 표준과 연계한 국가 표준화를 추진해 지난해부터 ITS 국가 표준안이 제정·공표되고 있다.

국제협력 분야
중국은 ITS 분야 선진국들과의 꾸준한 기술교류를 갖고 있으며, 특히 1990년대 후반부터 유럽연합과 긴밀한 협조관계를 가지고 있다. 유럽연합은 중국 과학기술위원회와 1997년부터 공동으로 정기 ITS 세미나를 추진 중에 있으며 유럽연합의 ITS 전담기구인 ERTICO는 중국의 ITS 추진계획과 사업에 대해 긴밀한 협조를 하고 있다. 특히 ETCS(DSRC), 화물운송 체계(EDI, GPS, 화물차량추적 및 운행관리), 고속도로관리 시스템, 대중교통관리 시스템(AVL, 배차관리) 분야에서는 실질적인 사업을 진행시키고 있다.
또한 미국은 1999년 중국의 ITS 담당 공무원을 초청해 미 교통부, 산자부, ITS America 담당자와 중국 ITS 추진 및 사업화 방안에 대해 논의한 바 있으며, 일본과 대만은 민간기업이 우수요소기술 및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어서 아·태지역 활동(아·태지역 통신세미나, 아·태지역 ITS 포럼) 강화를 통해 관련 기업들이 중심이 돼 현재 진행 중인 사업별로 집중적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필자는 이번 중국 방문을 통해 개발도상국으로서 교통 인프라 구축 차원에서의 정부의 ITS 추진 의지를 다시 한 번 느꼈으며, 오는 2008년 올림픽 특수와 맞물려, 전자요금 징수 분야, 교통관리 분야(첨단신호제어체계, 교통단속체계), 대중교통관리 분야(차량위치추적, 운행관리) 등의 서비스가 빠르게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효과로 인해 ERTICO 등의 조사연구기관은 중국의 ITS 시장이 2008년까지 30억 불에 이르며, 다음 10년 내에는 60억 불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代 중국 수출이 매년 30% 이상의 높은 신장세를 보이면서 중국이 주요 교역국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수출·입 산업구조 역시 경공업 부문에서 전자·정보통신(Information Technology) 분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어, 잠재력이 높은 중국의 ITS 시장 진출을 예상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보다 적극적으로 代 중국 국제협력 기반을 조기에 구축해 기술적, 산업적인 교류를 활성화해 나가는 것이 침체된 교통산업을 활성화하는 또다른 활로가 될 것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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