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자 : 이성렬 차장 / 한국미쓰비시엘리베이터(주)
게재월 : 2003년 7월호

엄밀한 의미의 승강기가 첫 선을 보인 1852년 이후부터 엘리베이터는 기술적인 발전과 디자인(Design) 측면에서도 많은 발전적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특히나 현대 산업구조가 반도체나 컴퓨터를 기초로 하는 일렉트로닉스(Electronics) 기술을 중심으로 현저히 진보하고 있고, 일렉트로닉스 기술 중에서도 특히 마이크로 컴퓨터의 출현은 종래의 제어기술이나 제어기기에 혁신을 가져왔다.
이러한 혁신적 변화에 따른 사회적 요구는 고 성능, 고 기능, 고 신뢰도의 제품을 요구하게 된다. 이러한 요구에 부합하는 제품들은 속속 등장하게 되었고, 엘리베이터 또한 마찬가지로 일렉트로닉스의 발전에 따라 일렉트로닉스를 빼놓고는 제어를 생각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그럼 엘리베이터의 제어 시스템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가?
우선 엘리베이터는 몇 개의 서브시스템으로 구성 되어있다. 엘리베이터가 여러 대(복수 대)인 경우에는 먼저 여러 대의 엘리베이터 운행을 관리하는 군관리 시스템 (Group Control)이라 하는 최상위의 서브 시스템이 있다. 이것은 승강장의 호출에 대해 어느 엘리베이터를 배차할 것인가를 결정하여 하위에 있는 서브 시스템(각 대관리)에 배차 지령을 내리는 것이다. 이 지령은 군관리의 마이크로 컴퓨터로부터 각 대관리의 마이크로 컴퓨터로 군관리의 네크워크(Network)를 통해 전송된다.
이러한 군관리, 각 대관리의 기술은 릴레이(Relay)를 사용했던 릴레이 시퀀스 (Relay Sequence)로부터 시작하여 1970년대 후반부터는 순차적으로 4Bit, 8Bit, 16Bit, 다시 32Bit의 마이크로 컴퓨터가 사용되면서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해 가고 있다. 현재는 구동 제어나 각 서브 시스템간의 통신 제어를 비롯하여 대부분의 기능을 이 마이크로 컴퓨터가 담당하며 승강장이나 엘리베이터 내의 주변기기에도 이러한 마이크로 컴퓨터가 사용되고 있다.

엘리베이터 기술의 변화

일렉트로닉스와 엘리베이터 제어
마이크로 컴퓨터의 발전 : 마이크로 컴퓨터는 1971년 탄생이래 시스템 구성의 유연성이 인정되어 그 응용이 빠르게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이 엘리베이터 제어로의 적용은 1970년 후반 고급 군관리 장치에 처음 적용되면서 시작이 되었다.
당시는 4Bit의 비트 슬라이스 마이크로 프로세서를 4개 사용하여 16Bit의 마이크로 컴퓨터를 엘리베이터 메이커가 설계했다. 이 후 70년대 후반부터 80년대 전반에 걸쳐 8Bit의 마이크로 컴퓨터가 각 관리나 군관리에 본격적으로 채용되기 시작하였다.
이어서 1980년대 중반부터는 엘리베이터의 고 성능화 고 기능화와 더불어 16Bit 마이크로 컴퓨터가 8Bit 마이크로 컴퓨터와 함께 채용되었다. 이윽고 1980년대 후반부터는 고급 군관리에는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응용 군관리의 처리 장치로서 32Bit 마이크로 컴퓨터가 채용되는 한편 고속 엘리베이터 모터제어에는 고속이면서도 고정밀도의 연산이 가능한 DSP(Digital Signal Processor)가 채용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러한 제어의 흐름과는 별개로 하여 1975년에는 CPU, ROM, RAM, I/O 포트를 1개의 LSI에 집적한 원칩 마이크로 컴퓨터가 출현했다. 이 원칩 마이크로 컴퓨터는 주로 소규모의 제어장치, 예를 들면 엘리베이터 도어장치나, 엘리베이터 안의 조작반, 인디케이터 또는 승장 버튼의 제어에 주로 사용하게 되었다.
최근의 엘리베이터 제어 시스템 : 최근의 빌딩은 인텔리전트(Intelligent)화 되어 빌딩 내의 수직 운송 수단인 엘리베이터에도 고 기능화, 고 성능화 및 맨 머신 인터페이스(Man Machine Interface)의 향상이 요구되고 있다.
한편 마이크로 일렉트로닉스의 비약적인 진보에 따라 마이크로 컴퓨터, 메모리, 통신용LSI 등이 대폭적으로 고 직접화 되고 또 고속화, 고 신뢰성화, 컴팩트화 되고 있다. 또한 이것들을 이용한 시스템의 구성방식으로서 각종처리 기능의 역할 분담을 복수의 마이크로 컴퓨터로 분산시키는 분산처리 방식이 널리 일반화되어 있다. 이로 인해 엘리베이터의 개별 제어기기에 마이크로 컴퓨터를 사용하고 이것들을 통신으로 서로 연결한 네트워크 시스템을 채용하게 되었다.
그 결과, 최근의 엘리베이터 제어 시스템에는 기계실, 승강차 및 승강장에 다수의 마이크로 컴퓨터를 분산 배치하고 이것들을 각각의 역할이나 응답속도에 따른 통신 프로토콜(Protocol)에 결합한 네트워크 시스템이 도입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엘리베이터 내부와 승강장과의 통신은 광통신에 의한 초고속, 대 용량화되고 있으며 나아가 엘리베이터 내부나 승강장의 대기 승객에 대해서는 맨 머신 인터페이스나 쾌적성이 우수한 멀티미디어 관련 기기가 사용되고 있다.
이제는 엘리베이터 제어 분야에 있어서도 시스템 구성기술은 정보기술, 통신기술 및 제어기술이 융합되어 발전해 가는 추세이다. 이와 더불어 각각의 서브 시스템이 자율도를 증가하여 빌딩내의 LAN과 접속됨으로써 맨 머신 인터페이스가 향상된 분산 처리 시스템이 정착되어 가고 있다.

파워 일렉트로닉스와 엘리베이터 구동
앞서 이야기된 엘리베이터 제어와 함께 보편화된 일렉트로닉스 기술은 엘리베이터 모터 구동 제어기술에도 함께 적용되기 시작했다. 즉, 모터 구동에도 마이크로 컴퓨터, 사이리스터(Thyristor), 파워 트랜지스터 등의 첨단 기술이 사용된 것이다. 모터 제어의 큰 흐름은 항상 에너지 절감이라는 기본 사상이 깔려 있지만 하드웨어적인 측면에서 보면 전동기가 직류기 전성시대에서 교류기 주역인 시대로 바뀌었다고 하는 점과 모터제어의 주류가 VVVF 인버터 제어로 되었다고 할 수 있다.
VVVF 인버터 방식이 도입됨으로써 직류기의 플래시(Flash) 오버 등 모터의 고속회전에 대한 제약이 없어져 모터의 고속화가 용이해졌다. 이와 함께 권상기의 중량도 가벼워지고 크기도 대폭 줄어들어 건축에 미치는 하중의 부담이나 면적의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엘리베이터가 점점 고속화됨에 따라 엘리베이터 구동기술도 제어기술과 함께 동반자적으로 발전해 왔으며, 그 발전의 기본은 에너지 절감과 경량화에 초점이 맞추어진 것도 사실이다. 특히 1990년대 후반 부터는 동기(PM ; Permanent Magnet) 모터를 적용한 동기전동기가 개발/적용되어 고속 엘리베이터의 구동기술을 바꿔가고 있다.

엘리베이터 Design의 변화

엘리베이터 디자인의 역사
엘리베이터의 발전속도는 건축기술의 발전속도와 그 맥락을 같이 한 것과 마찬가지로 건축 디자인에 따라 변화를 함께 해왔다. 건축 디자인은 일반 생활약식과 문화를 대변하면서 다양한 형태로 발전되어졌다.
원시형태와 동아시아의 목조형태, 중앙·서아시아의 찰흙이나 벽돌로 만든 형태, 유럽과 미국의 석조나 벽돌로 만든 형태, 현대건축 등 크게 5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이들을 다시 세분하여 시대양식으로 구분할 수 있으며, 대표적인 것이 그리스의 아르카이크기, 고전기(古典期), 초기 그리스도교기(期), 로마네스크식, 고딕식, 바로크식, 로코코식, 아르누보식 등이다.
현대 건축에 와서는 건축가에 따라 르코르뷔지에 양식, 라이트 양식, 가우디 양식 등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이러한 많은 양식 중에서 12세기 중반부터 싹이 트기 시작한 고딕양식은 19세기 이전까지 유럽을 대표하는 건축양식으로 발전되어 왔다. 따라서 이 양식이 건재하고 있는 초기의 엘리베이터 디자인도 고딕의 영향을 받아 아주 호화로운 디자인이 주류를 이루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 있어서는 19세기 이후 엘리베이터가 도입되기 시작하였고 고딕의 디자인보다는 모더니즘이 강한 디자인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1945년 광복 이후와 1960년대까지는 혼란기를 지나면서 경제발전의 속도가 붙기 시작하는 1970~1980년대가 되면서 건축붐과 함께 승강기 산업도 고속 발전을 하게 되었다. 이 때부터 우리나라에서도 승강기 전문업체가 설립되고 디자인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사내 별도의 디자인팀을 두게 된다. 초창기 디자인팀은 공장내 설계실에서 도안과로부터 시작되어 엘리베이터 벽면이나 문에 들어가는 패턴이나 도장 색상정도를 관리하는 일에 불과 하였다.
하지만 90년대가 되면서 국내의 건축디자인의 흐름이 포스트모더니즘의 영향을 받아 모더니즘의 직선과 직각의 형태에서 경사와 곡선디자인이 조합되고, 단순한 콘크리트 재료에서 철골과 유리 등 신소재에 의한 건축이 시도되기 시작하였다. 따라서 디자인도 단순히 평면적인 시각분야에서 제품 디자인 분야까지 하게 되었다.

엘리베이터 디자인의 범위
“엘리베이터 디자인은 종합 디자인(Total Design)이다” 그 이유로는 다음과 같은 예를 들 수 있다.
첫째, 디자인은 스타일링이다. 전망용 엘리베이터 경우 외형의 형상 부분에 있어서 자동차 디자인에 뒤지지 않을 만큼의 스타일링을 하게 된다.
둘째, 디자인은 재료와 표면처리이다. 엘리베이터는 가장 많은 재료와 표면처리 기법을 가지고 있는 제품 중 하나이다. 먼저 스테인리스와 도장강판, 알루미늄 등 다양한 철판을 사용하며, 우드(Wood)와 대리석(Marble), 플라스틱(Plastics) 등 매우 많은 재료와 표면 처리기법을 이용하고 있다.
셋째, 디자인은 기획이다. 디자인에 있어서 기획적이지 못하면 디자인 결과에 대한 만족을 얻기가 어렵다. 엘리베이터 디자인은 건물의 용도와 형태, 인테리어개념, 사용자의 행위분석에 의한 디자인이 진행된다.
넷째, 디자인은 고 부가가치를 창출한다. 디자인은 아름답다고 모든 것이 해결되지는 않는다. 값비싼 부품이나 소재를 이용하여 저가에 판매하여 기업의 이윤을 줄 수 없으면 디자인에 대한 의미는 없어진다. 신기술 개발에 드는 비용의 몇 십분의 일을 이용하여 신제품의 이미지 디자인으로 고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엘리베이터는 그 어느 제품보다도 뛰어나다.
이상과 같이 디자인적 분야에서의 엘리베이터 디자인은 종합적 측면에서의 중요성과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러한 엘리베이터 디자인을 상세히 검토하여 보면 가장 대표적인 부분이 표면처리 와 재질적인 부분이 될 수 있다.
표면처리와 재질 : 먼저 엘리베이터 디자인의 주된 요소인 측판이나 도어의 재질을 살펴보면 초기에는 일반적인 강판위에 원하는 색상을 도장(Painting) 하는 것이 가장 보편화되었었지만 이러한 도장 강판은 흠집이 나면 부식이 되거나 도장 색상의 변색 등으로 인해 주로 저렴한 엘리베이터에 주로 적용되었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대체 재질로 요즈음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은 스테인리스 스틸(Stainless Steel)이다. 스테인리스는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기법이 부식기법(Etching)이다. 부식 이외에도 부분적인 도금이나 스크렛치(Scratch)를 이용한 고급스런 표현까지도 하게 된다. 이렇듯 스테인리스의 기본 소재들을 응용하여 다양하게 디자인을 변화시킬 수 있다.
이러한 스테인리스 재질 이외에도 여러가지 재질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주로 우드(Wood)나 글래스(Glass), 대리석 또는 신소재를 주제로 한 특수 인테리어를 적용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조명 디자인 : 또한 엘리베이터를 디자인할 때 중요한 디자인 요소는 조명 디자인이다. 천장 조명 디자인의 경우에는 다음과 같은 몇가지 법규와 규칙을 준수 해야만 한다.
첫째, 천장에는 비상시 승객을 구출 할 수 있는 비상 구출구(Manholl)가 꼭 있어야 한다.
둘째, 천장 조명의 밝기는 최소한 바닥에 1,000mm 이하에서 150룩스(Lux) 이상의 밝기를 유지하여야 한다.
셋째, 조명으로 인해 실내의 온도변화를 일으켜서는 안된다(다량의 백열등이나 할로겐램프 사용 제한).
넷째, 엘리베이터 용도에 따라 조명을 적용해야 한다(병원용의 경우는 직접조명을 피해야 한다).
이러한 법규나 규칙 등을 준수하면서 고객이 원하는 조명 디자인을 제공해야 한다. 엘리베이터에서 주로 사용하는 조명 디자인 기법은 직접조명, 간접조명, 반간접조명 등이 주로 사용되고 있고 엘리베이터의 목적과 건물의 용도에 따라 또는 고객의 디자인 요구에 따라 엘리베이터 천장 디자인이 완성된다.
바닥재 : 다음으로 엘리베이터 디자인에 있어서 중요성을 가지는 부분은 바닥재이다. 바닥재는 엘리베이터의 사용목적에 따라 재질을 선택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인승용인 경우에도 호텔이나 고급오피스의 경우 대리석이나 카펫(Carpet)을 적용하는 경우가 많으며 아파트나 소형 오피스의 경우에는 일반 데코타일이나 럭스트롱과 같은 PVC 염화비닐류를 많이 사용한다. 엘리베이터의 바닥재로는 경제성과 품질을 만족할 수 있으며 합리적인 가격의 제품이 가장 이상적이다. 따라서 치수 안정성이 좋고 시공성이 뛰어나며 내오염성이 우수한 제품들이 선호도가 높은 추세이다.
액세서리류(Accessories) : 마지막으로 엘리베이터 디자인을 종합적으로 구성하는 요소로는 엘리베이터 승장 버튼, 인디케이터, 홀 랜턴과 같이 승강장에서 볼 수 있는 것과 엘리베이터 내부에서 사용되는 조작반, 위치표시기와 액세서리류의 디자인 요소가 있다.
다만 이러한 액세서리류의 디자인 요소는 각 메이커의 표준품을 사용해야 한다는 점에서 고객의 디자인적 요구 사항을 100% 적용할 수 없다는 단점도 있으나 요즘에는 이러한 고객의 요구에 맞는 디자인을 적용한 제품들이 많이 개발되고 있다.
결론적으로 엘리베이터 기술과 디자인은 주변기술의 발전과 건축문화의 발전에 깊은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
반도체와 컴퓨터를 기초로 하는 일렉트로닉스의 기술이 발전됨에 따라 이를 응용하여 더욱더 발전된 엘리베이터의 제어 기술과 구동기술이 발전되고, 건축문화의 디자인 트렌드의 변화에 따라 엘리베이터의 디자인도 함께 발전되어 가고 있다(▶다음호에는 ‘엘리베이터의 유지보수’편이 게재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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