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재년월 ; 2003년 10월호
글 ; 노광숙 과장 / 현대엘리베이터(주) 품질환경부

현재 국내·외의 승강기 시장은 한치 앞을 내다 볼 수 없이 날로 치열한 경쟁 속에서 ‘품질 과 기술개발만이 기업생존의 척도’가 되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과거의 인증은 기업의 선택사항이었으나 현재의 인증획득은 품질과 안전을 보장하는 ‘수출품의 비자(Visa)’라 할 만큼 그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제품의 안전, 환경, 건강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점차 커지고 있고, 선진국에서 제조물책임(PL)에 대한 각종 소송이 엄청나게 증가되고 있음을 감안하면 “자사 제품의 품질수준을 항상 국제적인 수준에 맞추어서 세계 최고의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만들어 나가야겠다”는 마음 자세가 필요하다. 회사의 각종 인증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현재까지 직ㆍ간접적으로 알게 되었던 인증관련 지식을 월간지 논단에 게재,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각급 단위회사의 고객접점(영업, 설계, 설치 및 A/S) 부서에 정보를 제공, 경쟁력 향상에 보탬이 되고자 한다.

인증(認證, Certification)이란?
인증이란 단어는 근래에 가장 많이 쓰이는 용어 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 인증의 사전적 의미는 ‘문서나 행위의 기재, 성립이 정당한 절차로 된 것이라고 공인기관이 증명하는 일’이나 이러한 해석은 너무나 법률적인 해석이어서 산업계에서 사용하는 인증과는 다소간 이질감이 느껴진다. 쉽게 구청이나 동사무소에서 증명할 수 있는 서류를 발급 받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역사적으로 시장에서 인증을 사용한 시기는 기원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893년 그리스의 엘레우시스에서 기원전 4세기에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조각돌(Inscribed Stone)’이 발견됐다. 기원전 4세기에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이 조각돌은 당시 청동제품을 만드는 제조자에게 발급되어 “청동제품 속의 구리와 주석의 성분비(11:1)가 적합하다”고 구매자에게 증명하는데 사용되었다고 전해진다.

제3자가 문서로 보증하는 절차
산업계에서 말하는 인증은 “어떤 제품이 규격이나 사양(시방)에 부합되거나, 사람이 특정작업을 실시할 자격이 있다는 것을 보증하는 일”로서 인증은 표준화, 규격, 시험, 보증, 증명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할 수 있다. ISO(국제표준화기구)와 IEC(국제전기기술위원회)에서 합동으로 발간한 적합성평가문서인 ISO/IEC Guide 2(표준화 및 관련활동-일반용어)에서는 ‘인증’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해석하고 있다.
“인증이란 제품, 공정 또는 서비스가 특정 요구사항에 적합하다는 것을 제3자가 문서로서 보증하는 절차이다”

인증의 유형
인증의 유형에는 제1자 인증, 제2자 인증, 제3자 인증이 있는데 제1자 인증은 자기적합선언(DoC)이 해당되며, 제2자 인증에는 공급자와 구매자간의 인증 즉, 바이어 인증이다. 제3자 인증은 공급자가 구매자와 관련이 없는 독립적인 기관 즉, 제3자가 인증을 하는 것으로서 실질적으로 인증에 대하여 가장 객관성과 신뢰성을 유지할 수 있으므로 ISO/IEC 가이드 2에서도 제3자에 의한 보증을 인증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제3자 인증은 제품 인증과 시스템 인증 등 크게 두가지로 구별된다. 제품인증에는 직접 제품에 인증마크를 붙일 수 있는 제도로서 해당규격에 따라 제품의 안전성, 기능성에 대한 평가(시험)를 거친 후 인증을 부여하는 형식승인(Type Approval), 한국표준협회의 KS인증, 미국의 UL인증, EU국가 수출품에 대한 강제 인증인 CE마크 인증 등이 있다.
이와 달리 시스템 인증은 제품 또는 서비스가 만들어지는 과정(체제)이 적합한 지를 심사를 통한 뒤에 부여하는 인증(제품에는 마크를 부착할 수 없음)으로서, 품질경영시스템인증으로 ISO 9000인증과 환경경영시스템인증인 ISO 14000인증이 있다.
이 중에서 작금에 화두가 되고있는 유럽 CE마크 인증과 금년 8월 강제 적용되고 있는 중국의 CCC(Chaina Compulsory Certificate)인증에 대하여 세부적으로 기술하겠다.

유럽 CE 인증
우선 유럽 CE마크의 CE는 프랑스어 ‘Communante Europeen’의 약자이며 영어로는 ‘European Communities’이고 유럽공동체라는 의미이다.
단일시장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회원국간 재화(상품, 서비스 자본, 노동) 이동의 자유를 위하여 회원국간의 규정 및 규격의 차이에서 오는 무역장벽을 없애고자 제품과 관련된 단일 인증체제가 1993년 7월 유럽연합 이사회에 의해 의결되었고 ‘CE Mark’라는 명칭으로 통합되어 현재에까지 이르고 있다. 향후 2004년 6월까지 EU국가는 총 28개 국가로 늘어날 전망이다.
가히 유럽합중국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기에 부족함이 없을 듯 하다. 1957년 유럽의 정치, 경제 통합 실현을 목표로 유럽경제공동체(EEC: European Economic Community, 회원국은 벨기에, 프랑스, 서독, 이탈리아, 룩셈부르크, 네덜란드)가 출범한 이후, 1973년에 덴마크, 아일랜드, 영국, 1981년에 그리스, 1986년에 포르투갈, 스페인 1995년에 오스트리아, 핀란드, 스웨덴이 회원국으로 가입하여 총 15개국이 되었으며, 1993년 11월 1일 발효된 마스트리히트조약에 따라 유럽경제공동체는 당시에 12개국이 참가하는 유럽공동체(EC: European Community)로 이름을 바꾸어 새로 출범하였다. 이후로, EC를 상징적 의미의 EU로 변경하였으며 단일통화체제를 실현하여 공동체통합을 이루었다.
현재, EU집행위원회는 유럽연합(EU)의 정회원으로 가입 신청한 국가(사이프러스, 체코, 에스토니아, 헝가리, 리트비아, 리투아니아, 말타, 폴란드,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 루마니아, 불가리아, 터키)를 대상으로 회원 인증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04년에 CE마크를 자국의 인증제도로 적용하는 국가는 총 28개국이 되고, 우리 기업의 입장에서는 제품에 CE마크가 있으면 유럽지역 28개국에 수출이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소음규제지침{(Noise Directive 2000/14/EC, 실외기(outdoor use) 대상}의 발효(2002년 1월) 및 2006년부터 공산품 및 전자, 전기제품에 대한 ‘납 사용’을 금지하는 등 환경규제도입 또한 확대되고 있어 국내 기업들의 기민한 대응이 필요하다.
CE마크를 획득하기 위해서는 해당 제품의 지침(Directive: 법규와 같음)에 따라 적용모듈을 결정하고 그 모듈을 따라서 적합성 평가절차(Conformity Assessment Procedure)를 진행해야 한다.
적용모듈은 제품의 위험도나 안전성에 따라 정해진다. 각 모듈은 적합성평가절차시에 포함해야 할 내용을 담고 있으며, 모듈에 따라 품질시스템(ISO 9001에 따른 공사심사 필요), 또는 EU형식시험이 적용될 수 있다. 적합성평가절차라는 것은 말 그대로 제품의 적합성을 평가하는 것으로 해당지침의 부속서에 설명되어 있는 필수 안전요구사항, 기술문서(TCF File), 품질시스템의 적용, EU형식시험과 같은 내용을 포함하며, 제품이 이와 같은 요구사항에 모두 만족하는가를 평가하고 적합할 경우, CE마크를 제품에 사용하게 된다.
따라서 CE마크는  유럽지역내의 해당 규정(지침)에 적합하고, 적합성평가절차가 수행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나의 제품에 여러 가지의 지침(Directives)이 동시에 적용될 수 있으며, 해당 지침에 따른 적합성평가절차가 모두 수행되어야 한다.
일반적인 전기, 전자, 완구류 및 기계류 부품은 품질시스템의 적용이나 EU 형식시험 없이 모듈 A라는 적합성평가절차를 걸쳐서 제조자의 적합성선언(DoC : Declaration of Conformity)만으로도 CE마크를 획득할 수 있지만, 바이어의 요구(현대엘리베이터의 경우 에스컬레이터·무빙워크가 해당) 및 영업상의 이유로 유럽인증기관(대표적인 예 : DNV, BSI, LR, BV, TUV 기타 등등)의 인증을 받는 경우도 있다. 위험도가 높거나 안정이 요구되는 기계(엘리베이터의 주요 안전부품 해당) 및 의료기기와 같은 제품은 유럽인증기관(NB : Notified Body)의 개입이 필요한 모듈 B 이상의 적합성평가 절차가 적용된다. 이 경우, 품질시스템 또는 EU형식시험이 필요할 수 있으며, 적합성이 인정되면 인증기관으로부터 인증서(CoC : Certificate of Conformity)를 발급 받는다.

안전이 최첨단 기술이다!
모든 기업의 경우, DoC 또는 CoC 중 어느 방식으로 인증을 추진하든지간에 겪을 수 있는 대표적인 어려움은 제품을 만들어 양산·판매하던 중 고객의 요구로 인증을 받고자 할 때 문제가 발생한다. 이미 양산 중인 제품이 유럽규정에 적합하지 않을 수 있으므로(인증추진 경험이 적거나 없는 업체의 제품은 대부분 부적합하다) 재설계, 재작업이 필요하게 된다.
이에 따라 동일한 제품에 대하여 시간과 비용이 추가로 들어가게 된다. 인증추진 여부는 제품의 기획 단계에서 논의되어야 하고 설계 단계에서는 유럽규격 또는 국제규격(ISO, IEC Standard)이 적용되어 설계되어야 한다. 또한 제품의 완성 후에는 최종적인 확인(Test)이 이루어져야 추가비용이 발생하지 않고 안전한 제품을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작년 7월부터 우리 나라도 제조물책임법을 시행함에 따라 제품의 안전성을 높은 수준으로 맞추어 나가야하는 상황에서는 내수·수출제품 구분 없이 모두 높은 안전성이 요구된다.
조금이라도 위험성(Risk)이 있는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는 PL보험을 들기에 앞서서 안전한 제품을 설계 및 생산하는데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며, 체계적으로 잘 정리되어 있는 유럽인증을 획득하여 제품의 안전성을 확보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안전이 최첨단 기술이다”라고 이야기하는 유럽인들의 안전의식을 생각해 볼 때다.

중국의 CCC 제도
또 다른 인증제도로서 중국의 CCC 제도는 과거의 CCIB 및 CCEE 제품 안전 인증제도를 대신하는 것으로 지난 2002년 5월 1일에 발표되었다. 2003년 8월 1일부터 중국 내로 수입 또는 판매되는 CCC 인증 대상 제품(19개 제품군과 132개 부품)은 반드시 사전에 CCC 요건을 충족하는 인증을 받아야 하나 현재까지는 승강기 완제품은 제외되어 있다.
그러나, JQPR 또는 Spare part 등의 단일 부품 형태의 수출시 일부 부품류(릴레이 외 22개 부품)가 적용되나 CCC 법규상 엔드 유저(End User)에게 공급될 A/S 부품에 대해서는 유예조항에 따라 중국 정부 수출입 인정기관(CNCA)의 CCC 면제 확인서(비용: 1건당 30만원 / 6개월 유효기간의 1회만 적용됨)가 요구되어져, 필요시 사전에 해외영업부와 중국 현지법인의 각별한 업무 협조가 필요하다.

품질과 안전’ 검증된 제품을 제공해야!
과거 초창기 인증과 관련된 비싼 경험을 한 에피소드가 다소 있었다. 제품을 고객측에게 최종 인도 시점에 고객 구매시방서에 반영된 관련 부품 인증서 제출서류를 요구받아 뒤늦게 조건부로 제출했던 경우(ISO 9001의 계약검토 잘못에 해당)와 신제품 개발시 판매시장 기술규격 예측을 잘못해 개발완료 후 추가로 기술규격을 반영(ISO 9001의 설계입력 잘못에 해당)하여 다시 개발하는 시행착오 경험이 그것이다.
현재는 우수한 엔지니어 인력보유에 따른 검토능력 향상과 사전 예방 교육활동에 따라 찾아보기 어려운 일이 되었다.
인증이 취득 및 사후관리 등 발생되는 많은 비용적 요소 때문에 기업의 ‘필요의 악’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있는 데 이것은 매우 잘못된 생각이라 할 수 있겠다.
물론, 기업은 자체 품질관리 활동을 통하여 기업 내부기준에 따라 제품 보증을 하지만, 법규 또는 국내·외 기술규격에 따라 제3자 인증기관으로부터 그 제품(Model or Type)의 품질 및 안전적 측면에 검증된 제품을 안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고객들에게 제공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끝으로, 현대엘리베이터의 경우 업무프로세스 개선의 일환으로 상단 그림 3.과 같이 국내 경쟁사와 차별되게 유일하게 취득한 옥내·외 전 범위의 에스컬레이터 및 자동보도의 CE MARK 인증을 포함하여 현재까지 취득·유지하고 있는 1백 여 종류의 인증서가 사내 Office-ware 자료실에 항상 최신본으로 보관되어 있어 영업접점 부서에서 고객 요청시나 영업 입찰단계에서 신속하게 지원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

※ 사외 기고문의 논조는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편집자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