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자형 회복세, 연간 5% 성장률 예상
8·31 대책 영향, 건설투자는 낮은 증가세
게재년월 : 2005년 12월호

최근 국내 경기는 건설투자가 부진하나 소비 회복과 수출 호조, 설비투자 개선에 힘입어 회복세가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
수출은 2분기 중 9.0% 증가에서 3분기에는 15.4% 증가로 증가세가 확대되고 있으며 지난 10월에도 월중(257억달러), 일평균(11.4억달러) 모두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소비 또한 3분기 중 민간소비는 내구재와 의료, 통신, 문화오락 등의 서비스에 대한 지출이 늘면서 전분기보다 증가세가 확대되고 있다.
이는 2분기에는 2.8% 했던 소비율이 3분기에 이르러서는 4.0%대에 진입한 것만 봐도 알 수 있고, 업계 모니터링 결과 10월에도 백화점·할인점 매출 및 신용카드 사용액이 증가세를 지속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자동차 업체의 파업 영향으로 지난 9월 중 일시 감소했던 승용차 내수 판매도 증가로 전환하고 있다.
설비투자는 3분기 중 기계류 투자가 둔화되었지만 운수장비 투자가 증가로 돌아선 데 힘입어 2분기(2.9%)에 비해 1.3%가 증가했다. 그러나 건설투자는 3분기 중 비주거용 건물투자가 감소하고 토목 건설투자도 부진해 0.4% 증가에 그쳤다.
3분기 중 제조업 생산은 자동차 업체의 파업에도 불구하고 수출 호조에 힘입어 증가세가 전분기보다 확대되어 제조업과 서비스업 모두 회복세에 접어들었다.
서비스업 생산도 도소매·음식·숙박업, 운수창고업, 금융보험업 등 대부분 업종이 개선되면서 2분기에 2.5%에서 3분기에 3.3%로 증가세가 확대됐다.
국내 경기는 저점을 통과해 완만한 회복국면에 접어들어 GDP 성장률이 2분기 3.3%에서 3분기에는 4.4%로 상승했으며, 부문별로는 소비 등 내수의 성장 기여도가 크게 상승했다.
4분기에는 소비회복과 수출호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설비투자 개선도 이어질 것으로 보여 GDP 성장률이 잠재성장률 수준인 4%대 후반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중 세계경제, 유가, 환율 등 해외여건은 올해에 비해 크게 악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2006년 중 세계경제는 성장세가 소폭 둔화되지만 과거 10년 평균(3.8%) 수준의 견실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고유가의 장기화, 인플레 압력에 대응한 금리 인상, 미국 주택경기 조정 등의 하방 위험은 잠재하고 있다.
GI와 IIE는 세계경제성장률을 약 3.2~3.5% 정도로 보고 미국과 유로지역은 전년도와 비슷하나 일본과 중국은 2005년 대비 약 1% 정도의 성장률이 더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유가는 OPEC의 생산 여력 부족 등으로 내년에도 높은 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 10월 기준 주요 기관들은 내년 중 유가(Brent유 기준)가 올해 4분기(61달러내외)보다 소폭 하락한 59달러 내외(54~64달러)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치를 내놓고 있다.
연평균으로는 약 55달러대의 올해보다 크게 높아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중 달러화는 경상수지 적자 우려 등으로 연간으로는 대체로 완만한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나 연준의 금리인상 등으로 내년 상반기까지는 달러 강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짙다.

민간소비, 회복세 확대 전망
내년 중 민간소비는 8·31 부동산 종합대책 시행에 따른 부동산 가격 하락 및 부동산 관련 세부담 증가 등의 부정적 요인에도 불구하고 서비스업 중심의 고용 개선, 부채 조정 진전, 주가 상승, 소비 심리 개선 등에 힘입어 회복세가 확대될 전망이다.
민간소비의 가장 큰 제약요인으로는 8·31 부동산 종합대책 시행을 들 수 있다. 이 대책의 시행으로 내년 중 가계대출 증가세 둔화, 부동산 관련 세부담 증가 등이 소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나, 다음과 같은 세가지 점에 비추어 볼 때 내년 중 소비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그렇게 심각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주택가격의 소폭 하락 예상 우세 ▲가계대출이 소비와 관련이 적은 주택담보대출 위주로 축소될 전망 ▲2006년말 이후 8·31 대책에 따른 세금관련 조치의 점진적인 시행 등이다.
이에 주택도시연구원은 내년까지 전국 주택가격이 5% 내외 하락, 건설산업연구원은 내년 중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이 4.7%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종합부동산세는 2006년 12월에 징수하고 1가구 2주택 양도세 중과는 2007년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민간소비의 개선요인으로는 ▲고용사정 개선 추세 지속 ▲가계의 부채 조정 진전 ▲주가 상승과 소비심리 개선 ▲GDI 증가 등을 꼽을 수 있다.
■고용사정 개선 추세 지속 : 우선 내년에는 경기회복에 힘입어 올해에 비해 취업자 수 증가폭이 확대되고 서비스 활동이 개선되면서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취업자 수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가계의 부채 조정 진전 : 2003년 이후 신규차입 자제, 기존 부채 상환 등을 통해 이루어져 온 가계의 부채 조정은 현재 상당부분 진전된 것으로 판단된다. 적정소비함수 분석 결과 2001~2002년 중 차입에 의한 과소비는 올해 2분기까지 약 75% 정도, 연말까지는 대부분 해소될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은행 가계 대출 및 신용카드사 연체율이 대체로 2001~2002년 수준에 가깝게 하락했는데, 이는 가계입장에서는 현재의 부채 수준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임을, 금융기관으로서는 가계에 대한 대출태도를 완화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이를 반영해 최근 소비와 관련이 높은 판매 신용이 증가세로 전환됐으며 앞으로도 가계는 고용 및 소득의 완만한 증가에 맞춰 금융부채도 점차 늘려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자산대비 금융부채 비율(capital gearing ratio), 개인가처분소득대비 금융부채 비율(debt to income ratio)이 신용카드 버블 이전의 수준으로 낮아지지는 못하겠지만 향후 더 악화되지는 않는 가운데 소득, 금융부채 및 소비가 함께 늘어나는 상황이 전개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주가 상승과 소비심리 개선 : 또다른 개선요인으로는 주가 상승과 소비심리 개선을 들 수 있다.
최근의 주가상승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등 주요 투자은행들은 향후 1년 내에 종합주가지수가 1,400에 도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주가상승은 직접적인 자본이득(capital gain)의 증가, 부의 증대효과 등을 통해 소비회복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최근 가계의 소비심리가 개선되고 있으며 내년에도 전반적인 경기회복과 더불어 소비심리 개선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GDI 증가 : 실질 국내총소득(GDI) 증가도 한 몫하고 있다. 최근 유가급등 등에 따른 교역조건 악화 영향으로 GDI가 거의 정체 상태였으나 내년에는 교역조건이 개선되면서 실질 GDI 증가율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올 하반기처럼 정체상태가 상당기간 지속되면 기업들이 교역조건 악화의 부담을 제품 가격 등에 전가함으로써 가계의 실질구매력이 제약될 가능성이 있다. 유가가 내년 전체로 올해보다 소폭 상승에 그치고 분기별로는 3분기 이후 소폭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설비투자, 완만한 회복세
내년 중 설비투자는 소비회복으로 전반적인 투자여건이 개선되는 가운데 운수장비 및 IT 투자를 중심으로 완만한 회복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개선요인으로는 ▲운수장비 투자 확대 ▲IT 투자 확대 ▲설비투자 조정압력 상존 ▲기업의 투자심리 개선 등이다.
■운수장비 투자 확대 : 운수장비 투자는 소비 및 서비스업 활동 회복에 힘입어 견실한 신장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2003년 이후 감소세를 지속하던 자동차 투자가 올해 3분기 중 증가로 전환했으며 내년 중에는 증가세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IT 투자 확대 : 내년 중 세계 IT 경기가 완만한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IT 관련 투자가 늘어날 전망이다. 반도체, LCD, 휴대폰 관련 투자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는 것 이외에도 W-CDMA 등 차세대 이동통신 관련 투자가 시작됐다.
삼성전자는 급증하는 유럽 및 신흥시장 휴대폰 수출에 대비하기 위해 구미 생산라인을 대폭 증설할 계획이며 SK텔레콤, KTF 등은 내년부터 W-CDMA를 본격 상용화할 예정에 있다.
컴퓨터도 2000년 Y2K 이후의 교체 수요 등으로 투자가 다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설비투자 조정압력 상존 : 설비투자 조정압력은 올해 1분기 중 소폭 마이너스를 보이기도 했으나 2~3분기 중 증가세로 전환했다. 내년에도 생산활동이 호조를 보일 것으로 보여 설비투자 조정 압력은 계속 상존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의 투자심리 개선 : 5월 이후 주춤했던 기업들의 투자심리가 8월 이후 다소 개선되는 기미를 보이고 있으며 앞으로도 내수 회복에 힘입어 개선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내년에는 기업들이 보수적인 투자행태에서 벗어나 장기적인 경쟁력 확보와 성장발판 마련을 위한 투자 즉 신규설비, 신규사업 등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달에 조사한 ‘국내 주요기업의 2006년도 투자계획’을 살펴보면, 조사대상 기업(수도권 소재 주요 대기업 278개사)의 58%가 내년 중 투자규모가 올해와 비슷할 것이라고 응답한 가운데 올해보다 투자규모를 확대하겠다고 응답한 기업(28%)이 축소응답 기업(15%)을 상회한 것으로 조사됐다.

건설투자, 8·31정책으로 낮은 증가
내년 중 건설투자는 신도시 건설, 강북 재개발 사업 등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민간투자사업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나 8·31 부동산 종합대책의 부정적 효과, 건축허가면적의 감소세 및 SOC 예산의 감소 등을 고려할 때 낮은 증가에 머물 전망이다.
제약요인으로는 ▲8·31 부동산 종합대책에 따른 주택경기 위축 ▲건설투자 관련 선행지표 부진 ▲SOC 투자 감소 등이다.
■8·31 부동산 종합대책에 따른 주택경기 위축 : 지난 8·31 부동산 종합대책은 주택수요 둔화, 주택가격 하락을 통해 건설경기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8·31 대책 발표 후 그동간 가격상승을 주도했던 강남, 분당지역 등의 아파트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선 가운데 아파트 신규분양이 위축되고 미분양 아파트 물량이 증가로 반전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는 8·31 대책의 영향이 점차 확대될 전망된다. 지난 2003년 10·29 대책 발표 이후에도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면서 건설투자가 건물 건설을 중심으로 1년 정도 위축된 바 있다.
■건설투자 관련 선행지표 부진 : 선행지표인 건축허가면적이 2분기 중 감소로 돌아섰으며 3분기에는 감소폭이 확대됐으며 이 시기에는 건설수주도 증가폭이 크게 둔화됐다.
■SOC 투자 감소 : 2006년 중 SOC 예산은 도로, 철도 등을 중심으로 금년대비 0.5조원(2.7%)이 감소하고 해운·항만은 동결, 도시철도 부문은 소폭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개선요인으로는 ▲주택공급 확대 정책 ▲BTL 등 민간투자사업 확대 등이다.
■주택공급 확대 정책 : 신도시 건설, 강북 재개발 사업, 임대주택 활성화 등은 향후 민간의 주택건설 위축을 상당 부분 상쇄할 것으로 기대된다.
신도시 건설은 판교, 파주, 아산 신도시가 올해 착공됐으며, 2006년 중에는 대전 신도시 등이 착공 예정에 있다.
특히 이들 사업은 2006년 중 본격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 뉴타운 재개발 사업의 경우 3개 시범지구(은평, 길음, 왕십리)가 사업승인을 받아 일부 착공에 들어갔으며 2006년 이후에는 이들 지역 외에 2차 뉴타운(서대문 가좌, 마포 아현 등 12개 단지)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또한 임대주택 건설물량(사업승인 기준)은 올해 10만호에서 내년 국민임대주택 1백만호 건설 계획에 따라 11만호로 늘어날 전망이다.
■BTL 등 민간투자사업 확대 : 올해 부진했던 민간투자사업이 2006년 중에는 BTL 사업을 중심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이며, 내년 실시될 BTL 사업은 15개 사업분야에 총 8.3조원 규모(계약기준)로 올해(6.2조원)에 비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집행기준으로도 전년대비 큰 폭 증가가 예상되어 BTL, BTO 등 민간투자사업 집행금액은 올해 2.3조원에서 2006년 5.9조원으로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출, 견조한 증가세 예상
내년 중 수출은 주력품목의 품질경쟁력이 높아지는 가운데 세계경제의 견실한 성장세, 세계 IT경기의 완만한 회복세, 원화환율 안정 등에 힘입어 견조한 증가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수출 주력품목의 경쟁력 향상 : IT제품, 자동차, 선박 등 우리나라 수출 주종품목의 기술 및 품질 경쟁력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메모리 반도체는 세계 1위의 시장점유율 기록하고 있으며, 자동차는 현대 소나타, 싼타페 등 5종이 올해 3월 Carbook지에서 최우수 차종으로 선정된 바 있다. 선박은 신규수주 35.0% 및 건조 33.6%로 세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해외수요 견조한 증가 지속 : 내년 중 세계 수입수요는 미국경제의 견실한 성장 및 중국경제의 고성장 지속 등에 힘입어 올해와 비슷한 견조한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 수출에 6개월 정도 선행하는 것으로 알려진 OECD 경기선행지수도 금년 4월 이후 상승세 지속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세계 IT경기 완만한 회복세 : 세계 IT경기는 내년 중 완만한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경기는 PC 신운영체제가 출시되고 고용량 디지털 기기 보급 확대로 낸드플래시 수요가 급증하는 등 회복세가 뚜렷해질 전망이다. LCD 패널은 노트북, 디지털 TV 등을 중심으로 높은 증가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원화 환율 안정 : 내년 중 원/달러 환율은 올해 같은 큰 폭의 절상(1～10월중 전년동기대비 13.5%)없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원화환율이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물가, 내수회복으로 수요압력 커져
물가는 고유가 지속에 따른 비용측면에서의 상승압력이 이어지는 데다 내수회복으로 수요압력도 점차 커질 것으로 보여 오름세가 확대될 전망이다.
■비용요인 불안 : 내년에도 국제유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고 올해 물가안정 요인으로 작용했던 원화 환율이 내년에는 이 역할을 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수요압력 점차 확대 : 수요압력을 나타내는 GDP 갭은 내년에도 마이너스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나 그 폭은 축소될 전망이다. 내년 이후 소비회복 속도가 빨라질 경우 그동안 누적됐던 비용상승 압력이 가격상승으로 현재화할 가능성이 있다.

결론
내년 중 우리 경제는‘수출의 견조한 증가 : 소비회복’의 패턴이 유지되는 가운데 설비투자가 점차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경기 상승국면이 이어질 전망이다.
수출은 주력품목의 높은 품질경쟁력, 세계경제의 견실한 성장세 등에 힘입어 견조한 증가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소비는 신용카드 버블에 따른 후유증에서 벗어나 정상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증가율이 GDP 성장률과 비슷한 수준을 나타낼 전망이다.
설비투자는 소비회복으로 전반적인 투자여건이 개선되면서 금년(4% 내외)보다 증가율이 다소 높아질 것으로 보이며, 건설투자는 8·31 대책의 영향 등으로 비교적 낮은 증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경제는 돌발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한 수출과 내수가 경제성장을 고르게 견인하는 가운데 완만한 U자형의 회복세를 보이면서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을 이룩할 것으로 예상되며 연간 5% 성장률이 전망된다.
물가는 고유가 지속 및 내수회복에 따른 수요압력 증대로 오름세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글·신영주 기자 / yjshin@liftas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