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반 논의 속…업계 편가르기·경쟁 심화
“단일화보다 검사기술 발전 필요하다”…의견 지배적
게재년월 : 2005년 12월호

올초 불거지기 시작한 승강기 검사기관 단일화 문제가 2005년이 저물어 가는 지금까지도 승강기 업계의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이 문제의 주요 요지는 현재 4곳으로 다원화되어 있는 승강기 검사기관을 한 곳으로 통일하고 관련 법률을 제·개정해 승강기 전담기관을 설치, 승강기 제조부터 검사에 이르기까지의 전반적인 과정을 체계적, 종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자는 것.
특히 지난 상반기 한 국회의원의 검사기관 단일화 발언으로 급물살을 타기 시작한 이 화두는 업계 편가르기 및 검사기관 경쟁 심화 등을 부추기고 있다. 현재 승강기 안전관리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기관은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이하 관리원), 한국승강기안전센타(이하 센타), 산업기술시험원, 한국기계연구원 등 총 4곳. 올해 검사물량은 관리원이 70.8%(21만8천6백50대), 센타 27.3%(8만4천4백2대), 산업기술시험원 1.4%(4천4백31대), 한국기계연구원이 0.5%(1천5백80대)다.
이중 산업기술시험원과 한국기계연구원은 지난해 말 승관법 개정으로 앞으로 인증부문에 더 큰 비중을 실을 계획이기 때문에 정작 이 난관에 부딪히는 기관은 관리원과 센타 뿐이다.
검사기관 단일화 문제에 대해 두 기관을 비롯한 관리주체 및 유지보수업체들의 입장도 서로 다르다.
관리원 유대운 원장은 각종 언론 인터뷰에서 “각 검사기관의 검사방법과 판정기준이 서로 다르다보니 효과적인 안전관리가 힘들다. 또 고객들이 철저한 검사를 실시하는 기관을 기피하기 때문에 부실하고 형식적인 검사를 행할 소지가 더 많아지고 있다”면서 “승강기 제조단계부터 설치, 보수, 검사까지 모든 업무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전담기관이 필요하다”고 여러 차례 역설하면서 단일화를 주장해왔다.
그러나 이는 규제완화기관인 산자부와도 포커스가 맞지 않고 세계적인 추세에도 역행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세계가 검사기관의 다원화·자율화 추세로 나아가고 있는 이 시점에서 단일화 추진은 스스로 ‘우물 안 개구리’가 되겠다는 후진적 발상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전체 검사물량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관리원이 비대해진 조직망을 유지하기 위해 나온 자구책이라는 업계의 의견도 있다. 한 업체 사장은 “업계가 원하는 건 단일화된 독단적인 시스템이 아닌 검사기술의 고도화, 표준화, 체계화를 통한 내실있는 검사기관, 그리고 전세계 코드와 기술에 부합해 조화를 이루는 검사기관”임을 강조했다.
산자부 산업기계과 관계자는 “검사기관의 단일화 여부는 안전규제 대상 물품(승강기)의 성격이나 규제 물량, 저비용 고품질의 안전 서비스를 높이는데 필요한 검사체계의 적합성 및 소비자의 선호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할 사항”이라며 “아직은 검토단계”라고 덧붙혔다.
■글·신영주 기자 / yjshin@liftas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