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세 완만, 규모별 경기양극화 심화
민간수주량 70.7%, 재건축·재개발 수주도 급증
게재년월 : 2005년 8월호

올 하반기 국내 경제 성장률은 수출 증가세 둔화와 건설투자의 마이너스 성장으로 3% 후반으로 낮아질 전망이다. 한국은행, 한국금융연구원 등 전문기관이 내놓은 올 하반기 경제전망을 살펴보면 한국은행 3.8%, 삼성연구소 3.7%, LG연구소 4.1% 등으로 3%대의 전망치를 점치고 있으며 이는 당초 성장률보다 0.1~0.3% 가량 낮아진 수치다.
지난해 20% 가까이 증가한 수출이 10% 내외로 둔화되면서 국민경제 파급효과가 큰 건설투자는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면서 내수회복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건설투자의 성장 기여도도 올 1분기에 마이너스 0.4%p로 낮아졌으며 건설업 생산(GDP)도 올 1분기에 3% 감소하면서 기여도가 마이너스 0.2%p를 기록했다.
설비투자는 수출 둔화의 영향으로 수입자본재 투자비용 감소 효과에도 불구하고 크게 늘어나기는 어려우며 올들어 개선추세를 지속하던 기업투자심리도 위안화 절상 가능성, 북핵문제, 경기회복 지연 등으로 다소 약화되고 있다. 건설투자는 지난해 4분기 이후 수주호조를 보이고 있는 토목투자는 증가하나 건축허가면적 감소 등으로 부진을 지속하고 있는 비주거용 건축이 건설투자 회복을 제약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국제유가 급등은 국내 경기회복의 악재로 작용되고 있으며 특히 교역조건을 악화시켜 국내 물가 상승과 내수 위축을 지속시킬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최재덕 원장, www.cerik.re.kr, 이하 건산연)은 지난달 7일 건설회관 2층 중회의실에서 ‘2005년 하반기 건설경기 전망 및 주택·부동산 경기 전망’에 관한 세미나를 개최, 올해 세계 경재성장률은 4% 내외로 둔화가 예상되며, 상반기는 소비 및 설비투자 회복이 완만히 진행됐다면 하반기는 수출증가세 둔화 및 건설투자 저조로 경제성장률은 3%대 후반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건산연 백성준 부연구원은 이 중 올 하반기 건설경기 전망을 발표하면서, 건설기업 체감경기지수는 82.9로 완만한 상승세를 기록해 건설경기 하락 추세는 완만해지고 있으나 규모별 경기양극화는 점차 심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5월 기준으로 대형업체는 109.1로 체감경기가 좋아진 반면 중소업체는 65.9를 기록해 악화일로를 걷고 있으며 서울과 지방간 지역별 체감경기 격차도 47.2에 달하고 있다.
백 부연구원은 “지방 중소건설업체 체감경기 하락은 BTL 방식 민간투자사업 추진에 따른 교육, 문화, 복지시설 등 공공수주 부진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대구, 인천 등 일부 지방국토관리청에서는 발주 물량이 증가했으나 시장 양극화로 전반적인 지방업체들의 체감경기는 비관적인 편”임을 강조했다.

건설경기 동향
상반기 건설수주는 전년동기 대비 19.4%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재건축 사업과 민간투자사업의 증가로 민간수주의 비중이 70.7%로 높아졌다.
주택수주 비중에서는 상위 건설업체가 90% 이상을 차지하면서 브랜드를 앞세운 대형 주택업체들의 시장으로 재편의 움직임이 두드러졌으며, 토목부문에서도 마찬가지로 SOC 민간투자사업, 턴키대안입찰공사 등 대형공사 증가로 상위업체 수주 편중현상이 초래되고 있다.
■조달청 동향 : 공공공사인 조달청 동향을 살펴보면 상반기 중 조달청 발주건수는 4.1% 증가했으나 금액은 5.6%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달청 발주금액은 9.9% 감소했으나 지방청 발주금액은 3.5% 증가했으며, 지방청 중에서도 서울, 부산, 충북, 경남, 제주청은 감소추세, 인천, 대구, 강원, 고아주, 전북청은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관급자재 공급은 전체적으로 25.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레미콘 공급이 전년동기 대비 40.3%나 감소했으며 아스콘과 시멘트 공급도 크게 축소됐다. 철근은 79.7% 증가했는데 이는 지난해 4월까지 철근 가격폭등으로 인한 공급중단에 기인한 통계적 반등의 영향이 크다 하겠다.
조달청 낙찰률은 1천억원 이상의 대형공사 낙찰률(턴키대안 및 플랜트 공종 제외)은 63%로 높아졌으며 5백억~1천억원 미만 공사는 전년과 동일한 68%를 기록해 최저가 대상공사의 낙찰률이 60%대로 고착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최저가 낙찰률도 지난해보다 0.4%p 낮아진 59.4%로 60% 이하에 머물고 있다.
■재개발·재건축 수주동향 : 재개발·재건축 수주는 재건축개발이익환수법 시행으로 급증하는 추세이며 상반기동안 재건축사업은 전년동기 대비 77.8% 증가했다. 월별 재건축·재개발 수주 동향을 살펴보면 2~5월에 급증했으며 4월에는 재건축 수주 증가(1,211.2%)로 높은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건설기성 동향 : 건설기성 동향을 살펴보면 통계청에서 발표하는 건설기성액은 1~5월 동안 전년동기 대비 5.7% 증가한 액수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기성액 증가율이 둔화되고 있으나 기존 재건축 수주 등 확보된 수주물량의 착공으로 일정한 증가세는 유지하고 있다.
주거용 착공면적은 크게 증가하고 있으나 비주거용 특히 상업용 건축의 착공실적은 매우 저조한 편이다. 건설기성 증가율의 둔화는 건축부문 감소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되며 건축부문 중에서도 비주거용 건축착공실적이 크게 저조하고 허가면적도 계속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한편 대한건설협회에서 발표하는 국내 건설기성액(명목가격 기준)은 건설수주의 3년간 평균치와 매우 밀접한 관계를 보이고 있다.
■건설투자 동향 : 올해 경제성장률은 수출 감소속도와 민간소비와 투자 등 내수경기의 회복 정도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국내 경제는 수출 증가에 힘입어 4.6%의 GDP 증가율을 기록했으나 올 1분기에는 수출 기여도가 반감하면서 2.7%에 그쳤다.
■건설산업 동향 : 올해 5월말 현재 전체 건설업체수는 1997년(100)과 대비할 경우 191.9로 2배 정도 증가했으며 일반건설업체는 3.4배 증가했다. 건설업체당 평균 건설수주액은 29억원으로 연간 기준으로는 70억원 내외로 추정되며 이는 1997년에는 2백5억원에서 1/3 수준으로 축소된 액수다.
올해 1~5월중 일반건설업체 가운데 부도업체수는 72개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부도업체수(67개사)에 비해 5개사가 증가한 비슷한 양상이다.
일반건설업체수는 올 5월말 1만3천3백29개사로 지난해 9월을 저점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연간 부도업체수는 1백92개사, 부도율은 1.48% 정도로 추정된다.

건설경기 전망 
■올해 정부예산 집행 전망 : 올 5월말 현재 재정집행실적은 전년동기 대비 14.5조원 증가한 81.8조원이 집행돼 재정조기집행이 순조롭게 추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연간 계획 기준대비 48.1%, 상반기 계획 기준대비 81.6%에 해당하는 것으로 전년도 실적보다 상당히 양호한 수준이다.
재정집행의 내용면에서는 서민생활 안정 지원, 중소기업 지원사업이 상반기 계획 대비 각각 83.1%, 87.3%를 집행해 순조롭게 추진 중이나 SOC 지원사업과 지자체 보조사업은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SOC 사업의 경우 전년대비 집행속도가 낮으며 상반기 계획 대비 81.0%를 집행한 상태다. 지자체 보조사업은 대상지역 선정 지연, 지방비 확보 지연 등의 사유로 인해 5월말 실적이 다소 부진한 편이다.
■민간투자 유치 전망 : 정부는 올해부터 2007년까지 17개 대상사업에 24조원 수준의 민간투자 유치를 계획하고 있는데 올 한해 BTL 사업 한도는 약 6.2조원으로 실시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단위사업은 총 1백28개이며 평균 사업비 규모는 4백80억원 수준에 이른다. 올 한해 추진 일정을 살펴보면, 5월부터 사업자 모집공고에 착수하고 이달중 사업자 선정과 실시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지방사업은 지역 소재 금융기관과 건설사 등의 활발한 참여와 경쟁을 유도하고 공정하고 투명한 기준과 절차에 따라 사업자를 선정할 방침이다. 내달부터는 주무관청의 실시계획 승인 등 행정조치를 신속히 완료해 연말까지 1조원 수준의 사업 집행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진행할 계획이다.
■건설수주 전망 : 올해 연간 건설수주는 전년대비 2% 증가한 96.5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11월에는 판교 분양이, 하반기에는 BTL 사업 발주 등이 예정되어 있으나 수주금액으로 반영되는부분은 그다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공공공사가 민간투자사업으로 전환됨에 따라 민간부문이 3.1%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으며 올해 공공공사 수주 물량은 BTL 사업의 민간사업 이관에도 불구하고 전년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건설투자 전망 : 올해부터 건설투자는 비주거용 건축부문이 큰 폭으로 감면서 연간 0.4% 감소한 117.3조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몇 년간 건설수주 증가는 주로 건축부문에서 발생했는데 이는 건축공사가 토목공사에 비해 공사기간이 짧아 공사물량의 감소가 빨리 이루어지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공종별로 보면 건축투자가 비주거용 건축투자의 큰 감소로 2.8% 줄어들고 토목투자는 3.2%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거용 및 비주거용 건축투자는 지난해에는 2%의 증가율을 보였으나 올해는 2.8% 감소로 반전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비주거용 건축투자는 오피스텔, 오피스의 과잉공급과 내수회복 부진으로 6.0%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며, 주거용은 지난해에 비해 증가율은 둔화되지만 2002년 이후 증가한 재건축 사업 수주물량 중 일부 사업장은 재건축 개발이익환수 적용 전에 일반분양이나 개별분양이 이루어져 착공단계에 돌입함에 따라 1.2%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토목투자는 정부의 SOC 예산 집행 및 민간투자사업과 턴키대안공사의 사업추진이 원활히 이루어지고 있으며 판교 등 수도권 신도시의 택지조상사업이 계속 진행됨에 따라 연간 3.2%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건설정책 과제 
향후 건설정책은 건설투자 확대를 통한 내수경기 회복과 BTL 사업의 문제점 해소, 그리고 합리적인 낙찰가 정착과 대중소 건설업체간 동반 성장을 꾀해야 할 것이다.
건설투자 확대 통한 내수경기 회복 도모 : 특히 민간 주택경기 급랭에 따른 건설투자 감소는 내수경기 회복과 고용안정에 지장을 초래하기 때문에, 2007년 이후에는 행정복합도시 건설, 공공기관 이전, 기업도시 등 주요 국책사업 진행으로 건설경기가 회복될 가능성이 보이지만 올해와 내년은 건설투자 감소가 예상되므로 이에 대한 대책 수립이 요구된다.
또한 지난 2003년 이후 SOC 예산이 거의 동결되어 있으며 내년에는 감소하는 것으로 계획되어 있어 선진국 수준의 인프라를 확보하기까지는 지속적인 SOC 예산 증액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지연되고 있는 대형 국책사업의 원활한 사업지냉 및 수도권 공장규제 완화를 통한 신규공장 건설 등을 범정부차원에서 신속히 추진함으로써 내수활성 및 건설투자 확대를 동시에 도모할 수 있다.
■BTL 사업의 문제점 해소 : 학교 증개축, 하수관거 정비 등 지역의 소규모 재정사업은 현수준을 유지하고, 단위사업 규모가 70억원 이하인 경우 BTL 대상에서 제외하거나 70억원 이상인 경우에도 민간의 창의와 효율이 활용될 수 있는 다기능 복합시설에 국한하는 등 BTL 사업을 제한적으로 추진해 나간다.
규모의 경제를 누리기 위한 사업 묶음도 5백억원 내외로 한정하지 말고 사업에 따라 융통성있게 운영해야 할 것이다.
이와함께 사업시행자(SPC)에 지역중소건설업체를 포함할 경우 재무적 투자자 또는 운영 전문회사와 같은 방법으로 우대하고 중소건설업체의 시공비율이 의무시공 비율보다 높을수록 가점을 부여한다. 또 BTL 사업의 수익성 확보 방안 강구를 위해 설계비와 상버제안 비용 등 초기비용 감소방안 내지 비용 보상방안 마련이 필요하며 사실상 최저가 낙찰제로의 전락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도 구상해야 한다.
■합리적 입낙찰제도 정착 : 건설경기 침체와 수익성 악화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최저가 낙찰제 대상 공사를 확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저가심의제가 도입된 이후에도 최저가 낙찰제 공사의 낙찰률은 예정가격 대비 50%대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실효성있는 종합적인 입낙찰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 최저가 낙찰제는 확대에 앞서 제도정착을 위한 여건부터 정비해야 하며 실효성있는 저가심의제 추가 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키·대안입찰제도는 중견·중소건설업체의 수주 기회를 확대하고 설계보상비 증액 및 보상업체 수를 확대할 필요가 있으며, PQ 및 적격심사제도의 정비도 필요하다.
특히 재무비율에 의한 경영평가제도 개선(특히 수익성 평가항목)과 재해율 및 환경규제 일반 감점제도의 개선이 급선무다. 이와함께 Best Value 도입 등으로 입낙찰제도를 선진화하는 대책을 마련해 나가야 할 것이다.
■대중소 건설업체간 동반 성장 : 대형업체는 수주 및 매출 목표 달성이 가능해 보이나 중소업체는 업체수 증가, 공공공사 발주물량 감소로 경영난이 우려된다. 건설업의 구조변화에 따라 브랜드 가치와 자금력, 신사업 창출 능력을 바탕으로 한 경쟁구도가 정착되고 있다. 특히 자체개발사업 및 주택사업과 턴키대안사업 및 민간투자사업의 비중이 커지면서 대형업체와 중소업체 간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따라서 건설산업 구조의 합리적 건설업체와 시공전문건설업체로 통합·운영하는 합리적 업역체계 구축으로 건설산업의 선진화와 상생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글 : 신영주 기자 / yjshin@liftas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