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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재년월 2023-01
 
정성인 카크랩 대표


건축설계사가 만든 수직 주차시스템 기업 ‘카크랩’ 
아파트 주차장=지하주차장이란 공식 깨야…공동주택 주차공간에 대한 패러다임 바꿀 것     

최근 건설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하이엔드 주택 시장은 순항 중이다. 강남구 청담동 SM엔터테인먼트 스튜디오센터 부지에서 공급된 ‘워너청담’은 펜트하우스 기준 국내 최고 분양가인 350억 원에 공급됐지만, 100% 계약률을 기록했다. 워너청담은 분양 때부터 ‘슈퍼카를 내 집 거실에’ 컨셉을 전면에 내세운 현장으로, 국내 최초 ‘스카이 개러지’(Sky Garage) 수직주차시스템이 도입된다. 입주자들은 지하 주차장과는 별도로 전용 리프트를 이용해 집 안에 차량을 주차할 수 있다.
화제를 모았던 이 스카이 개러지를 개발한 곳은 주차분야 신생기업인 카크랩(대표 정성인)이다. 주차기 업체들이 일반적으로 오피스 빌딩이나 상가시설을 타깃으로 삼는 것과 달리 카크랩은 건축설계사 출신 대표를 중심으로 국내 공동주택 시장에 문을 두드리고 있다. 
정성인 대표는 “건축가가 만드는 주차장은 입주자의 니즈, 시대 변화, 실용성과 편의성 면에서 기존과 다를 것”이라며 “지하주차장만 짓는 국내 아파트 현장에 수직주차시스템을 도입해 주차 패러다임을 바꿔보고 싶다”고 말했다.   


캠핑에 빠진 건축가 “무거운 캠핑용 장비 나르면서 세대 내 주차장 아이디어 떠올렸다”
정성인 카크랩 대표는 건축설계사 출신의 건설맨이다. 아파트 설계 시 주차장은 지하나 1층에 만드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그는 조금 다르게 생각했다.
“왜 차를 꼭 지하에 둬야 하는걸까. 마트에서 장을 보거나 캠핑을 다녀올 때마다 트렁크에서 무거운 짐을 꺼내야 하는데, 이걸 또 엘리베이터 타서 집까지 들고 가는 일이 은근히 번거롭다. 집에 바로 차를 대면 편할 텐데. 그런 생각에서 시작해 주차장을 세대 안으로 끌어들이는 주차시스템을 고민하게 됐다” 
막연했던 이런 생각이 구체화 된 건 자동차 마니아 지인이 준 힌트 덕분이었다. 일본의 자동차 애호가들은 슈퍼카를 자신의 집 안 실내차고에 들여놓은 경우가 종종 있다는 것. 실제로 해외에서는 층고가 있는 건물임에도 자동차용 리프트를 활용해 개인 차량을 집 안에 주차하는 경우가 일부 존재했다. 정 대표는 국내에서도 이런 수요가 있을 것이라 판단하고 약 4년 전부터 제품개발에 들어갔다. 
“국내에도 분명 수요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국민의 다수가 공동주택에 거주하고 있고 고층 아파트가 늘고 있는 우리나라 특성을 생각하면, 제대로 된 샘플현장을 만들어 냈을 때 시장에서 큰 반향이 올 것으로 봤다. 특히 보유 차량이 여러 대인 럭셔리 아파트단지에서 높은 수요가 예상된다. 스카이개러지로 화제몰이에 성공한 워너청담 분양이 완판된 것을 봐도 내 생각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말해준다”

수요자 니즈·이용편의·현장적합도 등 건축설계 경험 살려 아파트 특성 고려한 기계식주차설비 개발  
카크랩은 이루건축설계사무소와 협업하여 국내 주거 특성에 맞는 주차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해외는 마당을 가진 단독주택이나 저층 빌라 주거형태가 많지만, 우리나라는 국민의 70%가 비교적 고층인 아파트에 거주한다. 때문에 설계 시 여러 문제를 고려해야 했다. 
운전자가 주차시스템에 차를 입출고 시킬 때 엘리베이터를 타고 이동하는 시간보다 늦게 도착하지 않아야 하므로 속도가 너무 느려서도 안 된다. 고장 시에도 정지시간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신속하게 유지관리가 이뤄져야 한다. 정 대표는 주차설비 업체들을 찾아다니며 카크랩에서 설계한 제품의 현실화 여부도 꼼꼼히 따졌다. 제작은 주차기 제조사들의 몫이기 때문이다.     
“카크랩은 수직주차시스템 특허 기술을 개발해 고객의 현장에 적절한 주차솔루션을 제공하고, 이를 제작하고 설치하는 일은 기계식주차설비 전문 제조사가 맡는 구조다. 2024년 하반기 준공하는 워너청담 현장에 카크랩이 설계한 스카이 개러지가 채택될 수 있도록 신우유비코스, 현대엘리베이터와 협력하기로 했다”    
또한 카크랩은 자동차 리프트 외에도 드론을 띄우고 실내주차 할 수 있도록 옥상 비행장과 연결된 수직이동솔루션도 함께 제공할 예정이다. 새로운 이동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는 UAM(도심항공교통)이 대중화될 경우를 대비한 것이다. 자동차와 유사한 방식으로 무인운송드론을 세대 내에서 보관하고 충전도 할 수 있도록 고안했으며, 관련 특허도 이미 확보했다. 정 대표는 가까운 시일 내 UAM이 모빌리티 시장에 급속도로 확대될 것으로 주목하고 있다. 
“현재 글로벌 모빌리티 시장에서 자동차보다 주목받는 것이 바로 UAM이다.  중국은 이미 상용화에 성공했고, 미국 유럽은 이르면 2023년 드론택시를 운행할 예정이다. 가격이나 배터리 문제만 해소되면 가정용 UAM 시대가 도래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모빌리티 형태의 변화는 주거시설 가치에 직결되므로, 신축의 경우 다양한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내 집안 차고, 기존 주차장 공식 깨고 새 표준 모델 될 것”   
과거 KR산업과 나우동인건축사사무소에 몸 담았던 정 대표는 건축분야 전문가다. 정작 업계에서는 잘 인식하지 못하지만 건축가의 시각에서 본 기계식주차설비 시장은 부가가치 창출이 기대되는 매력적인 분야다. 
정 대표에 따르면 “고급주택 시장은 그 수가 많지 않더라도 건설경기에도 크게 영향을 받지 않고, 공급가격이 높아 부가가치가 높다. 주차면 기준으로 카크랩의 주차시스템은 기존 기계식주차장 대비 약 10배의 부가가치를 지녔다”고 한다.
실제로 계약을 맺은 워너청담은 수직주차시스템 설치에 수십 억 원을 투입해야 하는 대형 프로젝트지만, 현재 고급 아파트 개발 단계에서 카크랩의 실내 차고 도입을 적극 검토하는 곳이 8곳으로 늘었다. 정 대표는 워너청담 분양 완판에 ‘내 집안 차고’가 크게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봤다. 
또한 카크랩은 세대당 차고 크기를 약 10평 정도를 고려하고 있는데, 이는 주차장으로 할당되는 공용면적을 집 공간의 일부처럼 사용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전기자동차 확대에 따른 충전소 부족문제도 세대내 주차장으로 쉽게 해결할 수 있다. 정 대표는 향후 이런 부분을 강조해 일반 공동주택 시장에서 세대 내 주차장 시장 확대를 노려볼 계획이다. 
“내 집안 차고가 부자들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지금은 투자 여력이 있는 고급 단지부터 누릴 수 있는 혜택이지만,  세대 내 주차장 개념을 만들고 이를 확산시켜 일반적인 사람들도 아파트에서 누릴 수 있는 하나의‘주차장 표준’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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