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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재년월 2024-01
 
이도흠 문앤썬엘리베이터 부사장

40년 승강기 전문가의 조언 
“남들은 못하는 엘리베이터 특화 기술이 위기극복의 열쇠”

중기, 맞춤형·고품질 승강기 제품으로 고객에 신뢰 쌓아야     
이도흠 문앤썬엘리베이터 부사장은 대기업에서 25년, 중소기업에서 14년간 승강기 관련 설계 및 연구개발 실무를 이어오고 있다. 햇수로 따지면 40년 가까이 승강기와 함께 한 인생이다. 이 부사장은 80년대부터 현대엘리베이터에 근무하며 일본 주재연구원으로 오랜 시간 선진 승강기 기술을 체득한 전문가이기도 하다. 그간의 경험과 노하우를 전수하기 위해 2018년부터는 대한민국 산업현장 교수로 강단에 오르고 있다. 오랜 시간 승강기를 공부하고 대기업·중소기업의 다양한 현장을 경험해 보니, 결국 승강기 업체들이 살 길은 ‘자신만의 특화된 제품으로 고객의 신뢰를 얻는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는 이 부사장. 본지의 전문위원이기도 한 이 부사장에게  높은 금리와 건설투자 위축으로 전망이 밝지 않은 올해 승강기 시장에서 중소기업들이 어떤 전략으로 경영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조언을 들어봤다.


틈새시장 공략 위해 독자적인 기술력 확보한 문앤썬의 성공 사례 참고해야 
이 부사장은“요즘 같은 불경기에는 중소기업들이 버티기 힘들다. 그래서 전략적으로 틈새시장 공략을 지속해야 한다. 국내 경기가 안 좋으면 해외로도 눈을 돌려보고, 신제품도 개발해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도 특화된 제품은 꾸준한 일감을 만드는 효자 노릇을 하기 때문이다. 
이 부사장은 대기업이 대량 생산하기 어려운 초대형 화물용 엘리베이터나 반도체 공장에 들어가는 클린룸 엘리베이터, 방폭형 엘리베이터와 경사형 엘리베이터 등에서 입지를 확보하기를 추천했다. 특수 승강기 분야에서 경쟁력 있는 제품을 만든다면, 지속가능한 성장이 가능하다고 봤다. 현재 몸담고 있는 문앤썬엘리베이터의 경우, 이러한 특수 엘리베이터를 일본에 수출하면서 성장한 승강기 기업이다. 
이 부사장에 따르면 일본은 거의 대부분 15인승, 분속 105미터의 규격형 엘리베이터로 표준화 돼 있다. 인승용 승강기가 설치되는 건물은 이 규격에 맞춰 샤프트를 설계하도록 건축법에서 정하고 있어 대기업은 거의 표준제품을 생산판매 한다. 이는 곧 소형이나 화물용, 비규격 승강기가 필요한 현장은 중소기업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문앤썬은 이러한 일본 시장의 특징을 고려해 2000년대 초반 특수엘리베이터 수출을 시작했다. 국내에서 출혈경쟁을 피하기 위해 고품질의 맞춤형 제품을 개발했고, 진출 초기엔 어려움이 많았으나 지금은 연매출의 반 이상을 일본에서 벌어들이고 있다. 거래처로부터 승강기 품질과 납기에서 신뢰를 얻은 덕분이다.  
이 부사장은 “일본에 본격적으로 수출하며 20-30톤 초대형 특수 화물용 엘리베이터의 도어장치를 자체 개발해 고장 발생빈도를 획기적으로 줄였다. 이러한 노력을 알아본 일본 거래처가 점점 더 많은 승강기 프로젝트를 맡겨주고 있다”고 전했다. 
10명이 넘는 전문 설계팀을 갖추고 최신 생산설비를 보유한 문앤썬은 공장에서 제품 출하 전 카와 승강장문을 조립해 보고 테스트하는 과정을 필수적으로 거친다. 덕분에 설치 시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류를 최소화 할 수 있어  고객들로부터 품질과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는 인천공항 2터미널과 관제탑, 삼성전자 평택공장 등 굵직한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참여했고, LH와 철도역사 등 공공시설 승강기 제작 설치도 다수 진행하고 있다.

분속 105미터에 머물러 있는 중기간경쟁제품, 분속 120미터까지 기준치 올려야
LH나 지자체 도시개발공사와 같은 주택용 공공물량에 집중하는 승강기 기업이라면 품질관리 외에도 제품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자구노력을 많이 기울여야 한다. 가장 단편적인 예는 속도 상향이다. 
이 부사장은 “최근 공공분양주택, 신혼희망타운, 도심공공주택 복합 사업과 같은 프로젝트는 턴키 발주를 선호하다보니 승강기를 중기간경쟁제품에서 제외하려고 한다. 공공주택은 용적률 향상을 위해 20층 이상으로 신축하기 때문에, 중저속을 채택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 결과 중기간경쟁으로 묶여있던 분속 105미터 이하 물량은 대폭 축소되고 있다. 층수가 높은 신축 공공청사도 증가하는 상황인 만큼 중기간경쟁제품 속도를 분속 120미터까지 상향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실제로 LH 등은 임대/분양 혼재를 명분으로 중기업계에 중기간경쟁제품 제외를 빈번하게 요청하고 있다. 기존 중저속 승강기를 교체하며 고속용으로 시방을 변경하는 등 입찰단계에서부터 중기간경쟁제품 적용을 회피하는 사례도 심심찮게 등장한 다. 서둘러 기준속도를 높이지 않는다면, 중소기업의 입지가 크게 축소될 수 있다는 것이 이 부사장의 생각이다.
“LH나 공공기관에 납품하는 정도의 중소기업이라면 분속 120미터 승강기는 충분히 만들 수 있다. 최근 중소기업들의 기술수준도 많이 올라왔기 때문에 크게 무리는 아닐 것으로 판단한다. 일반적으로 중저속 기종은 감속기가 있는 기어드방식을 채택하고 분속 120미터 이상의 고속 기종은 감속기 없는 직류 기어리스 방식을 채택하기 때문에 부하에 따른 롤백현상과 승차감 조정이 어려웠으나, 최근에 중기 제품들도 동기전동기와 인버터를 적용하면서 안전성과 승차감 기술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며 “105로 제한되어 있는 중기간경쟁제품 속도를 120까지 올린다면 그 이하의 중저속 현장까지 더 많은 물량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 부사장은 막연하게 중소기업 제품에 대한 불신을 가진 정부와 공무원들의 인식문제도  지적했다. “민간 시장에 만연한 중소기업 제품에 대한 불신과 차별을 관급 시장에서 느껴야 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중소기업 승강기 채택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고,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해 중기의 품질을 보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인증제도 및 제조업 등록기준, 현실에 맞게 개선 이뤄져야
이 부사장은 제도개선에 대한 바람도 전했다. 중소기업들이 겪는 현실적인 문제들은 일부 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2019년 도입된 안전인증제도는 공장심사를 강화해 승강기 품질관리에 도움은 되겠지만, 신규인증 이후 3년마다 받아야 하는 정기심사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부사장은 “신규인증 받은 상태 그대로 변함없는 모델인 것이 확인되면, 정기심사는 신규인증의 내용을 근거로 준수여부만 검증하면 된다. 정기심사가 도래한 모델을 신규인증 심사와 동일하게 진행하는 것이 문제”라며 “모델 변경이나 수정된 부분도 없고, 관련 법률이 바뀐 것도 아닌데 왜 모든 절차를 신규인증과 동일하게 거쳐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합리적인 인증심사 과정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앞서 언급했던 중기간경쟁제품의 입찰자격 강화를 위해 승강기 제조업 등록기준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판로지원법 취지대로 품질관리 능력이 있는 제조사가 일감을 가져가야 중소 승강기 제품의 품질수준이 전반적으로 향상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부사장은 “60평도 안 되는 면적에 관련인력 3인명만 채워지면 승강기 제조업 등록이 가능하다. 이는 입찰만 따내고 하청을 주거나, 최저가 경쟁을 부추겨 업계 전체의 품질 수준을 떨어뜨리는 문제를 초래하고 있다”며 “설계인력을 포함해 적어도 승강기 국가기술자격자를 두도록 제도를 정비해 제조업체들끼리 정당한 경쟁을 이어갈 수 있게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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