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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	인터뷰
ㆍ게재년월	2023-02

조재천 대한승강기협회 제 2대 신임회장

“올해 시장 상황 어려워…큰 기업도, 작은 기업도 협회 안에서 성장 모색해야”

“건설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힘든 한 해가 될겁니다”

조재천 대한승강기협회(이하 협회)신임회장이 밝힌 올해 승강기 시장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그는 건설시장 악화로 일감이 작년보다 다소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여기에 크게 오른 원자재 가격은 여전히 기업들의 생산성을 악화시키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몇 년전 수주된 계약물량을 현 시점에 납품해야 하는 승강기 제조업의 특성상, 대기업 중소기업 할 것 없이 원자재 가격 부담을 떠안아야 하는 실정이다. 조 회장은 그래서 지금이 더욱 “협회의 역할이 절실하게 필요할 때”라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코로나19 이후 필요성이 대두되기 시작한 납품단가 연동제, 표준계약서 등은 건설사나 발주처에 개별 승강기제조사가 요구하기 어려운 문제”며 “업계 모두가 필요로 하는 이런 사안들을 협회 안에서 논의하고, 정부부처 협조도 얻어 공동대응 하겠다”고 말했다. 흩어져 있는 승강기 업계의 요구사항을 협회가 한데 모아 대변하는 구심점 역할을 하겠다는 다짐이다.

33년간 승강기에 몸 담은 승강기맨으로서, 업계를 대표하는 기업인으로서, 후배들의 앞날을 걱정하는 선배로서 조 회장의 책임이 막중하다.

Q. 협회는 제조-설치-유지관리 등 다른 성격을 지닌 승강기 업종을 한데 아울러야 한다. 2대 협회장으로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된 소감이 궁금하다.

승강기 산업에 오래 몸담아 온 승강기인으로서 승강기협회장이라는 직책을 맡게 되어 영광이기도 하지만 어깨가 무겁기도 하다. 3년 넘게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고 작년은 승강기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관련업계 종사자 모두가 어려운 한 해를 보냈다.

오늘날까지 국내 승강기 산업은 지속적인 발전을 거듭해 왔지만 그 내면에는 풀어야 할 많은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업계 모두가 협심해서 관철시켜 나가야 할 정책적인 문제들을 비롯해 사업체들마다 다른 목소리를 내는 까다로운 사안도 있다.

협회장으로서 무엇보다 협력을 통한 상생발전을 가장 우선 과제로 둘 생각이다. 그 동력으로 승강기 산업발전의 토대가 만들어지고 승강기 산업이 국가 성장에 이바지하는 하나의 주축 산업으로 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그림을 만들어내기 위해 협회장으로서 회원사 간, 그리고 승강기 산업에 종사하는 크고 작은 사업체와 유관기관 간에 화합을 위해 특별히 노력하겠다.

Q. 올해는 승강기엑스포도 개최되고, 행안부도 승강기 산업진흥을 위한 법률을 준비하고 있다. 협회는 중점 사업으로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지 알고 싶다.

금년 협회는 승강기 산업진흥을 목표로 현실적인 방안들을 모색하고 실현하기 위해 본격적인 과업들을 준비하고 있다. 온라인 장터 활성화 등 실질적으로 경영환경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활동을 이어갈 생각이다. 뿐만 아니라 제도 개선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 검토하고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하여 주무부처와 논의를 통해 차근차근 해결해 나가려고 한다.

협회에는 다양한 사업체들이 모여 있고 각자의 경영방식이나 당면한 상황에 대한 해석이 다를 수 있지만, 그러한 경영 노하우들과 다각도의 시선이 한 방향으로 모아진다면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동심협력의 기회이기도 하다. 이 기회를 만들고 잘 활용하는 것이 협회의 존재 목적이라고 본다. 지난해 어려웠던 사업 경영환경이 개선되고 승강기 산업과 그 종사자들이 희망적인 앞날을 맞이할 수 있도록 협회장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

Q. 협회 설립 이후 분동 문제 등 중소기업 협단체와 꽤 오래 마찰을 빚어왔다. 이 문제는 어떻게 풀어갈 계획인가.

작은기업과 큰기업은 경영방침이나 시장을 보는 관점에서 차이가 있어 다른 의견을 가질수도 있다. 그러나 산업 규제나 정부 지원 등 동종 업계로서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부분도 분명 존재한다.

그간 분동문제로 중소기업 협단체와 진통이 있었지만 대화와 타협으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이다. 업계가 같이, 함께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각인시키는 일이 협회 회장으로서 올해 가장 집중해야 할 일이라고 본다. 대기업이 잘하는 것, 중소기업이 잘하는 것은 다를 수 있다. 서로 더 잘 할수 있도록 시스템 만들어 볼 계획이다. 이미 부회장단과 논의를 시작했고, 서로 절제와 양보를 통해 합의점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실제로 취임 후 첫 부회장단 포럼을 개최했을 때, 많은 중기 협단체에서 참석해 목소리를 냈다. 직접 만나 이야기 해보니, 현실은 중소기업과의 갈등보다는 공동도급·중대재해법·주 52시간근무·2인 1조 점검 등 공통된 이슈가 많았다는 것을 알게됐다. 앞으로도 정기적으로 모여 한 목소리를 내자고 약속했고, 행안부 등 정부 관계자들과 협단체장들도 차례로 만나갈 예정이다.

승강기업계 내부 문제는 협회 안에서 목소리를 내서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중소기업에 이사회 인원 배정을 늘리고, 중기가 협회 안으로 들어와서 발언할 수 있는 자리를 지속적으로 만들겠다. 말로만 하고 끝나지 않도록 성과를 보여줄 생각이다. 올해 연말 간담회에 가져갈 협회의 성과지표를 채우기 위해 노력하겠다.

Q. 4차 산업시대 진입한 이후, 기술은 더욱 진화하고 경쟁은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승강기 분야도 모듈화, 경량화, 친환경으로 기술 트렌드가 바뀌고 있으며 인증규제 또한 강력하다. 이 과정에서 업계가 당면한 어려움은 무엇이고, 협회가 생각하는 해결 방안은 무엇인지 듣고 싶다.

업계 전반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제조분야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스마트팩토리로 전환하며 무인자동화 설비로 생산성이 크게 올라가고 있고, 승강기 기술 혁신을 통해 제품 자체도 가볍고 작아져 설치와 유지관리 작업 효율이 개선됐다.

또한 국내 승강기 시장의 경우 신규설치 시장만큼 리모델링 물량이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다는 점도 승강기 시장 트렌드 변화속도를 높이는 요인이다. 최근엔 설치작업 면에서 효율이 좋은 벨트타입 승강기를 선택하는 현장이 많아지고 있는데, 친환경적이고 시공이 간편해 현대의 경우 신규의 35%가량이 벨트타입 엘리베이터로 대체되고 있다. 시장에서 비중이 점차적으로 늘어나고 있어 향후 대세모델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업계가 당면한 어려움은 사실 원가 상승으로 인한 고통이 가장 크다. 33년간 승강기를 해왔지만, 전례 없는 경영상 어려움이 찾아온 시기라는 점에 동의한다. 승강기 계약은 건축 승인허가가 난 뒤 대량으로 묶여 체결되는 경우가 많은데, 계약일과 납품시점의 기간 차이가 많게는 수년이 걸리다보니 최근처럼 원자재 상승폭이 클 때 막대한 적자를 보면서 설치를 해야 한다. 우리 승강기 업계가 을 입장이다보니, 건설사를 상대로 무언가 요구하기 쉽지 않다. 이 부분에 대해선 협회 차원에서 승강기 표준계약서를 제시하거나, 원가인상분을 반영하는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을 제도적으로 추진하는 등 대응할 방법을 찾을 생각이다.

또한 작년의 중국발 원자재 수급난 여파가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 펜데믹 영향으로 중국으로부터 적기에 공급받아야 할 부품이 정상화되지 못한 부분은 큰 난제다. 에스컬레이터의 경우 거의 중국에서 들여오는 탓에 수리가 안돼 오래 멈춰서있는 에스컬레이터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협회도 이런 문제를 인식하고 회원사들과 공유하고 있다. 규제 부분도 행정안전부와 한국승강기안전공단 등 주무부처와 기관과 긴밀히 이야기 하며 제도 정비를 통해 합리적인 규제개선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Q. 대기업 의존이 높은 협회의 재정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생각인가.

승강기 업체 수는 제한적이라 회원사 회비만으로는 인력을 유지가 어렵다. 현재 협회 수익사업으로 분동이 있지만, 올해는 교육사업에 좀 더 집중할 계획이다. 자립을 위한 수익사업구조 다변화가 필요한 상황으로, 보험과 면허 등 승강기와 관련된 자격증이나 허가증 발급 수수료를 받는 사업을 협회차원에서 추진할 계획이다.

Q. 마지막으로 정부 및 업계, 회원사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협회 회원사들을 비롯해 주무부처 관계자, 업계 종사자 등 모두가 승강기 산업진흥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갖고 있다. 각자의 입장은 다를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 성취하고자 하는 바는 같다고 본다. 협회는 업계와 주무부처를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충분히 해 나갈 것이고 정부와 업계 및 회원사들 모두가 한 마음 한 뜻으로 협력하였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