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수백억원 예산을 투자한 울산벤처빌딩 건립이 추진되면서 기본적인 주차수요를 무시한 채 사업을 진행해 온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이에 시는 주차장 추가 설치를 위한 설계 변경에 나서자, 일부에서는 ‘근시안적 행정’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지난달 22일 울산시에 따르면 벤처기업 육성·강화를 위해 지난 2002년 울산벤처빌딩 건립 사업을 추진, 총 1백60억원의 사업비를 책정해 남구 무거동 옥현택지개발지구 내에 부지를 매입했다.
당시 울산벤처빌딩은 지하 2층, 지상 9층 연면적 2천2백 여 평 규모로 약 30여 개의 첨단 벤처기업을 유치할 계획이였다. 그러나 시는 이같은 시설 규모에도 불구, 당초 주차면적을 지하1, 2층에 겨우 58대분만 설치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턱없이 부족한 주차면적으로 인해 입주 희망 기업들이 나서지 않자 시는 뒤늦게 추가 주차면적 확보에 나섰지만 여의치 않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실제 울산시는 벤처빌딩 인근의 사설 주차장을 임대 보증금 10억원에 빌리기로 하고 최근 업주측과 협의를 벌였지만 무산돼 결국 빌딩 내에 지하 1개층을 추가 설치하기 위해 현재 설계 변경을 진행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이 빌딩은 지난 6월 착공 예정이었으나 올 연말께로 지연된데다가 추가 주차면적도 23대에 불과해 입주 업체 및 지역 벤처기업의 불편해소는 당분간 어려울 전망이다.
이에 벤처기업 관계자는 “울산시가 대형 벤처빌딩을 세우는데만 급급해 기본적인 주차수요조차 무시한 것은 내실보다 전시성에 치우친 까닭”이라며 “주차장 부족으로 기업활동에 애로를 겪는다면 벤처빌딩 자체가 무용지물이 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