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재년월 ; 2004년 3월호
부제목 ; 수입품 비해 저렴… 성능 우수해 수입대체 기대

보통 기계실 없는 엘리베이터(MRL) 하면 동기전동기를 이용한 기어리스 타입을 떠올리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으로 굳어있다. 그러나 일반 동기모터보다 저렴한 가격의 기어드 모터로도 얼마든지 엘리베이터를 MRL 타입으로 설치할 수 있다. 같은 조건에서 가격과 성능 면에서 요구조건을 만족시킬 수 있다면 기어드 타입이 더 매력적일 지도 모른다.
최근 기어드 타입의 MRL을 본격 시판하고 있는 감속기 전문회사 (주)해성산전(대표이사 이현국)을 주목하는 이유가 바로 이러한 기어드에 대한 편견을 불식시키는데 앞장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현재 지하철 역사 등에 고가 수입품으로 설치되고 있는 기어리스 타입의 기계실 없는 엘리베이터를 대신해 가격에 대한 부담을 50%나 덜면서도 승강로 내 상부에 카운터 웨이터(Counter Weight) 만큼의 공간만 있으면 자사의 기어드 모터(모델명 : HSU-080, 130, 150G)를 설치해 15인승 최고 120m/min까지의 속도를 구현해 내고 있다.
(주)해성산전 이현국 사장은 “지하철 공사 등에서 설치하고 있는 MRL은 대부분 3층 높이로 대부분 동기모터를 승강로 하부에 설치하는 형식인데 이 경우 여름철 습한 날씨에 쉽게 노출돼 습기에 약한 전기전자 쪽 부품 등이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또 “현 국내 중소업체가 수입해서 설치하고 있는 MRL은 주요 부품인 동기모터와 인버터를 합쳐 대략 1천3백 만 원 정도의 가격대임에 비해 당사 자체 개발품인 기어드 모터를 채용해 그 1/3에 해당하는 3백90만 원 대로도 충분히 기어리스와 같은 성능을 만족시키고 있다”고 설명한다.
MRL은 기어드와 기어리스 두가지 타입 모두 가능하다. 물론 엘리베이터 기술발전 추세가 고효율 동기모터를 채용하는 것이 일반적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지하철 역사와 같이 사용빈도가 그리 잦은 것도 아니며, 충분한 비상구출장치 등을 구비하는 등 안전성과 기능성이 거의 동등하다면 굳이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동기모터만을 고집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더군다나 국제특허에 걸려 있는 코네(KONE)사의 설치방법을 회피하기 위해 설치비를 더 들여가며 별도의 빔을 설치해 모터를 거취시킬 필요도 없으며, 국내 생산품이기 때문에 수입제품에 비해 더욱 신속한 A/S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해성의 기어드 타입의 MRL은 기어리스와 비교했을 때 결코 뒤지지 않는다. 실제 해성산전의 신축공장에 준공된 33m 높이(11층)의 테스트타워에서 자사의 기어드 타입 MRL(15인승, 120m/min급) 1대를 2:1로핑으로 걸어두고 성능테스트를 거치고 있다. 소식을 듣고 찾아온 몇몇 회사가 기어드 타입의 컨셉을 보고 이미 설계검사에 들어간 상태라는 것이 해성측의 설명이다.
해성의 기어드 타입 MRL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기존 카운트 웨이터 만큼의 공간만 확보하면 되는 공간 절약형 컨셉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또한 동기모터의 경우 일반적으로 세컨더리 쉬브 2개를 필요로 하지만 해성 제품은 불필요해 설계시 제한을 덜 받는 것도 장점이다.
또한 수입품의 경우 모터와 인버터가 세트로 들어오는 게 일상적인데 만일 고장이라도 발생하면 인버터 하나라도 재고물량을 많이 확보할 수 없는 형편이라 제조사로부터 해당 부품을 공수받기 위한 시간이 필요하고, 자연 원활한 애프터 서비스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해성의 기어드 타입은 적어도 국내에서 다 해결되니까 신속한 AS가 가능하다는 점도 큰 이점으로 작용한다. 타 중소업체들도 MRL의 경우 모터를 비투어나 야스카와 등으로부터 고가로 수입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이에 대한 수입대체 효과도 클 것으로 이 회사는 전망하고 있다.
해성산전의 기어드 타입 MRL의 또다른 특징이 있다면 바로 ‘비상구출장치’를 꼽을 수 있다. MRL을 기어드 타입으로 했을 때 비상구출방식에 대한 우려를 많이 하지만 해성은 이를 현명하게 해결하고 있다. 엘리베이터가 고장나거나 정전이 될 시에 삼방틀 한 켠에 설치하는 제어반 내 구축된 전기적 장치를 통해 카를 최근접층으로 착상시켜 승객을 구출해 낸다.
일반 MRL의 경우 브레이크를 개방했을 때 비상구출을 하려면 카가 가까운 층으로 전기공급 없이 움직여야 한다. 이를 위해 푸트 브레이크를 이용하는데 이는 카운터 웨이터와 카의 무게차이를 수동조정해서 구출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무게차로 인한 카의 상승이 머신 자체로는 안될 때가 있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해성산전은 배터리를 이용해 컨트롤 판넬(CP)에 추가장치를 갖춰 고장이 발생하는 등 비상시에는 비상구출 레버로 전환하고 수동으로 업다운 버튼을 누르면 원하는 층으로 착상되도록 한 비상구출장치를 채택하고 있다.
해성산전 관계자는 “현재 특허신청을 해 놓은 이 장치는 별도 회로를 이용, 컨트롤 판넬에 추가 삽입하고, 이 장치는 전원 차단 및 고장으로 카가 멈췄을 때 근접층으로 카를 옮겨 승객을 구출하게 된다”며, “평소에는 충전하고 있다가 비상시 사용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배터리를 이용한 이러한 방식은 타 업체의 경우도 있지만 2백50만 원이라는 높은 가격대임에 비해 당사의 경우 90만 원 대로 저렴하게 준비 중”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해성산전은 기존에 오버헤드(Over Head) 타입, 월(Wall) 타입, 베이스먼트(Basement) 타입의 3가지 머신룸(Machine Room) 엘리베이터 대한 영업을 진행해 왔었다. 최근의 기어드 타입 MRL에 대한 컨셉을 얻게 된 것은 자사가 그간의 축적된 기술력과 A/S와 영업과정에서의 경험도 그렇거니와, 특히 최근 공장신축에 따른 테스트타워 시설을 갖추게 되면서부터다. “단순 시뮬레이션만으로는 아무래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이현국 사장의 말이다.
(주)해성산전는 작년 8월 상해에 자사의 현지공장을 설립해 현지생산을 시작한 상태이며, 땅값과 건축비, 기계설비 등 55억 원을 투자해, 작년 11월 30일부터 12월 10일까지 기존 인천시 남동구 고잔동에서 지금의 남동구 남촌동으로 공장을 새로 신축해 이전함과 동시에 테스트타워까지 갖춰 자사제품에 대한 성능검증을 배가시키고 있다. 현재 머신룸 타입과 MRL 타입, 화물용(5톤) 총 3대를 테스트하고 있다.
새로 이전한 해성산전 신축공장의 규모는 사무동 4층과 공장동 2층, 테스트타워를 포함해 대지 1천평, 건 연면적 1천7백 평에 이른다. 이런 외형적 성장과 아울러 매출면에서도 해성산전은 작년 한 해 1백 억 대에 이르는 등 성장세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이는 재작년에 비해 10% 가량 성장한 수치이며, 올해 역시 1백50억원 매출 달성이라는 목표를 세워놓은 상태. 이를 위해 회사는 사업다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해성의 이현국 사장은 “기어드 타입 MRL과 함께 곤도라, 기계식 주차기의 감속기 등 감속기 사업영역을 넓혀, 올 해 전략적 아이템으로 양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규사업이 꾸준히 확대되고 있고, 또 회사 내 ERP 재구축과 생산IT를 구축했으며, 75명 모두가 바쁘게 업무에 종사하고 있다.
또한, 해성산전이 동기모터에 대한 기술개발에도 주력하는 등 자사 기술연구소를 주축으로 R&D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엘리베이터 전체 시장이 기어드에서 기어리스로 바뀌는 추세이다 보니 나름대로 엘리베이터 구동부를 계속 취급해온 만큼 시장대응 차원에서 동기모터를 자체개발하고 있는 것. 기어드 MRL 타입과 기어리스 룸레스 타입을 같이 개발하고 있고 기어드는 이미 개발이 완료된 상태다.
해성산전 관계자는 “지하철공사나 아파트 등을 대상으로 엘리베이터 생산업체에 영업하고 있으며, 향후 기어드 타입으로도 얼마든지 MRL을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내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하고, “고객들의 선택의 폭을 넓힘과 동시에 가격과 기능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제품으로 시장공략에 나서겠다”고 덧붙였다(문의 : 해성산전 / 인천광역시 남동구 남촌동 619-14 8B 15L / 전화. 032-817-2988 / 웹. www.haisung.co.kr, www.good3.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