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재년월 ; 2004년 3월호
부제목 ; “현 검사기관의 반발은 기득권 유지차원일 뿐”

최근 한국승강기보수업협동조합(이사장 황종식, 이하 보수조합)에서 제기하고 있는 ‘승강기 완성검사 업무 수임’에 대한 화두가 불거져 나오면서 관련 업계에 긴장감이 팽배해지고 있다.
산업자원부가 내년 ‘승강기제조및관리에관한법(이하 승관법)’ 개정을 시작으로 연차적으로 현 승강기의 안전관리제도의 틀을 획기적으로 개선한다는 입장이고, 보수조합은 이에 발맞추어 ‘보수조합의 승강기 검사기관으로의 지정’, ‘보수료 제값 받기 운동’ 등을 적극 펼치겠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이와 같은 보수조합의 행보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검사기관의 반응은 얼음처럼 차다. 특히 지난호 본지 ‘기고’에 이광래 보수조합 전무이사의 글이 나간 뒤 국내 모 승강기 검사기관의 노동조합 관계자 10여 명이 조합 사무실로 찾아가 항의하는 일까지 있었으며, 몇몇 인사들은 본지에 대한 항의전화를 통해 ‘불쾌함’을 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보수조합 측은 “조합이 주장하는 검사업무 수임 건은 현 검사기관의 검사수익 중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정기검사가 아닌 완성검사에 대한 부분”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직접 현장에서 자체검사를 하고 있고, 또한 사고가 나면 민형사상 책임까지 떠맡게 되는 자체검사자들이 직접 완성검사에 참여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입장은 지난달 20일 개최된 2004년도 한국승강기보수업협동조합 정기 총회 석상에서 황종식 조합 이사장의 발언에서도 더 절실하게 표출되기도 했다. 황 이사장은 “사전예방적 승강기 보수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사전 보수관리 상의 문제점을 현장에서 개선하고 보수업체에 관련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보수조합이 승강기 완성검사에 참여하고자 이를 추진하고 있다”고 천명했다.
아울러 황 이사장은 “검사업무 수임이라는 신규사업 추진에 있어 난관과 규제, 방해도 있는 만큼 이를 한 사람이나 소수의 힘으로 해결하기 보다는 조합원 전체의 단합된 힘을 통해 보다 수월하고 합리적으로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이에 본지 <월간 엘리베이터.주차설비>는 지난달 있은 정기총회 자리를 통해 황종식 보수조합 이사장(사진)과 직접 만나 보수조합의 주요 사업 및 검사업무 수임과 관련한 입장 등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황종식 이사장과의 일문일답 내용.■

작년 보수조합이 양방향 가버너 머신이나 세이프티 디바이스 개발 및 시판 등 활동이 많으셨는데 이에 대한 성과가 있다면?

양방향 가버너 머신은 이미 개발완료되어 시험인증도 받은 상태입니다. 양방향 가버너와 세이프티 디바이스가 한 세트가 되어야 하는데 세이프티 디바이스의 경우 약간의 어려움에 봉착해 있습니다. 현재 개발은 거의 완료단계에 와 있지만 문제는 인증문제입니다.
정부에서는 가버너를 하강방향에 대한 시험·검사기준은 마련되어 있는데 상승방향에 대한 시험·검사기준이 없어 제품이 출시되어도 검사에 어려움이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희 조합에서 단체표준을 개발하여 보급·활용토록 할 것입니다. 현재 기기유화시험원과 함께 단체표준을 개발 중에 있습니다. 향후 개발완료돼 선보일 세이프티 디바이스는 기존 카 프레임에 약간의 개조가 필요합니다. 기존 세이프티 디바이스를 바꾸려면 카 프레임을 개조해야 하기 때문에 신규쪽 내지 전체 카 세팅에는 문제가 없지만 기존 승강기에 보완해서 설치하는 데는 약간의 개조가 필요합니다.

보수조합의 승강기 검사업무 수임에 대해 현행 검사기관의 반발이 거센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한 이사장님의 입장은 무엇입니까?

저희는 이해를 할 수 없는 것이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고” 우리가 검사업무 수임에 대한 명분과 이유는 상식선에 있습니다. 현재 승관법 제정 이후 이 법에 따라 10년이 넘게 검사를 해왔고, 줄잡아 1천억 이상 검사 수익을 올렸음에도 사고발생은 그대로입니다. 아니 현 검사기관에서 발표한 대로라면 사고가 줄어야 함에도 매년 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러나 해당 법에서는 보험까지 들고 있는 제일 약한 보수업체들이 모든 사후책임을 다 지게 되어 있습니다. 업체가 영세하다고 해서 보험에 가입하라고 하는 데 배상의 민사적 보상뿐 아니라 형사상 문제도 있습니다. 그런데 검사기관은 책임이 없고 자체검사를 행한 보수업체만 책임을 지는 것은 합당치 않는 현상입니다.
사고를 미연에 예방하려면 자체검사를 행하고 있는 우리가 직접 완성단계에서 제대로 설치됐는지 사고원인은 무엇인지 알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 보수업체가 직접 완성검사에 참여해서 제조자에게는 일선에서 문제점 등을 피드백해주고, 사전 사고예방을 조치함으로써 사고율을 줄임은 물론 사고원인을 찾아 사고를 줄이기 위한 근본해결을 제시해야 합니다. 보수조합이 주장하고 있는 것은 ‘정기검사’가 아닌‘완성검사’입니다. 매년 신규설치 물량 2만 여 대에 저희 보수조합이 참여하려는 것인 만큼 대부분 현 검사기관의 수익이 정기검사에 있음을 감안한다면 큰 지장이 없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기득권 유지차원에서 반발하고 있는 것은 상식에 어긋난 것입니다. 책임을 질 사람들이 제대로 된 제품인지 검사하겠다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닙니까?

검사업무 수임에 따른 出資문제가 거론되는 것 같은데…?

물론 검사기관 하려니까 자금이 필요한 것은 사실입니다. 문제는 업계 모두가 참여해서 관심을 이끌어내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완성검사 만큼은 마지막에 책임을 지는 주체인 보수업체들이 작지만 성의를 표하게끔 했고, 일부에서 이미 출연한 상태입니다. 출자금은 이 업무를 추진하는 데 필요한 장비 등을 확충하는 데 쓰일 것입니다.
현 검사기관이 반발하는 이유 중 “자기가 자체검사하고 검사를 본다면 객관적이지 못할 것”이라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에 대한 편견을 불식시키고 일반 이용자가 이해를 높이기 위한 대국민 홍보가 많이 필요하실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 검사는 정비업체인 카센터에서 대행하고 있으며, 가스검사도 보급업체에, 전기 안전검사도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자체 검사자로 대행시키고 있는 실정입니다. 약 2만 여 대씩 증가하는 승강기를 현재의 방식으로 검사를 하게 되면 검사기관은 검사원을 매년 신규채용해야 하는 데 이는 불합리합니다. 우리 보수조합은 보수전문 회사들의 결집체이고, 실질적으로 관리부주의, 관리상의 과실을 물어 형사상 책임까지 물고 있습니다. 완성검사는 제조, 설치에 대한 사항을 검사하는 것이므로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우리가 소비자를 대신해서 검사를 하겠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영리사업으로 하려는 것도 아니고, 정말 안전확보에 필요한 부분을 책임지려는 것뿐입니다.

KOLAS 인증 등 승관법 검사기관 지정기준이 까다로운 것 같은데 이에 대한 견해는?

다시 말씀드리지만 보수를 직접 행하고 있는 보수업체보다 더 잘 아는 사람이 누구입니까. 제조단계와 설치단계에서 철저하게 하겠다는데 우리의 피해를 막기위해서라도 우리가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외국에서 승강기 검사기관은 자율화되어 가고 있습니다. 선진국과 후진국을 막론하고 검사하는데 법에서 의무적으로 KOLAS와 같은 시험·검사기관을 인증을 받도록 규제하는 국가는 없습니다. 이웃나라 일본만 해도 최근 검사업무를 지방자치단체로 모두 이양한 상태입니다. 이는 새로운 검사기관 진입에 대한 장벽을 마련해 기존 검사기관을 보호하겠다는 의구심을 갖게 하는 것입니다.

올해 산자부의 제도개선 계획에 어떻게 대응하실 계획이십니까?

우리 보수조합은 시종일관 참여해서 조합입장을 정리해서 산자부에 건의해 왔습니다. 지난 이사회에서 재검토해서 이미 산자부에 제출한 상태입니다. 산자부의 제도개선안 중 인증센터 설립에 관한 건만 해도 조합으로서는 반대입장을 표명할 수밖에 없습니다. 자동차나 기타 수송기관별로 따로 인증기관이 있을 이유가 없듯이, 승강기만 인증센터를 설립하게 된다면 형평성에도 어긋나는 것입니다. 기술표준원이 주관하여 산업기술시험원, 한국기계연구원, 기기유화시험연구원 등 기존 시험·연구기관에서 얼마든지 인증업무를 진행할 수 있는데 유독 승강기만 한정하는 것은 모순입니다. 규제개혁 차원에서 검사 관계도 변혁이 있어야 하는 판에 새로운 규제기관을 설립한다는 것은 ‘규제완화’라는 정부시책에도 어긋나는 일입니다.
세계적으로 시스템을 인증해주는 경우는 없습니다.물론 안전에 대한 부품은 강화시켜야겠지만 시스템이나 기계에 대한 것은 독창성이기 때문에 오히려 그 회사에 맡겨야 발전이 있는 것입니다. 또한 센터를 건립하게 됐을 때도 업체에서 그 막대한 운영비를 어디에서 채우겠습니까. 이는 또 다른 기업부담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제도개선안 중 보수업 등록기준 강화에 대해 보수조합의 역할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과거 10여 년 전에 승관법이 제정된 이래 소비자의 의식도 성숙해졌습니다. 이와 함께 기업도 어느정도 경쟁력을 갖춰야 함에도 과연 1백 대, 2백 대 정도로 과연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부정적입니다. 현재 노동자의 근무요건이 주5일에 맞추는 등 이러한 시대적 변화추세에 비하여 1인이 1백대 보수하는 것은 실제 불가능합니다. 1백대에서 50대로의 보수업 등록기준 강화는 보수의 품질을 올리는 데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대기업체들을 중심으로 생산라인을 저임금 인력이 많은 중국쪽으로 옮기는 추세입니다. 조합에서도 인력관리도 신경이 쓰이실 것 같은데….

승강기 유지보수관리가 승강기 이용자 안전확보에 가장 중요한 단계인데 3D 업종으로 분류되어 중소기업의 기능·기술인력이 기초기술만 습득하면 이직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정부에서는 7~8천 여 명의 기술인력이 검사기관의 검사원과 같은 생활안전과 자긍심을 갖도록 사회·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를 위해 보수료 하한가의 법제화가 필요하며, 기술인력 양성기금을 신설해야 합니다. 이에 대한 지원은 승강기 각종 인허가 및 검사수수료에서 일정액을 분담해야 한다고 봅니다. 또한 기술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본 조합에서 운영해야 할 것입니다.
인력관리가 힘든 이유는 바로 낮은 임금이 문제입니다. 요즘 훌륭한 직업에 대한 기준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대부분 수입과 연관해 수입이 높으면 우수한 인재가 몰리지만, 수입이 없고 힘들고 위험하다는 인식, 소위 3D 업종 기피현상에 의해 인력난이 생기는 것입니다. 직업으로 정착이 안돼 다 떠나는 형편인 만큼 기본적으로 산업이 활성화되어야 좋은 인력이 인입되고, 그들로 인해 우수한 서비스가 제공되고 이용자 안전 확보도 가능해질 것입니다.

최근 법개정 움직임과 관련해 정부 및 업계에 바라는 점은 무엇입니까?

법개정에 맞춰 업계 중지를 모아 자기 중심이 아닌 우리 산업발전과 국민의 안전을 지킬 수 있는 방향으로 모두가 마음을 열고, 정말 기득권 등을 버리고 이 산업이 활성화되어 직장으로 직업으로 안정되고 좋은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도록 개정되어야 합니다.
현재 법은 이용자 소비자 산업종사자 어느 누구에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산업은 산업대로 어렵고 몰락하고, 또 이용자나 소비자는 수명이 급격히 짧아진 기계장치로 인해 위험에 노출된다면 이해하기 힘듭니다. 이해가 안되는 법은 이해가 되도록 고쳐야 합니다.▣

◈바쁜 시간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