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_  한국승강기보수업협동조합 이광래 전무이사

승강기산업에 있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협력을 통한 동반성장은 산업발전은 물론, 승강기 안전성확보와 이용자보호에도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대·중소기업간 양극화 현상은 계속 확대되어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 격차가 커지고 있고,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서도 대기업은 괄목할만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으나 여전히 중소기업들은 생존에 급급하며 한계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의 고통분담 및 미래지향적 상생협력 동반자 관계 확립을 위해 대기업의 적극적인 노력은 더욱 절실하다. 하지만 일부 대기업에서는 단기성과주의 경영으로 하도급 중소보수업에 1인당 1백20대의 부당한 승강기유지보수 점검물량 확보를 주문하고 있어 하도급중소보수업체의 불만을 사고 있으며, 이는 형식적인 볼펜점검으로 이어져 승강기산업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승강기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대·중소기업간에 성과의 분배라는 ‘제로섬(Zero-sum)’게임을 벗어나 전체 파이를 키우는 ‘윈-윈(Win-Win)’의 상생협력관계로 전환할 수 있는 공정거래 문화정착조성이 필요하다.

경제 구조적 측면에서 살펴 본 승강기보수업에서의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부진 원인

대기업 중심의 승강기보수시장 확보과정에서 대·중소기업 협력은 중소기업의 저임금 노동력을 활용할 목적에서 형성·발전됐다고 생각하며, 일부 대기업은 중소기업을 원가절감의 수단으로만 인식하고 협력동반자로서의 인식이 크게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특히 다수의 대기업이 중소기업으로 하도급을 주는 것 자체가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것이라는 시혜적 시각을 보유하고 있는데서 상생협력이 난항을 겪고 있다고 판단된다. 지금까지 정부는 보수시장의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불공정한 거래행위 등에 대한 제도개선은 외면한 채 승강기 사후검사 강화에만 중점 정책으로 일관해 왔다. 정부는 열악한 승강기 보수시장의 현 실태 파악 및 대·중소기업간 상생협력을 통한 동반성장할 수 있는 제도 마련에 더욱 힘써야 할 것이다.

승강기보수시장에서 대기업의 우월적 지위남용은 중소보수업체의 보수정비부실로 이어진다.

중소 전문 보수업체가 보수정비를 하는 경우, 부품의 교체를 위해서는 ‘승관법’ 규정에 따라 관리주체(소유주)를 통해서만 대기업 및 제조사에 부품공급을 요청해 구매해야 하며 전문 보수업체 단독으로 부품을 구매하기가 어렵다. 예비부품 확보가 어려운 전문 보수업체는 제조사로부터 부품을 구매하는데 상당한 노력과 시간이 소요되며, 부품공급지연에 따른 방안으로 비규격품을 사용하거나 부품교체시기를 놓치는 등 보수정비부실의 원인이 되고 있다.
대기업은 보수물량의 확보를 위해 그들의 하도급업체가 아닌 경쟁상대인 중소 전문 보수업체에 대해서는 부품 판매의 제한, 판매 공급지연, 고가판매 등 경쟁을 제한하는 불공정거래행위를 통해 전문 보수업체의 정상적인 사업 활동을 위축시키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소 전문 보수업체들은 부품공급 및 정보력 등에서 우월적지위에 있는 대기업 및 다국적기업들에게서 원활한 부품조달 등을 받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협력관계(하도급)를 맺는 것이다.

시장지배적 지위를 가진 승강기 대기업 및 다국적기업의 불공정거래행위는 승강기관리주체의 소유권행사마저도 제한받게 하고 있다.

대기업 및 다국적기업들은 승강기보수물량을 더 많이 확보하기위해 승강기보수 전문 중소기업체에게는 승강기보수에 필요한 승강기시스템도면, 매뉴얼, 설계 등의 관람을 통제하고 외부유출을 금지시키는 경우가 다반사며, 승강기제품 출하 시 시스템조정을 위한 operator를 반드시 사용되도록 제조한 후 이들 제품의 반출이나 판매를 철저하게 통제한다. 또한 승강기시스템에 비밀번호를 부여해 이를 공개하지 않고 내부규정에 의해 철저히 통제하는 방식으로 운영하는 등 승강기관리주체(소유주)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전문 중소보수업체의 보수를 제한하고 있다.
최근에는 소비자가 요청하면 잠금상태를 해제해주고 있으나 아직도 일부업체는 지연 제지 또는 거부하는 사례도 있어 소유자 재산에 대한 사용을 방해하는 행위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대기업 및 다국적기업들은 최신기종 엘리베이터를 판매설치한 후 스팩매뉴얼과 데이터를 변경할 수 있는 콘솔장치 등을 승강기관리주체에게 인계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승강기관리주체는 승강기를 구입하고서도 소유주 취항에 맞는 서비스가 우수한 보수업체 선정도 마음대로 할 수 없도록 소유권행사제한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는 아파트를 팔고 열쇠를 인계하지 않는 경우와 무엇이 다른가?

승강기 유지보수대수 목표부여를 통한 매출달성 강요는 사회 통념적 상식마저 벗어나게 하고 있다.

최근 출시된 자동차를 가까운 지인이 구입했는데 그 신차의 매뉴얼에는 램프를 교체 시 어느 부분 볼트를 풀어야 하는지 그림까지 그려서 자세히 나와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엘리베이터의 경우는 어떠한가? 기계와 전기장치의 하드웨어적인 부분은 제조사에서 도면을 제공하는 것만으로 운용이 가능하지만 소프트웨어적인 운용방법은 각 제조사마다 다르기 때문에 전기도면만으로는 실제로 운용이 불가능하다.
대부분의 최신 엘리베이터는 마이콤을 통한 제어방식으로 롬에 저장되어 있는 데이터에 의해 운행되고 있다. 이를 보수정비하고 운용하기 위해서는 전기도면은 물론, 데이터를 변경할 수 있는 콘솔장치, 데이터베이스와 함께 매뉴얼이 제공되어야 가능하다.
하지만 현재 대기업 및 다국적기업들의 경우, 엘리베이터를 설치한 후 콘솔이나 로더를 수거해가고 아예 장착을 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일부기종의 경우는 일체형으로 되어있어 수거가 불가능해 수거하지 않는 현장들의 경우는 그나마 보수정비가 용이하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승강기관리주체는 본인 의사와는 상관없이 제조판매회사가 원하는 데로 유지보수정비계약을 하는 등 심각한 소유권행사를 제한받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10년 이상 숙련된 승강기정비기능기술자들 조차도 매뉴얼과 콘솔장치가 없는 엘리베이터는 운용과 정비수리가 힘든 것이 현 실정이다.  이에 대기업 및 다국적기업에서는 승강기를 판매설치한 후 승강기 부품공급뿐만 아니라 엘리베이터 운행에 필요한 소프트웨어적인 매뉴얼도 업그레이드 할 때마다 의무적으로 관리주체에게 제공하도록 법률이 뒷받침되어 당국의 철저한 조사와 제재가 따르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본다.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한 감시와 신고센타 운영이 필요하다.

중소보수업에대한 승강기관련 불공정거래행위는 교섭력 열위에 의한 구두계약이나 보복을 두려워한 신고기피 등이 있을 경우, 적발과 제재가 어려운 문제점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한 제재를 대기업과 해당 개별 중소보수업, 공정거래위원회의 관계로 국한하지 않고 승강기보수업협동조합과 승강기관리주체를 포함한 커뮤니티에서 객관적 사실을 바탕으로 논의하면 시장규율이라는 경제 합리성을 갖는 제도로 충분히 기능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