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상반기 부동산 시장 키워드 ‘차별화’
■기고·한국건설산업연구원 강민석 책임연구원

부동산 시장 지표 호전세
2005년 상반기 부동산 시장의 키워드는 ‘차별화’라는 한 단어로 요약될 수 있을 것 같다. 지난해에 하향 안정세를 보이던 부동산 시장이 2005년 들어 지표들이 호전되고 있다. 그러나 부동산 지표들을 세부적으로 보면 지역별, 유형별 상승과 하락이 명확하게 교차하는 차별화가 존재하고 있다.
차별화 현상은 토지시장과 주택시장, 지역별뿐만 아니라 유형별 부동산 시장에서 모두 유효하다. 최근 토지 및 주택 가격이 크게 상승하지 않았음에도 시장이 불안정하게 비춰지고 크게 사회적인 이슈로 부각되는 것도 바로 시장의 차별화가 그 이유다.

1. 최근 부동산 시장 동향
1.1 토지시장 동향, 지가 상승률 높아
상반기 전국의 평균 지가 상승률은 1.86%로 전년동기대비 상승폭이 둔화됐다. 그러나 월별 상승폭은 점차 커지면서 5월중 지가 상승률은 0.56%로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5월까지 토지가격을 보면 수도권 지역(서울 2.1%, 경기 2.5%)과 충남(3.9%), 대전(2.9%) 등의 충청권 일부 지역이 크게 상승했다. 수도권 지역은 신도시 건설을 포함한 택지개발사업 추진으로 지가 상승률이 높은 편이다.
용도지역별로 보면 비도시 지역의 토지가격이 비교적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녹지지역은 1999년 그린벨트 해제 이후 지속적으로 가격 상승폭이 크다. 비도시 지역의 가격이 높은 상승세를 나타내는 원인은 정부의 관리지역 토지이용 규제 완화, 농지법 개정 등의 제도적인 요인과 각종 개발 계호기의 추진에 따른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토지가격의 상승과 더불어 토지거래 또한 증가했다. 2005년 들어 토지거래는 개발제한구역(-13.7%)과 상업지역(-1.4%)을 제외한 모든 용도의 토지거래량이 증가했다.
도시지역 내에서는 공업지역(58.9%)이 가장 높은 증가세를 나타냈으며, 그 다음으로는 용도 미지정(40.2%)의 거래량이 증가했다.
건물 유형별 토지거래량을 살펴보면 주거용(12.9%) 부속토지와 공장용(79.3%)이 각각 높은 증가세를 보인 반면, 상업용과 기타 건물부속 토지는 여전히 거래량이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주거용 부속토지의 경우 아파트(24.1%) 부속토지의 거래는 증가했으나, 다가구 단독(-10.4%), 연립(-19.6%), 다세대(-15.7%) 주택의 부속토지 거래는 여전히 전년동기대비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1.2 주택시장 동향, 주택가격 하락세
최근 주택시장 동향은 서두에서 말한 바와 같이 차별화로 대변될 수 있다. 국민은행 자료에 따르면 2005년 상반기 주택가격은 전년말 대비 2.4% 상승했으나 지역별 주택유형별로 상승률의 격차가 크게 나타나고 있다.
지역별로는 대구(4.0%), 경기(3.7%), 서울(3.4%) 지역이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 상승률을 나타낸 반면, 인천(-0.2%), 부산(-0.7%), 전남(-0.1%) 지역은 지난해에 이어 2년째 주택가격이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동일한 지역 내에서도 이러한 차별화 경향이 나타나고 있는데 서울의 경우 강남지역(5.8%)이 강북지역(1.0%)에 비해 상승률이 높았으며, 수도권 지역에서도 분당(23.0%), 과천(20.2%), 용인(10.4%)이 높은 상승률을 나타낸 반면, 기타 지역은 소폭 상승에 그쳤다.
주택유형별로 보면 아파트 매매가격만 3.7% 상승했으며 단독 및 연립주택은 0.4%, 0.0%의 미미한 변동을 보였다. 상반기 물가상승률(전년말 대비 1.6%)을 고려할 때 2005년 들어 단독 및 연립주택은 실질적으로 자산가치가 하락한 상황이다. 아파트의 경우 매매가격의 상승은 재건축과 대형 평형이 주도하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동산114(주) 자료에 의하면 올해 상반기에 재건축 대상 아파트가 22.6% 상승한 반면, 일반 아파트의 경우 5.2% 상승에 그쳤다.
평형별로 보면 최근 들어 대형 아파트의 가격 상승률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와같은 평형별 가격 상승률의 역전 현상은 2003년부터 나타나고 있다. 61평 이상 대형 평형의 경우 2003년 이후 43.4%나 상승한 반면, 15평 이하 아파트의 경우 12.1% 상승에 그치고 있다.

1.3 수급과 공급, 수요는 여전히 높고 주거용 건물공급은 늘어
부동산에 대한 소비자들에 구매의사는 여전히 높은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에서 발표하는 자산평가지수에 따르면 올해 초 주식시장 급등으로 주식이 2개월 정도 상승했던 것을 제외하면 토지와 주택의 자산가치에 대해 높게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의 소비자 동향 조사(CSI)에 따르면 2005년 들어 부동산 구매계획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에 대한 수요는 소비자들의 향후 경기에 대한 기대감에 영향을 받고 있으며 최근 소비지표들의 회복이 부동산 수요에도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역별로는 서울지역의 부동산 수요, 구매예정 부동산의 종류로는 토지와 아파트에 대해 높은 선호도를 나타내고 있다. 주택시장의 공급을 보면 올해 들어 주거용 건축물의 공급이 증가한 가운데 지역별로는 서울지역의 감소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건축허가면적을 보면 2004년도 4/4분기 이후 2분기째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서울지역의 경우 올해 5월가지 건축허가면적이 19.6% 감소해 2004년(-52.3%)에 이어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반면 경기도의 경우 상업용과 공업용은 감소했으나 주거용의 경우 32.9%나 증가했다. 이러한 수요와 공급은 거래라는 형태로 시장에 나타나는데 주택거래는 신규주택 거래와 재고주택 거래로 크게 구분될 수 있다. 우선 건설을 통한 신규 공급시장의 경우 상반기 공급이 증가했음에도 수요증가로 인해 작년의 미분양 물량이 크게 감소했다.
미분양은 2004년말 6만9천호로 1999년 수준까지 증가했으나, 2005년 들어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다. 재고주택 거래의 경우 수요 증가에도 불구하고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다. 국민은행에서 발표하는 시장거래 동향에 따르면 매수세 증가에도 불구하고 매도세는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

1.4 정책 동향 - 부동산 거래 투명화 등 부동산 정책 구체화
2005년 들어 시행된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대부분 기 발표된 내용을 구체화하거나 강도를 높이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토지거래 허가구역, 주택 및 토지투기지역, 주택거래 신고지역을 추가로 지정해 제도적용범위를 확대했다. 또한 재건축 사업과 관련해서는 개발이익환수제의 시행에 이어 기반시설부담금제의 시행이 발표됐다. 한편 행정중심복합도시, 혁신도시, 기업도시 등 각종 정부의 개발계획이 구체화되면서 이에 대한 세부계획의 발표가 이어지고 있다.
현재 정부는 지난 6월 17일 ‘부동산 정책 전면 재검토’를 표명했고 8월말 새로운 부동산 종합대책을 발표했으며, 향후 발표될 정부의 종합대책은 부동산 거래의 투명화, 투기이익환수, 공공의 역할 강화의 기조가 담길 것으로 보인다.

2. 향후 부동산 시장 전망
2.1 토지시장, 토지 가격상승세 지속
2005년 하반기 토지시장은 상반기에 이어 개발지역 중심의 국지적인 토지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개발계획 중 기업도시 시범사업 선정, 행정중심 복합도시 토지보상 착수 등은 물론이고, 청계천 복원공사 완공, 서울숲 및 뚝섬지구 개발 착수 등의 영향으로 인해 개발지역과 주변지역을 중심으로 토지가격의 지속적인 상승이 예상된다. 또한 공공기관 지방 이전 및 배치계획안이 가시화되면서 공공기관 이전 대상자에 대한 기대감, 수도권 내부에서는 공공기관이 빠져 나가는 이전 적지에 대한 개발에 대한 기대감도 토지가격 상승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용도별로는 도시지역보다는 관리지역 및 농림지역 등 비도시지역의 토지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다. 한편 토지거래량은 토지거래 허가구역 추가 지정, 토지투기지역 확대 등으로 인해 상반기보다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2.2 주택시장, 하향 안정세 전망
하반기 주택시장은 소비심리, 수급상황, 정부의 각종 투기억제 대책 등으로 인해 가격 상승률이 둔화되면서 하향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풍부한 입주물량과 전세가격의 안정세로 볼 때, 실수요자의 수요압력이 높지 않고, 하반기부터 강도높은 아파트 담보 대출 억제정책이 시행되고 있어 주택수요는 감소할 것이다. 그러나 개발 예정지를 중심으로한 국지적인 가격 차별화 현상은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정부가 준비 중인 부동산 종합대책이 8월말에 발표될 예정이어서 여름철 비수기는 관망세가 늘어나고 가격변동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8월 정부정책의 발표 결과에 따라서 주택가격 변동이 있을 것이다. 부동산 세제 강화, 담보대출 억제, 다주택 보유 억제 등의 시책으로 전반적인 주택 매매가격 상승세는 진정될 것으로 보이나, 다주택 보유자들의 비인기 지역, 중소 평형 아파트를 우선적으로 매각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지역별, 평형별 양극화 현상은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반기 주택공급(주택건설사업 승인실적 기준)은 서울지역의 감소, 지방도시의 증가추세가 이어지면서 상반기보다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사업 승인실적 및 건축허가면적은 2005년 들어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으나 서울은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 건축허가 이후 분양까지 6개월에서 1년 정도 소요됨을 감안하면 내년 이후 서울 주택공급물량의 감소가 예상된다.

3. 수요자 중심의 시장, 차별화·양극화로 표출
서두에서 이미 언급했고 최근 부동산 관련지표들을 살펴본 바와 같이 최근 부동산 시장은 차별화되고 양극화되고 있다. 과거와 달리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시장이 이동하고 있고 이는 시장의 차별화와 양극화로 표출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와같은 변화는 수요자와 구매자 모두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특히 주택건설업체에게 사업의 불확실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시장의 차별화로 인해 시장 상황에 대한 올바른 판단이 더욱 절실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올해 주택시장의 최대 이슈인 판교개발방식도 공영개발 혹은 분양가 제한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건설업체가 직접 토지를 매입하거나 시행사를 통해 개발사업을 추진해야 할 필요성도 있는 것이다.
향후 부동산 개발사업에 있어 건설업체의 치밀한 사업의 타당성 분석이 더욱 필요할 것이다. 직관적이고 주관적인 분석을 통한 사업의 시행보다 철저한 사전조사 및 분석을 통한 예측의 정확성을 높여야 할 것이다. 또한 경쟁이 치열한 레드오션에서 벗어나 최근 주요한 사회적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는 경쟁이 없는 블루오션을 발굴하려는 노력이 더욱 절실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