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경서엔지니어링 민덕주 사장

단순 승강식 2단 주차기는 1대 주차면적에 2대 주차 가능한 주차기로 차량을 받쳐주는 파렛트와 이를 지지하는 기둥, 승강 작동을 하는 기계장치로 구성되어 있으며, 기계식 주차장치 중 가장 간단하고 사용하기 쉬운 기종이다.
일본의 경우 승강식 2단이 주차 기종 중 가장 먼저 사용됐으며 기계식 주차차량 중 30%를 차지해 차고지증명제 시행에 가장 많은 기여를 했다. 현재 국내 자주식 주차장에 세대별 1대 단위로 설치해 주차난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주차기계라 하겠다. 이러한 단순 승강식 2단이 한국에서는 점차 자취를 감춰 주차난 해결에 전혀 도움이 안되는 사연의 결론부터 밝히자면 정부 담당자의 국정수행 능력 부족에서 비롯된 것이라 하겠다.
한국에서 10여 년 전 처음으로 기계식 주차장치로 설치된 기종은 불행하게도 단순 승강식 2단(기계식)이 아닌 작동 불능인 수동식 2단 주차기다. 가격이 저렴하는 이유로 주차 용도가 아닌 건물 준공검사 용도로 불법으로 설치됐다. 이 당시 정부에서는 불법인 수동식 2단 설치되지 못하게 조치를 취했어야 했는데, 기계식과 수동식을 구분하지 못하고 업무태만하는 사이 작동불능의 수동식 2단이 단순 승강식 2단을 대신해 전국적으로 약 7천대가 설치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당연히 작동불능의 수동식 2단으로 인한 민원이 발생했고 정부는 기계식과 수동식을 구분하지 못한 일말의 잘못을 덮기 위해 1995년도부터 수동식 2단은 물론 기계식인 단순 승강식 2단까지도 2대 인정에서 1대 인정으로 바꾸면서 설치를 못하게 했다.
단순 승강식 2단 기종을 설치하지 못하게 하는 정부의 이유는 2층 차량을 출고시키려면 운전자가 1층 차량을 빼야 하는 불편함이다. 그러나 1층 차량을 빼는 것은 불편함이 아닌 고유기능으로 1층 차량을 출차해야만 1대 평지면적에 2층 주차가 가능한 것이다. 즉 1층 차량을 빼는 불편함보다 2층 주차의 편리함이 더 클때는 불편함이 아닌 편리함을 위한 고유기능이 되는 것이라 하겠다. 이에 정부가 내건 이유는 국민의 2층 주차권리를 박탈한 거라 생각된다.
이후 1995년 사용검사, 정기검사가 법적 테두리로 생겨나면서 사용불능의 수동식 2단을 사용가능한 단순 승강식 2단으로 교체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수동식을 정기검사에서 합격시키기 위해 검사기관에 ‘불법검사 지침(모터, 감속기 등 기계식 요소를 검사항목에서 제외)’으로 검사를 시행하게 해 합격시켰다. 검사기관 또한 정부의 뜻에 따라 불법 합격시켜 사용불가능한 수동식 2단 기종이 자리만 차지한 채 과거의 오류를 버젓이 보여주고 있다.
이와같은 사연이 세계 어느 곳에서도 존재하지 않는 작동불능의 수동식 2단이 한국에서는 2단 주차장치로 설치됐고 아직도 정기검사에서 합격 처리되어 주차 2대 인정으로 정부 통계로 산정되고 있으며, 반면에 가장 간편하고 편리한 주차기계인 단순 승강식 2단이 한국에서 사라지고 있는 사연이다.
정부의 첫번째 잘못은 기계식 주차장 초창기에 작동불능의 수동식 2단 기종을 설치한 것이며 두번째는 주차난 해결에 가장 능률적인 단순 승강식 2단을 수동식 2단과 함께 설치하지 못하게 만든 부분이다. 마지막으로 세번째는 작동불능의 수동식 2단을 현재에도 정기검사에서 불법적으로 합격시켜 국민을 속이고 있는 것을 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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