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자 ; 김종호 /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 감사부장
게재월 ; 2003년 4월호

매년 발생하고 있는 승강기 사고는 많은 인명 피해와 물적 손실을 안겨주고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승강기 사고가 발생할 경우 치명적인 인명피해를 가져다준다는 사실이다.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원장 박문수, 이하 관리원)이 최근 10년 동안 발생한 사고를 통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사망이 37.8%(91명), 중상이 39.8%(96명), 경상이 22.4%(54명)다. 작년 한해만 해도 16건의 사고로 인하여 8명이 귀중한 목숨을 잃었으며, 13명이 중상, 12명이 경상을 입었다. 이러한 사고 방지를 위해 산업자원부와 관리원은 검사기준 강화와 철저한 안전검사, 교육과 홍보 등의 노력을 지속하여 왔지만, 사고는 발생하고 있다.
2003년도를 ‘승강기 무사고 무재해의 원년(元年)’으로 삼도록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라는 박문수 원장의 업무방침에도 불구하고, 1월에만 벌써 3건의 사고가 발생하여 2명 중상, 1명 경상의 인명 피해를 입었다. 사고는 음식물을 운반하는 덤웨이터에서 2건, 에스컬레이터에서 1건이 발생하였다.
올들어 발생한 두 건의 덤웨이터 사고 중 1건은 무허가 제조업체가 설치한 것으로, 완성검사도 받지 않았으며, 또한 법규정에 의한 안전관리체제가 전혀 안된 상태로 사용하다가 사고가 발생했다. 다른 1건의 덤웨이터는 피해자가 음식물을 카 안에 들여놓기 위해 몸이 카 안으로 들어간 상태에서 카가 상승(도어인터록 이상으로 추측)하여 발생한 사고였다. 마지막으로 한 백화점에서 발생한 7세 아이의 에스컬레이터 사고는 스텝 위의 노란색 안전선을 벗어나 에스컬레이터 측면보호판(스커트가드)에 발을 대고 이동 중, 운동화 밑의 찰고무가 스텝과 측면보호판 사이에 끼면서 발생했다.
이 3건의 사고를 통해서 느낄 수 있는 것은 일반인들이 승강기에 대해 너무도 모른다는 사실이며, 어쩌면 지난 10년간의 사고들도 승강기에 대한 일반인의 무관심이 한 몫을 한 것이라고 본다.

승강기 안전문화 국가 모두가 실천해야
승강기 사고를 방지하고, 안전한 승강기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국민 모두가 생각하고 실천해야 할 것이 있다.
첫 번째는 승강기에 대한 관심이다. 승강기도 자가용처럼 모든 사람의 관심이 필요한 운송수단이다. 승강기는 기계·전자·전기, 그리고 건축 등의 기술과 부품이 함께 결합된 것으로, 자동차 이상의 정밀하고 정교한 제조, 설치 및 검사가 필수적이며, 일상관리를 포함한 유지보수 또한 승강기 이용자의 안전과 승강기 품질과 수명을 보장하기 위하여 반드시 필요하다.
잘 만들고 잘 설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동차의 이상유무를 운전자 스스로가 수시로 점검하듯이 승강기도 수시로 보수와 점검이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승강기의 안전관리제도를 규정하고 있는 ‘승강기제조및관리에관한법률’에는 승강기의 용도에 따른 제조 및 설치와 안전검사 그리고 유지관리보수 등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지난 10년간의 사고 중 48.7%(91건)가 제조불량 및 유지관리부실로 발생하였음은 안전관리체계를 무시한 무허가업체의 불법 제조 설치, 불량 부품 사용 및 허술한 유지보수와 관리가 빚어낸 결과다. 국민 모두가 승강기에 대한 관심과 일반적인 상식을 갖고 있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낮은 비용만 생각하고, 일정액의 유지비만 내면 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이제는 승강기에 대한 관심을 갖고 안전관리체계에 부응하여야 한다.
두 번째는 승강기 특성에 대한 이해다. 자가용의 경우, 일상적인 고장은 운전자 스스로가 자동차의 수명이나 특성 등을 참고해서 고장원인을 스스로 진단하거나 추측하고 관대한 처리를 한다. 하지만 승강기의 경우는 고장원인과는 상관없이 ‘갇힘사고’라도 발생하면 영락없이 승강기의 결함으로 생각하고, 보수부실을 탓한다.
승강기는 자동차의 경우처럼 면허제가 아니다. 승강기는 남녀노소 누구나 면허증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설치된 것으로, 이용 중에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위험을 승강기 스스로가 감지하도록 많은 안전장치가 설치되어 있으며, 이상이 감지될 경우 카 내의 이용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즉시 운행을 정지하도록 되어 있다. 이것이 바로 승강기의 특성이다.
운행 중 이상이라 함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승강기의 노후화에 따른 성능 저하, 보수부실에 따른 부품의 불량 또는 마모, 이용자의 안전수칙 미준수(가령 카 내에서 뛰거나 장난치는 행위 또는 버튼을 마구 눌러대는 행위 등등)로 인한 계기의 오작동 등이다. 따라서 쾌적하고 안전한 승강기 운행의 필수요건은 바로 이와 같은 승강기의 이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기적인 법정검사, 자체검사를 포함한 주기적인 유지보수 및 일상관리와 이용자의 이용자안전수칙을 준수해야 한다.

안전은 질서에서 시작된다!
끝으로 승강기의 안전은 질서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이다. 승강기는 대부분이 공공시설물에 설치되어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다. 따라서 안전한 승강기의 운행과 이용을 위하여 기계장치에 무리를 주거나 다른 이용자에게 위협이 될 수 있는 행위는 금물이다. 즉 질서가 필요한 것이다.
승강기의 경우 다른 이용자가 카 내에서 나오기도 전에 들어가거나, 닫히는 승장도어 사이에 발이나 팔을 넣는 등의 무리한 탑승은 안전장치에 충격을 주어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또한 에스컬레이터 스텝 위를 걸터앉아 내려오거나, 승강기를 이용해야 함에도 유모차나 화물을 운반하는 행위는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이용자에게도 피해를 줄 수 있는 행위이며, 수평보행기의스텝 위를 놀이시설인 양 뛰어다니거나, 핸드레일 위에 배나 엉덩이를 올려놓은 상태로 이용하는 행위 역시 사고를 자초하는 행위며, 다른 이용자에게 불편을 준다.
최근 3∼4년 동안에 발생한 승강기 사고의 44.2%(34건)가 질서를 외면한 이용자의 과실로 발생하였음은, 안전한 승강기 이용을 위하여 질서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깨우쳐 주고 있다.
굳이 고층화시대에 따른 승강기의 필수요건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생활의 편리를 위한 승강기 설치와 이용이 일반화되어 가고 있고, 더욱이 2002년 10월 18일부터 장애인 편의를 위한 휠체어리프트 등이 승강기 종류로 포함됨에 따라, 승강기는 우리 생활에 없어서는 안될 수직운송수단으로 자리잡고 있지만, 승강기 이용자의 승강기에 대한 인식은 매우 취약한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안전한 승강기 문화 정착을 위하여 국민 모두가 승강기에 대해 관심을 갖고, 특성을 이해하며, 이용시 질서를 준수하는 마음의 자세가 필요하다(문의 : 전화. 02-539-9772 / 웹사이트. www.kesi.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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