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공급 …수요는 위축
금리인상·분양가 상한제 영향 커
경기 일시적 안정, 불안요인 여전

올 하반기 국내 주택·부동산 시장은 금리인상과 대출규제의 지속, 신규 주택구매 수요 지연 등의 요인으로 전반적인 안정세가 예상되나, 일부 개발예정지의 토지가격 상승이 불가피해지면서 국지적 불안요인이 여전히 잠재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신도시 등 개발예정지와 인근지역의 토지가격이 상승하면서 인근지역의 주택가격 상승이 예상된다. 또 정부와 지자체 차원의 각종 개발계획과 도심재정비계획이 가시화되면서 도심지 내 재건축 대상 아파트 가격이 소폭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4분기에 각 정당의 대선후보가 확정되고 후보 간 부동산 정책이 발표되면 규제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시장에 반영되면서 상반기의 가격하락세를 저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이 같은 금리인상, 주택담보대출규제와 금리인상, 분양가 규제 등으로 하반기 주택시장의 매매가격, 전세가격 모두 약보합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3분기부터 대선이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되나, 금리인상과 대출 규제에 따른 다주택보유자들의 매도 압박은 더욱 가중되어 현재의 하락 기조를 반전시키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1분기부터 하락세를 나타냈던 재건축 대상 아파트는 각종 도심 재개발 계획 발표와 대선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하반기에는 소폭 상승세가 예상된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수도권 지역은 연립주택과 소형 아파트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은 상승세를 나타내면서 1~5월 주택가격이 2.8% 상승한 반면, 지방은 울산과 광주를 제외하고는 일제히 주택매매가격이 하락세를 보였다. 4~5월까지의 주택매매가격 상승률을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 강북, 인천, 경기지역이, 주택유형별로는 연립주택과 중소형 아파트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은 상승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서울과 수도권 인기지역의 재건축 대상 및 중대형 아파트 매매가격은 하락 및 약보합세를 보였다. 이런 현상은 강력한 금융대출 규제와 4~5월 종합부동산세 회피성 매물이 가격 하락세를 주도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주택전세가격 역시 지역별로는 서울 강북, 인천, 경기지역이, 주택유형별로는 연립주택과 중소형 아파트의 전세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은 상승세를 보였으나 전국적으로는 1.6% 상승에 그침으로써 안정세를 나타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정부나 안산, 인천 연수구, 서울 성북구 등 국지적으로는 재개발·재건축 사업에 따른 이주 수요 등의 영향으로 전세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수요자, 신규 분양시장 진입 어려워
금리인상 등은 주택수요를 계속 위축시킬 것으로 보인다. 금리는 지난해에 비해 1% 가깝게 상승했으며 올 하반기에도 추가 인상이 전망되고 있다. 또 대출규제 강화와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되면서 신규주택 구매 수요는 계속 억제 및 연기될 것으로 예상된다. 분양가 상한제 시행을 담은 주택법이 지난 4월 공포됨에 따라 이 제도가 적용되는 주택 구입이나 청약 가점제를 활용하는 무주택자들의 주택 구매는 내년으로 연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처럼 무주택자의 주택구매가 지연되면서 매매수요가 전세로 전환돼 전세수요가 꾸준한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전세와 매매비율 격차가 큰 수도권은 전세가격 상승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가을 이사철 이후 월 평균 0.5~0.8% 미만의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지역별로는 수도권 및 서울 강북지역이, 유형별로는 연립주택과 소형 아파트의 전세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은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투자와 교체수요자들의 신규 분양시장 진입 또한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신규 분양시장은 처음으로 집을 사는 사람들 중심의 주택수요자로 재편될 것으로 보이며, 분양가 상한제와 채권 입찰제 시행으로 재당첨 금지기간이 적용됨에 따라 분양 대기자들의 특정 지역에 대한 쏠림현상도 예고된다. 청약 가점제 적용으로 불이익을 받는 일부 분양 대기자들은 올 하반기 청약 가점제 시행 이전에 분양시장에 적극적인 청약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중대형 주택교체 수요는 재고주택시장에서 공급이 이루어질 것으로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내다봤다. 김현아 연구위원은 “재고주택 중 준공 후 5년 미만의 신규 아파트에 대한 높은 선호가 예상되나, 중대형 고가 아파트는 매도자의 양도세 부담이 커 거래가 활발하지 못할 것”이라며, “기존 주택의 규모 확대형 리모델링을 통한 중대형 주택으로의 교체수요가 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하반기 주택공급은 대규모 물량이 분양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분양가 상한제 시행을 앞두고 이미 사업승인을 취득한 사업과 승인을 준비 중인 사업지 모두의 신규 분양이 집중될 것으로 보이지만, 주택수요가 크게 위축된 상황이어서 올 연말 이후 미분양 물량 또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민간 택지공급의 한계, 분양가 상한제, 공공택지 중심의 주택건설이 이루어지면서 대규모 단지의 중대형 고급 아파트 공급은 점차 한계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는 중대형 고급 주택 공급은 기존의 공공택지와 재건축 사업이 아닌 소규모 개발사업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존 30평형대 이상 아파트는 규모 확장형 리모델링을 통해 중대형 주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사업추진이 빠른 30평형대 이상의 중대형으로 구성된 대규모 재건축 아파트 단지나 리모델링 대상 단지는 소폭 가격 상승이 전망된다.

2기 신도시 분양, 2009년 본격화
분양가 상한제 시행 등의 영향으로 올 하반기 예상할 수 있는 모습은 높은 프리미엄이 보장되는 상품 선호가 증가하면서 특정 지역 분양에 대한 집중과 인기지역의 분양을 기다리는 구매지연 현상이다. 따라서 앞으로 분양가 상한제 적용 상품을 기다리며 전세로 거주하는 수요 증가가 연출될 전망이다. 반면 민간주택 공급은 점차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김 연구위원은 “정부가 민간주택 공급 축소의 대안책으로 수도권 2기 신도시 등 공공부문의 주택공급 물량을 확대했으나, 분양 등 가시적인 공급으로 체감되기까지는 1~2년 이상이 소요될 것”이라며 특히 “2기 신도시 분양일정이 2009년부터 본격화될 예정이어서 당분간 수도권에는 주택공급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토지시장은 토지 규제 강화 기조 유지, 주식시장의 호황 등 개발에 대한 각종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국지적인 상승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주택 투자의 불투명성에 반해 혁신도시와 기업도시, 수도권 신도시 등 다수 지역의 토지보상이 본격화되면서 토지에 대한 관심은 증가하고 있다. 개발지역에서는 보상가격을 올리려는 토지주들의 높은 호가 요구와 대토수요로 국지적인 토지가격 강세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도 비슷한 수준의 토지보상이 예상되어 수용 대상자들의 대토를 선점하려는 토지수요는 하반기부터 가시화될 전망이다. 그러나 토지보상 관련 법률 개정과 정부의 강력한 투기억제 의지로 하반기 토지가격은 상반기보다 높은 2.7% 내외의 상승률에 그치면서 연간으로는 지난해보다 낮은 5% 내외의 상승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공급규제 완화로 부동산 시장 활기
하반기 주택시장의 가장 큰 변수는 지방주택시장의 침체와 수도권 주택공급의 불안정성이다. 분양가 상한제 등의 규제 회피와 지난해 지연된 분양물량 소진을 위해 하반기 대규모 분양물량이 쏟아지면서 미분양 물량은 더욱 증가하는 반면, 신규 주택사업승인 실적은 계속 감소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방의 경우 이미 과잉공급으로 공급이 불가능하고 수도권은 개발규제로 공공택지를 제외한 민간부문의 공급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시장은 정부의 정책만으로 안정성을 유지할 수 없으며 정상적인 시장기능의 회복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투명하고 원활한 부동산 거래를 유도해 시장의 순환 문제를 해결하고 지나치게 수요자 중심의 공급을 저해하는 공급규제를 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음은 수도권 주택공급의 불안정성과 지방주택시장 침체에 관한 대안책을 정리한 것이다.
■수도권 주택공급 감소 : 수도권 주택가격은 2004년 하향안정세를 보였다가 2005년 이후 빠른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으나, 수도권의 주택공급은 2004년 이후 계속 감소하는 추세다.
지난해 수도권 주택공급실적은 17만2천호로 최근 10년 주택공급실적의 79%, 최근 5년 공급물량의 65% 수준에 불과하다. 따라서 1~2년 안에 신규 공급 감소에 따른 입주물량 감소의 영향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수도권 2기 신도시 등의 공급이 대부분 2009년부터 본격화될 예정이어서 단기적으로 수도권 주택공급의 공백에 대한 처방이 요구되는 때다.
단기적인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를 위해서는 재개발·재건축 등의 신규 개발보다는 기존 주택의 거래 활성화 대책이 필요하다. 6억원 고가 주택에 대한 1가구 1주택 양도세 부과 철폐 등이 그것이다. 지난 8·31 대책으로 현재 실거래가격 6억원 이상의 고가주택은 소득세법에서 정하고 있는 1세대 1주택의 비과세 적용을 받을 수 없게 되어 있으므로 제한조항 철폐를 통해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를 꾀해야 한다.
또 다른 방법으로 양도차익의 투명화를 위한 양도세율 하향 조정을 들 수 있다. 과거 양도세율이 높았던 이유는 다운계약서 등의 관행으로 정확한 양도차익의 파악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동산 거래 시 실거래가격이 등기부에 등재되는 등 양도차익에 대한 파악이 잘 되는 만큼 양도세율을 낮출 필요가 있다. 그러나 실거래가 등재 이전의 주택가격 산정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후 양도차익을 정확히 신고하는 사람에 대해 양도세율을 낮추는 보완책이 요구된다.
이 밖에도 주택담보 대출 규제에 대해 실수요자 중심의 보완대책이 필요하다. 최근 주택가격 급등으로 실질 소득대비 주택가격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주택금융이 뒷받침되지 않는 한 중산층의 주택구매는 어려운 실정이다. 따라서 부채상환능력이 부족한 계층에 대한 신용보증과 모기지 보험 등의 금융지원책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방 주택시장의 정상화 : 현재 지방 주택시장은 과잉공급과 수요 위축 등 침체가 가시화되고 있다. 따라서 투기과열지구 등 규제지역의 해제를 전향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주택가격이 안정된 지역으로 당초 구역지정의 목적이 달성됐다고 판단되는 지역이나 지정 범위가 광범위해 지역 내 실수요자들의 주택구입에 불편과 불이익을 초래하는 지역, 유사 규제가 중복 적용되고 있거나 타 법률의 재정 등으로 규제지역 지정의 효과를 이미 달성하고 있는 경우 등을 재정비해 규제적용 구역을 대폭 축소해야 한다. 또 지역 실수요자들의 재고주택의 처분 및 신규 분양으로의 이동이 용이하도록 주택관련 대출 규제를 완화하는 등 지방 주택시장의 자금경색을 완화해줘야 한다.
지방으로 이전하는 기업종사자나 지방사업장 영위자 등에 대해서는 1가구 2주택 세제감면을 위한 중복보유기간을 확대하는 방안도 고려해봄 직 하다. 이 밖에도 중년 이상의 가구들이 세컨드 하우스(Second House)의 목적으로 지방의 주택을 보유할 수 있도록 1가구 2주택 보유에 대한 허용요건을 완화할 필요도 있다. 지방 도시들은 계속 인구가 감소하고 2주택 이상 보유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반면, 수도권 거주자들의 경우에는 소득 증가, 여유시간 증대 등으로 세컨드 하우스(Second House)에 대한 잠재적 욕구가 증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이재현 기자 / jhlee@liftas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