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눈부시네…건설투자 4% 증가
대규모 개발사업·2기 신도시 물량 본격 착공

올해 건설수주가 분양가 상한제 시행으로 민간택지 내 주택수주 물량이 감소함에도 불구하고 행복·혁신도시·기업도시 등의 국토균형개발사업 발주물량의 증가와 2기 신도시 발주물량 증가, 올해 연말 턴키·최저가 발주 물량의 이연 등을 감안할 때 지난해 대비 1.5% 증가할 전망이다.
이는 특히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하 건산연)이 올해 건설수주의 가장 큰 증가 요인인 국토균형개발사업이 정권교체에 따라 일부 변동 가능하다는 것을 염두에 둔 보수적 전망치임을 감안할 때 이 수치는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건산연 이홍일 연구원은 “지난해 건설수주는 전년대비 0.6% 감소한 106.7조원으로 전망되지만 올해는 지난해에 이어 다시 한 번 경상금액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를 갱신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2008년 건설수주 전망치를 부문별로 살펴보면 공공부분은 행복도시·혁신도시·기업도시, 2기 신도시 등의 부지조성 공사 및 기반시설 공사 발주와 올 연말 턴키·최저가 발주 내년 이연 등에 힘입어 지난해 대비 9.4% 증가한 34조9천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민간부문은 분양가 상한제 시행에 따른 민간택지 내 주택수주 물량 감소, BTL 고시 규모 감소 등의 감소 요인과 경기 활성화에 따른 비주거용 건축수주 증가 등의 증가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지난해 대비 1.9%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연구원은 “공종별로는 토목이 지난해 대비 3.9% 증가하고 주거용 건축이 2.4% 감소하며, 비주거용 건축은 국내 경기 활성화에 따른 공장·상업용 건물건축 증가로 지난해 10.8% 증가에 이어 올해에도 4.8% 증가가 전망된다”고 추정치를 내놓았다.
2007년 건설투자는 지난해 4분기 상반기 재정조기집행에 따른 하반기 공공건설투자 감소와 2006년 4분기 건설투자 증가의 기저효과 및 분양가 상한제 영향으로 주택건설투자 부진이 나타남에 따라 전년동기 대비 감소로 전환돼 전년대비 1.8%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나, 올해 건설투자는 행정중심복합도시, 혁신도시 및 기업도시, 2기 신도시 착공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보다는 양호한 4.0% 증가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주택건설투자가 부진한 가운데 국토균형개발사업의 영향으로 토목투자가 호조를 이뤄 전체 건설투자 증가를 주도할 전망이다. 주택건설투자는 분양가 상한제 시행과 미분양 아파트 증가에 따라 민간택지 내 주택건설이 여전히 저조하고 이미 수주된 재개발·재건축 물량의 기성진척도 활발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인천 검단 등 2기 신도시 건설 추진으로 지난해 대비 1.6% 증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경기 회복에 따라 비주거용 건축투자 또한 지난해에 이어 비교적 양호한 3.0%대 증가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2008년 건설수주와 건설투자가 지난해 대비 호조로 전망되는 요인을 꼽자면 올해 대규모로 착공되는 개발사업과 2기 신도시 분양물량의 증가를 들 수 있다. 다음은 2008년 건설수주와 건설투자 전망에 고려해야 할 주요 쟁점사항을 요약한 것이다.

■대규모 개발사업 본격 착공 : 2008년부터 본격적으로 발주·착공되는 행정중심복합도시, 혁신도시, 기업도시 등 참여정부의 대규모 균형개발사업들은 올해 건설수주 증가 요인 중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① 행정중심복합도시 : 행복도시 건설과 관련해 행정도시건설청, 한국토지공사, 대한주택공사 등에서 발주하는 공사 물량은 오는 2030년까지 총 16조4,400억원으로 예상된다. 이미 발주된 중심행정타운과 ‘첫마을’ 부지 조성 공사비 1,800억원을 포함해 22개 생활권 부지조성공사에 2조1,940억원이 발주됐으며, 정부청사·학교, 문화·체육시설 등을 포함한 각종 청사 건립에는 2008년도에 1조3천억원으로 시작으로 2025년까지 총 5조1,511억원이 투입될 전망이다. 도로공사의 경우 행정도시와 오송 간 연결도로 3,318억원을 포함해 총 12개 노선에 3조3,359억원 규모의 신규 사업을 진행하고, 이외에도 공동구 등 특수구조물에 3조원, 환경기초시설 9,700억원, 기타 공사 등에 1조7,890억원의 공사 물량이 발주될 예정이다. 지난해 대비 2008년 발주물량이 1.14조원 증액됨으로써 건설수주 물량 증가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② 혁신도시 및 기업도시 건설 : 혁신도시는 공공기관 이전에 따라 건설되는 신도시, 신시가 지구로 작은 혁신도시(50만~100만평)는 2만명, 큰 혁신도시(150~250만평)는 5만명을 수용하게 된다. 정부가 혁신도시로 지정한 지역은 전북 전주·완주를 비롯해 대구 신서, 울산 우정, 제주 서귀포, 부산 동삼·문현·센텀, 경북 김천, 강원 원주, 광주·전남 나주, 충북 음성·진천, 경남 진주 10개 시·도다. 혁신도시로 옮겨갈 중앙정부 산하기관은 모두 178개 기관이며 이 가운데 129개는 11개 광역시·도, 40개는 행정중심복합도시, 나머지는 충남·강원 등으로 개별 이전한다. 이 기관들은 오는 2012년까지 각 지역으로 모두 흩어져 지역별 교육기관 및 전략산업과 연계한 혁신 클러스터로서의 지역 성장 거점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이후 2013~2020년 사이엔 민간기업과 대학, 연구소 등을 유치할 계획이다.
개발 계획안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제주혁신도시 기공식을 시작으로 착공이 시작된 혁신도시의 인구 밀도는 ha당 250~350명, 주거지역 평균용적률은 100~180%로 기존 신도시보다 훨씬 쾌적한 주거 여건을 갖출 전망이다. 주거용지 비율 역시 동탄·판교의 36% 선보다 훨씬 낮은 20~30%를 배정키로 했다. 수용인구는 혁신도시별로 2만~5만명이며 가구 수는 7천~2만 가구로 광주·전남 혁신도시 규모가 가장 크다. 이 연구원은 “지난해 말 지자체 용지보상이 30~50% 이상 끝날 것으로 예상되는 5~6개 지역에서 혁신도시 착공이 들어갔다”며 “원주 기업도시를 비롯한 나머지 4개 기업도시들이 올해 착공을 계획 중이어서 건설수주 증가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고 내다봤다.
③ 기타 개발사업 : 정부 주도의 대규모 개발사업과 아울러 지자체를 중심으로 민관합동 형태의 대규모 개발사업도 기업도시 외 지역특화발전특구, 지균법 개발촉진지구 개발사업 등 다수가 계획·추진 중이다. 또 경기도 고양시 한류우드 개발사업, 부산 북항 재개발사업, 창원 컨벤션센터 개발사업, 대전 민자역사 개발사업 등 지자체 차원에서 민간투자자 선정 등을 통해 추진하고 있으나, 2008년에는 사업자가 선정된 몇몇 사업의 부지조성공사 계약만이 수주로 인식될 전망이다. 민관합동 형태의 개발사업은 최근 공모형 PF사업 형태로 다수 진행되는데, 현재 추진 중인 사업규모가 약 40조원 내외에 이르고 있다. 다만 이 사업도 2008년에는 사업자가 선정된 몇몇 사업의 부지조성공사 계약만이 수주로 인식될 것이어서 본격적인 수주 증가 효과는 건축부분의 본 계약이 늘어나는 2009년 이후부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분양가 상한제 시행으로 민간택지 주택공급 감소 : 분양가 상한제 시행에 따른 민간택지 내 주택공급 물량 감소는 2008년 건설수주의 가장 큰 감소요인 중 하나로 지적된다. 지난해 1·11대책 발표 이후 건산연에서 조사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2007년에 약 15% 내외의 민간주택 공급 물량 축소도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2008년부터 2기 신도시 사업이 본격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한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주택사업 부문이 급격히 축소될 가능성도 낮아 20% 이상의 급격한 공급물량 축소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 이상의 점들을 고려할 때 올해 민간택지 내 공급되는 주택물량은 약 15% 내외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2기 신도시 분양물량 증가 : 2기 신도시 10개에서는 총 58만호의 주택이 공급될 계획이다. 2008년에는 3만6천여호가 분양될 것으로 보이며 2009년부터 분양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2기 신도시 입주는 지난해 동탄을 시작으로 올해 판교, 2009년 파주, 2010년 양주·광교·김포, 2011년 송파·검단이 시작될 예정이다.
올해부터 2기 신도시가 본격 추진됨에 따라 분양가 상한제 시행으로 인한 민간택지 내 주택공급 축소에 따른 주택수주 감소폭은 일중수준 보완해 줄 것으로 보이나, 내년까지의 주택물량의 일부가 하반기에는 수주로 인식될 수 있어 분양가 상한제 적용에 따른 주택수주 감소폭을 일정수준 둔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2008년 정부 건설부문 예산과 민간투자사업 계획 : 정부의 올해 SOC 예산은 18.9조원으로 지난해 대비 5천억원(2.7%)이 증가한 수치다. 시설 확충이 상당 수준에 이른 것으로 평가되는 도로는 평택~음성 등 4개 고속국도와 우정~장안 등 10개 일반국도 구간 완공사업이 중점 추진되는 반면, 신규사업은 국책사업 추진을 위해 긴요한 4개 구간에 그칠 전망이다. 철도 부문은 국토균형발전과 수송의 효율성을 감안해 투자의 적정성을 유지해 경부고속철도 부산~대구 구간 완공과 호남고속철도 기본설계 등에 예산을 반영했다. 지역개발 부문의 경우 행정·혁신도시 건설 예산이 큰 폭으로 증가했고 댐건설 및 하천정비 예산은 지난해 수준을 유지했다. 한편 2008년 전체 공공건설예산은 총 56.7조원으로서 전년대비 9% 증가했다. 그러나 신규 사업보다는 완공 위주로 예산을 투입할 방침이어서 공공건설예산 증가가 공공건설수주 증가보다는 건설기성 및 건설투자 증가에 기여할 전망이다.

지금까지 2008년 건설수주와 건설투자 전망 그리고 이에 고려해야 할 주요 쟁점 사항 등을 살펴봤다. 그러나 건설경기 활성화에 따른 투자 이전에 건설 산업은 해결해야 할 난제를 많이 안고 있다. 특히 건설업체 규모별 양극화 및 수도권과 지방의 양극화 현상은 가장 우선적으로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다. 건설 산업의 양극화 현상은 대형 프로젝트가 다수 발주되고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증가함에 따라 2003년 이후 지속적으로 심화됐다. 지난해 수도권과 지방 소재 업체 간 양극화 현상은 더 이상 진전되지 않고 멈춘 것으로 보이나 크게 개선되지도 않는 상황이다. 물론 2010년까지 행복도시나 혁신도시 등 지역균형개발 차원의 대규모 개발계획들이 추진될 예정이고 민자 등을 활용해 필요한 SOC도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이나, 이 같은 물량은 주로 중견 이상 건설업체에 집중되어 있어 업체 규모별 양극화 현상이 가중될 가능성도 있다.
건설 산업 양극화 현상 해결을 위해 정부는 지난해 4월 지방건설경기활성화 대책을 통해 추가적으로 폭넓은 방안들이 발표했으며 향후 대책들의 효과를 모니터링하면서 실효성 제고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중장기적으로는 중소기업 및 지방업체의 지원 및 육성책과 아울러 대형업체와 중소업체가 시장 내에서 각자의 역할과 업무영역에 따라 상생함으로써 전체 건설 산업 구조를 건전히 발전시킬 수 있는 구조를 형성하도록 제도적 토대를 마련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와 아울러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미분양 아파트 물량에 대한 대책마련과 관리가 필요하다. 지난해 8월 전국의 미분양 아파트는 9만1,714호이며 6월 이후 증가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지난해 지방 분양시장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미분양 물량이 급증해 IMF 외환위기 이후 1998년 10만호를 넘어선 이후 최대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현재의 지방 미분양 사태는 건설업체의 과잉공급과 높은 분양가 등에 원인이 있지만 수도권과 차별 없는 주택규제를 지방에 적용한 데 더 큰 원인이 있다 하겠다. EH 지난해 9월 이후 분양가 상한제와 청약가점제 시행에 따른 기대감이 현재와 같은 막대한 미분양 물량을 초래했다. 따라서 수도권과 차별 없이 적용된 투기과열지구 지정 및 대출 규제 등의 규제를 완화해 규제로 인한 대규모 미분양 사태를 방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울러 향후 신도시 개발에서도 주택수요를 감안한 실시계획을 수립해 계획단계에서의 오류가 건설업체와 금융기관, 지방 경기 등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유의할 필요가 있다.
■글·이재현 기자 / jhlee@liftas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