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재년월 : 2004년 6월호
부제목 : 百年大計 자세로 산학연 협력 필요한 때

승강기 관련학과 신설 논의가 구체화 단계를 밟고 있다. 승강기 조합측에서도 적극적인 자세로 조달 및 지원을 하겠다는 입장이고 대학측 역시 이번 하계방학을 시점으로 이론과 현장실습이 혼합된 주문식 교육으로 승강기 전문인력 양성반을 개설해 학생들의 취업 활로를 모색할 방침이다.
이번 교육을 수료할 학생들의 취업률과 만족도 등을 참고로 향후 관련학과 신설에 대한 원활한 논의가 지속되면 업계에서는 전문인력의 안정적인 수급과 산학연 기술개발로 위상을 높힐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며, 대학 또한 학과 특성화와 학생 수급난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일석이조(一石二鳥)의 효과가 배가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부터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동서울대학의 컴퓨터응용기계공학부 기계시스템디자인전공은 재학생 2백86명을 대상으로 8명의 전임교수와 11명의 전임교수 및 강사가 기초역학, 설계해석, 제품설계, 생산 및 품질관리, CAD/CAM, 열·유체 등 광범위한 전공이론과 실험·실습교육을 통해 기계분야에 관한 제반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인재 양성에 매진하고 있다.
지난 1976년 설립된 동서울대학은 위 학부를 포함 테크노경영학부와 관광정보처리학부 3개 학부, 17개 학과로 이뤄져 있으며 중국 심양공업대학, 미국 롱아일랜드대학, 일본 나수대학 등 총 11개 대학과 해외 자매결연을 맺고 있고 지난해에는 교육부 재정지원 우수대학으로 선정된 바 있다.
본지는 5월호 한국승강기공업협동조합 신종만 이사장의 인터뷰를 통해 조합측 입장을 들어본 데 이어 관련학과 신설에 가장 적극적인 자세로 임하고 있는 동서울대학 컴퓨터응용기계공학부 기계시스템디자인전공 김기성 교수를 만나 현재 대학측 입장과 향후 사업 추진 일정 및 계획 등을 알아봤다. 다음은 김기성 교수와 본지 기자와의 일문일답 내용.■

승강기 조합측은 어느 정도의 단기손실을 감수하고서라도 무조건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왔습니다. 승강기학과(가칭) 신설에 대한 대학측 입장은 어떠한지요.

기계산업 자체는 지난 호조기일 때 만큼의 높았던 관심이 지금은 많이 수그러들고 있는 현실이며 이제는 많은 젊은이들이 3D업종에 관련된 업무를 기피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이공계가 외면받고 있는 작금의 현실에서 승강기 관련학과 신설 논의는 큰 의미를 갖는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기계산업에 대한 무조건적인 기피 현상을 불식시키고 ‘승강기’라는 운송설비의 전문직종의 안정화·정착화를 위해서라도 특성화와 관련된 학과 신설은 지속적으로 진행단계를 밟아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지난 10여 년동안 세미나, 공청회, 토론회 등의 자리에서 관련학과 신설 문제는 끊임없는 ‘화두’와 ‘쟁점’이였다는 점에서 승강기 업계 또한 매우 환영할 만한 일이라 여겨지기 때문에 승강기 조합뿐만 아니라 보수 조합,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 한국승강기안전센타 등의 관련기관에서도 적극적인 관심을 보여야 할 때라고 생각됩니다. 이는 비단 승강기 조합과 동서울대학만의 단면적인 협정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저희 대학에서는 이번 여름학기에 시행되는 승강기 전문인력 양성과정의 결과에 따라 다시 한번 신중히 접근하는 시간을 가질 계획입니다. 지난 2001년 개설된 시계·정보기계디자인 전공의 경우 시계조합의 전폭적인 지지와 지원 및 지속적인 홍보로 3년이 흐른 지금 시계 디자인에 관한 한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승강기에 대한 정보 및 기술 부족, 경험 미숙으로 인한 초기의 시행착오 등에 대한 물심 양면적인 지원이 보장된다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것이 저희 대학의 입장입니다.

이번 여름학기에 진행되는 ‘승강기 전문인력 양성 과정’의 주문식 교육은 어떤 방식으로 추진되는지요.

저희 대학에서는 이번 교육에 참가할 학생 모집을 위해 지난달 11일 본교에서 1시간 동안 승강기 조합 주정식 전무님의 ‘초청강연’ 시간을 마련한 바 있습니다.
교수 전원과 총 1백50명의 학생이 참석한 가운데 ‘승강기 관련 산업의 현황과 전망’이란 주제로 승강기 공업 발전사를 비롯해 국내 및 해외 동향, 향후 전망, 기계공업과의 연계성 등이 차례대로 소개된 결과, 하계특강 및 현장실습지원 신청서를 받아 총 60명의 교육생을 선발했습니다.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고 싶어서”, “풍부한 현장경험과 유익한 지식을 습득하고 싶다”, “특강에 감동받아서” 등이 학생들 대부분의 반응으로, 승강기 분야가 학생들에게 새롭게 도전하고 싶은 분야로 인식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번 교육과정은 여름방학이 시작되는 오는 21일부터 한 달간 진행되며 승강기 설계 및 강도 계산, 승강기 구조 및 안전관리론, 보수 및 유지를 비롯 △용도 및 종류가 다양하고 지속적인 점검과 보수가 필요한 교육 △기계, 전기, 전자기술이 융합된 통합기능 설비 교육 △형식, 품질, 성능이 다양하고 제조기술과 현장설치 기술이 동시에 필요한 교육 등의 이론 1주와 이후 조합원사에서의 현장실습 3주로 짜여져 있습니다.
한 달간의 교육과정이 끝나면 7 : 3 (담당교수 : 현장대표)의 시험성적 평가에 따라 바로 취업으로 연계됩니다. 교육훈련 기간 동안 승강기 관련 기관 및 조합원사들의 많은 관심과 격려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한국 승강기 산업의 전망과 전문인력 양성교육 추진 및 관련학과 신설로 인한 기대성과 및 파급효과가 있다면?

전세계적으로 연간 신규 수요 총 대수는 약 25만대, 한국은 약 2만대에 이르고 있습니다. 신규 수요 점유율 또한 일본, 중국, 한국이 전세계의 약 50%를 차지하고 있고, 특히 최근 OECD 가입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중국의 연간 신규 설치대수 증가율은 약 14%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와같은 아시아권역의 비약적인 신규수요와 미국, 유럽 등에서의 지속적인 신규 및 교체수요로 해마다 약 24~27만대 정도가 설치되고 있고 세계 승강기 시장은 연간 2백40억불로 연평균 2%대의 성장이 전망되는 사업입니다.
업계 전문가에 따르면 한국의 승강기 시장은 오는 2010년까지 승강기 신규 설치 증가로 성장세가 지속되다가 그 이후에는 미국 승강기 산업과 마찬가지로 신규 설치 대수가 포화상태에 이르러, 노후 승강기 교체와 유지보수 시장이 활성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매년 2백명 이상의 생산에 소요되는 신규 인력이 필요하고 설치된 승강기 유지보수 인력도 한달에 1인이 50대를 담당 하므로 이 분야에서의 전문 인력도 많이 필요하다고 사료됩니다.
향후 전문기술인이 양성된다면 유지보수 회사도 최소 단위로 엔지니어 1명에 기술자 3~4명으로 구성이 가능하므로 기술만 있으면 쉽게 창업할 수 있으며 현재 검사기관에서 약 4백여 명의 비전문 분야의 대학 출신자를 선발해 훈련, 현장에 투입되고 있는 부분들도 점차 전문 기술 요원으로 대체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급여 문제도 현재는 검사기관과 보수기관이 난립돼 처우가 하향돼 있으나 승강기 관련학과가 생기고 전문 인력이 양성되면 이 분야의 기술축적과 발전을 위해 1년 경력 연봉 1천9백~2천만원, 전문대 졸업자 평균연봉 1천6백만원이라는 현재의 처우가 정책적으로 대폭 상향 조정될 것으로 예측됩니다.
승강기는 특히 24시간 정지하지 않고 가동되므로 제조, 보수, 검사 및 유지관리에 선진 고급기술이 필요한 기본적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승강기 시장의 고급화, 고기능화 추세에 따른 기술개발과 승강장 스크린 도어와 같은 응용제품의 보급, 중국 등 해외시장 개척을 통한 신규수요 창출과 대체수요의 확대는 한국 승강기 업체에 있어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판단됩니다.
그러나 이와같은 시장규모나 인력수요에 비해 전문인력 양성기관이 전무한 상태이기 때문에 향후에는 승강기뿐만 아니라 에스컬레이터, 컨베이어 시스템 등의 한국 승강기 관련 산업 발전에 필요한 인재양성과 기술교육 체제의 연계성을 강화하고 산학협동에 의한 기술개발 및 제반 업무협력을 통한 상호발전을 도모해 나갈 계획입니다.
이번 승강기 전문인력 양성과정으로 인한 기대성과로는 산업체가 필요로 하는 내용의 교육과 산업체의 실정 및 기술수준에 맞는 교육을 실시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산업체가 요구하는 우수한 인재를 양성함으로써 산업체 기술력과 생산성을 제고해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으며 신입사원의 현장 실무교육이나 재교육에 대한 시간과 경비도 절감할 수 있는 효과가 있습니다.
주문식 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입학 후 자신의 적성과 희망에 따라 전공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적성을 살리면서 학업에 대한 동기를 유발할 수 있으며 장학금을 받을 경우 학비부담까지 덜어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취업이 보장되므로 항상 자부심과 안정성을 가지고 학업에 전념할 수 있으며 산업체의 실정과 기술, 사회변화에 따른 탄력적 교육과정 운영이 가능함으로 교육효과의 극대화를 기할 수 있습니다.

향후 사업 추진 계획과 승강기 업계를 비롯 관련기관, 승강기 조합원사, 부품업체 등에 덧붙일 말씀이 있다면?

앞서 잠깐 언급한대로 저희 대학의 관련학과 신설 문제는 이번 여름학기 승강기 전문인력 양성과정의 결과를 바탕으로 그 여부가 결정됩니다.
이번 양성교육이 승강기 업계의 수준을 판단할 수 있는 시금석이 될텐데요. 그 만큼 조합과 대학측의 상호 협력과 지원이 더욱 필요한 때입니다. 양측은 앞으로도 이미 구성된 실무위원회를 통해 장학금 기탁 및 취업대상 선별 논의, 승강기 기술개발 및 산학연 공동연구, 전공특화와 강사초빙 지원 등의 내용을 중심으로 매달 1회씩 개최해 추진해 나갈 계획이며, 우선은 전문인력 양성교육 과정의 지속적인 추진을 바탕으로 향후 발전방향 등을 모색해 나갈 생각입니다.
이와함께 승강기 산업 및 기술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담당교수들을 대상으로 국내업체를 방문하는 기술능력 향상을 위한 단기 기술연수와 독일, 중국 등 선진 주문식교육을 시행하고 있는 대학을 참관해 그 정보망을 넓혀 나갈 방침입니다. 언젠가는 제가 생각날 때마다 적어놓은 무수한 학과 명칭 중에서 하나가 선택되는 그런 날이 오겠지요.
‘교육은 백년대계(百年大計)’라는 말이 있습니다. “일년을 내다보면서 곡식을 심고 십년을 내다보면서 나무를 심고 백년을 내다보면서 인재를 양성한다”는 이 말처럼, 승강기 전문인력이 가장 필요한 중차대한 이 시점에서 승강기 업계와 저희 대학이 ‘고식지계(姑息之計)’의 자세를 버리고 인재양성에 한없는 지원을 아끼지 않는 맹모(孟母)의 자세를 가져야 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
■대담·글 : 신영주 기자 / yjshin@liftas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