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목 : 공동주택관리령 개정, 주차시설 확충해야
게재월 : 2003년 7월호

“국내 현실과 여건에 맞는 주차정책을 수립해 근본적으로는 주차난을 해소하고 장기적으로는 교통정책과의 원활한 연계가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약 10여 년 동안 자주식 주차장만을 전문으로 제작, 보급한 (주)조광테크(이하 조광) 허승조 사장의 말이다. 허 사장은 지난 1973년 경남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그 이후 약 20여 년 동안 종합건설회사에서 근무하다가, 지난 1994년 12월 (주)조광테크를 설립, 현재까지 약 30여 곳의 주차장을 성실과 꼼꼼함으로 꾸준한 유지관리업무를 지속하고 있는 ‘실력파’다.
그는 건설사 근무시 아파트 관련공사를 자주 맡다보니 주택정책은 잘 마련되어 있지만 정착 주차난 해소 정책은 미비하다는 점을 착안, 향후 유망한 분야가 될 것이라고 판단하고 주차업계에 주저없이 뛰어들었다. 그러나 90년대 초인 그 당시만 하더라도 마땅히 주차정책이라고 불리울만한 것도 없었고 주차시설의 필요성 또한 인식이 적어 고전을 면치 못했다고 한다. 정부 또한 급속도로 늘어만 가는 차량으로 인한 주차난 해소를 위해 서울 4대문 안 주차장 폐쇄 등의 강경책을 폈지만 차량을 소유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열망을 잠재우지는 못했다고 한다.
주차정책이 뼈대를 잡아가고 정부 및 관공서에서 본격적으로 주차문제에 대한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한 것은 90년대 후반으로, 1995년 전국적으로 4천4백 개소였던 주차장 규모가 99년에는 6천7백 개소로 꾸준히 늘어나 지난해 말에는 약 1만 개소(9천8백14개소) 규모로 집계됐다. 허 사장은 이때부터 주차장만 늘어난 게 아니라 사람들의 주차의식도 향상돼 이제 주차는 더이상 미뤄서는 안되는 숙제로 다가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주차장, 주민친화시설로 인식할 때
그는 또 한국 국민들은 부동산이나 자동차 등 고정자산에 대한 미련이 상당히 강하게 남아있는 편이어서 주차에 대한 무조건적인 강경책 일색보다는 현실에 걸맞는 정책을 시행, 실효성을 높혀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광은 설립된 지 얼마 되지 않은 1993년 서울 용산전자랜드 7곳에 1천5백 면수에 이르는 철골 자주식 주차장을 수주받아 최선의 설계와 고품질의 정밀 시공으로 고객의 신뢰를 쌓은 바 있으며, 올해 3월에는 서울 성수동 성수2가 1동 571-1 부지에 지상 3층, 지하 1층 규모의 성동구 공동 주차장을 건립, 1백69대의 주차공간을 제공하기도 했다. 특히 녹지공원이 풍부하고 화장실, 사무실 등이 구비돼 주민친화시설의 성격이 강한 이 공동 주차장은 ‘주차공원’이라 불릴만큼 호응도가 높은 편으로, 향후 주차장 건설의 견본이 될 듯하다.
건설하는 주차장 자체 기본구조나 골격은 같지만 매 해를 거듭할수록 형태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는 것은 허 사장 특유의 꼼꼼함으로 마감형태와 구조물 등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하기 때문이다. 현장을 가장 중요시 하는 허 사장은 조금의 허점이 발견돼도 “뜯고 다시 하라”는 바람에 현장 기술자들에게 “오면 일을 늘리고 간다”은 우스갯소리를 자주 듣는다고 한다.
약 10여 년 동안 조광을 이끌어 오면서 가장 아쉽고 힘겨웠던 점에 대해 허 사장은 자주식 철골 주차장의 대부분을 공작물 형태로 짓는 관계로, 건축법 시행령 제118조1항제8호에 명시된 공작물 높이제한 규정이 8m(주차장 바닥에서부터 최상층부 바닥까지의 높이)에 그치고 있어 이에 대한 어려움이 상당하다고 꼽았다.

공작물 높이 규정, 9m로 현실화 촉구
공작물 형태의 주차장 바닥에 콘크리트를 사용해도 되는 자치구가 있는가 하면 어떤 구에서는 허용이 안되는 등의 비일관성 문제로 인해 같은 규모와 형태의 주차장을 건설해도 5cm 차이로 주차장 건립이 안되기도 한다고. 이에 대해 허 사장은 현행 8m에서 9m로 상향 조정하는 해결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와같은 방안 마련으로 주차시설을 지속적으로 확충해야 함과 아울러 소유가치가 높은 자동차에 대한 주차정책의 제도적인 장치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예를 들면 10~15년 전에 건설된 임대 및 시영 아파트는 출퇴근 시간이면 어김없이 일어나는 주차전쟁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데, 이에 대한 주차정책으로 현행 공동주택관리령에 명시된 ‘주차시설을 비롯한 부대시설 확충 불가’ 항목을 삭제, 다른 부대시설을 줄이는 등의 방안을 마련해 아파트 주민들이 진정으로 필요한 주차공간을 제공해 주는 것이다. 또한 허 사장은 건설경기가 어려울수록 이런 불황을 틈 타 주차시설을 확충하는 게 장기적인 안목에서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최근 서울시가 발표한 ‘주택가 주차공급 확대를 위한 공영·민영 주차장 입체화 건설’ 계획에 대해 그는 “자주식과 기계식이 각각 지니는 장단점이 있지만 주차난 해소 효과는 같다”면서, “그러나 향후에는 서울시의 방향처럼 부지 확보의 어려움 등으로 기계식 주차기가 각광받는 시기가 올 것은 분명하다”고 단언했다(문의 ; (주)조광테크 / 전화. 02-3142-3151 / 팩스. 02-3142-3161).■
대담 : 신영주 기자 / dspark@liftas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