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목 : ‘도시교통정비촉진법’ 개정으로 업무 활성화
게재월 : 2002년 12월호

지난달 11일 하오 5시 (사)대한교통학회(대표 전경수) 주차분과위원회에서는 오승훈 위원장의 사회로 대한교통학회 사무국 회의실에서 제 2차 학술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날 토론회에 참석한 회원(존칭생략)은 경기대학교 도시교통공학과 오승훈 교수를 비롯하여 ▲울산발전연구원 정현욱 ▲미래교통 오세현 ▲교우엔지니어링 최재민 ▲강남대학교 김근영 교수 대리참석 최정환 ▲서초구청 주차관리과 주기종 ▲한국교통종합개발(주) 윤형관 ▲한라대학교 물류유통학과 윤재호 ▲인천발전연구원 임성수 ▲제주시청 교통행정과 임수길 ▲세종 E&C 박시용 그리고 발표자인 강북구청 교통행정과 문예업 위원으로 총 11명이다.
발표주제는 서울시 강북구청 문예업 교통전문위원의 ‘주차실태 조사 및 수요관리‘로, 도시교통정비촉진법 개정 등 주차장 건설 및 수요관리에 관한 제도개선을 주요골자로 하고 있다. 토론회는 10여 분의 주제발표 이후 주차상한제 기준, 부설주차장 전산화의 법제화, 주차장법 강화 등의 논제로 1시간 가량 참석자 간의 열띤 토론으로 이어졌다.
발표자인 문예업 교통전문위원은 지난 1985년 전남공업고등학교 토목과를 졸업하고 이후 90년까지 측량·토목 및 도로설계회사에서 근무하다가 91년 광주대학교 도시공학과와 96년 호남대학교 대학원을 다닌 뒤, 지난 96년부터 현재까지 서울시 강북구청에서 근무하고 있다. “교통분야는 민간업체보다는 관 중심에서 진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문 위원은 주차문제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지난 99년부터 추진 중인 서울시 주택가 주차난 해소 사업에 현재까지 참여하고 있다. 다음은 이 날 발표한 주제를 바탕으로 본지 기자와 문예업 위원이 서면으로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국내 주차분야는 선진국의 사례와 비교해 볼 때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습니다. 위원님께서 문제점이라고 생각되는 부분을 꼽는다면?
지난 1960년대 급격한 산업화로 도시생활 인구가 늘어나면서 주거공간이 부족하여 주택공급 목적의 도시가 개발되기 시작했습니다. 도시가 거대해지고 공공교통의 기반시설이 취약하여 개인교통수단인 자가용이 급증하면서 주택가 주차문제가 사회문제로 대두, 이로 인해 많은 문제점이 발생됐다고 여겨집니다.
해결점의 실마리는 주차에 대한 주민의식이 바뀌는 것입니다. 내 집 앞에 주차하는 것에도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또한 주택가 야간 화재발생시 주차차량 때문에 소방차 진입의 어려움으로 더 큰 참사를 불러일으킨 것을 보셨듯이, 주민 스스로가 주차질서를 확립하여 쾌적한 주거공간을 만들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일본의 경우 차고법에 의한 주차장 확보를 의무화하여 이면도로에 노상주차장이 없어 통행소통이 원활하며, 네덜란드는 시내 전역을 5개 급지로 구분, 도심지역은 주차요금을 비싸게, 외곽지역은 저렴하게 운영하고 환승주차장에서 지하철 무료승차권을 교부하는 등 자가용의 도심진입을 억제하고 있습니다.
파리에서도 주거지의 이면도로 대부분이 일방통행제를 시행하고 있으며, 주택가에서 부설주차장의 설치가 곤란하므로 이면도로 상에 주차구획을 설치, 거주자, 상근자, 시간주차 차량 등으로 구분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주차문제는 서울특별시주차장설치및관리조례에서 “주차장 확보 노력의무에 대해 자동차를 소유한 시민은 자기 차고 확보를 위해 노력할 것이며, 서울특별시는 이에 대해 행정적·제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라고 명시되어 있듯이 주민과 행정기관이 같이 노력하고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국내의 교통전문위원 현황과 활용 증대방안을 제시하신다면?
현재 국내에서 매년 배출되는 교통분야 전문인력은 학사급 6백여명, 대학원 및 특수대학원에서의 석·박사급이 대략 1백여명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교통분야의 발전에 부응하여 공무원 직급분류에 있어서 교통직이 일반직 직군으로 분류는 되어 있지만, 교통전문가의 임용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계약직 교통전문가만을 임용하여 교통분야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현재 민간부문에서는 미미한 수준이긴 하지만 교통분야의 전문직종 수요가 늘어나고 있고 사회적으로도 교통전문인력을 공급하기 위한 교육체제는 점차적으로 발전하고 있으나, 이들의 수요측면에서 수용체제가 아직 부족한 게 현실입니다. 특히 교통전문직을 가장 필요로 하는 정부 부문에서 아직까지도 교통관련 공무원을 교통계열로 충원하지 않고 대부분 행정 및 기술직으로 충원하고 있습니다.
올해 8월말 기준으로 계약직(교통관련) 업무에 종사하는 인원은 전국적으로 1백46명이며, 서울시 계약직 공무원은 1백8명, 정부투자 및 출연기관 1천1백35명, 민간업체 1천6백14명 등 약 2천8백95명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표 1] 참조). 현재 서울시 자치구 교통전문직의 사업내용은 [표 2]에서처럼 교통시설사업, 교통조사사업, 교통평가계획, 교통관련제도 및 행정으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나 교통전문직의 부족으로 원활히 진행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교통분야 전문인력을 위한 국내교육의 공급현황과 해외에서 교육을 받고 귀국하는 해외공급 인력을 감안해볼 때 교통관련 업무에 종사하는 교통전문인력은 훨씬 광범위하게 활약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교통전문인력의 실태조사를 통해 교통분야 채용시장을 규명하여 보다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수요에 적합한 교육프로그램을 개발, 낙후된 교통산업을 발전시켜야 할 것입니다.

지난 9월부터 서울시가 시행하고 있는 ‘주차시설 공급실태조사’는 주차장 건설과 수요관리에 있어 가장 기본적인 DB가 될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 설명하신다면?
주차시설 공급실태조사는 주차시설 현황을 전수조사하여 주차문제가 심각한 지역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주차수요 및 공급실태를 분석하여, 블록별 주차수요관리 및 공급계획 수립, 향후 주차수요 예측 및 주차난 해소방향 설정과 블록별 주차수요 및 공급관리계획, 주차상한제 지역 조정 등을 하기 위함입니다.
지난 9월 서울시가 발표한 ‘주차시설 공급실태조사’안에 따르면, 시내 전역을 4천여개 블록으로 구분, 주차시설 현황을 전수조사하고 주차문제가 심각한 지역을 우선순위로 정해 3단계로 나눠 추진하고 있습니다. 건축물 부설·노상·노외(민영, 공영) 주차장 등 모든 주차시설을 대상으로, 1단계 주차시설 현황에 대한 전수조사(블록구분→ 주차관리카드 대사→ 2000년도 조사자료 확인→ 현장 실태조사→ 조사결과 확인→ 전산입력) 후 2단계인 주차수요에 대한 실태조사(블록별 주차수요조사→ 주차수급실태 분석→ 분석결과 수합 및 시 전체적인 주차시설 수급실태 분석)를 거쳐 3단계로 내년 상반기 중에 주차종합대책을 수립할 예정입니다.
서울시는 대형백화점, 할인매장, 재래시장 지역은 상가지역을 위주로 블록으로 구분해 주택지역과 구분되도록 조정하고 있습니다. 일반지역은 지역의 용도와 생활권적 특성, 주차 후 이동거리 등을 고려, 블록규모가 250m×250m 기준이 되도록 조정하고, 임야 공원 녹지 등은 반경과 관계없이 하나의 블록으로 구분하며, 공동주택 단지도 가급적 하나의 블록으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행정구역은 3~5개 통을 한 블록으로 통반으로 구분하고, 인구 세대 등이 통반으로 나타남에 따라 블록구분시 통이 나누어지지 않도록 유의하며, 행정지번 정리가 완료되지 않아 수 개의 지번이 별도로 나누어진 경우에는 자체적으로 판단하여 블록을 조정할 것입니다.

국내 주차관련제도는 ‘주차장의 효율적 운영과 건설’이라는 면에서 미비한 부분이 많습니다. 문제점을 지적하신다면?
제도적 측면에서 볼 때 주차장 건설에 필요한 주차수요 조사·분석이나 주차장의 효율적 운영을 위한 공급계획, 주차관리정책 방향을 재정립해야 합니다. 주차수요 조사·분석 업무의 경우에는 서울시 및 자치구에서 지난 2000년 시행됐고 올해 시행예정에 있지만 조사지표에 대한 효율적 방안이 제시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또한 공영주차장 건설 시 주차수요, 운영에 대해서는 구체적 안이 제시되지 않고 있으며, 노상주차장 신설이나 폐지 등에 대한 기준도 미비한 실정입니다. 현재 서울시 이면도로 전 지역에 주차금지 구간이 지정·설치되어 단속을 원활하게 추진해야 하나 단속인력에 한계가 있어 어려움이 있는 것도 지적할 수 있습니다. 이에 효율적인 주차장 운영을 위해서는 주차장 운영자에게 단속권을 부여해야 할 것으로 사료됩니다.
주차수요 운영은 주차장 설계용역시 다루어야 하지만 건설공사 완료 후 운영방안을 재수립하고 있는 실정이며, 주차장 설계용역시에는 건축분야만 참여하고 교통분야는 검토조차 되고 있지 않습니다. 운영을 목적으로 건설되고 있는 주차분야는 공사규모가 적고 용역비가 소액이기 때문에 주차장 운영계획을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따라서 주차장 설계용역에 교통수요를 검토, 운영계획을 수립하는 방안이 추가되어야 할 것입니다.

주차실태조사를 위한 제도적 근거 중의 하나로, 위원님께서는 ‘도시교통정비촉진법’ 개정을 꼽았습니다. 이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십시요.
주차실태조사 및 이면도로 정비관련사업은 주차장 건설 후보지 우선순위 선정에 대한 방법 등에 대한 지적 및 자치단체의 필요에 의해 진행되고 있지만 제도적 뒷받침이 명확하지 않은 사업입니다. 특히 교통관련사업이 규제는 많지만 정확한 법적 근거가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따라서 실무진 입장에서는 업무추진에 많은 어려움이 있어 주차실태조사에 대한 제도적 근거를 마련하고 주차실태조사 업무지침을 개발하여 원활한 업무추진을 해야 할 때입니다.
이에 하나의 방법을 제시한다면, 도시교통정비촉진법시행령 제4조(도시교통정비기본계획등의 수립 기한 등)와 제5조(주차장의 건설 및 운영계획)를 토대로, 도시교통정비촉진법시행규칙을 개정하는 것입니다.
개정방향은 ▲도시교통정비중기계획에 의한 지구단위 계획 시행 ▲주차실태의 조사·분석, 주차수요의 예측 및 공급계획, 주차관리 정책방향, 주차장의 효율적 운영 ▲블록별 주차수요관리 계획 수립 ▲블록별 주차수요관리에 의한 노상 주차장 운영(신설 또는 폐지) ▲주차수요를 만족하는 블록에 대해 이면도로 노상주차구획 제거 후 지구단위계획 기법으로 이면도로를 개선하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주차장 건설사업, 주차업무을 활성화시킬 수 있고 주차율이나 주차이용률 제고를 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도시 주거지역 교통문제 중 복잡한 이면도로 주차문제를 해소하고 교통관련 분야의 업무추진 활성화를 위해 주차관련 분야 제도를 개선, 쾌적하고 활기찬 주거환경을 조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외에도 근본적 주차문제 해결을 위한 ‘차고지증명제’ 도입을 검토해야 할 것이며, 현재 시 조례개정안 의회상정 중인 주택부설 주차장 설치기준을 강화시켜야 할 것입니다.
저는 앞으로 도시교통정비촉진법시행규칙 개정 및 신설안을 비롯해 ▲주차업무관련 지침 개발 ▲주차장건설 설계용역시 교통분야를 추가하여 주차수요조사분석 및 운영계획 방안을 제시 ▲교통사업분야 건설교통부 표준품셈 추가신설 ▲엔지니어링 사업대가의 기준 교통분야 추가신설을 건의할 생각입니다.

서울시를 비롯, 향후 긱 시·구에서 추진해야 할 정책방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또한 “학계와 업계 등 상충되는 입장과 의견들을 ‘법제화’를 통해 구심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씀하신 의미는 무엇입니까?
주거지 주차문제는 지역주민에게 가장 가깝게 와닿는 주거지역 교통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주거지 주차는 어머니가 자식을 품에 안아 보호하는 개념으로 풀어가야 합니다. 그러나 산업화의 무분별한 개발로 인한 노상 무단주차가 만연하게 됐고, 이로 인해 주거지역의 이면도로는 주차에 잠식당하여 마치 어머니(주거지)에 대한 불만이 쌓여 있어 언제 불만을 표출할 지 모르는 상황에 이르게 됐습니다.
이런 상황인데 교통을 운영하는 지방자치단체는 어느 지역, 어느 자식의 불만(주차난)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조차못하고 있습니다.
최근 일부 지방자체단체에서는 이를 인식하고 주차실태 조사를 하고 있지만 가장 근본적인 부분들이 제도화·활성화되어야 합니다.
이제까지 교통문제는 학계 및 관련기관의 의견을 수렴하여 사업에 대해 방향을 설정했지만, 사업목적에 도달하지 못하고 종결되거나 타 사업과 중복되는 등의 문제점이 있었습니다.
이제부터라도 제도권 내에서 사업목적을 추구하여 학술적, 기술적, 행정적 측면에서 접근이 가능하도록 문제를 풀어나가야 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서울시 강북구청 교통행정과 문예업 교통전문위원 / 전화. 02-901-6258).
■글·신영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