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올해 예산을 짜면서 장애인과 노인들을 위한 지하철 승강-환승시설의 확충과 저상버스 도입에 소요되는 예산을 사업소관부서에 편성하지 않고 모두 복지예산에 포함시켜 마치 이명박 시장의 복지부문 지원강화 방침을 반영한 듯이 “외형부풀리기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구랍 4일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서울시가 내년에 복지예산을 대폭 늘리겠다고 해놓고선 사실상 지하철건설안전본부와 교통관리실에서 편성해야 하는 장애인 이동권 관련 설치비 수백억원을 복지예산으로 편성, 겉으로만 증액한 꼴이 됐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장애인 이동권 확보를 위해 지하철 2백63개 역사를 대상으로 엘리베이터 6백29곳, 휠체어리프트 39곳을 설치, 수평자동 보도 등 승강-환승시설 설치에 드는 올해 예산 6백23억3천3백만원을 복지예산으로 편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올해 지하철 장애인 편의시설에 들어가는 예산을 지하철건설본부에서 편성한 것과 대조적이라 시의회측은 “서울시가 사업추진부서에서 편성해야 할 예산을 복지예산쪽으로 돌려 놓은 이유가 뭐냐”며 “대폭 늘리겠다던 복지예산의 외형만을 늘리기 위한 편법이 아니냐”고 꼬집었다. 또 서울시는 장애인-노약자 등 대중교통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 시민들에게 일반버스보다 차체바닥이 낮고 휠체어 탑승이 가능한 저상버스 20대(대당 1억7천5백만원)를 도입하는 데 드는 35억원을 내년도 복지예산으로 편성해 비난을 사고 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장애인 이동시설 설치 등의 특성을 고려하다 보니 예산편성책정이 복지쪽에 편성됐다”고 해명했다. 한편 내년도 서울시 보건복지국 예산은 올해보다 6.7% 늘어난 1조3천3백46억1천7백만원으로 편성됐으며, 이 가운데 일반회계예산도 승강편의시설 설치 공사, 장애인 콜택시 운영 등 장애인이동권 확보를 위한 소요재원의 대폭적인 반영으로 올해보다 6.6%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