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강기로 행복한 삶이 되었으면...
[한국승강기보수업협동조합 이하영 고문]

“평생을 쓴 행복한 삶... 아, 이제는 글을 마쳐야겠습니다” 이규태 코너 <제 6702 마지막회> ‘24년간의 마라톤’이란 題下의 글을 투병 중에 구술한 마지막 칼럼의 첫 머리이다.
죽음을 눈 앞에 두고 정말 절절한 마지막 삶의 고별사를 이규태 선생은 행복한 삶이 글쓰는 것이었다고 선언했다. 23년간 6천7백2번을 손바닥만한 지면에 동서고금(東西古今), 우리 생활의 이모저모, 문명의 발달에 따른 이러저러한 일들... 특히 한국이 무엇인가를 알게 하는 일의 글쓰기에 전념했다.
그야말로 인간백화점(人間百貨店), 인간백과사전(人間百科辭典), 한국학전도사(韓國學傳道師)로 누구도 따를 수 없는 명칼럼을 연재했는데 필자를 그 칼럼을 보려고 그 신문을 새벽마다 기다렸었다.
이 마지막회의 첫 머리글 “평생을 쓴 행복한 삶....아, 이제는 글을 마쳐야겠습니다”를 읽는 순간 가슴이 저리며 아렸습니다. 평생 칼럼 글을 쓰며 마지막으로 그일을 행복한 삶...이란 독백(獨白)을 한 그분처럼 나도 젊음에서 그분 나이(年齒)와 같은 老年의 현재까지 승강기로 먹고 살아 왔는데 과연 나는 승강기로 행복한 삶을 살아 왔다고 그렇게 기쁜 소리를 할 수 있을까?
승강기로 평생을 살아온 사람들을 떠 올려 보았다.
승강기로 행복한 삶을 누렸다고 칭(稱)받을 수 있는 분이 주변에 누가 있을까? 아마도 平生昇降機人 故 최복균씨가 승강기로 인생을 복스럽게 마감하신분이라 여겨진다.
하지만 살아 있으면서 승강기 삶에 평생을 바쳤으면서 승강기로 웃어가며, 돈은 별로 벌지 못했지만 승강기 현장에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고 즐겨 응해주는 몇사람을...
나는 그 사람들 정도라면 ‘승강기로 행복한 삶을 느껴 사는 사람’이라 생각해도 좋지 않을까 싶다.
자기위치, 자기위상에 관계없이 기쁘게 승강기 현장에 사는 사람으로 황재빈, 남봉우 두분은 노후한 외제승강기, 오래된 각종 국산승강기 가릴 것 없이 다룰 줄 아는 달인(達人)이다.
현장 작업장의 요청이 있다면 어디든 마다하지 않고, 정말 기술 없이는 손 볼 수 없다고 느껴지는 승강기를 고쳐주고 나서 움직여지는 승강기를 바라보며 “그저 이 맛에 승강기에서 손을 떼기가 싫다”고 껄걸 웃는 모습을 보면 아, 저게 바로 승강기로 행복한 삶 아닐까? 나도 억지로 따라 웃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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