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프트아시아

ㆍ	기고칼럼
ㆍ년/월/일	2015-11

승강기 법제도와 업계 상생방안 마련 필요

승강기 법제도와 업계 상생방안 마련 필요
안전강화·손실비용 최소화하는 선정기준 사전 설정해야

기고 : 김종현 교수(한국승강기대학교)

안전 강화 일변도의 승강기 법제도 개정 지속
국내 승강기 관련 법령은 유럽의 경우와 유사하게 안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화해 개정되고 있다.
국내 승강기 법제도 변천사를 살펴보면, 1980년대 이전에는 승강기 제조·설치·검사 등에 관한 명확한 기준이나 제반 법규가 없었고 업체의 열악한 여건으로 제대로 된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신규 설치되는 승강기는 제조사의 기술기준에 의해 제조·설치될 뿐이었다. 1981년 ‘산업안전보건법’이 공포되면서 특정 기계, 기구에 대한 정기적인 자체검사를 실시했고, 승강기는 이 법에 의해 검사가 진행됐다.
그러나 산업안전보건법은 업계 의견이나 현실여건 등을 반영하지 않은 채 제정돼 여러 문제점을 야기하기에 이르렀으며, 이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1992년 ‘승강기제조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 제정됐다.
1996년엔 행정쇄신위원회에서 승강기 안전관리 방안이 논의돼 당시 산업자원부가 관련 법률 및 주무부처로 정해지고, 승강기 안전검사도 ‘승강기 제조 및 관리에 관한 법률’로 일원화해 본격적인 검사제도 도입 등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관리체계가 구축되기 시작했다.
1998년 이후 ▶휠체어리프트 검사기준 신설 ▶파킹스위치 설치 의무화, 인터폰 설치기준 강화 ▶상승방향과속방지장치 검사기준 신설 ▶장애인용 엘리베이터 기준 수용 등 잦은 안전사고 발생에 따라 승강기 검사기준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법이 개정·적용됐다.
1999년엔 산업규제 완화 차원에서 승강기 및 부품의 제조·수입업자에 대한 제조업 등록 의무가 폐지되고 승강기부품 형식승인제도도 폐지됐다.
2004년에 이르러서는 ‘승강기제조 및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에 의해 승강기 및 승강기안전부품 안전인증제도가 채택됐다. 이는 1999년 산업규제 완화차원에서 승강기 및 부품 제조·수입업자에 대한 제조업등록 의무가 폐지된 후, 불량 제품의 국내 유입을 막고 경쟁력이 떨어지는 국내 승강기부품 업체의 기술수준을 국제 수준으로 높이고자 유럽안전기준(EN)을 근간으로 북미지역안전기준(ASME)를 일부 추가해 안전인증 기준을 제정한 것이다.
2006년엔 5대 주요 안전부품(조속기, 비상정지장치, 완충기, 승강장문 잠금장치, 상승과속 방지장치용 부품)을 강제인증으로, 승강기 모델(시스템)을 임의 인증으로 지정해 EK마크 인증제가 시행됐다.
2009년엔 승강기 안전관리 강화 조치의 일환으로, 주무부처가 지경부에서 행안부로 바뀌며 ‘승강기제조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은 폐지되고 새롭게 ‘승강기시설 안전관리법’이 제정됐으며, 이때부터 승강기는 안전관리 영역과 산업진흥 영역으로 각각 분리돼 운영·관리되기 시작했다.
2011년에는 제조단계부터 승강기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제조·수입업에 대한 제조업 등록제도가 부할됐고, 2012년엔 승강기 검사기준의 안전관리 기능 강화를 위해 국제표준 검사기준(EN)을 도입, 안전장치 확대를 통한 안전성 강화와 검사기준 조문체계를 국제적 표준코드로 일원화하는 내용을 담아 전면 개정됐다.
2013년부터는 유럽안전기준(EN)을 적용해 개정된 승강기 검사기준이 시행중에 있다.
이같은 안전 강화 일변도의 승강기 관련 법제도 흐름에 대해 업계 입장은 어떠할까. 업계는 이중규제 및 비효율적 규제 그리고 현 승강기 산업 현실과 맞지 않는 부분이 다수 존재한다고 입을 모으며, 다양한 개선방안을 내놓았다.

이중규제·비효율적 규제 다수 존재
이에 필자는 업계가 제안하는 현 제도의 개선방안을 등록제도와 검사제도, 인증제도로 분류해 소개해 본다.
먼저 등록제도에 대해서는 승강기 종류(엘리베이터, 에스컬레이터, 휠체어리프트)에 따라 총 9가지로 세분화된 현 등록제도를 승강기로 단일화해 업계의 부담을 줄임과 동시에 승강기 종류가 더 다양해질 수 있는 여지를 남겨야 한다.
승강기설치공사업 설치신고 제도 또한 시·도지사에 신고한 후 신고 처리된 증명서를 다시 완성검사 신청시 검사기관에 제출하는 방식 대신 완성검사 신청시 검사기관에 한번에 설치신고해 행정인력 낭비를 막아야 한다.
또 현 유지관리업 종류별 등록기준은 서로 유사해 그 효과가 미미하고 등록에 대한 업체 부담만 가중되므로, 고속엘리베이터, 중 저속엘리베이터 및 휠체어리프트와 에스컬레이터를 단일화해 유지관리업을 등록하는 방식으로 개선돼야 할 것이다.
현 검사제도에 대한 개선방안으로는 과중한 검사비용은 업계 부담이 크고 이는 결국 물가상승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이를 감안해 업계가 수용 가능한 현실성 있는 승강기 검사기준을 마련해 나가야 한다. 안전기준을 작성하는 경우에도 선진국처럼 기준·표준 전문연구 전담기구를 구성해 2~3년의 충분한 의견수렴 기간 및 검증 절차를 거처 공표해야 할 것이다.
특히 유럽식 안전기준은 설계 및 제작 기준으로 설치 전 모델인증이나 설계검사를 통해 품질의 적합성을 검증한 후 설치허가를 한다는 점을 감안해 유럽의 시스템을 동일하게 적용하거나 국내 실정에 맞는 독자적인 제도를 마련하는 등 방향 설정이 선결과제이다.
인증제도에 관해서는 현 부품 인증기준은 유럽·한국 혼합형으로 정체성이 없고, 승강기 검사기준과의 관리 이원화로 상호 동기화가 없음을 감안, 부품 인증기준을 국제화 추세에 맞춰 유럽의 부품 인증기준으로 일원화하고 승강기 검사기준과 부품 인증기준의 상호 동기화가 필요하다.

안전강화 비용·손실비용 최소화할 방안 마련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안전 강화 일변도의 승강기 법제도 개정은 일차적으로 비용 증가를 유발한다. 검사기준을 EN 표준으로 도입함으로써 제조비의 약 10%가 증가했으며, 안전부품 인증제도 변경으로 유럽 대비 60여종의 부품인증 대상 증가로 비용 부담이 늘어났다.
비효율적 제도 운용으로 인한 손실도 막대하다 하겠다. 설계 검사기준을 모델별이 아닌 설치현장별로 검토함으로써 선진국과의 경쟁력 손실요인이 발생하고 있다. 설치 현장에서 설계 검토를 하고 유럽의 설계검토 서류보다 많은 기술자료를 요구하기 때문에 기술행정비용도 증가하고 있다. 현재 자체점검사항을 승강기안전종합정보망에 입력하는 부분도 행정보고를 위해 수천명이 동일한 업무를 이중입력해 행정의 낭비를 초래하고 있다.
이밖에도 제도 도입시 기준·표준 전문연구 전담기구 없이 충분한 의견수렴과 검증 절차를 거치지 않고 시행함으로써 발생하는 시행착오로 인한 사회적 손실 비용도 크고, 안전부품 개발 준비기간 부족으로 수입제품이나 대체부품 사용으로 인한 부품구입비도 늘어날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그러나 제도상 승강기 안전을 소홀히 한다면 안전사고와 부실 유지관리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도 연평균 107건의 승강기 사고가 발생하고 있으며 137명의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다.
또 연 1만여 건의 119 출동과 연 150만건 이상의 승강기 갇힘 및 고장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법제도상 승강기 안전 소홀로 유지보수 품질관리 부실이 지속적으로 진행된다면, 승강기 교체주기(수명) 단축으로 연 5,000억원 이상의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필자는 법제도상 승강기 안전 강화와 안전 소홀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손실 및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상호발전방안으로, 다음과 같은 대응책을 제시한다.
먼저 제도 도입 전 안전강화로 인한 비용증가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안전 기술개발 등 사전준비를 실시하는 전문가 조직을 구성하는 것이다. 비효율적인 제도 운영이 없도록 선진국을 벤치마킹하거나 효율적인 적용방안을 연구해야 함은 물론이다.

승강기 안전기술 연구개발 지원단체 설립 필요
이밖에도 안전강화 비용과 손실 비용을 비교·검토해 총비용이 최소화되는 효율적 제도 도입의 선정기준을 사전에 설정해야 할 것이다. 또 제품 및 유지보수계약을 품질기준으로 계약하는 사회적 여건을 조성하고, 덤핑으로 인한 저가 승강기 및 보수 수수료 등으로 발생하는 안전관리 부실로 인한 손실이 기업 및 관리주체에 엄청난 경제적 손실로 어이진다는 사실을 언론매체 등을 적극 이용해 홍보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안전기술 개발을 위한 기술 지원을 위해 ‘산업안전관리공단 연구소’와 같은 연구개발 지원 단체를 설립하고, 동반성장위원회에서 실시하는 생산성 혁신 파터너쉽 운영계획과 유사한 형태로 품질 체계구축 지원 사업을 실시해 나가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관공서 및 공동주택 승강기 발주시 국토해양부에서 실시하는 LCC 분석 제도도 도입을 서둘려야 한다.